전출처 : 글샘님의 "교원평가, 수업평가, 전교조가 먼저 치고 나가야 할 때..."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행복한 아침독서로부터 받아서 읽은 기억이 나네요. 글루웰 선생님 너무나 존경스러웠어요. 아이들이 깨어나길 바라는 살아 꿈틀거리는 교육을 실천하는 그루웰...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실행에 옮기는 그루웰의 모습을 보며 반성을 참 많이 했습니다. 때로는 일이 많아서, 귀찮아서, 혹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까, 아이들이 호으을 해주지 않는다면 하면서 오만가지 걱정을 다 하면서 그냥 나 혼자 떠들면서 수업을 하는게 속편하지 하면서 견뎌온 것이 벌써 10년을 넘어서고 있어요. 근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조금씩 실천을 하긴 해야 하는데...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고, 아이들 앞에서 "우리 학교 금품 갈취, 폭행 사건이 지방 신문에 났으니, 너희들도 절대 문제 행동 일으키지 말라"는 안들어도 그만인 훈계만 엄청나게 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저희 반에서 문제가 일어날까봐 그런 거죠. 후~~~~ 학생부장님이니 더욱 힘드시겠어요. 저는 교무과 일만 거의 해 보아서, 학생과 일은 손도 못 댈 것 같아요. 물론 제 자신이 아이들에게 너무 막 대한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악인" 역할은 정말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그 순간, 너무 힘드실 거에요. 그래도 이렇게 서재도 알차게 운영하시고, 열심히 사시니 대단하세요. 제가 쓴 "이 선생의 학교폭력 평정기" 리뷰에 댓글 달아놓으신 걸 이제서야 보고 고맙다는 인사를 남긴다는 것이 이렇게 글이 길어졌네요. 시간에 쫓겨 내용이 허술한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 자주 들어와서 많이 배우고 가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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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생의 학교폭력 평정기
고은우 외 지음,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기획 / 양철북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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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교사로서 학교 폭력 사례들을 소설로 엮은 이 책을 읽으면서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을 때가 많았다. 예전의 나의 부끄러운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고, 이 책을 읽기 전까지 1학기 동안 아이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그럭저럭 학급을 잘 꾸려나가고 있다는 생각도 나혼자만의 오만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나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개학을 앞둔 시점에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다. 마치 모든 사람들 앞에서 숨기고 싶은 상처를 다 내보인 것 같은 창피함과 부끄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숨기고 싶은 우리 반의 크고 작은 문제들은 쉽게 풀리지는 않을 듯하다. 마치 학급 분위기로 정형화되어 아이들에게도 익숙해졌고, 나 또한 건들기 힘들고 업무상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외면했던 적도 많았다. 솔직히 말하면 초등학교 때부터 굳어져 온 문제들이라는 걸 안 순간 어떻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인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기 때문에 상처를 들쑤시고 싶지 않았고 조용히 1년을 넘어갔으면 하고 생각했다. 왕따로 낙인이 찍혀버린 아이에게는 함부로 대해도 상관없다는 학급 대부분의 아이들, 학급 내에서 장난처럼 폭력을 일삼는 남학생들, 자기보다 약한 아이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일부 여학생들, 선생님 앞에서만 순한 양처럼 행세를 하고 학급 아이들 앞에서 군림하고자 하는 아이들. 이 아이들 앞에서 나는 학급의 질서 유지를 위한다는 미명 아래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한 것은 아닌지 반성이 많이 되었다. 

  이 책이 쉽게 읽히지 않는 이유는 학교 현장의 모습을 숨김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는 내내 불편했던 것이다. 하지만 상처는 드러내지 않으면 치료할 수도 없는 법. 이 책은 그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소설 “나이팅게일의 일기”에서 이경원 선생님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교사는 학생들 편에서 생각하고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인권이 보호되고 모두가 인정받는 평화로운 곳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 어떤 누군가가 무서워서 학교 가기가 싫고, 제대로 말과 행동도 할 수 없는 곳은 이미 학교로서의 기능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같은 경우 힘들어도 쉬는 시간에 아이들과 같이 교실에 머무르기도 하고, 점심을 교실에서 먹기도 하며 가능하면 청소 시간에도 교실을 떠나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를 쓰곤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친해졌다는 생각이 들어 보람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나 혼자 이리 애를 쓴다고 나아지기는 하는 걸까?’ 하는 회의도 많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교사들도 함께 힘든 부분을 공유하고 서로의 아픔을 감싸 주고, 격려도 받으며 힘을 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시도가 그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교사도 학생들 못지않게 상처 받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갖가지 민원 전화와 다른 아이들이 괴롭혀서 힘들다는 우리반 외톨이 아이의 하소연에 산더미 같이 처리할 전출입 서류를 보면서 힘이 쫙 빠진다. 그래도 우리 모두 이렇게 노력하고 있으므로 학교 현장도 조금은 나아지리라는 희망, 아이들도 나의 진심을 알아줄 거라는 믿음으로 아침마다 힘을 내본다. 그리고 이 책처럼 교사들의 고군분투하는 글들이 세상에 좀더 나와서 교사들에게 힘과 위안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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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바람 2009-08-27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끄럽지만 알릴 것은 알리고 능력이 닿지 않는 것은 도움을 받아야겠죠. 저도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글샘 2009-08-27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서워서 이 책을 못읽고 있습니다. ㅠㅜ 제가 학생부장이거든요.
제 소신과 무관하게 아이들을 혼내고 꾸짖는 자리에 있어야 하는...
정말 교육을 위한 일 아닌... 다른 일들로 하루가 너무도 바쁜... 이런 게 정말 싫습니다.
아이들 옆에서 하루를 오롯이 보낼 수 있다면 참 좋겠단 생각 많이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키싱 마이 라이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9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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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너무 괜찮았다.

물론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의 임신을 다루고 있다는 정보만을 알고,

그저 그런 소설 아니겠어?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한창 예민한 나이에,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어나가면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 욕구, 바라는 모든 것들을 저당잡힌 채,

너무나도 불쌍하게 살아가는 하연이의 인생이 애처러웠는지

계속 눈물이 찔끔찔끔 나왔다.

정말 안타까웠다. 왜 우리의 약하고 순한, 그래서 더욱 애처로운 아이들이 

이렇게 힘들게만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그들에게 좀더 따뜻하게 손 내밀어 줄 수는 없단 말인가?

 

작가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에 끌려 몇 시간만에 다 읽으면서

자꾸 슬픈 기분이 느껴져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내용이 무지 슬프다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왠지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 같기도 하고,

모든 즐거움과 행복이라는 감정은 나의 것이 아닌 양,

살아야했던 나의 그 여린, 그래서 더욱 날카롭고 상처받기 쉬웠던

십대 후반의 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인도 모른다.

 

우리는 아이들을 왜 이리 힘들게 만들어야 하는가?

도대체 왜 우리 나라에서는 중딩과 고딩들은 행복해서는 안 된단 말일까?

이건 뭔가 한참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슬펐다.

하연이가 자신의 인생을 잘못된 인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다.

누군가 함부로 손가락질 하거나 비웃거나 "그렇고 그런 애"라고 수군대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다.

하지만 하연이가 뚫고 나가야는 현실은 너무나 냉정하고 비협조적이다.

그래서 슬펐을 지도...

 

예전에 나조차 하연이의 입장을 전혀 이해 못했을 테니까...

'여자 애가 조신하게 행동하지 못하고 말이야.'

하는 말 한마디로 나는 그저 그런 애들과 어울리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쉬고 있었을 테니까...

 

이 책을 읽고 난 전체적인 느낌은

눈물이 주루룩 흐를 정도로 "슬프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아름다운 청소년들에게 닥친 현실들이...

그들이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는, 안도할 수 있는, 쉬어갈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가슴 아프고, 

아직도 하연이와 같은 처지에 처한 수많은 청소년들이  

가슴 아파하고, 자신의 처지를 어찌해야 할지도 모른 채, 

이런 이야기조차 같이 이야기할 사람도 곁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 소설에 나오는 하연이와 채강이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었다.  


"얼마나 힘드니?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건 그렇게 힘이 드는 거란다.

 그런데 우린 어른이 되어 벌써 그 소중했던 순간들은 다 잊어 버리고  

 '그까짓 걸로 힘들어하지 말 고 공부나 하라'는

 너무나 쉬운 말로 너희들의 마음조차 아예 외면하고 있구나.

 힘들어하지 말렴.

 그리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렴.

 너무 슬퍼하지도, 자책하지도, 자신의 마음을 모른 척 하지만 말고...

 만약 너희들이 힘없이 자기 자신의 인생을 아무렇게나 내팽겨쳐버린다면

 너무 슬퍼질 거야.

 미약한 힘이나마 너희들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자기 감정 앞에 떳떳할 수 있도록,

 그래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해 보자.

 나도 너희들 앞에서 떳떳한 어른이 되도록 

 지금까지 잘못한 것은 조금씩 바꾸도록 노력해볼게.

 우리 같이 해 보는 거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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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름엔 책 좀 열심히 읽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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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7-30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지웠나봐요. 메일이 와서 클릭하니 없더군요.^^
저도 책따세 책 열심히 봐야죠.

2009-07-31 0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순오기님의 "경향신문에 실린 알라딘+네티즌 시국선언"

대단하시네요... 저도 제목만 보고, 순간 "뜨악~~~~" 했습니다.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듯한 답답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그 뒷 글을 읽으니 마음이 안정됩니다. 정말 만족스러운 글이에요. 과연 어느 분이 이런 냉철한 글을 쓰신 건지 문득 궁금하네요. ^^ 알라디너들 정말 대단하네요. 실천하는 지성인들이 따로 없습니다. 같이 동참하지 못해 미안하기까지 하네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그들의 자율성을 선택하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고 해서 교사들을 자기 멋대로 잘라 버리는 '이명박 정부' 너무 치가 떨린다니까요. 그에 비해 아무 것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저도 답답하기만 하고요. 이런 식으로도 실천이 가능하다니 속이 다 후련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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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7-29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국선언 전문은 '람혼'님께서 쓰셨어요~ 대단한 글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