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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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우연히 일부를 보고 관심이 생겨 읽어보았다.

진지한 카툰 에세이. 전체적으로 상당히 철학적인 면모가 있다.

서재, 책, 서가, 고양이... 이런 것들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책장을 보고 타인을 판단하는 카툰이 너무 와닿았다. ㅋㅋ

책갈피로 쓸 만한 물건들에 포함된 고양이도 너무....ㅋ

여름방학 숙제로 읽는 고전
- 호밀밭의 파수꾼, 파리대왕, 고양이 요람, 소리와 분노, 길 위에서, 화씨451, 위대한 유산,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노인과 바다, 죄와 벌, 시간의 주름... 중 겨우 5권만 읽었네? 이거 올해 다 읽어볼까 하는 마음도 생겼다.

2024. may.

#책좀빌려줄래 #그랜트스나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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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제자리에
최정화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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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한국 문학이 가장 잘 묘사하고 몰두하는 것은 '불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편집도 장편도 몹시 즐겨 읽었었는데, 어느 순간 읽는 순간 독자에게 불안이 전이되어 뒤끝이 씁쓸한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이 되곤 해서 요즘은 손이 잘 안 가는 면도 좀 있고.

무능, 피해의식, 망상, 불안, 불균형, 분열, 집착, 편향된 사고, 잔뜩 곤두선 신경증적 자아들의 출현.
나는 저러지는 말아야지 싶은 그런 캐릭터들의 향연.

현대인들의 정신적 과민이 극대화된 인물들이 내 안의 불안을 가중시킨다.

한편 한편 흥미롭고 확장성이 있는 단편들인데, 그저 요즘의 내가 못 견디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

그 점이 아쉽다.

2024. may.

#모든것을제자리에
#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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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황무지
S. A. 코스비 지음, 윤미선 옮김 / 네버모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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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트 무비 장르의 하드보일드한 이야기.

재정적으로 궁지에 몰린 부양가족 줄줄이 딸린 가장 보러가드.
가족을 등진 범죄자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숙명..

범죄자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데, 재밌다는 추천 하나만 믿고 읽기 시작했다.
마음속에 그래봐야 범죄자... 어차피 강도 짓이나 하겠지 하는 시큰둥한 마음이 쉽게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차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닌데, 질주 하는 묘사는 정말이지 숨 가쁜... 긴장감이 최대치가 되고,
도대체 이들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했다.

전혀 믿을 구석 없는 인간과 협업을 해야만 하는 경제적 곤란도 아내인 키아의 말대로 뭐든 팔고 일을 하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들긴 했다. 그러면 이야기가 안되겠지만.
가난한 삶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사는 이들에겐 성실하게 무언가를 한다는 선택지보다는 범죄에 빠지는 게 훨씬 쉬운 선택지임을 새삼 느끼게 한달까. 
충분히 숙려되지 않은 허술하고 즉흥적이고 촉박한 알콜중독자와 약쟁이 전과자들의 범죄 설계에 좀 실소가 났지만, 국토의 규모가 다르고 다인종 구성의 사회적 경제적 격차가 극심한 별세계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뭐... 받아들일 수 있다.


- 운전할 때 쫄면 져. 경주가 끝나고 엔진을 전부 재조립할 각오가 돼 있지 않으면 지기 마련이야. 저 목표까지 가는 것 외엔 뭣도 중요하지 않다는 마음으로 밟아야 해. 씨발, 차를 훔친 것처럼 몰란 말이야. - 22

- 그는 다 마신 커피 컵을 싱크대에 두면서 소박한 꿈과 예상 가능한 꿈을 꾸는 것 중 무엇이 더 슬픈가를 생각했다. - 48

- 보러가드는 슈코르체니 씨의 선한 의도를 몰랐던 것은 아니었다. 제퍼슨 데이비스 소년원의 여타 직원들과는 다르게, 슈코르체니 씨는 보러가드를 실패한 인생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슈코르체니 씨가 몰랐던, 혹은 이해할 수 없었던 사실이 있다면 보러가드와 같은 아이들은 선택할 수 있는 사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에게는 아버지도 없었다. 보러가드에게 허락된 가족은 구멍 난 타이어와 운수 나쁜 하루가 겹치면 신경쇠약으로 무너질 어머니, 극도의 빈곤에서 살다 죽어간 조부모 뿐이었다. 보러가드와 같은 아이들에게 대학이란 꿈과도 같은 곳이었다. 슈코르체니 씨는 보러가드에게 화성에 가보라고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 131



2024.may.

#검은황무지 #SA코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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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머리 민음의 시 319
박참새 지음 / 민음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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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의 목소리, 다채로운 시도.

이게 뭔가 하다가 오호... 빠꾸없이 내면을 직시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배포가 큰 시인을 만난 것 같다.

<새시대> <창작수업>... 시집 전체가 읽을수록 좋다.

앞으로도 계속 읽고 싶은 시인 박참새.

- 너는 혼자가 아니지만 절대로 같이일 수는 없으며,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은 있지만 그것을 경험한 적은 없다. 너는 이 사건들의 모든 총체이며, 과거이자 기억인 이 시간들은 너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 건축 중

- 여기서는 태어나고 저기서는 죽는 동시성의 모순. 하지만 나는 언제나 살아 있었는걸요. 인간들은 이걸 모릅니다. 내가 늘 꿈틀대고 있었다는 사실. - 청강 중

- 모두가 나를 두고 떠났다. 가장 약한 사람, 가장 아픈 사람, 가장 빠른 사람, 가장 가난한 사람, 가장 가장스러운 사람, 들, 떼, 무리, 집단, 정당...... 모두가 나 이곳을 떠났다. 저곳도 나 이곳을 떠났다. 멸망하는 태양의 딸꾹질 한 손으로 하는 운명의 서커스 백지로 돌아가는 말 세상 단 하나의 잉크. 나는 하루도 허투루 살 수 없었다. 나에겐 매일이 재건이어야 했다. 자멸하기엔 내가 너무 늦었다. 너무 모르고 너무 혼자였다. 나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살았다. 이곳은 이곳을 절대 떠날 수 없다. 말이 말을 배반할 수는 없다. - 꿀벌이 완전히 사라지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단 4년뿐이라고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인간이성애  중

- 그 누구도 속되게 말하진 않지만
내가 나를
너무 길다고 생각한다. - 내가 무너질 날 중

- 세상에서 제일 약한, 모양도 색도 제멋대로인, 내가 줍지도 않은, 그저 주어진 것에 불과한 이 낙엽 하나 동봉한다. 아마 너에게 가는 도중에 다 부서지겠지. 엉망이 될거야. 거칠고 맹렬한 입자가 될 거야.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 편지 생일 중

2024. feb.

#정신머리 #박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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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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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사실은 전혀 사소하지 않은 중요한 문제) 것을 지나치지 않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회에 대한 이야기.

타인의 불행을 그저 개인의 불운으로 치부해버리면 우리의 삶은 단순하고 가뿐할지도 모르지만, 그 불행과 불운을 바꿀 수 있는 구조가 있지는 않은지 한번 더 생각해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선의의 노력을 굳이 위선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갑갑한 좌절을 느끼기도 한다.

펄롱은 조용히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며 그저 딸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고 그들이 불운하지 않은 인생이길 기대하는 소시민이지만 우연히 접한 한 수녀원의 적절치 못한 관행과 그 안의 젊은 여성들의 일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아내인 아일린도 심성이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펄롱의 그런 유약한( 정 많은) 모습을 철없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아일랜드의 막달레나 세탁소라는 수녀원 시설의 강제 노역에 관련된 사실을 모티브로 삼은 이야기다.

- "화요일 날 시노트가 술에 취해서 공중전화 부스에 있는 걸 봤어."
"불쌍한 사람. 뭐가 그렇게 괴로울까." 펄롱이 말했다. 
"술 때문에 괴로운 거야. 눈곱만큼이라도 자기 애들 생각을 한다면 그러고 돌아다니진 않겠지. 딱 끊고 정신 차렸겠지."
"그러고 싶어도 못 그럴 수도 있어."
"그렇겠지." 아일린이 손을 뻗고 한숨을 쉬며 불을 껐다.
"어디든 운 나쁜 사람은 있기 마련이니까." - 21

- 그날 밤 침대에 누웠을 때 펄롱은 수녀원에서 본 것을 아일린에게 이야기하지 않으려다가 어쩌다 말을 하게 됐는데, 아일린은 몸을 일으켜 꼿꼿하게 앉더니 그런 일은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거기 있는 여자애들도 누구나 그렇듯 몸을 덥히려면 땔감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리고 수녀들은 줄 돈을 늘 제 때 주지 않냐, 항상 외상을 달라고 하고 돈을 갚으라고 쪼기 전에는 절대 안 주고 늘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도 있지 않냐고 했다.
긴 연설이었다.
"뭐 아는 거 있어?" 펄롱이 물었다.
"아니 없어, 내가 한 얘기 말고는." 아일린이 대답했다.
"어쨌든 간에,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우리 딸들은 건강하게 잘 크고 있잖아?"
"우리 딸들? 이 얘기가 우리 딸들하고 무슨 상관이야?" 펄롱이 물었다.
"아무 상관 없지. 우리한테 무슨 책임이 있어?"
"그게, 아무 상관 없다고 생각했는데, 당신 말을 듣다 보니 잘 모르겠네."
"이런 생각 해봤자 무슨 소용이야?" 아일린이 말했다.
"생각할수록 울적해지기만 한다고." 아일린은 초조한 듯 잠옷의 자개 단추를 만지작거렸다. "사람이 살아가려면 모른척해야 하는 일도 있는 거야. 그래야 계속 살지." - 54

- 일요일이 너무나 공허하고 힘겹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왜 펄롱은 다른 남자들처럼 미사 마치고 맥주 한두 잔 마시면서 쉬고 즐기고 저녁 배부르게 먹고 불가에서 신문을 보다가 잠들 수 없는걸까? - 93

- "이제 거의 다 왔어." 펄롱이 기운을 돋웠다. "조금만 가면 집이야."
두 사람은 계속 걸었고 펄롱이 알거나 모르는 사람들을 더 마주쳤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 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 119

2024. apr.

#이처럼사소한것들 #클레어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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