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서울대 미대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한 저자는 1996년 한국영화진흥공사 주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로 대상을 수상하며 소설화는 물론 영화화의 꿈을 이뤘습니다. "운명계산시계", "신의 달력" 등의 소설을 비롯하여 OCN 수사 드라마 'KPS!'의 시나리오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그럼,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궁극의 아이>를 보겠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히말라야에 있는 14대 달라이 라마 으뜬에게 편지가 오면서부터입니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온 편지로 '십 년 전 제가 했던 말을 기억하십니까, 라마.'란 문장만 적혀 있습니다. 으뜬은 봉투에 찍힌 우체국 소인을 확인하니 십 년 전 미국의 애틀랜타에서 오늘을 착신 일로 지정하여 보낸 편지입니다. 10년 전 애틀랜타의 에머리 대학에서 한 강연장에 스물이 됐을 법한 오드아이의 동양 청년이 두 번 절하며 그의 입적에 관한 말을 합니다. 앞으로 정확히 십 년 후 오늘 라마께선 초승달 아래에서 암살을 당할 거라 말하고 사라집니다.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오르며 으뜬의 얼굴 표정이 어두워지자 법회를 취소할까 묻는 수행자 롭상에게 그러지 말라 말하고 단상으로 향했고, 맨 앞줄에 있던 신도 한 명이 총을 꺼내 그를 쏩니다.

앨리스 로자는 인터넷으로 주문받아 실제 아기와 똑같은 인형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대부분은 병이나 사고로 아기를 잃은 부모들입니다. 그녀가 이 일로 유명해진 것은 생김새뿐 아니라 아기의 성격, 사연까지 담기 위한 혼신의 노력이 인형에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보행기 없이는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하는 거구이고, 7살 이후 모든 것을 기억하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10살 딸 미셸은 엄마에게 반항하며 방으로 도망쳤고, FBI 요원 사이먼 켄이 '신가야'란 사람을 아냐며 찾아옵니다. 그는 십 년 전 있었던 닷새 동안의 치명적인 사랑이자 미셸의 아버지였고, 엘리스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어젯밤 9시경 워시언의 제퍼슨 호텔 정문에서 나다니엘 밀스타인이라는 사업가가 총격 사건으로 죽었는데, 그 사건이 발생하기 한 시간 전 사이먼에게 편지가 배달되었답니다. 봉투에 찍힌 우체국 소인의 날짜는 십 년 전 오늘이고, 내용엔 이 편지가 배달되는 날부터 5일 동안 매일 한 명씩 사람이 죽게 될 거랍니다. 그들을 제거하는 이유는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공공의 적이기 때문이고, 이 계획을 막고 싶다면 뉴저지에 사는 엘리슨 로자를 찾아가라고 합니다. 그녀의 기억 속에 모든 단서가 들어있다면서요. 엘리스는 장난 편지라며 십 년 전 자신이 보는 앞에서 자살했다고 합니다.

나다니엘 밀스타인이 살해당한 곳은 워싱턴입니다. 그렇다면 사건의 담당은 워싱턴 지부인데, 신가야는 워싱턴에서 390km나 떨어진 뉴욕의 사이먼에게 경고장을 보냈습니다. 이상한 점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엘리스가 뉴저지로 이사한 건 신가야가 자살한 후 6개월이 지나서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엘리스가 거기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엘리스 집에서 본 종이로 접은 악마 개구리, 사이먼이 공항에서 본 악마 개구리가 꼬리 날개에 있던 비행기에 경비행기가 날아들더니 충돌합니다. 장난 편지가 아님을 직감한 사이먼은 엘리스에게 가서 신가야와의 기억을 물어봅니다.

십 년 전 죽은 신가야는 어떻게 사람을 죽이는 것이며, 사이먼을 택한 이유와 '궁극의 아이'는 무엇인지, <궁극의 아이>에서 확인하세요.




<궁극의 아이>는 미래를 기억하는 아이로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의 모든 기억을 갖고 태어납니다. 인생 전체를 뇌 속에 저장한 채 세상에 나옵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아이들이 존재하며 10살 때 오드아이가 되며 능력이 발현됩니다. 이 아이들의 존재를 알게 된 사람은 이 능력을 이용해 세상을 지배합니다. 자신의 미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진정한 궁극의 아이인 신가야는 자신을 이용한 사람들에게 복수를 합니다. 그의 계획대로 10년 후 사람이 죽지만, 신가야는 이미 10년 전 죽은 사람입니다. 어떤 방법으로 죽은 그가 10년 뒤에 사람을 죽이는지 궁금함에 책을 읽다 보면 현재와 과거의 기억이 절묘하게 맞물리며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죽은 줄 알았던 그가 죽지 않았다는 고리타분한 발상은 전혀 아니고, 새로운 방법으로 그는 계획을 실행합니다. 그전까지 한국 미스터리는 외국의 미스터리에 비해 플롯이 어설프거나 유치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선입견을 <궁극의 아이>가 깨주었습니다. 작가를 이제야 알게 된 것이 아쉽지만, 이제라도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야겠습니다. 한국 미스터리의 감동과 재미를 느낀 이 책을 추천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쿄 사기꾼들 이판사판
신조 고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동산 사기꾼들의 실체를 파헤치는 사회파 미스터리, 넷플릭스 드라마로 개봉예정이라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 방황했던 어린 시절을 딛고 소설가가 된 작가의 작품이라 더 현실감있게 느껴질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토리 문화센터 1
난다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0년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어쿠스틱 라이프'로 데뷔한 저자는 2011년 "어쿠스틱 라이프"를 출간했고 '2018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습니다. 2014년 "내가 태어날 때까지", 2018년 에세이집 "거의 정반대의 행복"을 출간했으며, 2021년부터 '카카오웹툰'에서 "도토리 문화센터"를 연재 중입니다. 그럼 단행본으로 출간된 <도토리 문화센터 1>을 보겠습니다.



유니버스 그룹의 촉망받는 인재 고두리 부장을 사장 유리만이 조용히 부릅니다. 유니버스 그룹의 신개념 쇼핑센터 'The 유레카'가 지어질 3천 평 부지 중 중심부를 차지하는 곳에 지어진 '도토리 문화센터'. 이곳은 공동 소유권자가 500명으로 쪼개진 땅으로 대부분은 소유권 매입을 했으나, 소유권 양도에 동의하지 않는 4명에게 높은 가격을 제시했으나 꿈쩍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들은 구립 도토리 문화센터 이용자로, 팔지 않는 이유를 알기 위해 고두리와 사장 직속 비서 오소운이 문화센터에 등록하기로 합니다. 68세 정중순은 사군자 교실에 2년째 다니고 있고, 수예 교실 강사인 76세 지옥길은 도토리 문화센터 자치회 회장이며, 50세 모미란은 갱년기 극복 교실 수강생으로 가정주부이며, 59세 송수지는 시 쓰기 교실 수강생으로 현재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일단 고두리는 사군자 교실에, 오소운은 수예 교실에 등록했고, 유니버스 사원인 것을 숨기기 위해 가짜 직업과 명함도 만듭니다.

취미 같은 건 질색인 고두리가 사군자 교실에서 강사 이강주 선생님으로부터 사군자의 매력을 느꼈고, 선생님의 칭찬에 더욱 열심히 합니다. 비서 오소운은 특유의 친화력과 준비성으로 수예 교실에 완벽히 적응했고, 강사이자 자치회장 지옥길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얻습니다. 2년 전 어디 기업에서 놀이 랜드를 짓는다며 문화센터가 사라질 큰 위기에 지옥길이 센터 땅 1평 사기 캠페인을 벌였는데, 그때 정중순이 나타나 큰돈을 내고 땅을 사며 이강주 선생님이 계속 일할 수 있는지를 물었답니다.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한 고두리는 정중순이 운영하는 여성병원에 우연히 방문한 것처럼 꾸며 진료를 봤고, 세면대가 막힌 것을 고쳐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집에 초대받습니다. 전화받는다고 자리를 비운 중순에게서 고등학교 배지가 떨어졌고, 고두리는 원래 자리에 올려놓다 그녀의 고등학교 기념사진을 보게 됩니다. 고등학생 중순 옆에 인솔교사 이강주가 같이 찍힌 사진을요.

중순과 이강주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고두리와 오소운이 만나 쑥덕이는 것을 듣게 된 남세미 회원은 어떻게 될지, <도토리 문화센터 1>에서 확인하세요.




처음엔 마냥 재미있는 만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룹의 촉망받는 인재인 고두리 부장이 그룹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취미의 성지인 '도토리 문화센터'에 잠입합니다. 그의 목표는 문화센터 부지의 소유자이자 문화센터 수강생인 네 명에게서 부동산 양도 동의를 얻어내는 것입니다. 농담도 모르고 진지하게 일만 하는 고두리 부장과 소통 능력이 탁월한 비서 오소운은 전혀 다른 성격의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모집에 여동생과 얹혀살며 눈칫밥을 먹으며 자란 고두리와 5살 부모의 이혼 후 장사하느라 바쁜 엄마 대신 시장 이모들과 할머니 집을 전전하며 자란 오소운에겐 비슷한 과거가 있습니다. 비슷한 경험이지만 다른 교훈을 얻었고, 다르게 자란 둘이지만 문화센터에 잠입하면서 통하게 됩니다. 그들의 첫 번째 타깃인 정중순의 과거를 알게 되고, 고두리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회사에 제안합니다. 조금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 그녀의 마음도 말랑말랑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반전을 줍니다. 동네마다 있는 문화센터, 이용자들은 대부분 주부, 아이들, 노년층일 텐데, 따분하기 그지없는 이곳에서 이렇게 긴장감을 느끼게 하다니, 이건 바로 작가의 이야기에 푹 빠졌기 때문일 겁니다. 솔직히 그림체가 이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충 그린 것 같은 그 그림체를 볼수록 동네 문화센터에 저런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읽을수록 다음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질 것을 미리 예측하고 2권을 함께 빌린 나의 준비성을 칭찬합니다.



다섯 살짜리도 알거든요. '분위기'라는 것요.

눈치는 보이는데 궁금한 건 너무 많고.

잔뜩 움츠려서 '이거 해도 돼요? 저거 해도 돼요' 물으면요.

쌀집 할머니도, 미용실 누나도 그렇게 대답하곤 했어요.

얼마든지!

그래서 전 그 말이 좋아요, 부장님.

내 자리 하나, 사탕 하나 받은 것 뿐인데

세상 모든 걸 다 허락받은 것 같아서요…

p. 123~4


노력은 주사위 굴리기 같은 거라,

뭐가 나올지 알 수는 없지만…

잘못하면 선생님처럼 될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요.

굴려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나온다는 거.

p. 252~5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의 비극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78년 일본 기후 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가나자와 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한 후에 서점 직원으로 일하면서 집필 활동을 병행하였습니다. 2001년 "빙과"로 제5회 가도카와 학원소설 대상 영 미스터리&호러 부문 장려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2021년 출간된 "흑뢰성"으로 제166회 나오키상, 제22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제12회 야마다 후타로상을 수상하고 연말 미스터리 랭킹 4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달성합니다. 이외에도 "인사이트 밀", "추상오단장", "부러진 용골", "덧없는 양들의 축연", "개는 어디에"와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의 '소시민 시리즈', "빙과"를 비롯한 '고전부 시리즈' 등 일상의 사건들을 주로 다룬 청춘 미스터리를 많이 발표했습니다. 그럼, 저자가 그린 사회파 미스터리 <I의 비극>을 보겠습니다.



난하카마 시는 9년 전에 네 개의 지방자치단체가 합병해, 인구 6만 명이 넘는 시가 되었습니다. 시청은 네 개 지자체 중 가장 인구가 많았던 옛 난잔 시 시청을 그대로 사용하고, 다른 지자체의 시청은 출장소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그 출장소 중 하나인 마노 출장소가 주인공 만간지 구니카즈의 직장입니다. 6년 전 유령마을이 되어 아무도 살지 않는 미노이시를 재생시키려는 'I턴(출신지와 다른 지역, 특히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이주) 프로젝트'는 소생과 과장 니시노 히데쓰구, 신입 간잔 유카, 그리고 만간지가 담당 멤버입니다. 그들의 업무는 유령 마을이 된 미노이시에 새로운 주민을 모집하며, 집주인과 빈집 임대 협상을 하고, 그 집을 이주 희망자에게 저렴하게 제공할 뿐만 아니라 생활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원합니다.

이주 희망자는 이주에 앞서 현지 안내나 계약 체결을 위해 난하카마 시에 한 번은 방문할 필요가 있고 먼저 이주를 희망한 30세 구노 요시타네, 32세 아쿠쓰 준키치를 시청사에서 만났습니다. 구노 씨는 무선 조종 헬리콥터가 취미여서 헛간이 딸린 단층집에, 아쿠쓰 가족은 비교적 새로 지은 이층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마노 출장소에서 미노이시까지는 차로 약 40분이 걸리는데, 이주자의 상황을 살피러 만간지는 관용차를 끌고 간잔과 함께 갑니다. 이들이 이곳에 잘 살 것인지가 걱정이었는데, 문제는 열흘째 되던 날 발생했습니다.

이미 입주한 두 가구가 문제를 일으켜서 떠나고, 다른 이주민들의 전입이 모두 완료되며 I턴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건 이코 마타조 시장은 개촌식에서 연설을 합니다. 20대 중반의 미혼 남성으로 병을 앓고 있고 지금은 요양 중인 다키야마 씨, 50세 남성으로 책을 여러 권 낸 역사 연구자 구보데라 씨, 30대 여성 두 사람으로 마루야마 씨, 택시 운전사 가와사키 씨 부부, 20대 와카타 씨 부부, 매사에 정력적인 50대 중반 남성인 나가쓰카 씨, 아마추어 무선이 취미인 서른을 조금 넘긴 독신 남성 우에타니 씨, 미노이시를 활기차게 만들겠다는 의욕이 가득한 20대 남성 마키노 씨, 남편이 낚시를 좋아해 이주를 결심했다는 50대 후반의 요시카와 씨 부부, 5살 난 아들의 건강을 위해 이주한 다테이시 씨 가족까지 미노이시로 이주한 열 가구가 모였습니다. 이주자 선정은 시의 관할이라 어떻게 뽑았는지는 모르지만 내년까지 몇 가구가 남아 있을지 만간지는 걱정입니다. 걱정한 것처럼 이주민들에게 자꾸만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화재, 실종, 식중독, 절도까지 우연의 일치인지, 누군가의 계획인지, <I의 비극>에서 확인하세요.




6년 전 유령마을이 되어 아무도 살지 않는 난하카마 시 미노이시에 이주민을 유입하기 위한 'I턴 프로젝트'는 현 시장의 공약이었고, 지방 공무원 만간지 구니카즈는 과장 니시노 히데쓰구, 신입 간잔 유카와 함께 이 프로젝트의 멤버입니다. 소생과로 오기 전에 용지과에 있었던 만간지는 큰 문제 없이 근무했고 인간관계도 나쁘지 않아 출세할 가망이 있었으나, 시장 직속 프로젝트팀이지만 출세 코스는 아닌 소생과로 좌천되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일하는 모습보다 정시 퇴근이 목표인 과장 니시노와 아직 업무 처리가 서툰 간잔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이주민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만간지, 하지만 그런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사건이 터지고 사람들은 도망치듯 떠납니다. 처음엔 만간지는 이주민들이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이주자들을 쫓아내려 하는 어떤 힘이 있다는 마지막으로 떠난 마루야마 씨의 말에 무언가를 느낍니다.

한국도 일본처럼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골에 빈집이 늘고, 젊은이가 없어 칠순, 팔순 노인이 경로당의 막내라고 합니다. 2021년 발표한 인구감소 지역은 전국 89곳으로 경북, 전남이 가장 많고, 경기, 인천, 대구, 부산도 포함됩니다. 이렇게 인구가 자꾸만 줄어드는 곳, 특히 시골에 인구 유입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는데, <I의 비극>의 이야기도 이렇게 시작합니다. 갑자기 아파서 구급차를 불러도 오는 데만 40분이나 걸리고, 그동안 다른 곳엔 구급차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 마을에 통학하는 아이 한두 명을 태우기 위해 스쿨버스를 구입하면, 스쿨버스가 없어 오랫동안 걸어서 통학하는 이웃 마을의 부모들에겐 불평등한 일이 될 것입니다. '사람이 경제적 합리성에 봉사해야 하는 게 아니라 경제적 합리성이 사람에게 봉사해야 하는 것'이라는 만간지의 말에 공감하지만,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무엇을 우선시한다는 건 무엇을 뒤로 미루는 것이고,

무엇을 뒤로 미루는 건

이 일에 관해 말하자만 누군가 죽을 수도 있는 일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p. 407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사들의 제국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인 저자는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났습니다. 1979년 툴루주 제1대학에 입학해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다 1991년 1백20번에 가까운 개작을 거친 "개미"를 발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뇌", "인간", "타나토노트", "나무", "파피용", "웃음", "신" 등의 작품을 썼으며, 35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그럼, 개정판으로 돌아온 <천사들의 제국 2>를 보겠습니다.



영계 탐사단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은 나, 미카엘 팽송은 수호천사의 도움으로 600점을 얻어 환생의 굴레에서 벗어나 수호천사가 됩니다. 수호천사는 자신이 맡은 세 영혼 중에서 적어도 하나를 진보시켜 환생의 순환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합니다. 나는 자크, 비너스, 이고르의 영혼을 선택했고, 구체를 통해 이들을 살펴봅니다. 나의 지도 천사 에드몽 웰스는 선택한 세 영혼이 나의 특성과 나의 영혼의 깊숙한 곳에 무엇이 있는지를 드러내 준다고 합니다. 자크의 나의 상상력과 소심함, 이고르는 나의 용기와 난폭성, 비너스는 나의 매력과 자아도취이며, 세 의뢰인들을 통해 내가 진정으로 어떤 존재였는지를 깨닫게 된답니다. 그들의 영혼을 개선함으로써 내 스스로가 구원을 얻는 것과 같답니다. 다른 곳을 탐사하면서 신경을 쏟지 않던 사이에 이고르는 자살했고, 원한이 너무 깊어 하늘에 올라가 정화되지 못하고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상에 머무르며 떠돌이 영혼이 되었습니다. 자크는 자신의 작품 '쥐'를 출판했으나 프랑스에선 크게 인기가 없어 다시 낙담하고, 그러다 나탈리 김을 우연히 만나 영혼의 반쪽임을 느낍니다. 모델에서 배우가 된 비너스는 유명해졌으나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괴롭힌 편두통으로 인해 힘듭니다.

같은 영계 탐사단의 단원인 라울 라조르박도 수호천사가 되었고, 그는 천사들 위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고 합니다. 나, 라울, 랍비였던 프레디 메예르, 미국 배우 매릴린 먼로와 함께 우주 비행을 시작했고, 다른 은하까지 탐사를 나섭니다. 몇 달째 비행을 나선 그들이 발견한 것은 무엇이며, 자크, 비너스, 이고르는 어떻게 될지, <천사들의 제국 2>에서 확인하세요.




저승 탐사단원에서 수호천사가 되어 세 인간의 삶을 지켜주고 진보시켜야 하는 미카엘 팽송. 인간이었을 적에도 호기심이 가득한 그는 수호천사가 되어서도 여전합니다. 탐사단원이었고 지금은 미카엘과 같은 수호천사가 된 라울 라조르박은 천사들 위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며 그와 함께합니다. 그들의 탐험은 '테라 인코그니타', 즉 미지의 땅, 미개척 영역을 확장시켜온 인류의 발자취와 같습니다. 인류는 그들이 모르는 세상을 개척하기 위해 동서남북으로 향했고, 그렇게 지금의 세계지도가 완성되었습니다. 또한 자연현상을 종교로 받아들이다가 과학으로 풀이했고, 그렇게 지금은 전자의 운동을 탐구하는 분야부터 태양계 넘어를 탐험하는 분야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전작 "타나토노트"에서 저승의 세계를 보여주었고, 이번 <천사들의 제국>에서는 천사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주인공 미카엘은 서툴지만 결국 수호천사의 임무를 완수했고, 천사 그 너머의 세계에 다다릅니다. 인간이 자기 삶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 때문에, 혹은 덕분에 수호천사의 뜻과는 다르게 갈 때가 많습니다. 그런 인간이 수호천사가 되었기에 생겨난 수호천사들의 자유의지 때문에, 혹은 덕분에 천사를 대신해 결정을 내리는 관리자의 뜻과 다르게 가는 미카엘 일행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도 천사 그 너머의 세계를 함께 여행할 수 있게 됩니다. '물 한 방울이 바다를 넘치게 할 수 있고, 고양된 한 영혼이 전 인류를 고양시킬 수 있다'는 미카엘의 외침처럼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의식도 아주 조금이지만 고양되었음을 느낍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