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유재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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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으로 끝난 글은 읽는 이들만큼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다른 이들은 어떤 결말을 상상했는지 궁금해진다. 머릿속을 복잡하게 떠다니던 문장들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며 나름의 끝을 내어본다. 저자는 왜 열린 결말(?)을 선택했을까?


<방금 뭐였어? P9>로 시작하는 글은 끝날 때까지 물음을 던진다. 그러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들을 수 없다. 저자는 독자들이 어떤 것을 보기를 원하는 것일까? <죽음>에 대해 이야기가 하고 있지만 실체가 없다. 분명 존재하였던 사실이 사라져버린다. 『영』이라는 제목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


『역』을 읽고 나서 실존하는 이야기인 듯 유튜브에 검색을 해 보았다. 그런데 헉! <사라 윈체스터>의 유령 저택이 실존하고 있었다. 그리고 <윈체스터>는 실제 미국의 총기회사이다. 관심이 없는 분야여서 모르고 있었다. 작가들이 글을 쓸 때 사전조사를 많이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조금 놀라웠다.


단편소설은 짧은 분량 안에 함축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읽으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에 집중할 때가 많다. 이번 책이 그러했다. 완결된 듯하지만 매듭지어지지 못한 이야기는 책을 덮어도 시선이 쉽게 떠나지 못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재생산했다.


새벽에 스탠드 아래서 읽다 싸한 느낌을 들었다.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심야 괴담회>가 취향인 이에게는 딱 맞는 책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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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 잠시 길을 읽어도 목적지를 잃지 마라! 대가 고전·인문 시리즈 (LINN 인문고전 시리즈) 8
호메로스 지음, 김성진 편역 / 린(LINN)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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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고전 중에 고전으로 많이 들어보았다. <일리아스>는 20대 시절에 읽어본 적이 있었다. 오래전이라 대략적인 기억만이 남아있다.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오디세이아』는 <신밧드의 모험>부터 <허클베리핀의 모험>까지 대부분의 서양 모험 이야기의 시작이다. 트로이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왜이러 험난한 것인지...... 신들의 장난인지, 영웅들의 잘못인지 읽다 보면 헷갈린다.

 

읽어갈수록 늘어나는 등장인물과 비슷비슷한 지명에 메모를 하며 읽어나가는데도 몇 번이나 책장을 되돌리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하였다. 각 장마다 있는 요약과 분석은 작품을 이해하는데 무척 도움이 되었다. 오디세이아 완역본은 처음 읽는 것이라 이 부분이 린출판사만의 편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시작 부분에 각 인물에 대한 컬러사진과 설명은 읽어나가는 동안 이미지가 연속 재생되어 영상화가 되었다. 그래서 더욱 생생하게 이야기가 다가왔다. 등장인물이나 상황의 모습들의 <중세 필사본 속 그림 자료>는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더해주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오디세우스는 10년을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을까?

 

오디세우스 일행은 키클로페스섬 옆의 무인도에서 산양을 가득 잡아 배에 실었고 술도 남아있었다. 그러나 키클로페스섬에서 연기가 나고 사람 소리와 양과 염소 소리가 들리자 오디세우스는 그곳의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가보자고 동료들에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 외눈박이 폴리페모스가 동료들을 죽이자 그의 눈을 찌른다. 모든 것이 이미 풍족한 상태에서 욕심을 부린 것이 시련의 시작이 아닐까 한다.

 

지금부터 내 말을 똑똑히 들어주세요.

오디세이아 P269

 

명계로 내려가 테이레시아의 예언을 듣고 키르케에게도 같은 이야기의 경고를 들었다. 만약 오디세우스가 키르케의 경고를 좀 더 중요하게 여겨 신중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이어졌을까? 상상을 해보았다. 그래도 아마 집에는 일찍 가지 못했을 듯하다. 그만큼 신의 분노는 무서운 것이다. 그럼에도 위기 때마다 그를 사랑하는 아테나의 도움은 큰 힘이 되었다.

 

고향에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던 기회마다 번번이 신들의 훼방이었을까 오디세우스는 잠에 빠져든다. 그리고 그의 동료들이 사고를 친다. 동료들은 단속 못한 오디세우스의 잘못일까, 그의 말을 따르지 않은 동료들의 잘못일까, 신들의 농간일까.

 

사력을 다해

오디세이아 P154-155

 

아름다운 님프 칼립소의 7년간의 유혹에도 <그럼에도 나는 늘 집에 돌아간다는 것과 귀향할 행복한 날만 바라는 처지입니다. 신들 중 어느 분께서 내가 탄 배를 또다시 부수더라도 견딜 굳은 결심으로 참겠습니다. P147>라고 오디세우스는 말한다. 드디어 칼립소를 벗어나 오기기아섬을 떠나다 포세이돈이게 들켜 배가 부서지게 된다. 미래를 예지한 것일까 놀랍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굳은 결심으로 <사력을 다해> 헤엄을 친다.

 

<사력을 다해>라는 문장은 오디세우스가 고난을 극복하는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다. 이 문장이 그를 고향으로, 그리고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페넬로페에게로 돌아가게 한다. 그것이 신들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가 주인공인듯하지만 등장하는 페넬로페, 텔레마코스, 아가멤논, 키르케, 칼립소, 에우마이오스, 에우리크레이아등 모든 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들의 이야기가 모여 크나큰 대서사시를 만들고 있다. 500여 페이지가 넘는 벽돌 책이지만 읽고 나니 왜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지 알게 되었다. 인문고전의 읽을 때 기본 스토리를 몰라 어렵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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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이은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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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오르게 하는 두 작품이었다. 특히 산책의 마지막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작품 해설을 읽고 다시 읽어보니 이해가 되었다.

 

『산책』의 주제는 '오늘의 삶'과 '내일의 삶'중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갈지에 대한 이야기이지 않을까? 「변두리 싸구려 집」에 사는 동생 여경과 「강남 하꼬방 같은 데」에 사는 언니 윤경의 미묘한 신경전에서 알 수 있다. 얼마 전 이사한 동생 여경 집에 놀러 온 언니와 아파트 안에 있는 공원으로 산책을 간다. 억새풀이 길 양옆에 우거져 숲의 향기가 나는 곳이었다. 강남에서 없는 곳이다.

 

영끌로 산 강남의 아파트, 집값이 점점 올라가게 되는 곳. 각 동 사이가 멀어 시야에 방해를 받지 않아 일조권 침해가 없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아이들이 있는 곳, 그러나 집값은 오를지 않을 곳. 두 곳 중 어떤 곳에 사는 것이 나은 삶일까?

 

집이 가지는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럼에도 <집>이라 소리내어 보면 입술 밖을 벗어난 울림에 편안함이 밀려온다. <집이란 게 사람이 편히 쉬면서 돌아보고, 돌아보면서 넓어지고, 넓어지면서 서로 품을 수 있고, 뭐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P31>라는 여경의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럼에도 끝 모를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그런 나와 우리에게 지금 온전한 삶을 살고 있는지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인생을 여행에 비유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지금 서 있는 곳이 경유지인지 종착지인지 궁금해진다. 경유지에서의 두 인물 이화와 에릭은 둘 다 종착지에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은 언뜻 보면 비슷한 느낌을 풍긴다. 오랫동안 병간호하던 엄마를 떠나보낸 이화와 약물 중독이었던 히피 부모가 사망한 뒤 여행을 떠나 일곱 번째 경유지를 거치고 있는 에릭, 두 사람이 함께 한 세 달. 두 사람은 그 시간을 같이하며 무엇을 주고받았을까?

 

두 작품 모두 엉뚱하지만 지금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질문을 하게 한다. 외로움에 갇혀 세상 밖으로 나가는 문을 어떻게 여는지 모르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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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 기후 위기로 병든 지구를 살리는 작은 실천
에두아르도 가르시아 지음, 사라 보카치니 메도스 그림, 송근아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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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워스트 관련 책은 몇 권 본 적이 있다. 그 책들을 보면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은 방법들로도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 후로는 관련 책들은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광범위하게 느껴졌던 기후 위기부터 제로 워스트의 개념이 쉽게 설명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일러스트는 어려운 설명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기후가 무엇인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기후 위기는 왜 오는지, 위기가 계속되는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도표와 여러 지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각 파트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목록이 나열되어 있다. 찬찬히 살펴보면 알고 있던 내용들이 많았다. 알고만 있는 것은 소용이 없다.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실천이 중요하다. 제로 웨스트 책을 읽고 나면 몇 가지는 꾸준히 하게 된다. 비닐 지퍼팩을 재사용 할 수 있는 실리콘 지퍼팩으로 바꾼다든지, 비빌 팩과 비닐장갑을 생분해 가능한 제품으로 바꾼다든지,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닌다든지. 실천이 하나씩 쌓여간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어떤 것들을 실천할 수 있을까? 냄비 뚜껑을 덮고 요리하기, 육류를 줄이고 생선이나 채소에 비중을 둔 식탁을 준비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이지 않을까 한다. 이미 알고는 있던 것들이지만 무심코 지나친 일들이다. 조금만 둘러보면 간단히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은 주위에 많다. 단지 떠올려보거나 방법을 구체적으로 몰랐을 뿐이다. 책에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냥 따라 해보면 된다.

 

전기자동차는 처음에 나왔을 때는 신기하기도 하고 비싼 차값에 대중화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보편화되어 있으며 전기차를 타고 있기도 하다. 아파트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가 있어 편하게 충전하고 있다.

 

얼마 전 <벌거벗은 세계사>를 보다 100년도 전에 토머스 에디슨이 <전기자동차>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거리의 대부분이 전기 자동차였다고 한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며 가솔린 차량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전쟁이 끝난 후 자연스럽게 발전하게 되었다. 테슬라의 전기차도 에디슨이 만든 전기차의 모터를 기본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전쟁으로 인해 기술이 100년이나 후퇴한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석탄, 천연가스등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들도 노력하여야 한다. 하지만 개인의 힘보다는 더 큰 힘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유럽연합은 자원 절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령 핸드폰 충전기를 C-타입으로 통일하였다고 한다. 이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충전기의 사용과 폐기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신재생에너지의 개발도 늘려가고 있다. 각 나라들이 연합하여 움직인다면 비이상적이 폭염, 폭설, 태풍 등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할 수 있을 일은 행동하여야 한다. 벌새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거야.P1>라는 외침에 뜨끔해진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로 일어나는 재난은 지금 현재 진행 중이다. 그리고 급격한 기온 변화의 가속도는 점점 높아만 가고 있다. 북극곰 캠페인에 한 번쯤이라도 눈길이 머문 적이 있다면 읽어보기를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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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1
페터 한트케 지음, 윤시향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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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사고로 실어증에 걸린 약사, 몰락한 스키선수와 잊혀진 시인의 여행에는 어떤 모험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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