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은 왜 가난한가 - 불평등에 분노하는 밀레니얼, 사회주의에 열광하다
헬렌 레이저 지음, 강은지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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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면 '밀레니얼'과 '가난'이라는 단어에 시선이 집중된다. 과연 어떤 내용을 이야기할지 궁금했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노력한 만큼 돈을 번다는 자본주의는 죽었다!'라고 말이다. 밀레니얼의 눈높이에 맞춘 가장 힙한 사회주의를 들려주는 책이다. 그러고 보니 표지 그림에 있는 캔에는 '카를 마르크스'를 이야기하고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고 어림짐작했지만, 사회주의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일단 호기심이 생겼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궁금해서 이 책『밀레니얼은 왜 가난한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엘렌 레이저. 호주 멜버른 출신의 라디오 진행자 겸 저술가다. 거침없는 입담과 필치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칼럼니스트로, 성소수자 권리운동, 마르크스주의 등 다양한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책날개 발췌)

나이가 적든 많든 한 번쯤은 왜 내 삶은 이렇게 나빠지기만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을 가져 봤을 것이다. 당신이 부유하든 무일푼 거지든 간에 이웃 교외나 저 먼 곳에 사는 이들의 망가진 삶에 대해 의문을 가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오래 숙고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누가 나의 아이폰을 만들었는지, 내가 탄 우버를 운전하는 저 수단 출신 남성은 왜 저리도 비참하고 향수에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 같은 의문들은 마음에 오래 담아 두기 쉽지 않다. 마르크스주의가 이런 의문에 대한 마음의 짐을 덜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머리의 긴장은 완화시켜 줄 수 있다. 겨우 여덟 명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절반이 가진 것보다 많은 부를 주무르는 세계, 10억 명이 굶주리는 세계, 기업에 세금을 낼 의무도, 유의미한 고용을 창출할 의무도 면제해 주는 세계, 이런 오늘의 세계를 사는 많은 이들이 짊어지고 있는 고통과 빈곤의 근원을 묻는 질문에 마르크스의 사회주의가 답을 해줄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문제를 시정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16쪽)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희대의 말썽쟁이 트럼프는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었을까?', 2장 '자본주의는 결국 실패할 거라니까! 마르크스도 그렇게 말했어!', 3장 '가진 자들이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하는 방식, 그게 바로 불평등 이데올로기야!', 4장 '자본주의가 노동자를 따돌리고 있다고?', 5장 '왜 여성의 노동력은 더 저렴할까?', 6장 '가난한 밀레니얼이여, 단결하라!'로 나뉜다. 빈곤에 시달리던 사람들의 마지막 선택, 인종차별도 결국은 돈 문제다, 모두가 착취당하고 있다, 위대한 시대는 돌아오지 않는다, 지배 질서의 노예를 만든다, 가난한 밀레니얼에게서 부자를 보호하라, 성공하는 자본주의자들의 비밀, 언론은 자본주의의 개다, 마르크스주의에 페미니즘은 없다, 위대한 혁명 세력 밀레니얼 세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마르크스 이론의 가장 중요한 부분만을 골라 우리 시대의 언어로 마르크스주의를 설파한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해 '군살을 쫙 뺀' 사회주의다. 막연히 사회주의가 급진적이고 위험한 사상이라고 생각했떤 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대의 패션 산업부터 우버까지, 밀레니얼 세대의 최대 관심사인 취직 문제부터 현대인의 고질병인 우울증까지 모든 분야를 망라해 자본주의를 파헤친다. (책 뒷표지 中)


'밀레니얼은 왜 가난한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사회주의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어쩌면 '사회주의'를 앞세운 제목이었다면 아예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적당한 제목으로 시선을 끌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되었든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라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니, 저자의 말처럼 '어떻게 하면 이 빌어먹을 굴레를 영원히 없애 버릴 수 있는지에 대한 마르크스식 이해'를 한 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때이다. 아, 이 책에는 '빌어먹을' 같은 표현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고상하고 부드럽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거침없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밀레니얼의 눈높이에 맞춘 사회주의를 담은 책이니 부담없이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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