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 자연의 재발명 Philos Feminism 4
도나 J. 해러웨이 지음, 황희선.임옥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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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러웨이의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를 읽고 쓴다.


 

10편의 논문에서 해러웨이가 말하고 싶은 바를 꼬집어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지점은 정체성객관성에 대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분법적 사고 체계와 타자화, 세계와 나를 구별하는 강고한 구분은 존재하는 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이야말로 인류 문명의 근간이고, 인간 문화의 시작점이다. 그중에서 서구 전통은 여성, 유색인, 자연, 노동자, 동물을 지배하는 논리와 실천 체계를 이분법과 타자화를 통해 제공해 왔다. (321)

 


해러웨이는 인간과 동물이 크게 다르지 않고, 동물-인간(유기체)과 기계도 그러하다고 말한다. 거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물질과 비물질간에도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이는 동물 위에 군림했던 인간의 위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 사이보그로 존재하는 가능성과 현실, 그리고 생명을 담보한 유기체이자 진화 과정의 결정판으로서 인간이 지닌 것으로 추정(?)되던 우주 내 가장 특별한 존재로서의 권위를 완벽하게 해체했다.

 


인간과 동물이 크게 다르지 않고, 인간과 기계도 그러하고, 물질과 비물질 간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면, 여성과 남성간의 차이는 어떠한가. 해러웨이는 그것 역시 큰 차이가 아니라고 말하는데, 그런 맥락에서 여성은 없고, 여성성은 없고, 여성됨은 없다’(282)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스피박의 전략적 본질주의에 대해 다시 고려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전에 써둔 글로 갈음하고 해러웨이에게만 집중하기로 하자. (전략적 본질주의https://blog.aladin.co.kr/798187174/15259889, 저항주체인 여성의 전략적 본질주의: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5262820)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의 저자인 뇌과학자 질 볼트 테일러는 37살이 되는 어느 날 아침, 좌뇌의 정위연합 영역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뇌졸증이었다. 그녀는 스스로를, 끝없이 움직이는 유동적 세상에서 내부에 액체가 차 있는 주머니로 인식(59)했다. ‘통합된 자아는 환상이다'라는 최근의 뇌과학 연구 결과 혹은 과학적 해석으로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인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인가.

 

서구인에게 고유하고 적절한 상태는 자아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 것이다. 마치 재산처럼, 핵심적인 정체성은 소유하는 것이다. (245)

 


를 구성하는, 나를 설명하는 핵심적 정체성은 소유하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 ‘내 피부의 경계까지이다. 내 피부의 경계면, 내 몸이 바로 . 하지만.

 


인문과학 영역에서 비페미니스트 이론은 이처럼 '일관적이거나' 주인다운 주체성과의 결별을 '주체의 죽음'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새롭게 불안정하고 종속된 타자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페미니스트들은 인종화된/섹스화된/식민화된 발화자들이 '최초로', 다시 말해, 제도화된 출판의 실천과 다른 형태의 자기구성적인 실천 속에서 자신들을 스스로 대변하는 기원적 저작권(originary authorship)을 주장하려는 바로 그런 최초의 순간에, 그것의 출현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런 프로젝트 공식을 거부한다. 페미니스트들에게 '주체'의 해체는 근본적인 것이었다. (267)

 


이런 나, 일관적이거나, 주인다운 주체성의 구현자인 , 해체의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 (‘주체의 발견을 고민하시는 분이시라면 주체의 죽음에 대해 서술한 348, 349쪽 참고하시라 권해드린다)

 


이를 과학적으로설명한 부분이 <10: 포스트모던 몸의 생명정치: 면역계 담론에서 자기의 구성>이다. 몸이 코드화되고, 실험실에서 과학기술적이고 유기적인 각인 장치의 조합과 특징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에 대한 서술은, ‘해체되어 버린 나’, ‘실체로서 존재하지 않는 나를 묘사한 것으로 읽힌다. 인간을 단세포 번식체를 생산하기 위한 다세포 기계로 보는 도킨스의 의견에 해러웨이가 깊이 공명하는 것(399)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을 인간 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단백질 덩어리에 깃든 환상이 인간의 의식이라면, 그 용기에 불과한, 곧 해체될 운명을 지닌 우리는, 왜 오늘에도 살아가는가. 살아있는가.


 


페미니스트들은 세계를 보다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집요하게 노력해야 한다. (337)  

 


나의 노력은 집요했나. 나는 잘 설명했나. 나는 끈질기게 노력했나. 3개의 반성을 곱게 접어두고 다음 책으로 간다. 읽을 것이, 고민할 것이, 생각할 것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나는 아직 어리고, 아직 젊고, 그리고 어쩌면 아직 청춘인지도 모르겠다.

 


어리니까 청춘이다.

많으니까 청춘이다.

모르니까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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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3-28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단발머리 님, 읽느라 고생 많으셨고요 이렇게 근사한 글까지 써내시다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한타임 쉬고, 그 후에 다음책 가십시다. 일단 재미있는 책 좀 몇 권 읽으세요. 저는 그러려고 합니다.
저는 이 책 너무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던데, 단발머리 님은 이 책을 아주 보람차게 읽으셨네요. 굿잡!!!!!

단발머리 2024-03-28 11:56   좋아요 2 | URL
사실 저.. 어제 머리 부여잡고 이 책 읽다가 졸아서 의자에서 떨어진 뻔.... 진짜 떨어질 뻔했어요 ㅠㅠ 어찌나 졸리던지...
어제 오후 늦게 다 읽고, 비비언 고닉 읽는데 아주 꿀맛이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도 4월 오기 전까지 꿀타임 가지시기 바래요. 그래서 지금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가에서 큐브라떼(아이스임)랑 반찬가게에서 새우튀김 사와서, 김숙의 <여행 고수 김숙 꿀팁> 보면서 막 웃고 있습니다.
음하하하하하하!!!

햇살과함께 2024-03-28 1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너무 멋져요!! 해러웨이 읽고 이런 글 쓰는 멋진 분!! 모르니까 청춘이다. 저는 죽을 때까지 청춘으로 살 수 있네요?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머리 속에 계속 맴돌았고요.. 수고 하셨습니다!

단발머리 2024-03-28 11:56   좋아요 2 | URL
저는 청춘(?) 시절을 오히려 밋밋하게 보냈거든요. 아직도 궁금하게 많고 모르는 게 많아서 지금이 제 시절이라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사실 제대로 이해한건지도 모르겠고ㅠㅠ(해러웨이 짱인데 짱어려움ㅠ) 좀 쫄리는 마음으로 올렸는데, 햇살과함께님이 멋지다고 해주셔서 으쓱해지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햇살과함께님!!

공쟝쟝 2024-03-28 1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나는 젊.다!

단발머리 2024-03-28 11:41   좋아요 3 | URL
모르셨을거라고 생각해요. 나도 젊습니다. 생각보다 젊어요. 특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르니까 청춘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3-28 11:47   좋아요 2 | URL
10장, 생명정치 푸코다!! (ㅋㅋㅋㅋ) 낼름! 저는 도킨스에 대한 단발님의 질문 포함 ㅋㅋㅋ 요는 그것을 (유전자를 ㅋㅋ) 본질화하거나 규정하는 권력(언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렇기에 내가 아는 앎을 비우는 태도는 얼마나 지성적인 태도인가요. 저렇게 아는 사람도 모른다는 건데 뭘 안다고 떠든 내가 부끄럽다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떠든다 ㅋㅋㅋㅋ 나는 젊으니까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3-28 11:59   좋아요 2 | URL
10장에 푸코 나와서 쓸까말까했는데 기어이 댓글에 (아이구 두야 ㅋㅋㅋㅋㅋ 하염없는 푸코사랑)

도킨스에 대한 저의 질문(해러웨이도 그 쪽이라고 저는 이해하거든요)에서 그것을 본질화하거나 규정하는 권력(언어)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만들어지는 질문은 무척 단순한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요. 이건 제가 종교인으로서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일 거구요. 저는, 제 한계를 압니다. 그리고 그 범위 안에서만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구요. 그래서, 인간은? 우리의 몸은? 영혼은? 죽음은? 라고 묻고.... 제가 아는 답을, 제 손에 든 답을, 다시 한 번 살펴봅니다. 이것은 말이 되는 건가? 내 믿음을 설명할 수 없고,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요. 저는 그게 우주의 주인이라고 제가 믿는, ‘창조주‘에 대한 바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무턱대고 믿는 거 말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분은 지혜의 하나님이시기에.

모르면서도 이렇게 길게 쓸 수 있습니다. 제가 허가할 일 아니지만, 허락합니다.
쟝쟝님 떠들기를 허하노라!!!
떠드니까 청춘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3-28 11:59   좋아요 2 | URL
인간을 믿을 수 밖에 없는 종으로 설계한 까닭이 있으시겠고, 저는 믿음 앞에서 겸허합니다. 라캉 좋아하는 이유.
덧붙이면 그 믿음이 깨진 후에도 안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요. 그러면 끝까지 믿고 주저없이 깨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을 것 같거든요. 그래도 된다. 라고 젊은 우리 모두들에게!!

단발머리 2024-03-28 17:42   좋아요 1 | URL
그 겸허한 마음 존중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아주 귀한 마음이죠.
강신주는 인문학이란 신과의 한 판, 신과의 맞짱이라고 했지요, 꿇지 않겠다는 외침 같다고요. 그런 의미에서 인문학은 ‘신의 품 속에서의 안전‘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렇게 말했다고요^^

우리 사는 사회는 더 안전해져야 하겠지요.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공쟝쟝 2024-03-28 17:38   좋아요 1 | URL
더 젊고 아름다운 따님과 밥상머리 정치토론이 활발하겠군요? ㅋㅋㅋㅋ 저희집은 가부장 아빠가 가장의 권위가 유일하게 미치지 못하는 곳이 바로 비.밀. 투표의 원칙이라ㅋㅋㅋㅋㅋ
그래서 철학이(신) 그런 거였구나… 전 몰랐어요 정말로…. 이제야… 깨닫다 털썩…

잠자냥 2024-03-28 1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신생아 다녀갑니다~

단발머리 2024-03-28 12:33   좋아요 2 | URL
신생아 아니시고 오별냥 완독 잠자냥님이시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생아는 청춘이다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3-28 12:43   좋아요 2 | URL
펀딩 후 적립금 욕심에 눈먼 오별냥 미완독 잠자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3-28 12:50   좋아요 2 | URL
앗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반은 읽으셨겠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적립금은 청춘이다
펀딩이라 청춘이다
반읽어서 청춘이다

잠자냥 2024-03-28 12:58   좋아요 1 | URL
아닌뎁쇼... 서문만 읽었읍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3-28 13:0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앗 그래요?
서문이라 청춘이다
펀딩이라 청춘이다
신생아라 청춘이다
 




 












몇 년 전, 엄마 아빠를 모시고 칠순 기념 여행을 떠났을 때의 일이다. 엄마가 사진 찍는 걸 엄청나게 좋아하시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여행에서 그야말로 엄마의 참모습을 보고야 말았는데다른 사람들은 어쩐지 모르겠다. 같은 장소, 같은 포즈로 4-5컷이면 난 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엄마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으시면서 연신 더 찍어!”를 외치시는 거다. 원도 한도 없이 엄마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일본에 갔을 때, 나는 남편이 걸어가는 모습을 뒤에서 찍고는 했는데, 마음에 드는 사진이 여럿 있었다. 남편은 사진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내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니 스팟이 나오면 사진을 찍어준다고 했다. 선글라스로 얼굴은 가릴 수 있지만 뱃살은 감출 수 없는 관계로, 대부분의 사진은 뒷모습이었다. 노력 없이 그냥 서 있는데도 나중에는 그 일도 귀찮아서 이제 그만 찍어!’를 외치곤 했는데, 남편은 남편대로 저리 가 보라, 이리 서 보라, 를 세세히도 주문했다. 덕분에 이런저런 사진을 갖게 되었고.


 


 







큰애와 싱가포르에 갔을 때는 가면서부터 네 사진은 내가 책임진다고 장담하기는 했는데. , 나의 각오는 참으로 사소한 것이었으니. 큰애는 엄마보다 더한 사람이었다. 아무리 찍어도 그 스팟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오히려 다양한 포즈와 표정을 시연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여행 목적이 콘서트 관람이었기에 다른 일정은 그리 많지 않았고, 보통 싱가포르 여행에서 추천한 관광지들은 예전에 남동생이랑 같이 갔던 곳이라 모조리 패쓰했다







나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슈퍼트리를 보는 게 좋았다. 이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뒤로 하고, 인간이 조성한 공원에, 전기의 힘을 빌려 펼쳐지는 쇼에 감탄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로 여겨졌다. 우리가 열광하는 그 무엇은,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인간의 작품인 그 무엇일까, 하는 생각.

 



 





가기 전부터 다락방님이 카야 토스트를 꼭 먹고 오라 신신당부하셨는데, 세상에그걸 먹으러 갈 시간이 없어 먹지 못했다. 가능하면 카야쨈을 사오고 싶었는데 그것도 실패. 대신 대형 쇼핑몰의 커피숍에서 카야 크로아상을 먹을 수 있어서 아쉬움을 간신히 달래기는 했다.




 


유재석씨가 다녀갔다는 현지 맛집은 새우가 듬쁙 넣어서 그런가 감칠맛이 특별했고, 싱가포르 가면 무조건 먹어야 한다는 크랩도 맛있었다. 칠리크랩, 시리얼 새우, 볶음밥, 프라이드 번보다 나는, 저 코코넛의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그립기는 하다.


 






제일 좋았던 건, 호텔 앞 동네맛집에서 먹었던 아침이다. 동네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먹는 집이었는데, 아주 작은 가게가 내내 북적북적했다. 예쁜 연두색의 판단(Pandan) 팬케이크도 신기했고, Shakshouka Eggs도 맛있었지만, 기억에 남는 건 환한 미소로 맞아준 젊은 남자 직원. <알라딘>의 알라딘을 닮았는데, 정확히는 알라딘보다 더 잘생겨서 확실히 기억이 난다.

 






가포르 여행 후기 : 카야 토스트를 먹지 못했지만, 알라딘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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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3-26 23: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헐 지금 배고픈데…. 😿😿😿

단발머리 2024-03-27 08:45   좋아요 2 | URL
큰 기쁨 드리고 싶었는데 큰 실망 드렸나요....

잠자냥 2024-03-26 2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밉다 미워… 배고파 🙀😹😹😹

단발머리 2024-03-27 08:45   좋아요 2 | URL
앞으로 음식 페이퍼는 꼭! 이 시간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잠자냥님 우는 모습에 기쁨 느끼는 나는 무엇?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3-27 08:58   좋아요 1 | URL
지금도 배고파요!!!!!🤣🤣😿😿😿
누구처럼 아침에 장칼국수 끓여먹지 않는 사람 올림.

단발머리 2024-03-27 09:00   좋아요 1 | URL
아…. 빈 속이시구나😢😢😢😢😢 이건 놀릴 수가 없네요. 아… 어쩌나…
아침에 장칼국수 끓여먹는 게 역시나 불가능한 사람 올림.

잠자냥 2024-03-27 09:43   좋아요 0 | URL
삶은 달걀 먹었어요... 채워지지 않는 배고픔에 소보루빵을 먹겠읍니다~!!
근데 지금 먹을 수 있다면 저는 저 새우 둥둥 떠 있는 누들이 좀 땡기네요. ㅋㅋㅋ
그림의 떡..아니 그림의 누들.

단발머리 2024-03-27 11:02   좋아요 1 | URL
삶은 달걀 : 건강식, 소보루빵 : 저의 최애빵 ㅋㅋㅋㅋㅋㅋㅋㅋ
새우 둥둥 누들은 진짜 국물도 남김 없이 먹었는대요. 그림의 누들 ㅋㅋㅋㅋㅋㅋ 방문 권합니다.
현금으로만 가능합니다. 싱가포르 거의 다 카드 사용가능한데, 이 집은 현금이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3-27 0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배고파요 으ㅡㅡㅡ

단발머리 2024-03-27 08:44   좋아요 1 | URL
송구합니다. 참고로 저도 배고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3-27 09:19   좋아요 1 | URL
전 이제 배불러서 편하게 보고 있어요 ㅎㅎ
배불러도 먹고 싶네요. 다 넘나 맛있게 생겼어...

단발머리 2024-03-27 09:21   좋아요 0 | URL
반가운 댓글입니다 ㅎㅎ
전 저 중에 딱 하나만 다시 먹을 수 있다면 코코넛 주스 먹고 싶어욬ㅋㅋ 빨대로 마시고 숫가락으로 과육을 살살 긁어서 말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3-27 0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너무 배고프다는 소리만 한 거 같아서 다시 왔읍니다~!!
단발머리 아닌 단발머리 님! 뒷모습이 아름다우십니다~!!

단발머리 2024-03-27 11:04   좋아요 1 | URL
배고프다는 솔직한 말씀이 제일 반갑습니다. 저는 성공했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아닌 단발머리의 뒷모습, 많이 부끄럽네요.
5-6번을 올릴까말까 고민하다 올렸는데, 아.... 잠자냥님의 이 댓글 캡처 결정!!
🤪🤪🤪😝😝😝🥰🥰🥰

그레이스 2024-03-27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제 동생이 그래요
찍고 나서도 얼굴이 이상하게 나왔다고, 손가락을 벌여 확대하면서 여기저기 이상하다고 다시 찍으라고...^^
스마트 폰을 없애든지 저 손가락을 묶어놓든지 해야지 ㅠ
지쳐서 ˝그게 너야!˝ 했네요.
필름카메라 시절이 더 좋아요.
ㅎㅎㅎㅎ

단발머리 2024-03-27 11:2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가끔 그렇게 사진에 진심인 분들 계시더라구요. 옆사람 쪼금 괴롭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님의 동생분이 그런 분이시군요.
저는 고등학교 때도 필름카메라 찍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럴 기회가 없네요. 삭제와 보존의 핸즈폰!!

다락방 2024-03-28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
저도 싱가폴 갔을 때 저 크랩 먹었던 사람으로 그 맛을 아는바, 크랩 먹고 싶네요 ㅋㅋㅋㅋ 그런데 말입니다
판단 팬케익도 맛있을 것 같고 새우 둥둥 누들은 새우를 별로 안좋아하지만 넘나 먹고싶네요? 국물까지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야토스트 못드신 건 아쉽지만, 아니 다른 맛난걸 드셔서 보는 제 마음이 흡족합니다.
사진 속의 단발머리 님, 너무 흑흑 좋네요. 이런 페이퍼는 천개쯤 써주셔야 할듯합니다. -아침에 장칼구수를 먹기도 하지만 어제 아침엔 삼겹살 먹었던 사람 올림.

단발머리 2024-03-28 11:36   좋아요 0 | URL
저도 크랩이요, 그리고 새우누들, 그리고 코코넛 쥬스, 그리고 판단 팬케이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에는 또 다른 음식에 도전하고 싶지만, 그 때는 카야 토스트! 놓치지 않을 거에요!!!!!!!!!!!!!!!!
싱가폴 여행 준비하면서 보니까, ‘여자 혼자 여행하기 좋은‘ 이라고 많이 광고하더라구요. 안전도 그렇고, 전 무엇보다 지하철이 그렇게 좋더라구요. 우리나라랑 넘 비슷하기도 하고요. 담에는 또 다른 곳으로 여행가고 싶습니다. 아직 혼자는 쫄리지만 ㅋㅋㅋㅋㅋ

- 아침에 장칼국수를 먹기도 하지만 어제 아침에 삼겹살 드셨던 다락방님을 좋아하는 단발머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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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지음, 강미란 옮김 / 우리나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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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라고만 소개되는 이 책의 저자는 페미니스트이자 혁명가이며, 컴퓨터 엔지니어다.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었던 블로거의 운영자이고, 웹툰이 큰 인기를 끌어 책 출간까지 이어진 듯하다. 책은 총 7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1) 신비롭고 놀라운 모하메드의 모험!은 포스트 테러리즘 이후 이루어진 이민자에 대한 폭력을 다뤘고 2) 억압당하는 사람들의 폭력(?!)은 직장을 비롯한 일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폭력 행위에 저항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3) 내 친구 C의 이야기는 산부인과 수술실에서 출산 여성이 경험하는 무력감에 관한 것이다. 4) 남자들의 시선은 매스미디어를 포함한 영상 매체에서 그려지는 여성 사물화에 대해 다루었고 5) 너의 거시기를 봤느냐?는 클리토리스와 여성의 오르가슴을 6) 평범한 교외 거주자는 이민자들에게 행해지는 경찰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며 7) 휴가는 출산휴가라 불리는 시기에 산모들이 경험하는 휴식 없는 휴가에 대해 보여준다.

 


이 책은 여성의 몸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민자 문제,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페미니즘이 해석하고 설명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제일 흥미로운 부분은 챕터 2 “억압당하는 사람들의 폭력(?!)”이었다. 배경은 남자들만 있는 직장, 전쟁터와 같은 분위기에서 현재 임신 중인 저자는 일을 제대로 처리할 것을 요구하다가 오히려 옷차림으로 놀림을 당한다. 이럴 때, 그 사람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사람이 여자인 경우 반응은 사뭇 달라진다.

 




저자는 묻는다. 언제나 억압을 당하는 이들의 폭력성이 비판을 받는다. 그럼 어느 정도의 굴욕과 폭력의 희생자가 되어야만 그런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가.

 


가진 자의 분노는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배려받지만 약자의 분노는 폭력 취급하는, 약자는 우아하고 세련된 시민일 수 없게 만드는 이 시스템! 나는 흥분하지 말라는 소리가 가장 듣기 싫다. (<정희진처럼 읽기>)  

 


약자의 호소는 소음으로 인식되고, 약자의 외침은 폭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리고 언론은 약자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쏟아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시위에 대해 출퇴근 시간에 시민의 발을 붙잡으려 한다고 말한다거나, 세월호 유가족 그리고 10.20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시위에 대한 평가가 그러하다.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여전히 사회적으로 성적 억압의 대상이 되고 있는 여성들의 집단행동 역시 과격하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존의 문법으로는 설명될 수 없기에/악의적으로 재단 당하기에 약자는 자신만의 언어를 가져야 하고, 또한 새로운 언어로 말해야 한다. 지루하고 고단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추구해 온 공동 지식체의 결실이다. 우리 삶과 관련된 결정을 하는데 모든 사람이 참여해 이로운 결정을 내리도록 촉구하는 것이, 공동 지식체의 목적이다. 처음에는 30명이었던 사람들이 천 명이 되고, 4만 명이 되고, 그 후에는 20만 명이 되었다. 좀 더 정의로운 세상과 각자에게 주어진 존엄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동체의 힘이 점점 커졌다.  

 

다른 시선’, 즉 페미니즘적 시선으로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진단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해 가는 과정이 우리 삶 전체를 유익하게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삶과 생활에 대한 고려가 후순위라는 뜻이 아니라, 그 일을 다른 이름으로도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는 뜻이다.

 

 


오후에는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의 <8. 사이보그 선언문: 20세기 후반의 과학, 기술, 사회주의 페미니즘>을 읽었다. 우리 모두는 기계와 유기체의 잡종으로 이론화되고 제작된 키메라(273)라고 해러웨이는 썼다. 누가 우리인가. 어디까지가 우리인가.

 


'여성(female)' 됨에는 여성(women)을 자연스레 묶는 것이 없다. 심지어 여성''과 같은 상태가 없다. 됨 그 자체가 성과 관련된 과학 담론 및 사회적 관습의 경합을 통해 구성된 매우 복합적인 범주다. 젠더, 인종, 계급에 대한 의식은 가부장제, 식민주의, 자본주의라는 모순적인 사회 현실을 겪어 온 우리의 비참한 역사가 강제로 떠안긴 성과다. 그렇다면 내 화법에서는 누가 '우리'로 간주되는가? ’우리'라는 강력한 정치 신화를 정초하는 정체성은 무엇이며, 이 모임에 들어오고 싶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282)

 


질문은 뒤에 있고, 답은 앞에 있다. 여성은 여성으로 묶이지 않는다. 여성과 같은 상태는 없다. ‘여성이라는 범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체성 대신 동맹과 결연으로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는 인식 또한 확장되어 왔다.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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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3-27 0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의 분노는 뜨겁고 튀어나올 것 같지만 차갑고 또 차갑게 벼려져야 한다… 오뉴월에 한으로 응결시킨 서리처럼…. 그리고…… 제때에 그것을 꽁꽁 뭉쳐 던질 수 있다면…. 아니 가끔은 그걸 가지고 있다는 기운을 풍기는 것만으로도… 아무도 나를 못건드리지!! 나는 언어를 가질거고 무림의 고수가 될테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4-03-27 08:47   좋아요 2 | URL
더 자세히 더 구체적으로 더 정교하게 쓰고 싶어요. 그게 제 작은 바램입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요.
오늘도(아니 어제도...) 도서관 사진에 기대 페이퍼 올리고 줄행랑 칩니다. 그 다음은 쟝쟝님이 맡아 주세요.
 


















<7: 마르크스주의 사전에서 젠더: 용어의 성적 정치학>을 읽고 쓴다. 지금까지 읽은 논문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 이 챕터에서 해러웨이는 과학자라기 보다는 페미니스트 이론가로 느껴진다

 


젠더 논의에서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주장은 출발점이다. 젠더는 성차를 자연화하는 것에 반발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저술에서 두 사람은 노동의 성별 분업의 근간이 자연스러운 이성애라고 보았다. 또한 결혼에서의 경제적 소유관계가 여성을 억압하는 근거가 된다고 했을 때, 남자와 여자 사이의 특수한 성의 정치학을 배제했다. (237-8)  

 


젠더 정체성 패러다임은 이분법적 범주의 정치적-사회적 역사를 추적하는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섹스/젠더를 심문하는 데도 실패했다.(142) 긴급한 성차의 정치적 투쟁을 하고 있는 페미니스트들에게는 생물학적 결정론에 맞서 싸우는데 섹스/젠더의 구분이 너무나 유용했기 때문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주디스 버틀러에게 페미니스트들이 보인 거부감은, 여성의 행위자성 개념이 상실될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244) 버틀러는 무엇이라 말했나. “남성()과 여성()은 존재가 아니라 반복적 수행을 거쳐 구성되는 사회적 규범(norm)이자 임의의 범주(category)”이다.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40) 이는 서구인들의 주체에 대한 사고에 커다란 균열을 가져온다.

 


서구인에게 고유하고 적절한 상태는 자아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 것이다. 마치 재산처럼, 핵심적인 정체성은 소유하는 것이다. (143)  

 


하지만, 이러한 섹스/젠더 차이 담론은 그간의 정치적, 과학적 경합 과정에도 불구하고, 자연/문화, 섹스/젠더의 인식론적 이항 대립적 프레임 내부에 자리했다. 1980년대 젠더 범주와 섹스/젠더 이분법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하면서, 또 다른 섹스/젠더에 대한 논의가 전개되었다.

 

 


루빈은 남성이 여성을 교환하는 섹스/젠더 체계 속에서 욕망의 심층구조를 만족시키기 위해 이성애가 의무적으로 작동함을 지적했다. 의무적 이성애를 여성 억압의 핵심으로 파악한 것이다. 에이드리언 리치의 강제적 이성애’, 모니크 위티그의 의무적 이성애와도 연결된다. (249) 이는 자연스레 결혼 경제로부터 여성들의 철수를 불러왔는데, 여성은 생산한 산물(아이들을 포함)을 교환하고 전유하는 남성들의 문화 바깥에 존재하는 동시에, 역사적인 주체로 자아를 구성하게 되었다.

 

 


시작점은 당연히 정체성이고, <, , >의 문장은 거기에 정확히 맞닿아있다

(사이보그와 페미니즘의 미래,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291728



 













인간은 언제나 이미 타자이고, 우리의 유일무이해 보이는 개별 자아들에 거주하고, ‘자아들을 구성하는 외부인들, 이질적생명 복합체들이라는 것이다. (376)

 



생물학적 여성이라는 굴레에 스스로 갇히기로 할 경우, 정체성의 정치가 가질 수밖에 없는 제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나는 한계라고 쓰지 않았다. 맨 앞에 서고, 목소리 높여 소리 지르고, 용기 내어 싸우는 여성들에게 한계는 없다. 하지만, 반드시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열망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전략은 구체적이어야 하고, 이는 느슨한 형태의 모습이라 하더라도 연대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 범위를 어떤 방식으로 넓혀갈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끼어드는 모든 남성의 목소리를 거부한다. ‘이런 페미니즘은 안 된다고 말하는 목소리를 거부한다. ‘페미니스트는 어떠해야 한다는 말을 거부한다. 오천 년 가부장제의 역사 속에서 주어진 특권을 지금 이 시간까지 누려왔다면, 필요한 건 참견이 아니라 반성이다. 나는 내 말을 알아듣는 여성에게만 말할 것이고, 우리의 현실에 공감하는 남성하고만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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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3-25 0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심쿵💘 5장 막 읽고 자려는 참인데 낼아침엔 7장을 시작해야겠어요. 버틀러의 섹스는 언제나 젠더였다에 준하는 통찰이 사이보그 선언이라는 것. 여신이 아니라 사이보그가 되겠다.로군요. (총체화, 여성없는 여성주의… 이분법… 서구적 주체…) 맥락이 더 깊게 읽혀서 지금 감동받고 놀라는 중… 😭 그걸 꼭 그렇게 했어야하는 이유들…😭😩😭멋져…

단발머리 2024-03-27 08:49   좋아요 1 | URL
댓글에 요약 너무 잘해주셔서 더할 말이 없네요. 여성 없음, 여성성 없음, 여성됨 없음과 이분법 해체, 그리고 전략적 본질주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해 봅시다. 저는 대강은 알듯 한데, 말이나 글로는 아직 정리가....
노트 좀 빌려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건수하 2024-03-25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장까지 읽었는데… 6장까지와 많이 달라서 놀랐고 그동안 많이 본 개념이었지만 어려워서 놀랐습니다. 단발머리님 글을 정독하고 7장도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8장이 사이보그 선언문인데. 다시 읽으면 처음 읽는 것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단발머리 2024-03-27 08:50   좋아요 0 | URL
해러웨이가 많이 어려워서 저도 예전에 읽었던 책들 꺼내 놓고 찬찬히 읽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 27일인데 아직도 백쪽이상 남았네요ㅠㅠㅠㅠ
사이보그 선언문이 쪼금이라도 다르게 읽힐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는 있습니다^^ 건수하님의 감상평도 기다릴게요!!

다락방 2024-03-25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끼어드는 모든 남성의 목소리를 거부한다. ‘이런 페미니즘은 안 된다’고 말하는 목소리를 거부한다. ‘페미니스트는 어떠해야 한다’는 말을 거부한다. >

이 구절이야말로 오늘의 밑줄입니다, 단발머리 님.

단발머리 2024-03-27 08:53   좋아요 1 | URL
오늘의 밑줄에 선정된 소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있기까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책 선정과 스케쥴 관리, 그리고 좋은 글로 이끌어주신 다락방님과 영차영차 서로 도우며 함께하는 알라딘 이웃님들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밑줄로 승부하는 단발머리가 되겠습니다!
 

















<5. 영장류의 본성을 둘러싼 경합: 연구 현장에 있는 남성-수렵자의 딸들, 1960-1980> 부분은 노트, 몇몇 분들이 부러워하시며(아닌가요?ㅎㅎ) 궁금해하시던 바로 그 노트의 요약 부분이다.

 

1. 과학은 우리의 신화

2. 페미니즘은 과학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신화, 공적 지식을 위한 경합

3. 영장류를 자연 상태의 협동의 모델로 간주

인간 사회 속 여러 갈등과 문제의 답을 영장류의 행동 양식에서 찾으려 함. 1950-60년대의 미국.

4. 부계적 영장류학

1) ‘남성 수렵자가설 : 사냥은 남성적 혁신

2) 남성의 생활양식을 인간의 과거와 미래의 동력으로 취급, 사냥을 변화의 원칙으로 삼음(157)

3) 수컷 우세 위계가 협동이라는 전도유망한 현상을 만들어내는 핵심 매커니즘으로 작동(166)

 


<6. 부치 에메체타 읽기: 여성학 연구에서 여성의 경험을 위한 쟁점들>. 6장은 더더욱 정리가 어려운데, 이 챕터를 요약, 정리하려면 해러웨이의 말을 그대로가지고 와야 하기 때문이다. 집단적일 수밖에 없는 페미니즘과 정치적으로 작동하는 차이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룬다.

 

경험은 여성들의 운동에 주요한 제품이자 수단이다. (197)


경험은 기호학이며 의미의 체현이다. (198)


상황적 지식은 언제나 표지된(marked) 지식이다. (200)


여성은 특권적인 담론의 장소. (205)


픽션 읽기는 여성학 실천에서 강력한 자리를 차지해 왔다. (206)


모든 읽기는 잘못된 읽기이자, 다시 읽기이며, 편파적인 읽기이자 강제적 읽기이며 상상된 텍스트의 읽기이기도 하다. (224)

 


하나의 문장이 하나의 문단, 하나의 글을 요구한다. 못 본 체하며, 다음 챕터로 넘어간다.

 

 


<7. 마르크스주의 사전에서 젠더: 용어의 성적 정치학>를 읽는다. 이 힘든 책을 꾸역꾸역 읽다 보면 좋은 날 온다. 웃게 되는 날 온다. 설사, 그게 어이없음과 놀라움, 그리고 현타의 순간일지라도.

 


나에게 제시된 과제는 거의 다섯 페이지에 이르는 섹스/젠더에 관한 것이었다. 멍청하게도 나는 그 과제를 수락하겠노라고 답했다.

 

하지만 즉시 문제가 생겼다. 나는 영어 사용자이며,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는 그럭저럭 했지만 곤란할 때도 있었다. 이런 기형적 언어능력은 미국이 장악했던 여러 기획의 헤게모니와 백인 중에서도 특히 미국 시민들의 비난 받을 만한 무지로 인해 왜곡된 사회세계에서 살아온 나의 정치적 위치가 반영된 것이었다. (230)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여러 개의 언어를 알고/활용하는 건 어쩌면 기본값일 수 있는데, 지금 딱 생각나는 사람은 5개 국어를 한다는 에바 일루즈이다. 그 기본값과 그 기본값을 갖추었지만 약간 부족해 곤란을 겪는 도나 해러웨이님의 육성 전해진다.  

 

“… 그럭저럭 했지만 곤란할 때도 있었다.”

 


가장 흥미로운 문장으로 이 문장을 꼽는다. 그럭저럭 했지만 곤란할 때도 있었다. 나를 웃게 만드는. 절망하게 만드는. 그럭저럭 했지만 곤란할 때도 있었다. 영어도, 독일어도 프랑스어도 스페인어도 아니고, 한글로 된 책을 읽으며 곤란한 나의 상황, 나의 경험, 나의 처지, 나의 현실.

 



출근 날짜는 아직도 확정이 안 됐고, 그래서 나는 자꾸 집 밖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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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3-23 1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230쪽 저 부분 페이퍼 쓰려고 찜한 부분이고요, 저 부분 읽으면서 단발머리
님 생각을 자연스레 했습니다. 여기 읽으면 단발머리 님도 그낭 못넘어가시겠지, 하고요. 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4-03-23 16:42   좋아요 0 | URL
이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아시겠죠? 제가 말이죠. 해러웨이 읽다가 생각나는 사람이에욬ㅋㅋㅋㅋㅋ(으쓱으쓱) 🤪🤪🤪

다락방 2024-03-23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샤를리즈 테론은 8개국어 한다더라고요??!! 😱

단발머리 2024-03-23 17:21   좋아요 0 | URL
저 이 배우 완전 좋아하는데 스노우화이트에서 흐미 ㅋㅋㅋㅋㅋ 8개 국어 가능하면 외교관해야 하는거 아닐까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23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판교의 한 까페에서 유대인의 역사 읽고 있는데요,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 <blank space> 나오고 옆자리 여자분이 따라 불러요!!

단발머리 2024-03-23 15:55   좋아요 0 | URL
아…. 판교 아니면 제가 거기 갈텐데욬ㅋㅋㅋㅋ 저 그거 댄스 가능합니다. 테일러 부족한게 없는데 춤을 못 추더라구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대로 출 수 있음요!
락방님 주말에도 열일! 화이팅! ❤️‍🔥

잠자냥 2024-03-23 21:04   좋아요 1 | URL
아니 왜 판교까지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23 22:57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제가 왜 판교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3-23 23:00   좋아요 1 | URL
오늘 또 집안 초토화해서 음식 만들고 빵 만들어서 판교 배달 간 거 같은데….🤣🤣

다락방 2024-03-23 23:50   좋아요 1 | URL
오늘은 안만들었고요 ㅋㅋㅋ 내일 만들 예정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3-24 08:39   좋아요 0 | URL
그날이 바로 오늘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바쁜 하루 되시겠어요. 기대만발! 🤗

은오 2024-03-23 2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바 일루즈 언니가 5개국어를 하는군요?! 어쩐지 똑똑하더라... 난 한국어 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힘든데.... 😭

단발머리 2024-03-24 08:38   좋아요 0 | URL
하지만 은오님처럼 한국어에 능통하면 일루즈 안 부럽습니다! 마음을 말랑하게 하는 완벽한 한국어 구사의 달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