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9가지 습관 - 혼자 읽는 사랑의 편지, 명사들의 지혜서
류중현 외 지음 / 샘솟는기쁨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어느 날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며 거닐다 보면 벽면에 붙은 사랑의 편지에 눈길이 갈 때가 있다. 우두커니 멈추어 서서 사랑의 편지를 한 글자 한 글자 읽어 내려가다 보면 지하철 오는 줄도 모르고 사랑의 편지에 흠뻑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사랑의 편지를 종종 읽으면서도 사랑의 편지가 문서선교의 목적으로 지하철역에 게시된 것인 줄 전혀 몰랐다. 왜냐하면, 사랑의 편지에는 익숙한 전도 문구가 한 구절도 적혀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누가 읽더라도 거부감을 가질만한 문구가 전혀 없다는 것, 바로 그 이유로 인해 사랑의 편지가 오랫동안 기독교인뿐 아니라 비기독교인에게도 사랑받은 게 아니었을까?

도서출판 샘솟는기쁨에서 2020년 1월에 출간한 ‘사랑의 9가지 습관’은 지난 시간동안 사랑의 편지에 기고한 9명의 보석 같은 글들을 한권으로 엮은 책이다. 사랑의 편지에 기고한 9명의 작가들 중에는 손봉호 교수, 홍정길 목사, 김상복 목사 등의 교계원로는 물론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꾸준히 책을 출판하고 있는 배경락 목사가 포함되어 있다. 엄밀히 말해서 ‘사랑의 9가지 습관’에 실린 글들은 처음부터 9명의 작가가 책을 출판하기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쓴 글들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9명의 서로 다른 작가가 쓴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사랑의 9가지 습관’을 읽으며 이 서로 다른 글 속에서 나는 한 가지 공통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공통된 감정은 바로 따뜻함이었다. 여기 담긴 글들은 하나같이 냉랭한 세상 속에 살아가는 연약한 인간을 향한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었다. 이 따듯함이 ‘사랑의 9가지 습관’에 수록된 수많은 글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사랑의 끈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기에 실린 수많은 글 중에 손봉호 교수가 쓴 ‘평준화 인간’이란 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왜냐하면 이 짧은 글 속에 현대인들의 고질병과 현대인들이 그 고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 잘 제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평준화 인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대도시가 될수록 특색을 잃어버립니다. 어디에서 보든 높은 빌딩과 무수히 많은 사람들, 그리고 비슷한 간판과 광고들이 넘쳐납니다. 모두 가장 편리한 것, 가장 효율적인 것, 가장 즐거운 것을 찾고 똑같이 누리며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그래서 요즘은 기인(奇人)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좀 독특하게 생각하고 독특하게 행동하며 세상이 뭐라 해도 자신이 생각한 바를 이루려 노력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은 기인입니다. 남들이 생각하지 않은 것을 만들고, 독특한 예술품을 만들고 충격적이며 감동적인 글들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남들과 다르다고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다르다는 것은 특별한 것이며 세상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입니다.” (31쪽)

손 교수는 ‘평준화 인간’에서 이 세상을 평범하게 살아가지 말고, 기인으로서 기이한 일들을 꿈꾸며 살아가라고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어차피 단 한번이다. 단 한번 살아가는 인생을 다른 사람을 따라하는 아류작이 아닌, 자신만의 고유함을 추구하는 명작으로 살 수 있다면 우리는 단 하루를 살더라도 의미로 충만한 삶을 사는 것 아닐까? 새해에는 새로운 해가 뜬다. 따뜻한 온기를 듬뿍 담은 에세이로 새해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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