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성을 읽는 일이 쉽지 않다. 쉽지 않을 줄은 알았지만 정말 쉽지 않다. 아직 500페이지에 닿지도 못했는데 벌써 10월 22일이다. 10월을 시작하면서는 얼른 이 책을 끝내고 다른 책들을 실컷 읽어야지 했었는데 10월 내내 이 책만 붙들고 있는데도 이제 겨우 절반이다. 앞으로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시간동안 나는 과연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 것인가.


이미 한 번 읽은 책인데도 펼칠 때마다 새롭다. 지금은 제2권 <체험>에 대해 읽고 있다. 그중에서도 제 1부 <형성>에서 2장 <젊은 처녀> 부분이다.  이 나이대의 여성에게 자해가 많이 나타남에 대해 보부아르는 얘기하고 있다. 코르셋에 대해 얘기할 때도 와 보부아르가 건드리지 않은 부분이 없구나 감탄했었는데, 아, 지난 번에 읽을 때는 몰랐던, 젊은 여성들의 자해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거다. 대단하신 분..


이러한 태도는 이런 나이에 아주 빈번한 자해에서 훨씬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젊은 처녀는 면도칼로 넓적다리에 상처를 내고, 자기 몸을 담뱃불로 지지고 칼로 베고, 살갗을 벗기기도 한다. 내가 젊었을 때 여자 친구 한 명은 따분한 가든파티에 가지 않으려고 자기 발을 도끼로 내려찍어 6주 동안이나 누워 있어야 했다. 이러한 사디즘적 마조히즘의 행위는 성 경험에 선행하는 행위인 동시에 그에 대한 반항 행위이기도 하다. 이런 시련을 견뎌 냄으로써,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모든 시련에 굳게 대비해야만 하고, 그렇게 해서 결혼 첫날밤을 포함한 모든 시련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젊은 처녀가 민달팽이를 자기 가슴 위에 올려놓거나 아스피린 한 통을 삼킬 때나 자기 몸에 상처를 낼 때, 그녀는 미래의 자기 애인에게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즉, ‘당신은 내가 내 몸에 가한 것보다 더 가증스러운 짓을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의미다. 이런 것은 성적 모험에 대한 음울하고 오만한 입문이다. 수동적인 먹이로 바쳐질 그녀는 고통과 혐오감을 참아 내면서까지 자기의 자유를 주장한다. 그녀가 자기 몸을 칼로 긋고 불로 지질 때, 그녀는 자기의 처녀성을 빼앗는 침투에 대해 항의하는 것이다. 즉, 그런 항의로써 처녀성 박탈을 무효로 하는 것이다. 자기의 행위 속에서 고통을 맞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마조히스트인 그녀는 무엇보다도 사디스트다. 자율적 주체로서 그녀는 이 의존적 몸, 즉 굴종에 처한 이 몸을 호되게 공격하고 조롱하고 고문하면서도 이 몸에서 자기를 구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모든 계제에 자기의운명을 진심으로 거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디즘적 마조히즘의 기벽에는 하나의 근본적인 기만이 내포되어 있다. 즉, 소녀가 그런 기벽에 빠지는 것은 자기거부를 통해 여자로서의 미래를 수락하는 것이다. 우선 그녀가 자기를 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증오심을 품고 자기의 몸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다. -p. 491




이 부분에 대해 새로운건 아마도 읽을 때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할것이고 무엇보다 내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도 자해를 한 적이 있었지만, 그것은 자해를 인지하고 심각하게 한 게 아니라, 그저 커터칼로 손가락을 한 번 그어봤던 것이었다. 그 때는 내가 나에게 해를 입힌다기 보다는 순간적으로 이래보면 어떨까 하는 충동이었는데, 그게 보부아르가 말하는 자해와 같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중학교 3학년 때니까 15살 이었는데, 그 때의 내가 미래의 애인에게 도전한 것인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굴하지 않겠다는 정신을 가진 것인지에 대해서라면,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윽 아프고 피난다.. 했던 것만이 생각난다.


보부아르가 저 부분에서 언급한 자해에 대해 이제야 눈에 들어오는 건, 아마도 프랜시스 때문인 것 같다. '샐리 루니'의 소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주인공인 프랜시스가 자기 육체에 스스로 상처를 입히고 기어코 피를 보고 흉터를 만들어내는 젊은 여성이었다. 그건 샐리 루니의 대표작인 《노멀 피플》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거기에도 자기 자신에게 가학적인 면이 드러나는 젊은 여성이 등장한다.

















나는 샐리 루니가 이런 인물을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를 자신의 소설에 반복해 등장시킨건 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서고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그걸 내가 잘 캐치해낼 수가 없어 답답했는데,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읽다보니, 프랜시스의 성격이 보부아르의 설명과 겹쳐진다.


'이런 시련을 견뎌 냄으로써,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모든 시련에 굳게 대비해야만 하고'

'당신은 내가 내 몸에 가한 것보다 더 가증스러운 짓을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의미.


프랜시스에게 그 때의 가해는 나를 죽이거나 파괴하는 의미가 아니라 살고자 하는 의미였던 거라고 지금은 생각하게 됐다. 왜 몸에 상처를 내서 아프게 하지, 왜 피를 보고야 말지, 아프게 하지마, 다치게 하지마, 라고 나는 속으로 계속 얘기했었는데, 칼로 긁고 꼬집고 피를 내는 것은, 그야말로 이보다 더한 고통을 너는 내게 가할 수 없다, 누구도 내게 가할 수 없다, 나는 이것들을 극복할 것이다, 의 의미로 보부아르 덕에 해석되어지는 것이다. 어쩌면 이 생각 전부가 틀렸을 수도 있고 어쩌면 너무나 정확한 궤뚫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자기의 행위 속에서 고통을 맞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마조히스트인 그녀는 무엇보다도 사디스트'라고 말하는 보부아르 덕에 프랜시스가, 메리앤(노멀 피플 주인공)이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상처 입히는 것뿐만이 아니라 연인에게도 나를 때려달라고 부탁했던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남자주인공 둘 다, 그렇게 하지 않겠노라, 그러고 싶지 않노라 거절했다. 샐리 루니의 따뜻한 지점은 나는 거기였다고 본다. 네가 내게 때려달라 부탁해도 그것이 나에게 '그건 아닌 것 같은 감각'을 가져오기 때문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등장인물을 보여준다는 점.



마조히스트이며 사디스트이기도 한, 자기 자신에게 육체적으로 상처를 입히면서 시련에 대비하고 존재를 드러내는, 무엇보다 자기몸인 바로 그녀들은, 그러나 해를 입히는 게 단순히 몸에만 한정되지 않아 나는 그것이 걱정된다. 노멀 피플의 메리앤은 자신과 섹스를 하면서도 자신을 숨기려고 하는 남자와 연애를 했고, 친구들과의 대화 에서 프랜시스 역시, 누구에게도 공개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사랑을 하면서 수시로 '그는 날 사랑하지 않아' 라고 감정적으로 상처받아야 했다. 그는 날 사랑하지 않아, 라는 비참함이 자신을 채우면서도 '그렇다면 너와의 관계를 끝내겠어' 라고 하지 않는 부분에서는, 그녀가 육체적으로만 스스로에게 해를 입히는 게 아니라, 정신에마저 스스로 해를 입힌다고 생각했고, 나는 그런 걸 보는게 아주 힘에 겨웠다.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젊은 처녀들에게 저런 특징이 나타나곤 한다고 쓰고 있다. 그렇다면 저렇게 자해를 하는 증상은 젊은 처녀일 때 나타나고 사라지는 걸까. 더 나이가 들면 괜찮아질까? 십대 소녀에게 여드름이 났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젊은 처녀일 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증상인걸까. 그러니까 자해라는 게 어떤 사람의 고유한 성질 같은게 아니라 그 나이대의 여성들에게 간혹 나타나는 증상 같은 것인가. 프랜시스도 메리앤도 서른이 넘어가면 아니 마흔이 넘어가면 그런 일을 하지 않을까? 나는 육체적 상처를 스스로 감당하는 것을 보기도 힘들지만 감정적으로 자신을 내팽개치는 걸 보는게 더 힘들다. 날 사랑하지 않는, 날 감추려고 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굳이 섹스하는 건, 나로서는 여전히 너무나 지치는 부분이다. 그러지 말라고, 그렇게 감정적으로 자신을 학대하지 말라고, 그 관계에서 빠져나오라고 하고 싶다. 그런 시련을 굳이 견뎌내지 않아도 된다고. 어쩌면 나는 젊은 처녀의 시절을 훌쩍 넘겼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걸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나는, -사실 나는 예전에도 딱히 그런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를 괴롭게 하는 사람, 나로 하여금 내 가치를 저평가 하도록 만드는 사람과 관계를 유지할 생각이 없다. 나를 대하는 태도가 영 별로라면 그걸 굳이 참아가며 그 손을 붙잡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서 나는 다른 사람들도 나같기를 바라지만,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나랑 다르니 내가 끼어들 수 없고, 다만 아프게 살지 말자는 말을 하거나 글을 씀으로써 어딘가의 누군가에는 닿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31일까지(그래도 31일까지 있어서 다행이네요 ㅠㅠ) 다 읽을 수 있을까.


여러분,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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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0-22 1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 읽는다에 한 표~ ㅎㅎ

다락방 2021-10-22 10:59   좋아요 2 | URL
그렇지만 22일간 500페이지 읽었는데 남은 500페이지를 일주일안에 읽을 수 있을까요? ㅜㅜ

잠자냥 2021-10-22 11:06   좋아요 2 | URL
하루에 70쪽씩만(?) 읽는다고 생각하면....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22 11:07   좋아요 3 | URL
하루에 7쪽 읽는게 전부인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울면서 뛰쳐나간다)

잠자냥 2021-10-22 11:25   좋아요 3 | URL
돌아와서 어서 읽어!!!!!!

-공쟝쟝 재촉해서 다 읽게 만든 사람 올림

다락방 2021-10-22 11:40   좋아요 2 | URL
좋았어! 잠자냥 님의 채찍질에 제가 한번 달려보겠습니다. 으르렁-

공쟝쟝 2021-10-22 19:18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나타나는 <제2의성> 완독 채찍 천사

그레이스 2021-10-22 1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드드^^
확실히 생물학적인 부분과 역사 신화는 조금 out of date 한 부분이 있죠?
보부아르의 시대를 생각하면 전위적이긴 하지만요
기념비적인 책이라는 것은 인정!
속도 안나는 것도 공감요^^
겨우 250페이지 읽은 저는
˝저는 틀렸어요. 그냥 가세요˝하고 싶은 유혹이
ㅋㅋ

다락방 2021-10-22 11:08   좋아요 4 | URL
저는 오히려 그 때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서 보부아르가 아주 날카롭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념비적인 책인것 같고요. 그런 한편 아니 세상은 똥이다 진짜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왜 같은 말을 하고 있어야 되나 싶고요.

아 그레이스님. 저야말로 난 틀렸어 먼저들 가.. 하고 싶네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은 분량 보면 암담해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0-22 1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해...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자해를 가하는 건 자신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살고자 하는 의미!!!
제2의 성을 통해 읽었던 책의 내용을 다시 되짚어 재해석해 낸다는 것이 감동입니다.
저는 어제 최은영의 ‘밝은 밤‘을 읽으면서 지연의 증조부와 할머니의 남편 지연의 조부가 되겠죠? 그리고 지연의 전남편들의 이기적인 행동들이 보부아르가 묘사하는 남성들의 모습과 비슷한 일면이 있어 보이는가!! 생각해보곤 했어요...확실히 다른 책을 읽을 때 영향력이 큰 것 같아요!!!제2의 성은요~^^

쉽지 않은 책 맞죠??ㅋㅋㅋ
제가 처음에 왜 징징거렸는 줄 알겠죠??
하지만 한 달 앞서 읽고 있었어도 여전히 읽기는 쉽지 않네요.이 책은 진도 팍팍 나갈 책이 아닌 듯 싶어요.천천히 읽으면서 계속 사유해 나가야 될 책인 듯 싶어요.다른 알라디너분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무궁무진한 주제로 뻗어나간다는걸 보면서 좀 느꼈네요.
공쟝쟝님의 위를 상하게 한 그란데 473ml의 아메리카노가 왜 필요했었던 건지도 읽으면서 점점 깨달았구요...저는 스벅 그란데 아메리카노가 없어서 못읽을지도????ㅋㅋㅋ
그래도 아직 일주일이나 더 남았으니 다락방님은 읽을 수 있을껍니다.알라딘 커피 그란데 양만큼 드립해서 옆에 끼고서라도~~화이팅니다^^

공쟝쟝 2021-10-22 19:2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그란데 473 두잔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힘들었다 (절레절레) 아주 진한 독서경험이었어요.

책읽는나무 2021-10-22 19:42   좋아요 0 | URL
공쟝쟝님!!! 제가 이제사 공쟝쟝님을 더 위대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일주일만에 읽어야 할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선 그란데 두 잔!!! 한 잔이 아닌 두우 잔!!! 을 마셔가며 독서의 혈기를 불태울 수 있었다는 건....정말 대단한 일이었단 걸 읽을수록 느낍니다!!!!!!
이쁜 우리 공쟝쟝님^^👍👍👍
저도 요새 커피 과하게 마시고 읽느라 요즘 속이 좀 많이 쓰리네요ㅜㅜ
근데 커피 마시고 책 읽다가 졸다 보니 속이 쓰린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

다락방 2021-10-25 11:16   좋아요 1 | URL
제가 토요일에 스벅 그란데 사이즈랑 함께 하지 않았겠습니까? 나름 편한 옷을 입고 스벅에 가 자리 잡고 앉았는데 말이지요, 두시간 반동안 한 사십페이지.. 읽은 것 같아요. 휴.. 저 이 책 읽는거 너무 힘들고 읽어도 읽어도 뒤에 많이 남아 있어서 그럴 때마다 공쟝쟝 님 생각 한답니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야. 이 책을 단 며칠만에 끝내다니, 도대체 어떤 사람인거야.. 싶었다니깐요? ㅎㅎ

이제 10/25 이고... 어떡하나 싶네요 아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주말에 몰아서 엄청 읽었어야 되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주말엔 또 잘 안읽게 되고, 어제 저녁은 심지어 돈까스 구워서 맥주를 마셨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공쟝쟝 2021-10-25 12:10   좋아요 0 | URL
아니 진짜 핵 노어이인게 14일날 주면서 을유가 3일까지 읽고 리뷰 세군데 올리라고 했다고요 ㅋㅋㅋㅋㅋ 보름만에 완독이 가능하냐고 ㅋㅋㅋ 저 그때 일 없어서 일주일 정도 보부아르만 읽었어요. 진짜 ㅋㅋㅋㅋ

공쟝쟝 2021-10-22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ㅜ_ㅜ 어떻게 저부분 읽으면서 또 소설 속 인간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넓어지고 막 그러실 수 있는 거예요?!!
엉?!?! 와 이거 진짜 치이네. 오늘 두번 치임.

다락방 2021-10-25 11:17   좋아요 1 | URL
그건 아마도 제가 인간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인간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달까요? 그래서 이해하고 싶어서 그런것 같아요. 물론 하루에도 수십번씩 인류애가 사라지기도 합니다만...

그나저나 정말 대단한 공쟝쟝님. 이거 일주일만에 읽었나요 열흘만에 읽었나요? 지금 10/25 인데 이제 절반 넘겨 읽은 저는 웁니다... ㅠㅠ

공쟝쟝 2021-10-25 12:41   좋아요 0 | URL
하루에 수십번 사라지는 인류애에도 불구하고 잡초처럼 피어나는 인간에 대한 애정!! ㅋㅋㅋ

단발머리 2021-10-22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부분 읽으면서 <코르셋>이 많이 떠올랐거든요. 아, 그 책의 설명이 잘 기억나지가 않네요. 마침 책도 없다고 합니다 ㅠㅠ
아름다움을 위해 입술과 코와 귀를 뚫는, 그냥 한 두개가 아니라 여러 개를 반복적으로 뚫는, 자신의 몸에 해를 가하는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젊은 여성의 행동에 대한 분석인데, 저 부분 보부아르의 설명과 닿아 있다고 여겨지더라구요.

저도 부지런히 읽고 있지만 (뻥인가? 먼 산) 아직도 멀었다고 합니다. 화이팅!! (기운머리 없지만 그래도 화이팅!!)

다락방 2021-10-25 11:19   좋아요 1 | URL
저는 샐리 루니를 읽고 나서 제2의 성을 읽으니까 저 자해 부분이 떠오르더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코르셋도 자해랑 별로 다를 바가 없고요. 허리를 꽉 조이는 것 부터 시작해서 귀를 뚫고 또 수술도 하잖아요. 몸에 손을 대는 그 모든 일들이 어떤 것을 목적으로 하든 자해임에는 맞는것 같아요. 그런 걸 일찍이 깨닫고 책에 써주신 보부아르 님 너무 대단합니다.
저는 주말동안 결혼한 여자 부분 읽으면서도 감탄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낙태 부분 읽으면서도 보부아르 만세 만세 만만세였어요.

자, 우리 함께 열심히 힘차게 가봅시다!!
 
















재작년 이 책을 읽을 때도 1949년 출간된 이 책에서 보부아르가 코르셋에 대해 너무나 잘 궤뚫고 있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보부아르, 도대체 이 사람 뭐지?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정신 없이 밑줄그었네.



풍습과 유행은 흔히여성의 육체를 그 초월성으로부터 단절시키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즉, 전족한 중국 여성은 겨우 걸을 수 있었고,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매니큐어를 바른 손톱은 그 손을 사용할 수 없게 한다. 굽 높은 구두, 코르셋, 파니에panier, 고래 뼈의테vertugadin, 페티코트petticoat는 여성 육체의 곡선미를 강조하기보다는 그것의 장애를 증가시키는 데 목적이 있었다. 지방질로 무거워지거나 혹은 반대로 너무 파리해서 힘을 쓰지 못하거나, 불편한 옷과 예의범절 의식으로 인해 몸이 굳어지면, 그때 여자의 육체는 남자에게 자기 물건처럼 보인다. 화장과 보석들 역시 이러한 얼굴과 신체의 석화 작용에 사용된다. 장신구의 기능은 대단히 복합적이다.
어떤 원시인들에게는 신성한 성격을 지니나 가장 통상적으로 여자가 우상으로 변신하는 것을 잘 마무리하는 역할을 한다. 모호한 우상, 왜냐하면 남자는 여자가 육체적이기를 바라지만 여자의 아름다움이 꽃과 과실과 같은 아름다움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또한 여자는 조약돌처럼 매끄럽고 단단하며 영원해야만 한다. 장신구는 여자가 자연을 더 닮도록 하는 동시에 자연에서 떨어져 나오게 하며, 약동하는 생명에 인공적인 응결된 필요성을 부여한다. 여자는 자기 몸에 꽃과 모피와 보석과 조개껍데기와 깃털을 장식하여 자신을 식물과 표범 그리고 다이아몬드와 자개로 만든다. 여자는 장미와 백합처럼 향내를 내려고 자기 몸에 향수를 바른다. 또한 깃털과 명주와 진주와 향수는 여자의 육체와 체취에서 동물의 노골성을 감추는 데 사용된다. 여자는 자기 입술과 두 뺨에 색칠하여 가면의 견고한 부동성을 부여한다. 여자는 자기의 시선을 두껍게 칠한 아이섀도와 마스카라 속에 가두어 여자의 눈이 아롱거리는 장식물에 지나지 않게 만든다. 여자는 머리카락을 땋고 곱실거리게 하고 다듬어서 불안하게 하는 그 식물적 신비감을 상실케 한다. 치장된 여자 속에는 자연이 현전하고 있지만, 그 자연은 남자의 욕망에 따라 인간의 의지로 인해 포로가 되고 조형된 것이다. 자연이 여자 속에 더많이 개화開花하고 더욱 가혹하게 예속되면 될수록 여자는 그만큼 더 탐이 나게된다. 즉, 에로티시즘의 이상적인 대상은 언제나 지나치게 꾸민 여자였다. 그래서 보다 더 자연적인 미에 대한 취향은 흔히 지나친 꾸밈의 기만적인 형태에 불과하다. 레미 드 구르몽Remy de Gourmont(1858~1915) 은 여자의 머릿결이 시냇물과 초원의 풀처럼 자유롭게 나부끼기를 바랐다. 그러나 사람들이 물결과 이삭의 일렁임을 애무할 수 있는 것은 베로니카 레이크 Veronica Lake(1919~1973)45의 머릿결이지 자연에 내맡겨진 빗지 않은 더벅머리가 아니다. 젊고 건강한 여자일수록 몸은 새롭고 윤기가 흘러 영원히 신선할 듯 보인다. 그런 그녀에게 기교는 덜 유익하다. 그러나 남자가 포옹하는 이 먹이의 육체적 허약함과 이 먹이를 위협하는 퇴락을 여자는 남자에게 항상 감추어야만 한다. 남자는 여자의 우연적인 운명을 두려워하고 여자의 불변의 필연적인 모습을 꿈꾸고 있으므로, 여자의 얼굴과 상체와 다리 위에서 관념의 엄밀성을 추구한다. 원시종족들에게 관념은 단지 일반적 유형의 완성이라는 관념일 뿐이었다. 즉, 입술이 두껍고 코가 납작한 인종은 입술이 두껍고 코가 납작한 비너스를 만들어 낸다. 나중에는 더 복잡한 미적 기준이 여자들에게 적용되었다. 그러나 어쨌든 한 여자의 얼굴 윤곽과 신체의 균형이 합의에 따라 준비된 것처럼 보일수록 그 여자는 남자의 마음을 더욱 기쁘게 한다. 그 이유는, 여자가 자연적인 것들의 화신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런 기묘한 역설에 이른다. 즉, 남자는 여자 속에서 자연을 움켜쥐고자 희망하면서 여자를 인공적이게 한다. 여자는 단지 피시스physis일 뿐만 아니라 안티피시스andiphysis ‘이기도 하다. 그것은 전기 파마나 밀랍으로 하는 제모나 코르셋의 문명에서뿐만 아니라, 고원지대 흑인의 나라나 중국이나 지구상의 어디에서도 그렇다. 스위프트Jonathan Swift(1667~1745)는 셀리아에게 바친 그의 유명한 서정 단시詩에서 이러한 집단 기만을 고발하였다. 그는 멋 부리는 여자의 도구 일체를 혐오감을 가지고 묘사하고, 여자 육체의 동물적 예속 또한 진저리를 내며 되살리고있다. 스위프트가 분개하는 것은 이중으로 잘못됐다. 왜냐하면 남자는 여자가 동물이고 식물이기를 원하며, 동시에 제조된 골조 뒤에 숨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바로 그가 여자를 인간의 세계에서 만나는 그대로, 여자가 나체거나 옷을 입었거나 옷 아래에서 나체인 채로 바다와 의상실에서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
도시 남자는 여자 속에서 동물성을 찾는다. 그러나 군 복무를 하는 시골 젊은이에게는 매음굴이 도시의 모든 마법을 구현한다. 여자는 들판이며 목초지지만, 또한 바빌론이기도 하다.
하지만 거기에 여자의 최초 거짓말, 최초의 배신이 있다. 그것은 생명 그 자체의 배신이기도 하다. 생명은 아무리 매력적인 형태로 꾸며져 있다 해도 언제나 그안에 노화와 죽음의 효모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남자가 여자를 사용하는 용도가 여자의 가장 귀중한 덕목들을 파괴한다. 즉, 출산과 양육으로 짐이 무거워진 여자는 성적 매력을 상실한다. 아이를 낳지 않더라도 세월이 흐르면 여자의 매력은 손상되기 마련이다. 불구에다 추하고 늙은 여자는 혐오감을 일으킨다. 식물처럼 그런 여자를 시들었다거나 퇴색했다고 말한다. 분명 노쇠는 남자도 두렵게 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남자는 다른 남자들을 육체로써 경험하지 않으며, 이들의 자주적이고 낯선 육체와 추상적인 연대감밖에 느끼지 않는다. 남자가 육체의 쇠퇴를 현저하게 느끼는 것은 자기를 위해 마련된 여자의 육체 위에서다. 비용Fransis Villon(1431~1463년경)의 "투구 제조인의 아름다운 아내"는 자기 육체의 노화를남자의 적의에 찬 시선으로 바라본다. 늙은 여자와 추한 여자는 단지 매력 없는 대상일 뿐만 아니라 두려움이 섞인 증오를 일으킨다. 아내의 매력이 사라진 여자에게서 불안감을 주는 어머니의 모습이 다시 발견되기 때문이다. (
p.248-251)



사람은 누구나 태어는 순간부터 늙어가고 죽음에 가까워진다. 여자도 물론이고 남자도 예외가 없다. 그러나 남성들이 여성을 '여성'으로 볼 때, 거기에는 '젊음'이라는 단어가 생략되어 있다. 나이든 여자는 여성적 매력을 잃고 여성적 매력을 잃은 여성은 그들에게 더이상 여성이 아니다. 보부아르는 자신의 책에서 코르셋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정확하게 궤뚫지만 사회, 즉 남자가 바라는 여성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도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짐이 무거워진 여자가 매력을 상실하는 것, 세월이 흐르면 여성이 그 매력을 상실하는 것.


이에 대해서라면 '샬롯 퍼킨스 길먼'의 《허랜드》에서도 이미 드러난 바 있다. 그러니까, 여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목소리를 낮춰 투덜댔다. "젊은 여자들이었다면 좋았을텐데. 늙은 대령들 집단한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냔 말이야."

우리는 이곳에 대한 논의나 추측을 할 때마다 늘 무의식적으로 젊은 여자들을 떠올렸었다. 남자들이라면 대부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허랜드》, 샬럿 퍼킨스 길먼, p.42







남자 셋이 여자들만 사는 땅에 도착한다. 그들은 기대에 부풀어있다. 와, 여자들만 산다니, 거기는 아주 많은 것들이 부족하겠지만 그러나 여자들만 있어서 그 점은 너무나 좋겠군. 그곳에서 많은 여자들에 둘러싸여 살 거라 생각했던 남자들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그곳에 있는 나이든 여자들을 보고 실망한다. 젊은 '여자'들을 보러 왔는데 늙은 이 사람들은 대체 뭐야? 자신들이 '여자들만 사는 곳'을 상상했을 때, 거기에 '늙은' 여자는 없었던 것. 여자는 젊어야 여자고 그것이 지금 세상을 사는 젊은 여자들이 힘든 이유이다. 여성을 인간으로 보는게 아니라 여성으로만 보는 것.


추상적으로 '여자' 하면 젊고 매력적일 거라 상상한다. 여자들이 점차 나이가 들어 그런 시기를 지나가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한 남자에게 소속되거나 아예 우리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그런데 이 건강한 여자들은 나이 든 사람들 같은데도 아주 팔팔했다. -《허랜드》, 샬럿 퍼킨스 길먼, p.42



'여자' 하면 젊고 매력적일 거라고만 상상한다고 이미 밝히고 있는 허랜드는 1915년에 미국에서 출간된 책이고, 코르셋의 의미를 정확히 궤뚫고 나이들어 가는 여성에게서는 매력이 상실된다고 말했던 제2의 성은 1949년에 프랑스에서 출간된 책이다. 그리고 2019년 한국에서도 같은 얘기가 나온다.



‘늘 젊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이란 처절한 꾸밈노동의 산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은 그러한 여성을 그 자체로 아름답게 태어난 존재로 신비화함으로써 인위적 꾸밈노동의 모든 노력들-아름다운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화장술과 시술, 지속적 운동과 고강도 식이요법-과 사회적 압력들을 단번에 비가시화해 버립니다.이는 마르크스가 거론한 ‘상품의 물신화‘ 현상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물신화 현상은 일종의 착시 현상입니다. 인간 노동의 산물인 상품이 마치 그러한 노력의 과정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상품 자체가 가진 자연적·본질적 속성으로 인해 교환가치를 발생시키는 독자적·독보적 존재물처럼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탈코르셋 선언》, 윤김지영, P35



세상은 변하고 있는건가? 변하고 있나?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도 여성을 향한 미에 대한 억압은 그대로인게 아닌가?

100년후에는 누가 어떤 책을 쓰고 있을까?



자, 계속 읽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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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10-13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다락방님 진도 많이 나가셨네요!!
인용해주신 부분 쭉쭉 읽었어요. 오오 재밌다~~ 허랜드에 최근책까지 함께 소개해주시니 넘나 멋져요. 화이팅~^^

다락방 2021-10-13 10:39   좋아요 3 | URL
오늘 아침 읽은 부분은 특히 더 재미있어서 집중해서 밑줄 그어가며 읽었어요. 인용한 부분 재미있지요? 보부아르 넘나 지적이고 냉철해서 읽는 맛이 있어요. 크- 멋지다,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계속 열심히 읽어볼게요. 빠샤!!

단발머리 2021-10-13 11: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페이퍼 감사해요. 전에 읽을 때도 다락방님이 보부아르는 다 다뤘다, 다 다뤘어!! 하고 소리쳤던 거 기억나요.

그나저나 지하철에서 1000페이지짜리 책에 줄을 칠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하네요. 특별한 자세가 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13 15:21   좋아요 1 | URL
완전 잊고 있다가 오늘 코르셋 부분 보고 또 씐났어요. 맞아, 보부아르는 이랬었지! 하고 말예요. 다시 읽는 보람이 있는 책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책들은 재독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한 번 읽으면 싹 다 까먹어버려서..

특별한 자세는 없고, 앉아서 가기 땜시롱 박박 긋습니다. 앉아서 그 위에 가방 올리고, 가방 위에 책 올리고 박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1-10-13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10-13 15:22   좋아요 1 | URL
저 인용문에서 보아도 딱히 좋은 사람으로 생각되진 않습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21-10-13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멋있다!!
지하철에서 읽으며 밑줄까지 긋는 여자!!!
상상할수록 멋졌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21-10-13 15:22   좋아요 1 | URL
현실에선 아무도 저에게 신경쓰지 않고 멋진것과도 거리가 먼... 네, 뭐.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10-13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돌책 들고 지하철을 타셨다고요?? 와~ 진짜 대단하십니다~ 200쪽대 중반가면 엄청 재밌는 코르셋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저도 밑줄 치며 재밌게는 읽고 있는데, 쪽수는 여전히..ㅎㅎ 저도 계속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락방 2021-10-14 11:35   좋아요 1 | URL
이게 두께에 비해서 많이 무겁지는 않아서 괜찮더라고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읽었는데 워낙 글자가 작아서 몇 페이지 읽지는 못했어요. ㅎㅎ

아일린 2021-10-14 1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안 넘어가는데 좀 넘겨서 읽어봐야겠어요. 지하철에서 벽돌책을 읽는 분이라니 완전 멋져요!!!

다락방 2021-10-14 11:36   좋아요 1 | URL
제가 남들보다 출근이 빨라서 앉아서 오는게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출근길에 읽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 달 내에 다 읽지 못할 것 같아서요. 흑 ㅜㅜ
 
















영국의 참정권운동에 대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그들은 폭력을 거부하며 운동햇었다. 뭐, 돌을 던지는 행위들이 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사람에 대한 직접적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었다. 그러나 그들 자신들이 단식을 함으로써 자신들의 몸을 상하게 하긴 했지만.


보부아르는 영국의 참정권 운동에 이어 미국의 운동을 얘기하고 그 후에 소련에 대해 언급한다. 그런데 이 소련은 정말 놀랍다.


페미니스트 운동의 규모가 가장 컸던 것은 소련에서였다. 이 운동은 19세기 말에 지식인 계층의 여학생들 사이에서 시작되었다. 그녀들은 개인적인 대의보다도 일반적으로 혁명 활동에 더 결합해 있었고, "인민 속으로 들어가"라는 니힐리스트Nihilist적 방식에 따라 오흐라나Okhrana에 맞서 싸웠다. 베라 자술리치Vera Zassoulich(1849-1919)는 1878년에 경찰청장 트레포프Trepov를 살해했다. -p.208

아니... 뭐라고요? 살해요? 
나는 너무나 깜짝 놀랐다. 아니 그러니까 자술리치라는 페미니스트 여성이 경찰청장을 살해했다는 겁니까, 보부아르님? 나는 이번이 이 책 두 번째 읽는 거고 사실 1권에 해당하는 앞부분은 세번째임에도 불구하고 자술리치라는 이름과 경찰청장 살해에 완전 또 새로워져서 자술리치를 검색해보았다. 





대..대...대...대단하다. 와. 나는 이 놀라운 인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져서 혹시 자술리치에 대한 책이 번역되어 나온게 있다면 읽어보려 했더니 검색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자술리치 너무나 궁금합니다. 아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고 또 실행에 옮기셨어요. 와.. 나 너무 온건하게 살아와서 부끄럽기 짝이 없네...



로자 룩셈부르크 만화 있잖아요. 자술리치도 이런 거 책 누가 좀 내주세요. 제가 읽겠습니다.

사람들 왜 자술리치 평전 안내줬나요. 2021년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한 여성이 베라 자술리치를 몹시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베라 자술리치 영화라도 만들어 내놓으시오! 베라 자술리치 역은 누가 하는게 좋을까. 스칼렛 요한슨?












아, 자술리치.. 와... 너무 ...

온건한 나여.. 그만 좀 온건하자...




아무튼 제2의 성에 진심인 나 되시겠다. 오죽하면 짜장면 주문해놓고 짜장면 나오기 전에도 읽었어.




외식 너무 오랜만이다 보니 짜장면을 먹는 것도 오랜만이다. 아 짜장면 먹고 싶다, 해서 어디가 좋을까 하다가 **백화점 지하로 가게 됐고, 가장 위에 있는 야채짜장 시켰는데, 와, 너무 맛잇었다. 오랜만에 먹어서 맛있는 것도 있겟지만 너무 맛있게 먹었네. 짜장 맛집이었어.



까페에 가서 책을 좀 더 읽자, 하고는 쿠폰도 쓸 겸 스타벅스로 갔는데 스타벅스에는 진짜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너무 바글바글해서 여기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는다는 건 어려울 것 같아. 마침 지나면서 보았던 생긴지 얼마 안된 서브웨이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 나는 서브웨이로 가서 쿠키를 하나 시키고 커피도 한 잔 시켜 다시 책을 읽었다.




오우 ~ 서브웨이 사람도 없고 커피값도 저렴하고 분위기도 좋았고 다 좋았는데 커피는 맛이 없더라. 그렇지만 감당합니다.



조금만 더, 제2의 성을 읽도록 하겠다. 조금만 더 읽고 다른 책 좀 봐야지.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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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10-11 19: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집중해서 보지않으면 제2의 성이랑 같이 짜장면 먹은줄 알겠네요!ㅎ 즐겁게 화이팅하십시요!ㅎ

다락방 2021-10-11 20:01   좋아요 3 | URL
나뭇잎처럼 님 서재에서 막시무스 님 댓글 봤어요. 오늘 제법 달리셨다고. 몇 쪽까지 읽으신 겁니까! (경쟁경쟁) ㅎㅎ

막시무스 2021-10-11 20:17   좋아요 2 | URL
그냥 읽기만 한것 같아요!ㅠ 신화에서 문학부분은 헤맸고요! 그래도 한자도 건너뛰지 않고 읽어냈다는데 자부심을 느끼며 현재까지 650p 주행중임을 보고 드립니다!ㅎ

붕붕툐툐 2021-10-11 22:32   좋아요 1 | URL
네에? 650페이지요? 다들 왜이러시는지.. 아직 두 자리 수 페이지는 웁니다..ㅠㅠ

다락방 2021-10-12 09:31   좋아요 2 | URL
세상에나 네상에나.. 650 페이지라고요? 와 ㅋㅋㅋ 저는 200 넘긴것도 잘했다 하고 있는데 막시무스 님 어마어마하네요. 저도 곧 따라잡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곧‘은 안되겠네요. 으하하하.

툐툐 님, 힘내세요. 지리산의 정기를 이어받아 힘!!

에로이카 2021-10-11 20: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안녕하세요? ^^ 자술리치는 맑스의 [자본론] 1권과 엥겔스와 함께 쓴 [공산당선언]의 러시아 번역자입니다. 인민주의자(Narodniki)였고, 맑스가 말년에 러시아의 현실에 관심을 갖도록 만든 장본인였습니다. 저는 근데 자술리치가 경찰서장을 암살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잘 봤습니다. ^^

막시무스 2021-10-11 20:22   좋아요 2 | URL
오! 공산당선언 러시아어 번역자!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1-10-12 09:32   좋아요 1 | URL
에로이카 님, 안녕하세요? 에로이카 님은 이미 자술리치를 알고 계셨군요. 안그래도 검색하다보니 마르크스의 책 러시아어로 번역했고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나오더라고요. 대단히 난사람인듯 합니다. 번역하기 위해서는 외국어를 알아야 하고 그걸 모국어로 옮겨야 하는데 그것도 하고 경찰청장 암살도 하고... 와 너무나 놀라운 인물이에요. 자술리치에 대한 평전을 꼭 읽어보고 싶어요!

단발머리 2021-10-11 2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짜장면과 보부아르라니… 진심 중에 진심임을 확인합니다. 전 아직 지지부진하다는 슬픈 소식 전해드려요.
이제 그만 들어가시죠. 내일 출근입니다^^

다락방 2021-10-12 09:33   좋아요 1 | URL
오늘 좀 더 읽어야할텐데 말입니다. 이거 빨리 쭉쭉 진도 빼야 제가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흑흑. 그런한편 이거 같이읽기 아니었으면 정말 완독 못했겠다 싶더라고요? 하핫.
단발머리 님, 힘냅시다!!

바람돌이 2021-10-11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짜장면이 불지는 않았겠죠? 그건 용서하기가 좀.... ㅎㅎ
제2의 성은 오래전부터 저도 읽고 싶지만 엄두가 안나는 책이었는데, 서재 여러님들 덕분에 지금 용기를 내서 주문해놓고 배송 기다리고 있어요. 저도 한꺼번에 읽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읽어보려구요. ^^
그래도 다락방님 베라처럼 과격해지면 지금은 무죄 못받아요. ㅎㅎ

붕붕툐툐 2021-10-11 22:33   좋아요 0 | URL
악!! 람돌님 함께 해요~ 전 아직 앞에서 헤매고 있어요~ 저도 그냥 하루에 몇장씩만 꾸준히 읽으려고용!!ㅎㅎ

다락방 2021-10-12 09:35   좋아요 2 | URL
당연하죠, 바람돌이 님! 짜장면 나오자마자 책 덮고 짜장면에만 열중했어요. 짜장면이 너무 맛있어서 열중하기가 너무 쉬웠어요. 조만간 저기 가서 또 짜장면 먹어야겠어요. 짜장면 딱히 좋아하는 음식인건 아닌데 너무 맛있게 먹었네요. 하하하하하.

바람돌이 님, 툐툐 님. 매일매일 꾸준히 헤2의 성 하는 나날들 됩시다요!! 후훗.

프레이야 2021-10-11 21: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아무래도 사야겠어요. 여기저기 뽐뿌질이라 못 견디겠어요. 예전에 사 둔 책은 어디 갔는지 안 보이고 이걸로 다시 꼼꼼히 읽는 걸로 정리해야겠어요. 짜장면도 당기고요 ㅎㅎ 자장면보다 짜장면이죠. ^^

다락방 2021-10-12 09:36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 님이 제2의 성을 읽는다면 어떤 글이 나올까요? 최근에 올리시는 글들 보면서도 언제나 그렇듯이 감탄하거든요. 어쩜 이렇게 정갈하게 쓰실까. 어쩜 이렇게 우아한 글을 쓰실까 하고요. 제가 결코 따라갈 수 없는 글을 쓰셔요, 프레이야 님. 그런 프레이야님이 보부아르 책을 읽는다면 어떤 글을 쓰실지 너무나 기대되고 궁금합니다.

자장면은 내내 어색했어요. 역시 짜장면 이에요!! 후훗.

붕붕툐툐 2021-10-11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짜장면 드시고 신나게 달리셨습니까?(경쟁경쟁)ㅎㅎㅎ
농담이에요.. 전 글렀어요~ 먼저 가세요~ㅋㅋㅋㅋ그래도 꾸준히 조금씩 읽을 거예용!!ㅎㅎ

다락방 2021-10-12 09:37   좋아요 1 | URL
신나게 달리지는 않고 조금 달리려다 말았네요. ㅋㅋㅋ
신나게 달리려고 해도 뭐랄까 제 의지만큼 잘 안돼요. 그래도 저 역시 꾸준히 조금이라도 매일매일 읽으려고 하는데, 그러다보면 끝나있겠죠. 빠샤!!

책읽는나무 2021-10-11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2의 성 자술리치????경찰청장 살해????
진짜요?????
출판사가 다르니까 이거 완전 다른 내용이군요??? 내 머릿속 지우개~~~^^
헌데 분명 새로운 지식에 정신 혼미했었는데 갑자기 내려갈수록 짜장면과 서브웨이 쿠키랑 커피로 끝맺음!!!ㅋㅋㅋ
안그래도 서브웨이 커피 맛 없을텐데???생각 했었는데...그래도 책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 서브웨이라 커피도 맛나게 감당하시니 진정한 독서인!!!👍👍👍

다락방 2021-10-12 09:38   좋아요 2 | URL
저도 이번이 재독인데 자술리치 처음이에요. 새롭고 낯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도대체 왜 책을 읽는건지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역시 다른 출판사의 책으로 읽어서 그런건가 봅니다. 출판사가 다르면 내용도 다른가봐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서브웨이 커피 맛없지만 앞으로 나가서 독서할 때는 서브웨이 가려고요. 책 읽기 좋은 공간입니다. 훗.

잠자냥 2021-10-11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브웨이 쿠키 위쪽에 감춰둔 비엘티샌드위치 보입니다만? :p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12 09:38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이번만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짜장면을 먹고 왔기 때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0-1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건파 다락방님!!!! 화이팅!!!!!!!

다락방 2021-10-12 09:54   좋아요 0 | URL
세상에 태어나서 나쁜놈 암살은 해야 하는거 아닌가. 너무 온건파다 나는.. 휴..
 

커피와 함께. 크로플은 그저 도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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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10-09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9분 전이네요. 저 지금 막 자리에 앉았어요. [제2의 성] 읽으려고요^^

다락방 2021-10-09 13:59   좋아요 1 | URL
전 몇 장 읽지도 않고 덮었어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10-09 14:02   좋아요 1 | URL
저 지금 시작한다고요 ㅋㅋㅋㅋㅋ 북플 3분 했고요. 진짜 시작이요. 저 저번달에 막판에 좀 힘들었어서 이번달에는 좀 일찍 끝내자 했는데 벌써 9일… 흐미 ㅠㅠ

다락방 2021-10-09 14:17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러니까요. 저도 지난달에 막판 너무 힘들었어서 일찍 시작했는데 왜 벌써 9일인가요? 돌아버리겠어요. 내일 좀 바짝 읽어야되는데 또 그게 될지.. 😮‍💨
이 책 천 페이지더라고요? 😮‍💨

단발머리 2021-10-09 14:20   좋아요 0 | URL
[제2의 성]이 올해 하반기의 책이 될거 같은 예감에 잘해주고 싶은데… 생각보다 두꺼워요. 읽었었는데 그걸 까먹음요. 천 페이지라고요? 🙄

다락방 2021-10-09 14:23   좋아요 0 | URL
저 한 장 읽을 때마다 자꾸 쪽수 체크해서 미치겠네요? 하하하하하흐하하하

단발머리 2021-10-09 14:28   좋아요 1 | URL
전 맨날 나누기 해요. 850 나누기 20 = 42.5 저 하루에 42쪽씩 읽어야 된대요!! 😭😭😭

다락방 2021-10-09 14:31   좋아요 0 | URL
헉 42쪽 너무 무시무시한데요! 저도 나누기 해봐야 하는데 답을 알기가 싫어요 😭

그레이스 2021-10-09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있지요
사이사이 방해가 많은 주말이지만 ㅎㅎ

다락방 2021-10-09 14:30   좋아요 2 | URL
저는 제가 저를 방해하네요? 하하하하하흐하하하하하하하ㅏㅎ

공쟝쟝 2021-10-09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저는 페투를 시작합니다 👊👊👊👊

다락방 2021-10-09 21:17   좋아요 0 | URL
뽜이팅!! 👊👊👊👊👊👊👊👊👊👊👊👊👊👊👊👊

바람돌이 2021-10-10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송중입니다. 그런데 1,000페이지던데 올해 가기 전에 읽을 수 있을려나 모르겠어요. ㅎㅎ

다락방 2021-10-10 10:18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이 책은 천페이지 인 것입니다! 이걸 10월에 읽자고 한 저는.. 뭘까요? 완독자는 과연 나올것인가. 두구두구둥- 바람돌이 님, 화이팅이요!!
 
















보부아르 님은 온갖 책을 읽고 제2의 성에 버무려내셨다. 그리고 그 처음은 생물학적 조건이다. 뇌의 크기부터 난자와 정자, 난소 까지 다 다루시는데, 당연히 고추도 다루신다. 페니스! 페 to the 니 to the 스!!


보부아르는 페니스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다.



그에게 페니스는 자기 자신인 동시에 자기와 다른 물체다. 그것은 장남감이고 인형이며 자기 자신의 살덩이다. 부모와 유모는 그것을 하나의 작은 인격으로 대한다. - p.91



아, 부모와 유모가 그것을 하나의 작은 인격으로 대하는 것은 동서양 모두 같았구나! 아마 내 또래의 사람들이라면 간혹 남자 아기들의 홀딱 벗은 사진, 말 그대로 고추를 드러내놓은 사진을 본 적이 여러번일 것이다. 태어난 아이의 고추는 자랑스러운 것이고 사진으로 찍어 남겨야 하는 것이었다. 고추는 사내아이라는 것을 상징함과 동시에 사내아이 그 자체이자 고추라는 별개의 존재로도 인식되어져서, 간혹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고추에 대고 말을 걸곤 했다. 아이고 그 놈 고추 참 잘생겼다 부터 시작해서 고추 따먹자 까지. 이런말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지금 하면 쌍욕먹을텐데, 나는 자라면서 이런 말을 여러번 들었다. 내가 고추가 있는건 아니고 고추 있는 아가들을 향한 어른들의 이런 말들. 으 ...


보부아르는 생물학적으로 얘기하다 바로 정신분석학으로 넘어간다. 우리의 프로이트 당연히 언급되고, 프로이트 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프로이트가 남자는 고추가 있고 여자는 고추가 없으며 고추를 선망한다, 의 말을 했다는 것은 다들 알 터인데, 우리의 보부아르 님은 여자들이 선망한 것은 그 고추라는 별개의 존재가 아닌, 그 고추가 상징하는 남성권력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사내아이는 자기 페니스에 대해서 생생한 경험이 있고 그 경험은 그것으로부터 자랑거리를 끌어내게 하지만, 이러한 자부심은 자기 누이들의 굴육과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누이들은 남자의 기관을 외면상으로밖에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이 돌출물, 살로 된 이 약한 줄기는 단지 그들에게 무관심만을 그리고 혐오감조차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아이의 선망은 이것이 나타날 때에 남자다움에 부여된 가치에 대한 사전 지식의 결과인 것이다. -p.85


여자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그 작은 줄기가 아니라, 그 줄기를 갖고 있음으로 인해 세상이 다르게 대우해주는 바로 그것이란 말이다. 유 노우 왓 보부아르 민? 오케?



집에 가서 이 책을 읽으려고 하면 너무 졸려서 한두장을 넘기는 게 고작이다. 분량은 방대하고 벌써 10월도 열흘이 다 지나가려는 참이라, 안되겠다 싶어 나는 소설책 읽고 싶은 마음 꾸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누르고 이 책을 오늘 출근길에 들고왔다. 두꺼운 책.. 그리고 지하철 안에서 꺼내 읽기 시작하는데, 아흐.. 이걸 언제 다 읽나. 현재 읽은 부분을 보니 고작 이만큼이었다.




아아, 10월 안에 나 완독 가능한 부분?






오늘 아침 출근길에 제2의 성 읽으면서 와 새로워... 짜릿해! 했다. 읽었다는 기억은 있고 또 기록도 있지만, 그런데 이 내용 뭔데 이렇게 새롭고, 보부아르 님은 어쩜 이렇게 새롭게 똑똑하지요? 지난번 읽었을 때는 동서문화사 1,2권으로 읽었고 그 때는 어느 부분에 대해 뭐라 글을 썼나 좀전에 찾아보았는데, 그것이 2019년이었고, 내가 써놓은 글에는 2017년에 내가 1권은 이미 다 읽었다고 해놨더라. 2017년, 2019년, 2021년.. 그러니까 제2의 성 앞부분은 무려 지금이 세번째 읽는 셈인 것이다. 세상에.. 피 땀 눈물... 근데 왜케 새로워염????



얼마전에 인스타그램에 이제 진짜 책 안산다고 썼는데 ㅋㅋㅋㅋㅋ 그거보고 나의 오랜 벗이자 인친이 '네가 책 안산다고 말하는 거 늘 새로워, 짜릿해!' 한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보부아르 제2의 성 앞부분 세번째 읽으면서 오 새로워! 짜릿해! 하고 있다. 진짜 나란 인간은..


얼마전에 친구가 자신이 아는 천재는 뒤메질과 다락방이라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같은 책 세 번 읽어도 늘 새로운 사람, 뇌 깨끗하게 언제나 씻어내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친구야 미안해 실망시켜서, 나란 여자.. 천재랑 딱히 상관은 없는 것 같아? 늘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뇌로 책을 읽는단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워지지. 샤라라랑~



어쨌든 이렇게나 새로운 제2의 성, 부지런히 읽도록 하겠다. 완독을 향하여 고고씽!! 히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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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0-08 10: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2의 성> 두께 증말 이런 뒤메질…..

다락방 2021-10-08 10:13   좋아요 3 | URL
장난 아니에요 진짜. 이걸 어쩌면 좋아요.. 저처럼 출퇴근길에 읽는 사람은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독서괭 2021-10-08 10:52   좋아요 3 | URL
ㅎㅎ 저도 받았는데 두께도 두께지만 이 글자크기, 줄간격, 자간 무슨 일이예요? 다른분들이 빽빽하다고 사진 찍어 올리신 거 보긴 했지만 실물은 진짜 헉이더라구요 ㅋㅋ

다락방 2021-10-08 11:23   좋아요 3 | URL
장난아니죠 ㅋㅋㅋㅋㅋㅋ작은 글자들이 가득 차있어요. 가아아아아아아아아득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10-08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프로이트 부분 읽고 있어요 ;; 이제 막 재밌어지는데 읽어야 할 다른 책때문에 덮을 때가 많아요. ㅠ

다락방 2021-10-08 11:23   좋아요 2 | URL
저 예전에는 어렵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읽는데는 어렵다기보다는 그렇지! 그렇지! 하면서 좀 재미있어요. 다른 책 읽고 싶어서 자꾸 덮고 싶어지지만 꾹 참고 읽어봐야지요. 진도 쭉쭉 나가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되네요. 어휴.. 화이팅입니다, 그레이스 님!

독서괭 2021-10-08 1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기와 다른 물체로 여기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 둘째는 몇달전에 “고추가 커졌어~”하며 엉엉 울었답니다 ㅋㅋㅋ 아니 이거 뭐라고 달래줘야하나 난감 ㅋㅋㅋ 고양이들이 자기 꼬리를 유심히 쳐다보는 것처럼 자기 고추를 유심히 보기도 하구요.. 신기한가 봄..

다락방 2021-10-08 11:22   좋아요 1 | URL
바깥으로 나와 있는 부분이라서 신기하기도 하고 그런것 같아요. 독서괭 님 댓글 읽는데 만약 아가가 그렇게 울면.. 저도 정말 어찌 달래야할지 난감하네요. 하핫. 아 어려워요. 어렵습니다. 하핫 ;;

등롱 2021-10-08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두께와 페이지 수에 비해서 가벼워 그나마 다행인 거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빽빽할 줄 몰랐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보봐르 너무 똑똑하고 읽으면 너무 설레는데 갈길이 멀어서… 과연 완독이 가능할지? 일단 밥 먹고 다시 읽으러 갑니다 ㅎㅎ

다락방 2021-10-08 11:21   좋아요 2 | URL
맞아요. 두께와 페이지 수에 비해서 무게 자체가 무겁지는 않죠. 그런데 정말 글자 빽빽한 거 어쩝니까 ㅋㅋㅋㅋㅋㅋ 이거 그냥 책 들고 아무데나 똭 펼쳐도 흐미.. 깜짝 놀라게 돼요. 이걸 어쩌나 싶고요. 작은 글자들이 빽빽하게... 완독하면 성취감이 대단할 것 같죠? 일전에는 어려운 것 같았는데 이번에 읽으니까 좀 재미있어요. 레이디그레이님도 힘내서 넘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빠샤!!

막시무스 2021-10-08 1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연휴기간에 바짝 달려 보려구요!ㅎ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인 부분은 머리에서 피상적으로 이해는 가는것 같은데, 남자다 보니 여성의 신체나 감성에 대해 마음으로 깊이 느끼기에는 부족한 듯 싶네요!ㅠ 화이팅입니다!ㅎ

다락방 2021-10-08 11:20   좋아요 1 | URL
저는 연휴 기간 내내는 안될 것 같고 일요일에 좀 마음먹고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것도 하루종일은 아니고 단 몇 시간이라도.. 막시무스 님, 화이팅입니다!!

moonnight 2021-10-08 1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존경하는 다락방님@_@; 응원합니다. 저는 대리만족만^^;

다락방 2021-10-08 16:59   좋아요 1 | URL
문나잇님도 막상 시작하시면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은데요. 게다가 속도도 빠르실 것 같고요. 응원 감사히 받습니다. 빠샤!

책읽는나무 2021-10-08 1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럼 2023년에는 네 번째로 읽으실????ㅋㅋㅋ
저는 이제 딱 중간 정도 읽은 듯 하네요~~그래도 다 읽을 수 있을지 늘 달력 쳐다 보고....참다 참다 옆에 소설책 펴고..또 덮고....지금 이것도 저것도 다 집중 안되긴 마찬가집니다.
거의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네요ㅋㅋㅋ
제 2의 성 책 제목만 내뱉은 것도 백 번은 될 것 같아요.아무래도 제 2의 성 매니아 3위 정도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ㅋㅋㅋ

다락방 2021-10-08 17:00   좋아요 2 | URL
네번재로 읽어도 새롭고 짜릿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오 진짜 책 왜 읽는건가요? 이렇게 죄다 까먹어버리는데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 지금 너무 소설 읽고 싶어서 미치겠어요. 잠깐 소설 좀 읽고 다시 돌아올까, 그래도 읽을 수 있을까.. 내적 갈등 오지게 하고 있습니다. 후훗.
제2의 성 매니아 그렇다면 1위는 누구일까요? 저는 1위에 도전해보겠습니다. 어쩐지 1위는 안될것 같지만..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10-08 14: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20쪽 읽었습니다. 이상 오바.

다락방 2021-10-08 17:00   좋아요 1 | URL
화이팅, 단발머리님! 저는 아침에 저렇게 읽은 부분이 적고 남은 부분이 엄청나서 아이고 이게 뭐야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힘내서 열심히 읽어야지요. 빠샤!

붕붕툐툐 2021-10-08 1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락방님 치고 나가시는데요~ㅎㅎㅎㅎ
저도 보부아르 샘의 생물학 강의 잘 듣고 있는 중입니다!!ㅎㅎㅎㅎ

다락방 2021-10-09 21:28   좋아요 1 | URL
치고 나가고 싶지만 그렇게 되어지진 않아서 내일 마음먹고 뽝 읽어 볼랍니다. 뽜샤!!

공쟝쟝 2021-10-09 1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추!!!!! 저 읽다가 띵했던게 그 오줌누는 소년 동상 있자나요 ㅋㅋㅋ 저 어릴땐 많았는데 ㅋㅋㅋ 암튼 그 자신감 ㅋㅋㅋㅋㅋ 그 서서 오줌싸는거 부러워하는 거 저도 어렸을때 부러웠던거 같아서 읽으면서 잼썼는디ㅋㅋㅋㅋ 지금은 노상방뇨 한남들 다 때려죽이고 싶음 ㅋㅋㅋ (엊그제 룰루랄라 러닝하다가 식겁 ㅋㅋ)

잠자냥 2021-10-09 21:21   좋아요 2 | URL
전 따라해봤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09 21:27   좋아요 3 | URL
저도 따라했능데 허벅지를 따라 흘러서 개당황하고 엄마한테 디지게 혼났어요 ㅎㅎㅎㅎㅎ

공쟝쟝 2021-10-09 21:31   좋아요 2 | URL
모두다 한번쯤은 따라해봤겠지 ㅋㅋㅋㅋㅋㅋ 근데 뭐랄까 조준해서 맞추는 경험을 상상하면 그것이 참 부럽다??? ㅋㅋㅋㅋㅋ (남근 선망 고백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