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을 채워라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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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옥상에서 자살한 주인공 ‘쓰치야 데쓰오’는 어느날 우연히 환생한다. 되살아난후 그럴리없다는 확신을 갖고 누군가에게 타살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갖지만, 결국 자살하게 된 이유를 깨닫게 된다. 환생자들의 모임을 통해서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돕는 기구의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대인관계마다 달라지는 그 다양한 자아를 ‘개인’에 대조되는 개념인 ‘분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접하게 된다. 인간은 독립된 개체로서의 인격이라는 기존 생각과 상치되는 분인이라는 말은 자살이라는 형태로 자신의 고통과 괴로움을 드러내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방식으로 작가의 견해를 보여준다. 주인공에게 큰 영감을 주었던 또 다른 환생자 라데크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쓰치야 씨, 내 죽음이 나의 수많은 죄를 상쇄하고 내 인생을 전면적으로 긍정하게 만들 수 없듯이, 당신의 죽음이 당신이 행한 훌륭한 일을 모두 헛되게 만들고 당신의 인생을 모조리 부정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절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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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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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 주인 명정은 비행기 사고로 시신도 수습하지 못한 아들이 보낸 오래전에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커다란 소포를 받는다. 사람 모양으로 피부도 입힌 인공지능 로봇이다. 명정은 로봇에게 아들의 동생처럼 은결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로봇은 이진법으로 사람들의 언어, 습관, 행동을 익혀나간다. 세진, 시호, 준교의 자라남. 그리고 명정의 죽음까지 은결은 인공심장의 두근거림을 인지한다. 그리고 꼬맹이 시절부터 보아온 준교가 늙어 소멸되고 그의 손녀와의 이야기를 통해 은결이 세탁소에서 보낸 시간은 인간의 삶이 어떠한지 보여준다. “그는 인간의 시간이 흰 도화지에 찍은 검은 점 한 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그 점이 퇴락하여 지워지기 전애 사람은 살아 있는 나날들 동안 힘껏 분노하거나 사랑하는 한편 절망 속에서도 열망을 잊지 않으며 끝없이 무언가를 갈구하고 기원해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안다. 그것이 바로, 어느 날 물속에 떨어져 녹아내리던 푸른 세제 한 스푼이 그에게 가르쳐준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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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없는 새끼들 때문에 열받아서 쓴 생활 예절
김불꽃 지음 / 팬덤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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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편하고 좋다는 이유로 너도 나도 예의를 갖추는 것을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운전을 하다 차선 변경하려는 차를 양보해 주었을 때, 양쪽 깜빡이가 켜지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미안할때의 깜빡이와 고마울때의 깜빡이, 그리고 위험을 알려주는 깜빡이까지. 방향지시등이 불과한 깜빡임의 정서적 색채까지 알아보는 인간에게 예의가 필요함은 너무나도 당연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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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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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악마의 시나몬 쿠키: 마인드 커스터드푸딩, 메이킹 피스 건포도 스콘, 브로큰 하트 파인애플 마들렌, 노 땡큐 사브레 쇼꼴라, 비즈니스 에그 머핀, 메모리얼 아몬드 스틱, 에버 앤 에버 모카 만주, 도플갱어 피낭시에 등. 평범한 빵에 다양한 마법의 주문이 담길 수 있는 빵집의 단골손님이 되고 싶어진다. 비현실적인 판타지의 오븐 안의 세상에서 파랑새 소녀와 마법사 점장과 도피시기를 보내는 주인공 ‘나’는 그냥 평범하다못해 덜떨어진 소년의 상처가득한 리얼리티를 그대로 드러낸다. “모든 마법은 자기에게 그 대가로 돌아오는 것을 전재로 합니다.” 타임 리와인더로 현재의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보다 현재의 나를 기억하는편을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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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김혜나 지음 / 광화문글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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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지망생 25살의 혜정은 대학원 연구실에서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신의 삶을 들여다본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광고카피가 생각나는 골드스타는 이미 이름이 바뀐지 아주 오래되었고, 혜정은 빨간색 골드스타 유선 전화기를 통해서 폰팅을 하던 유년시절의 내부와 접속하는 길을 포기하지 않는다. 소설가의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결국 그냥 나의 이야기인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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