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좋은 어린이책 <담장을 허물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향(킨더랜드 편집장)

 

너의 정원은 어떤 모습일까?

표지를 넘기면 제일 먼저 보이는 한 줄의 문구, ‘나를 허물어 더 큰 나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라는 말이 왠지 멋져 보여 기대감에 보게 된 <담장을 허물다>는 공광규 시인의 시를 판화로 표현한 그림책이다.


고향에 돌아와 오래된 담장을 허물고, 삐걱거리는 대문을 떼어내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그림책은, 비워내는 것, 소유하지 않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담고 있다. 내가 가진 어떤 경계, 나의 담을 허물면서 보이는 것들을 시인의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연과 우주를 누리는 호사를 누리게 된다고 해야 할까…….


담장을 허무니 텃밭 수백 평이 정원으로 들어오고, 백 살 된 느티나무도, 까치집도, 새 소리와 나뭇잎 소리도 정원으로 들어온다. 저 너머 언덕과 과수원도, 멋진 연못도 나의 정원이 되고, 냇물도 논밭도, 국도도, 월산과 청태산도 정원이 된다. 멀리 가물가물 보이는 오서산 봉우리까지도 한껏 나의 정원으로 만들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은 한 장 한 장 찍어낸 판화 그림처럼 겹쳐지고 쌓여져 멋진 자연을 만들어냈다. 담을 허물고 한껏 커진 정원에는 노루도, 멧돼지도, 토끼도, 자동차도 들어오고, 다닌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삶의 공간 속에서 우리가 허물면 보이는 수많은 것들이 아름답게 펼쳐진 그림책 <담장을 허물다>는 비우고, 나누고, 경계를 허물면서 삶이 더욱 따뜻해지고 풍요로워지는 과정을 담았다. 또 누군가 나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 책을 보고 있으니, 욕심을 버리고 나니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는 메시지와 함께 그동안 담을 쌓고 지내며 지키기 위해 힘들었던 각자의 갈등과 마음이 평온해지기를 바라는 듯하기도 하다.

 

장난감이던 책이던, 아이들도 각자의 소유물이 생기면 그 권리를 지키려고 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타인과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런 아이들에게 그저 “양보해.” 라고만 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물론 각자의 소유에 대한 권리와 그것을 지키는 것이 중요함에 대해 알게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갈등 속에서 손에 쥐어도 마음에서 잃는 결과를 얻게 된다면 과연 우리가 정말 가지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담을 세움으로써 잃어가고 멀어지는 것들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나의 욕심으로 가두던 것들을 열었을 때 나에게는 어떤 정원이 만들어질지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봄직하다. 아이가 생각하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아이 스스로 담을 허물 줄 알게 되는 것이 가장 행복한 방법이라는 걸 알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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