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줄 꽂아놓고 - 옛사람의 사귐
이승수 지음 / 돌베개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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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벗을 이렇게 사귀었다.

옛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사람이 사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 책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과연 그렇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벗을 사귀고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멋지기도 하고, 내가 그들처럼 좋은 벗을 가지지 못한 마음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진정으로 마음을 나눌수 있는 벗을 세명을 사귄다면 그는 성공한 삶을 산 사람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바쁜 생활중에 얼핏 머리를 스쳐고는 그저 사라져 버리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그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기 시작한다. 나도 이제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는 것인가보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참 쓸쓸한 일이다. 태어나고 자라고 활동을 하고, 그러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시들어간다. 그것이 사람의 삶이다. 낡아간다는 것, 시들어 간다는 것, 남은 날들이 줄어들어 간다는 것은 서글픈 마음을 준다. 그럴때 옆에 진정으로 마음을 터놓고 마음을 나눌수 있는 벗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벗은 일부러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벗은 순전히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좋은 벗은 가진다는 것은 그의 인품이 그만큼 훌륭하다는 뜻도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의 우애도 훌륭하지만, 그런 우애를 나누고 유지할 수 있는 인품도 한결같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가을이다. 마음이 쓸쓸한 계절이 돌아온다. 내 인생에도 이제 가을이 다가올 것이다. 나도 마음 공부를 좀 해야겠다. 그래서 나도 좀 더 인품이 나아지고 내 주변을 스쳐가는 사람들 중에서 마음을 나눌수 있는 벗을 사귈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내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벗도 마음을 열 것이다. 이제 세상을 좀 더 따스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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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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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

감옥에서의 시간은 특이할 것이다. 폐쇄된 공간, 작은 창. 그리고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오로지 사색과 독서, 그리고 글쓰기. 그것이 그곳에서의 생활의 전부일 것이다. 참 한가지가 더 있다. 투쟁하는 것이다. 자신의 자유의사를 굽히지 않고, 그 모든 불편함을 이기고 버티어가는 것에서 역설적인 자유를 얻어 나가는 것이 있다.

나는 자유롭지 못하다. 나는 감옥의 밖에 같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감옥의 벽이란 공간을 갈라놓는다. 감옥이라는 이름의 접은 내부와 감옥의 바깥이라는 넓은 외부이다. 나는 가끔 생각을 한다. 내가 존재하는 감옥 벽 바깥의 더 넓은 공간이 어쩌면 진정한 감옥이 아닌가...

내가 그렇게 엉뚱한 상상을 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감옥이라고 흔히들 불리는 그 작은 공간에는 삶의 내면과의 대면과 갈등과 투쟁이라면, 꼭 같은 벽으로 갈라진 더 넓은 공간, 즉 감옥의 외부라고 불려지는 곳에서는 삶이란 것을 살아야 한다는 강제가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흘러간다. 그도 늙어가고 나도 늙어간다. 그는 세월을 이겼고 사색을 하였고, 책을 남겼다, 존경을 받는다. 감옥의 바깥. 남들이 자유라고 부르는 힘든 삶을 살아가는 나는 절망을 거듭하고 있을뿐이다. 더 많은 수줏병을 쓰러뜨리는 것으로 나에세 주어진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강박감이 나를 누르고 있다.

나는 자유로운 것인가. 바람이 부는 곳을 향하여 마음껏 달려갈수 있는 자유가 나에게 있는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껏 사랑할 자유가 있는 것인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하여 희생할 자유가 있는 것인가.... 나는 가끔 생각한다. 내가 가진 자유는 단 하나뿐이라고. 지금 내가 단단하게 묶여 있는 생활이라는 이 끈을 언젠가 놓을수도 있다는 위안을 가지고 자시을 위로하는 자유. 그 하나뿐.

나는 안다. 나는 결코 그 끈을 놓을수 없을 것이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내일도 나는 그 지긋지긋한 '생활'이라는 것을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이유로 나자신을 변명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소주잔을 쓰러뜨리며 그 지긋지긋한 변명들의 무게에 진저리를 칠 것이다. 나의 자유는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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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인터뷰 특강 시리즈 3
김동광, 정희진, 박노자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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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의식을 벗겨내자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아니 "나는 조금씩 거짓말을 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내 양심에 비추어 결코 과하지는 않는 거짓말을 한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약간의, 그리고 대부분 무해한 거짓말로 내 보호색을 만든다. "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거짓말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일깨워준다.

어째서? 나같이 평범한 보통사람이 왜 그토록 많은 거짓말을 행하고 살아간다는 말인가. 아 책은 그러한 인식의 괴리가 생기는 원인이 바로 시대적 구조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남성우위의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이 여성에게 잘 해준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여성을은 압박을 받으며 고통에 시달린다. 자신이 느끼는 것과 실제적인 자신의 행동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구조적 요인의 괴리는 상당히 광범위하다. 오늘날의 40대 50대는 대부분이 386세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고 자부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실제 학창시절에 단순히 분위기에 휩쓸린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발적인 노력과 결단으로 희생을 감수하고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 여기서도 현실과 인식의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거짓말인 셈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저자들이 저마다 다양한 자신들의 분야에서 그런 거짓말 들을 찾아낸다. 정확히 말하자면 거짓말이라기 보다는 인식과 현실사이의 괴리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 괴리를 하나라도 찾아내는 것, 그리고 없애가는 것이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노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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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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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

흔히들 "황소의 등에 올라타라."고들 이야기한다. 미국증시의 상징은 황소가 앞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는 것처럼 고수익을 올리는 부문을 발견하고 그곳에 투자를 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들이 그곳에 수익이 난다고 생각을 하고 투자를 하면, 어김없이 그부분의 가격이 하락하고 만다는 것이다. 이것이 투자경험이 있어본 대부분의 사람들의 고민이 아닐수 없다.

자칭 '시골의사'라고 하는 외과의사가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한 책을 써냈다. 이미 오래전부터 주식투자 부문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던 저자는, 얼마전에는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 두권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세상을 보는 눈이 외과의사답게 예리하다. 사람의 감성을 그처럼 잘 살피는 그 이기에 투자에 대한 사람의 심리를 보는 눈도 남다른 곳이 있다.

그의 책을 읽다보면 '코스톨리니의 달걀'로 유명한 주식투자 이론가인 '코스톨리니'를 떠올리게 된다. 그가 설명하는 법칙은 확실히 코스톨리니적이다. 그가 코스톨리니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의 설명은 코스톨리니의 다소 기계적인 설명보다 한결 인간적으로 들린다. 그만큼 피부에 와닿고, 투자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실감이 난다.

그의 책은 철저하게 경제학적인 이론에서 출발한다. 경제학은 수요와 공급의 조화를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는 초과수요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 그것이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곳에는 가격상승의 요인이 발생한다. 즉 그런 곳을 예민하게 발견하고 남들보다 빨리 투자를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알고보면 너무나 싱거운 소리같지만, 실제로 그의 이론을 잘 적용할수만 있다면 큰 도움이 될수도 있을 것 같다. '아름다운 동행'에서 한껏 휴머니즘을 발휘한 그가 '돈버는 일'에 관심을 보이는 부조화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귀감이 될수도 있다. 

나는 그의 책에서 얻는 또 하나의 교훈을 얻는다. 바로 정부가 할 일에 대한 가르침이다. 정부의 할 일은 초과수요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라는 이름의 자본사용을 통해서 불노소득이 발생할 구조적 요인을 줄이는 것이 빈부의 격차가 커지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위한 선결과제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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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너는 자유다 -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떠난 낯선 땅에서 나를 다시 채우고 돌아오다, 개정판
손미나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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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자유를 느끼다

여행에서 무엇을 느끼는가는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무엇을 갈구하는가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 여행자는 여행지에서 낮선 곳의 객관적인 현실과 만난다. 그러나 여행자가 만나는 것은 여행지의 새로운 풍광과 새로운 사람만이 아니다. 여행자는 그곳에서 잊고 지냈던 자신의 또 다른 모습과의 만남을 경험하는 것이다.

"스페인. 너는 자유다."라고 선언을 할 수 있었던 저자는 그곳에서 자신에게 감추어져 있던 열정과 만날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플라맹고와 투우, 스페인 사람들의 열정과 그곳의 작열하는 태양에서 자유를 만날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내면에 그런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그것을 풀어놓아 주었을 따름이다.

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을 표현하고 살기가 어렵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고, 사회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려면 자신속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외견상 잘 돌아가는 짜임새 있는 사회라는 것은 뒤집어서 생각하면 그만큼 자연스러움에 대한 억압이 많은 사회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녀는 많은 것을 이루었다. 여러사람들이 그녀가 이룬 성취를 보고 감탄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 그녀는 얼마나 많은 것을 미루고, 포기하고, 감추어야 했던 것일까. 어느날 사람을 놀래키며 스페인이란 낮선 곳으로 훌쩍 떠나버린 그녀는 그곳에서 푸른 하늘에 비친 자신의 진정한 모습들을 만나고 그것이 주는 형용할 수 없는 해방감을 즐겼던 것일게다. 그래서 그녀는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스페인. 너는 나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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