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hochiku Company, Limited (松竹株式会社) © 1951 -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  * 영화 소개 https://www.koreafilm.or.kr/movie/PM_000255 (한국영상자료원)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백치'(1951)를 다 보았다. 세 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원래는 더 길었다고 한다). 전에 보다가 접었는데 이번에 끝냈다. 후련하다. 원작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 '백치'. 영화는 패전 후 일본 겨울 삿포로로 배경을 옮겨 눈과 추위 속에서 입김을 펄펄 날리며 찍었다. 사람들이 다 제정신이 아니라서 보기 괴로워진다. 한 마디로 정신 없다. 원작의 주제에 더하여 전쟁 후유증 - 패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지젝이 구로사와의 '백치'가 도-키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중 최고라고 썼다('멈춰라,생각하라'). 


"Idiot" (1910). Film screenshot. By Пётр Чардынин / Pyotr Chardynin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정말로 위대한 예술작품을 가려내는 방법은 탈맥락화, 즉 새로운 맥락으로 옮겨졌을 때 얼마나 잘 살아남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영화화한 최고의 작품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일본을 배경으로 미쉬킨이 귀순용사로 등장하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백치’라는 사실도 놀라울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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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2-21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치를 영화로 만들어졌군요. 근데 좀 지루하셨나 봅니다. 저는 닥터 지바고를 다운 받아놓고 아직도 안 보고 있습니다. 이런 추운 날 보는 것도 괜찮을텐데 말이죠. 것도 한 3시간쯤 하던데... >.<;;

서곡 2023-12-21 18:29   좋아요 1 | URL
아 지루하다기보다는 위에도 썼지만 괴롭습니다 인물들이 자꾸 버럭버럭 ㄷㄷㄷ 글로 읽는 거랑 달리 영화는 실제 소리가 계속 나니까요 암튼 다 봐서 과제 끝낸 듯한 기분입니다 ㅎㅎ 닥터 지바고 저는 전에 EBS에서 해줘서 봤네요 관람 응원합니다 ㅋㅋ
 



피아니스트 허원숙이 연주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을 받았다. 셀프 크리스마스 선물. 한파를 뚫고 무사히 도착했구나. 감사합니다. 



상자에 '채링크로스 84번지'가 붙어 있었다. 이 책이 원작인 영화 '84번가의 연인'에, 미국의 헬렌이 물자가 부족한 전쟁 직후의 영국으로 통조림 먹거리를 보내 서점 직원들이 선물상자를 열고 나눈 후 각자 집으로 돌아가 식구들과 나눠 먹는 내용이 나온다. 헬렌이 산타 역할을 한 셈. 


Teddy's Christmas Greeting, 1890 - William Holbrook Beard - WikiArt.org

Merry Christmas, 1876 - Currier and Ives - Wiki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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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23-12-21 0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 님,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저도 셀프 크리스마스 선물 하나 골라야겠습니다. ^^

서곡 2023-12-21 09:46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 ㅋㅋㅋ 선물 중 최고는 셀프 ㅎㅎㅎ 블루욘더님 오늘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미아로 산다는 것'(박노자 지음) 5장 '전쟁이자 어머니인 세계'의 첫 글 '질투의 힘'으로부터 가져온다. 


Wallerstein's Core-periphery model By Mirkyton - Own work, CC0, 위키미디어커먼즈


[네이버 지식백과] 이매뉴얼 월러스틴 [Immanuel Wallerstein] (사회학사전, 2000. 10. 30., 고영복)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521905&cid=42121&categoryId=42121

   

솔직히 고백하면 저도 가끔 ‘질투’를 합니다. ‘돈’보다는 예컨대 ‘책’에 대한 부분이 더 크지요. 옛날에 이매뉴얼 월러스틴(Immanuel Wallerstein, 1930~2019)의 몇 권짜리 저서 《근대세계체제(The Modern World-System)》를 처음 봤을 때는 그 업적의 위대함에 눌려서 ‘내가 과연 이 정도의 책을 죽기 전에 내고 죽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질투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자본론》을 쓴 마르크스는 이미 영생하는 ‘고전의 작가’가 되어서 세인이 자신과 ‘비교’할 수 있는 급은 아니지만, 그때만 해도 아직 살아 있었던 월러스틴은 그런 감정의 대상이 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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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Allie Reefer


'길고 긴 나무의 삶'(피오나스태퍼드 지음, 강경이 옮김) 중 호랑가시나무 편이 글의 출처이다. 동지가 코 앞이다. 밤이 곧 더 길어진다. * 사투르누스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1s0912a 축제 사투르눌리아에 대한 설명이 있다. 


[식물학자S의 열두달 식물일기-호랑가시나무](신혜우) https://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1117814.html


'식물, 국가를 선언하다 - 식물이 쓴 지구의 생명체를 위한 최초의 권리장전’은 위 칼럼을 쓴 식물학자 신혜우가 감수한 올해의 번역신간이다.

생각을 기록할 능력을 지닌 인류가 존재한 이래 호랑가시나무는 강한 회복성 때문에 예찬되었다. 로마인들은 빙하기에 살아남은 이 나무를 어두운 계절을 지배한다고 알려진, 옛 대지의 신 사투르누스와 연결해 찬양했다. 고대 사투르눌리아 축제는 12월 동지 무렵에 열렸다.

이 뜨거운 축제의 유산은 기독교 전통으로 살아남았다. 물론 사투르누스의 이교적인 굵은 몽둥이와 의기양양한 리스는 차츰 그리스도의 피투성이 가시 면류관과 영생의 약속과 뒤얽혔다. 호랑가시나무의 앵글로색슨 이름인 ‘홀린hollin’은 거룩함holiness과 휴일holidays을 쉽게 연상시켜서 크리스마스에 딱 맞는 나무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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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최 - 혈액형

[방문동거 비자, 또 하나의 차별] https://v.daum.net/v/20231213070509116 12월13일 자 박노자의 칼럼이다. 고려인 록 뮤지션 고 빅토르 최가 언급된다.  


[비극 속에서 다시 살아난 '초이'의 목소리]https://v.daum.net/v/20220316090848500 2022년(고 빅토르 최 탄생 60주년 - 살아 있었다면 환갑을 맞이할) 기사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다시 뜨겁게 다가온 그의 반전주의를 조명한다. 


올해 나온 키노의 블랙 앨범과 함께 박노자가 공저자인 '동아시아 마르크스주의'와 '동아시아 자본주의'를 올려둔다. 


키노 - 혈액형  * 백과사전을 읽어보니 생전에 빅토르 최의 밴드 키노는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공연했다. 한국은...없다.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72276 


빅토르 최가 태어난 카자흐스탄의 크질오르다 중앙광장 By Eurovaran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윤도현 밴드가 다시 부른 '혈액형' 가사 https://www.melon.com/song/detail.htm?songId=85911&ref=W10600


윤도현밴드(YB) - 혈액형 [윤도현의 러브레터] | KBS 200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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