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긴 봄날의 짧은 글 : 나쓰메 소세키 산문 반니산문선 10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손정임 옮김 / 반니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제목대로 '긴봄날의짧은글' 즉 영일소품만 묶은 것이려니 했는데 '유리문안에서'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둘 다 신문연재물이다. '유리문안에서'가 앞에 배치되어 있지만, 나중에 썼다. 


'유리문안에서'를 딴 책으로 이미 읽은 데다가 원래 연대순도 이렇고 해서 영일소품부터 읽었다. 런던 유학 시절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하숙집과 은사의 이야기가 은근히 재미있다. 고양이를 키우고 묻어주는 일화는, 마침 최근에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회고적 에세이 '고양이를 버리다'와 겹쳐진다. 그러고 보니 이 책 표지에 고양이가 발라당 누워 있다. 


전에 다른 책으로 읽은 '유리문안에서'는 이 책에선 패스하려다가 그냥 다시 읽었는데 죽기 얼마 전에 쓴 글이라 그런지 비애를 느꼈다.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단 사실을 감지했을지도 모르겠다. 초연함과 불안감이 뒤섞여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카메론 서해클래식 11
조반니 보카치오 지음, 장지연 옮김 / 서해문집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삽화가 있어 좋다. 축약한 편역본이라 마음에 드는 일화가 나오면 다른 출판사 책을 찾아 더 읽었다. 중세 신분제사회의 폐해와 여성억압이 지배하고 전염병이 도는데도 카르페디엠하여 삶을 누리려는 사람들의 생생한 희극 비극 참극 수난극을 잊지 말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밤의 언어 - 판타지, SF 그리고 글쓰기에 관하여
어슐러 K. 르 귄 지음, 조호근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 글들도 좋지만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작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를 위해 쓴 글이 인상적이다. 이 산문집을 기획한 해설자 수잔 우드가 책이 나온지 얼마 안 되어 나이 서른에 요절했다는 사실도 묵직하게 다가온다. RI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데이비드 코퍼필드 1 (체험판)
찰스 디킨스 / 비꽃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체험판이 보여 찰스 디킨스의 장편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 1권 도입부를 조금 읽었다(세 권이나 된다). 엄청난 입담이다. 주인공 데이비드가 태어나기 전, 집안의 어르신 고모님이 등장하신다. 작은 아씨들의 고모님처럼 포스가 엄청나다. 태중의 아이가 딸일 것 같다며 고모님 당신의 이름을 따 아이 이름을 짓자고 한다. 1권 체험판은 아기가 태어나면서 끝난다.

[우리 동네 경험 많은 아주머니들이 주장하고 산파 역시 단언하길, 첫째, 나는 불행하게 살아갈 운명을 타고났으며, 둘째, 유령과 망령을 보는 능력을 타고났다.

고모님은 연하 남성과 결혼했는데, 얼굴은 잘생겼지만 ‘잘생긴 남자는 하는 짓도 예쁘다‘는 속담하고 완전히 다른 인물이었다.

결국은 성격 차이로 고모님이 위자료를 지급하고 합의로 이혼했다.

"세상에, ‘까마귀 숲‘이 도대체 뭐냐?" "이 집 이름 말씀인가요, 고모님?"

"남편이 이 집을 사면서 붙인 이름이에요. 주변에 까마귀가 많은 것 같다면서 좋아했거든요."

"그래, 새는 어디 있지?" "네...?" "까마귀 말이야. 다 어디로 간 거야?" "여기 사는 동안 한 마리도 못 보았답니다."

"까마귀는 한 마리도 없는데 둥지만 보고 까마귀가 많은 걸로 생각해서 자기 집에다 ‘까마귀 숲‘이란 이름을 붙이다니 말이야!"

"남편을 잃은 미망인 앞에서 돌아가신 남편을 흉보다니, 어쩜 그렇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 한국시나리오걸작선 45 한국시나리오걸작선 45
박완서 원작, 이문옹 각색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말에 대한 암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화되면서 내용이 수정되고 결말도 바뀌었다. 박완서 작가의 반응은 어땠을까. 뉴스 라이브러리로 옛날 뉴스를 검색해봤지만 원저자의 소감은 안 보인다. 


배창호 감독의 각색영화를 연구한 박사학위논문에 따르면, 시나리오가 먼저 나온 후 연출자로 결정된 감독이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개작했다. 


[ "전쟁에, 이산가족… 나는 직접적으로 그런 체험이 없고 주위에도 그런 사람이 없지만, 내 아픔처럼 느끼고 꼭 한 번 해 보고 싶었던 소재였거든요. 근데 원작의 그 심리는 내가 이해를 못하겠단 말이에요. 그리고 그건 굳이 이산가족의 이야기를 빌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이야기인 거 같았어요. 내가 인간의 이기성을 이야기하는 영화는 또  따로 할 수 있잖아요? (중략) 이산가족을 이야기하면 거기에 따르는 전쟁의 비극성이  더 강조되어야 되지 않는가."


배창호는 원작소설의 ‘비인간적인 못 본 척에 의해 생긴 단절’ 이야기를 ‘화해와 용서’ 이야기로 탈바꿈시켰는데, 사랑이나 화해와 용서 같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배창호 영화의 일관된 정서였다. 하지만 그는 작품성과 흥행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끝에 결국 ‘흥행’을 선택했고 도약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룬다.] (안재석, 2014) http://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be54d9b8bc7cdb09&control_no=5fb5f9534305188cffe0bdc3ef48d419&outLink=N


영화가 나온 후인 1980년대 말에 드라마도 나온다. 드라마는 원작의 결말을 살짝 바꿔 소설과 영화의 중간 정도로 끝난다. 영화나 드라마로 또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을까? 만약 이루어진다면, 또 다른 해석과 각색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책에 시나리오의 변형 과정과 원작과의 차이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그 점이 아쉬워 별 한 개 뺀다. 그리고 최종 시나리오는 배창호가 썼다고 봐야 하지만 원각색자 이문웅이 저자로 기재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