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추월차선 위대한 탈출 - 경제적 자유를 앞당기는 120가지 원리와 전략
엠제이 드마코 지음, 이영래 옮김 / 토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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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재테크에 관심 좀 가진다 하는 사람이라면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은 읽어보진 않았더라도 최소한 제목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부의 추월차선은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 출간된지 10년째인 현재에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책이다.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제목 때문에 재테크 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재테크보다는 사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 아마존에서는 금융·사업 분야의 베스트셀러 1위이기도 하다.

저자는 처음부터 근검,절약이나 꾸준한 적립식 투자와 같은 방식으로는 재정적 자유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고 시작한다.

좋은 소식은 더 이상 "부자로 은퇴하려면 50년 동안 매달 100달러씩 저축하라" "대학 졸업장을 따서 좋은 직업을 얻어라" "창업은 대단히 위험하다" 등 쳇바퀴 유지를 위한 거짓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p.11

젊은 시절 몇 십년 동안 알뜰살뜰 모으고 모아 은퇴할 때 즈음 겨우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살 정도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한 살이라도 더 건강하고 즐길 수 있을 때 경제적 자유를 이뤄 쳇바퀴 같은 삶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매달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이 주는 평범한 편안함에서 벗어나야 하고, 언젠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리라,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해봐야지라며 영원히 오지 않을 '언젠가'를 반복할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당장 이 순간 시작해야 한다.

[편안한 고통의 원리]

평범한 편안함을 제공할 만큼의 보수를 주는, 그럭저럭 참을 만한 일자리를 주면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려는 사람이 생긴다.

p.36

'언젠가'는 거짓말이며, '절대 오지 않을 내일을 생각하며 오늘을 외면하기 위한 정신의 변명' 이라는 저자의 말에 나 역시도 뜨끔했다. 항상 다음주, 혹은 내년, 혹은 언젠가 라는 핑계를 대며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미루기만 했는데 결국 이런 변명이 내 인생을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주문이라는 생각에 초반부터 뼈를 맞고(?) 책을 읽어 나갔다.

『부의 추월차선 위대한 탈출』 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 책은 작가의 전작이었던 『부의 추월차선』과 『언스크립티트』 와 궤를 같이 하는 시리즈이다. 그래서 전작들에서 저자가 했던 이야기들이 반복되기도 하는데 앞선 책들과의 차이점은 저자의 전략을 어떤 식으로 적용 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스토리를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는 트로트만 부부가 등장하는데 남편인 제프는 제약회사에서 회계업무를 맡고 있고, 아내인 사만다는 응급실 간호사이다. 그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해 쉬지 않고 일하며 돈을 벌고 있지만 항상 여윳돈 없이 쪼들리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근사한 집이 있고 최신형 자동차를 몰았지만 대출빚에 시달렸고, 임신한 아내가 일을 쉬게 되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게 뻔했다. 그러던 차에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설상가상 제프까지 직장을 잃게 되자 결국 살던 곳에서 나와 허름한 집으로 옮기게 되었다. 딸까지 태어나 모든 비용을 줄여 알뜰하게 살아봤지만 티끌은 티끌일 뿐이었고 뻔한 끝이 훤히 보였다. 결국 그들은 죽을 때까지 똑같은 생활을 계속하며 고통받는 것에서 벗어나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기로 결심하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책은 크게 2개의 구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트로트만 부부가 어떻게 쳇바퀴에서 탈출하는지 그 과정에 관한 이야기이고, 두 번째는 부부의 사례를 통해 저자가 쳇바퀴 부수기 원리와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다.

전작들에서는 저자가 말하는 원리와 전략이 이론으로만 설명되어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알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트로트만 부부의 사례를 통해 원리와 전략을 실제로 어떻게 적용해야 되는지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서도 알 수 있지만 저자가 말하는 부의 추월차선 전략이 120가지나 되다 보니 내용이 방대하다. (목차만 해도 6페이지이다 ㅎㄷㄷ)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놓칠 수도 있는데 각 전략의 마지막 페이지마다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 개념을 한줄씩 정리해놓아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게 없었으면 뭔 내용이었더라 라며 돌아가서 다시 몇 번 읽을 뻔 했다ㅎ)

책에 등장하는 트로트만 부부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가 처음으로 사업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초반에 몇 번의 시행과정을 거치면서 사업 아이템을 찾게 되는데, 만일 내가 이 상황이었다면 어떤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책 속에서는 비건인 사만다가 비건이 아닌 사람들까지도 홀릴만한 맛있는 스프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레시피를 통해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맛있는 음식 하나, 혹은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재주 한 가지씩은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나라면 뭘 했을까라며 감정이입하며 보기에 좋았다.

그리고 트로트만 부부의 사례를 통해 작게 시작하는 사업이라도 모든 것을 본인 스스로 할 필요 없이 다른 경로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불어 처음에 직장부터 덜컥 관두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성이 충분히 확인된 뒤에 직장을 관두고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저자의 전략을 본인에게 적용했을 때 위험성을 줄여줄 수 있다.

물론 실제 사례가 아닌 허구의 이야기이다 보니 주인공들이 큰 실패없이 바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 동화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트로트만 부부의 사례만 보고 자신의 사업이 쉽게 성공하리라는 기대를 하는 독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사업을 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템이 아무리 좋더라도 트로트만 부부처럼 바로 성공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저자의 120가지 전략을 모두 성실히 실천했다면 실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약간은 동화같은 성공스토리 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막하게만 느껴지는 저자의 120가지 원리와 전략들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보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사업에 대한 계획이 없거나 혹은 저자의 전작들에 대해 이해가 깊다면 굳이 적용사례까지 읽어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원리와 전략이 실제 내 사업에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막막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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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문제와 마주하는 법 - 정답이 없는 시대 지성을 구하는 독학자를 위한 공부 철학
야마노 히로키 지음, 전선영 옮김 / 머스트리드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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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이기도 한 『삶의 문제와 마주하는 법』 으로 저자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것'을 제시한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선 공부가 필요하고 공부를 위해선 독서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눈으로 책을 읽어 내려가고 지식을 쌓는 것만으로 제대로 된 독서를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을 읽고 책 속의 정보를 기억하는 것이 독서이고 공부라고 생각할 것이다. 저자 역시도 책을 많이 읽으면 지식이 누적되고, 그 지식이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다독의 결과로 자기 생각을 잃어버리고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이런 저자에게 독서법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해 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철학자 쇼펜하우어이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독서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독서는 말하자면 자기 머리가 아니라 남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독서를 계속하다 보면 어김없이 타인의 사상이 내 머리속으로 흘러든다. ~

독서는 타인의 생각을 가져오는 일이다. 책을 읽는 우리는 타인이 생각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더듬어갈 뿐이다. ~ 하루 중 대부분을 다독으로 보내는 부지런한 사람은 차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간다.

p35~36

이 글은 저자에게도 충격적으로 다가왔지만 나에게도 역시나 충격적이었다. 여러 매체에 등장하는 석학들도 모두 독서의 중요성, 특히 다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오히려 독서가 내 생각을 잃어버리고 남의 생각을 주입하는 행위가 된다는 것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어렴풋이 소극적인 읽기 행위만으로 기대만큼 사고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쇼펜하우어의 책을 접한 이후 저자는 다른 사람의 사색의 흔적을 탐닉하고 남의 생각을 따라가는 대신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 나가는데는 아래의 다섯가지 힘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1. 질문을 이끌어 내는 힘

  2. 분절하는 힘

  3. 요약하는 힘

  4. 논증하는 힘

  5. 이야기화하는 힘

개인적으로는 이 중에서 "질문을 이끌어 내는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질문이 있어야만 좋은 답변이 있을 수 있고, 좋은 질문을 하려면 그만큼 많은 고민과 풍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학창시절 선생님이 수업시간 마지막에 질문이 있냐고 물어볼 때 질문하는 아이들은 꼭 그 반의 우등생들이었다. 나는 질문을 하고 싶어도 딱히 질문거리가 생각나지 않았는데 그건 궁금한게 생길만큼 제대로 깊이 알지 못해서였다.

질문을 이끌어내는 힘은 능동적으로 사고하는 첫 걸음인데 막상 제대로 질문을 하려면 어떤 질문을 해야될지조차 막막하다.

그래서 저자는 아래와 같이 사고의 출발점이 되는 아홉 가지 질문을 제시한다.



p.57



아홉가지 이지만 크게는 판단의보편성, 구체성, 가치관 탐구 이렇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라도 적용되는 보편성이 있는가, 추상적이지 않고 장면을 명확하게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가, 마지막으로 판단의 전제가 되는 가치관을 공감하거나, 혹은 공감할 수 없더라도 나의 가치관과 공존이 가능한가이다.

여기까지만 설명했을 때는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질문해야하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책에서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이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해할 수 있다고 쉽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분절하는 힘과 요약하는 힘은 별도로 보기보다는 사실상 세트로 움직이는 것이나 마찬가진데 요약하기 위해선 먼저 분절하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에서 자세히 어떻게 분절하고 요약하는지 다른 책의 지문을 실제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아마 책을 보다 보면 뭔가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분절하고 요약하는 힘은 우리가 국어시간에 배웠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단을 끊고 중요한 내용이나 주제에 밑줄을 긋고 반대되는 내용에는 다른 색으로 표시하거나 핵심 키워드에는 동그라미나 네모를 치는 등 중고교 국어 시간에 했던 방식과 비슷했다.

우리는 수능을 준비하면서 알게 모르게 자연스레 분절과 요약하는 힘을 훈련해 온 셈이다. 다만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 더는 그런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한 동안 잊었던 것 뿐이다.

수능과 같이 시험을 준비할 때 뿐만 아니라 평소 독서를 할 때도 수능 공부 하듯이 표시를 해가며 읽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분절하는 힘과 요약하는 힘이 정보의 덩어리를 수집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이라면 논증하는 힘은 재구성된 정보로 논거를 만들어내는 힘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피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추론을 통하여 판단을 추가하는 것으로 분절과 요약을 통해 타자의 관점을 뽑아내고, 질문을 통해 자신의 의견과 논거를 정립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처음 살펴봤던 질문을 이끌어내는 힘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된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기 위해선 신뢰할만한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보면서 그 자료의 정보를 요약하고 중요한 정보를 가려내야 하므로 분절력과 요약하는 힘이 또 다시 필요하게 된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다섯가지 힘은 어느 하나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마지막, 이야기화하는 힘은 남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기술이다. 어떤 중요한 이야기라도 남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면 그 의미가 퇴색된다. 그리고 남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이야기는 자신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만일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어떤 주제라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은 어딘가 미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진짜 이해한 사람은 아무리 어려운 지식이라도 초등학생도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들 말하는 것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지식을 쉽게 풀어내려면 일단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눈에 보이듯이 구체적으로 풀어내야 하므로 이번 장에서는 추상적인 주제를 이야기처럼 쉽게 풀어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은 크게 원리 편과 응용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여기까지가 원리 편이고, 이어서 응용 편에서는 원리 편에서 배웠던 다섯 가지 사고법을 응용해 타인과의 대화법을 세 단계로 나눠서 설명한다. 원리 편이 혼자서 연습과 노력으로 습득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응용 편에서는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터득해 나가야 한다. 앞선 내용들이 원리인 것은 다섯가지 사고법이 결국엔 모두 타인과의 대화를 제대로 하기 위한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굳이 타인과의 대화가 왜 필요하냐고 질문할 수도 있지만 혼자서 활자와의 소통만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독단적이고 편협한 사고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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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 그 모든 우연이 모여 오늘이 탄생했다.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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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의 주제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은 사실 운명이 아닌 우연이 가져다 준 선물같은 착각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과학 저널리스트였기 때문에 책을 읽기 전부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운명"이 사실은 우연일 뿐이라는 주장을 펼치리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모름지기 과학자, 수학자 같은 이과인(?)들은 과학적,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들은 믿지 않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역시 내용은 예상한대로 사람들이 흔히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이 사실은 희박한 확률의 우연이 반복된 것일 뿐이며 "이 세계가 어떤 규칙이나 운명에 맞춰 굴러갈 것이라는 믿음은 사랑스러운 착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살다보면 도저히 우연이라고는 볼 수 없는, 신의 의지가 개입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일단 가장 먼저 누가 봐도 운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사례들을 소개하며 운명같은 우연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그리고 왜 생겨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루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양자역학이나 카오스 이론같은 물리학과 통계학을 통해 설명하고 있지만 최대한 전문적인 용어는 배제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어 관련 지식이 없어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파트 1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례 중 배리 백쇼라는 인물의 사례가 인상 깊었는데 이건 도저히 운명이 아니라고는 볼 수 없었다. 군인이었던 배리 백쇼는 아들이 5살일 당시 홍콩에서 근무하던 중 아내의 외도로 이혼했고 그 이후 30년 동안 한 번도 아들을 만나지 못했다. 이혼 후 부상으로 전역하고 원래 살던 곳에서 멀리 떠나 택시 운전사로 일하게 되었고 아들을 못보고 산지 30년이 지난 어느날 손님으로 남녀 한 쌍을 태우게 됐는데 그 승객 중 남성이 바로 자신이 그 동안 애타게 찾았으나 만나지 못했던 아들이었다. 아들은 남아프리카로 이민을 갔다가 불과 며칠 전에 귀국했고, 자신이 사는 곳과 멀지 않은 호텔에 매니저로 취직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니 이 정도면 운명이 아니라고 할래야 아닐 수가 없다. 어떻게 그 많은 택시 중 하필이면 그 택시를 타게 되었고, 또 하필이면 먼 나라에 이민 갔다가 며칠 전에 취직한 곳이 아버지의 집 근처일 수가 있을까. 이 정도면 운명이 두 사람을 그 날 그 장소로 인도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데 저자는 이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기대 밖의 일일수록 놀랍게 다가온다. 어떤 일을 놀랍게 여기는 것은 우리의 개인적인 시각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놀랍게 다가오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 속에 담긴 의도하지 않았던 연관이다. 이런 연관은 그 사건의 배후에 깊은 뜻이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한다. 우리의 뇌는 숨겨진 계획을 찾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 p.24 )



즉 다른 사람에게는 별 의미없을 수도 있는 일이 그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 사건으로 느끼게 되면 우연 속에서 신의 계획이나 운명과 같은 의도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파트 2에서는 인간의 진화와 공룡의 멸종 등 생명의 탄생과 소멸, 진화에 우연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지구가 생겨나고 몇 억만년이 지나는 동안 어떤 생명체는 살아남고, 또 어떤 생명체는 소멸했다. 그 과정에서 오늘날 인간이 살아남은 것을 과연 우연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아마 대부분이 받아들이고 싶지 않겠지만 인간 모두는 우연의 산물로 태어났으며, 어떤 목적성이나 사명을 가지고 운명적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인간은 우연에게 간택되었을 뿐, 우연이 인간을 간택하지 않았더라면 지구는 인간이 아니라 공룡이 차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하고 자식을 낳게 되는 이 과정도 순전히 우연의 결과일 뿐이라는 것인데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주장일 수 있다. 저자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요인을 미국의 심리학자 도로시 테노프의 연구를 빌어 설명하는데 테노프에 따르면 사랑이 싹트는 순간은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관심을 알아차린 순간"이라고 한다. 스스로가 누군가의 욕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상대방도 욕망이 깨어난다고 하는데 흔히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하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즉 같은 시점에 사랑을 주고 받는 상태로 전환하는, 그 시점이 서로 맞았을 뿐 어느 한쪽이 다른 데 정신이 팔려있었다면 사랑이 싹트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자녀 또한 마찬가지다. 자녀가 태어날 때 어떤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날지는 우연이 결정하는 것이며, 사실 자녀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는지에 대한 부모의 영향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한다. 지능이나 성격같은 복합적인 특성은 수백 개의 유전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유전자와 환경 간의 상호작용 또한 일정 조건으로 통제하기엔 우연이 개입할 요소가 아주 많다. 또한 부모가 자녀에게 일방적으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 또한 자녀에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모가 원하는대로 자식을 키우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사 부모가 아이의 태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더라도 아이가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즉 성격보단 그 때 그 때마다 닥친 상황이 아이의 행동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양육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양육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요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안정적이고 고무적인 환경에서 키우려고 노력은 하되 아이를 부모가 원하는 인생대로 살도록 만들수는 없다.



파트 3에서는 인간이 왜 그토록 운명을 믿고 싶어하는지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고 있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본성이 모든 일에서 이유와 규칙성을 찾고자 하는 강박을 만들어내는데 사람들은 누구나 연관이 없는 상황들에서도 우연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것과 관련된 실험으로 동전을 20번 던질 때 앞이나 뒤가 연달아 같은 면이 나올 확률이 얼마나 될지 예상해서 기록하는 실험이 나온다.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50:50의 확률로 앞과 뒤가 나오기 때문에 한 번은 앞면, 한 번은 뒷면이 균형적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동전을 던져보면 한쪽면이 연속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우리는 우연이 질서를 지킬 거라고 기대하지만 실제 우연은 무질서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인간이 우연을 흉내낼 수 없는 것이다. 


마지막 4번째 파트에서는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하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우연의 위험에서 나를 지키고 우연이 주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조언한다. 



우리가 계획할 수 없는, 의도가 없는 순수한 우연은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므로 인간은 이런 우연의 불확실함에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낀다. 그런데 이런 불확실성은 일상이 단조롭던 농경사회보다 복잡한 현대사회에 올수록 더 커지므로 신과 같은 더 높은 존재에 기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계에서 중심을 잡고 살기 위해선 안정성과 운명에 대한 믿음에 기대기 보다는 우연에 대해 더 잘 알고 우연 속에 숨겨진 원칙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우연이 제공하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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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다 안다는 착각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뒤흔드는가
카렌 호나이 지음, 서나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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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다 안다는 착각」 의 부제는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뒤흔드는가" 이다. 말 그대로 인간의 무의식이 본인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 내 일상을 어떤 영향을 뒤흔들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무의식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프로이트이다. 프로이트는 의학적으로 원인이 없는데도 신체적으로 어떤 장애가 나타났을 때 (예를 들자면 기능성 위장장애나 히스테리성 경련 같은) 그 기저에 작용하는 무의식적 요인을 찾아내서 치료하는 방법으로 정신분석을 다뤘고 이런 종류의 장애를 “신경증”이라고 불렀다.

저자는 프로이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신경증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일생생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자기분석을 통해 개인의 잠재력을 개발시킬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렸다.

신경증은 일상생활에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예를 들어 여러 연인을 만나더라도 비슷하게 계속해서 나쁜 남자만 만나는 여자라던가, 능력이 있는데도 자신감이 없어서 남들 앞에서 입도 뻥긋 못하는 직장인이라던가, 의지와 노오력만 있으면 세상에 못해낼 일이 없다고 믿는 꼰대(?)라던가 등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저자는 사람의 심리적 장애의 중심에는 두려움, 무력함, 고립감 등의 감정을 느끼는 삶을 견디기 위해 발생한 무의식적 분투가 있는데 이를 ‘신경증적 경향’이라고 불렀다. 이런 신경증적 경향은 무의식적이며 강박적 특성이 두드러진다. 강박적 특성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나는데 무차별적인 목적을 추구하며, 실패시 불안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신경증적 경향은 기질적 영향과 환경적 영향이 결합하여 발생하지만 이 책에서는 개인이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환경적 요인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신경증적 경향을 아래와 같이 10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1. 애정과 인정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무차별적인 욕구

2. 삶을 책임져줄 ‘동반자’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무게 중심이 전적으로 ‘동반자’에게 있으며, ‘사랑’을 과대평가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걸로 기대

3. 협소한 경계 안에서 삶을 제한하려는 신경증적 욕구

기존의 능력과 잠재력을 과소평가하고, 겸손을 최고의 가치고 여김

4. 권력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다른 사람들의 개성, 존엄성, 감정을 무시하고 그들의 복종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짐.

4.a 이성과 선견지명을 통해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신경증적 욕구

지성과 이성의 전능함을 믿으며, 다른 사람보다 우월한 선견지명이 있다고 느낌

4.b 의지의 전능함을 믿으려는 신경증적 욕구

마법 같은 의지를 믿으며, 의지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함

5.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른 사람을 이용하여 그들을 능가하려는 신경증적 욕구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만이 고려대상이며 착취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낌

6. 사회적 인정이나 명망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자기 평가는 전적으로 대중의 인정에 달려있으며, 사회적 지위를 잃는 것을 두려워함

7. 개인적 존경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자기에 대한 과장된 이미지(나르시시즘)가 있으며, 과장된 이미지에 맞춰 사는 것과 이미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존경에 매달림

8. 개인적 성취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자기 평가는 최고가 되는 것에 달려있으며 더 큰 성취를 위해 한계 없이 자기를 몰아붙임

9. 자족과 독립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어떤 것에도 속박되지 않아야 하고, 친밀함에 얽매이지 않아야 할 필요성을 느낌

10.완벽함과 철저함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끈질기게 완벽함을 추구하려고 하고 발생할 수 있는 결점에 관해 반추하고 스스로를 질책함.

먼저 이런 신경증적 경향들은 그 경향 자체로 비정상적이거나 비인간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며 우월해지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그런데도 위와 같은 경향을 신경증이라고 부르는 것은 상호관계의 가치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내가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하는만큼 다른 사람도 사랑하고 인정하려는 마음과 표현이 있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욕구이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은 관계없이 오로지 나만이 이런 대우를 받길 원한다면 그것은 신경증적 경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신경증적 경향은 한 가지만 나타나기도 하고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책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전문가를 만나 정신 분석을 받아볼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 분석을 해볼 수 있도록 정신분석 과정에서 환자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그리고 계획적으로 자기분석을 하기 위해서 어떤 점을 주의하고,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할지 등 구체적인 자기 분석 방법을 다루고 있다. 또한 자기 분석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상처를 입힐 수 있을만큼 치명적인 점을 건드릴 때 그에 맞선 저항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설명한다.

처음에는 인간의 무의식과 자기 분석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더 심도 깊은 내용에 놀랐다. 그리고 저자가 분류한 신경증적 경향을 보다보니 이 중에 나도 최소 3~4가지는 해당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다양한 예시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하게 문제를 제시하려고 했지만 자기 분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독자 입장에서는 한정된 사례를 통해 깊이 있게 분석을 따라가기 보다는 얕더라도 좀 더 여러 명의 사례들을 알 수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정신분석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말처럼 그렇게 단순하거나 정해진 답이 있는 게 아니며, 똑같은 상황도 개인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에 한 개인이라도 구체적으로 파고 드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관련 지식이 없는 초보자가 이해하기에는 여러 케이스를 보는 것이 감을 잡는데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일반 교양서적으로서의 깊이라기 보다는 관련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거나 혹은 어느 정도 지식이 쌓인 독자들이 읽기에 더 적합할 것 같다. 하지만 전문가의 도움없이 자기 분석을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전문적인 용어와 이론을 배제하고 있어 어느 정도 관심과 집중력을 가지고 읽는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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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전략이다 RED
김유진 지음 / 도서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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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모든 직장인의 마지막은 치킨집 사장님이라는 얘기가 있다. 심지어 그 대단하다는 S전자 직원의 마지막도 치킨집이라니 퇴직한 직장인의 대부분은 결국 자영업, 즉 장사로 마무리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런 인생의 마지막 직업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좋겠지만 결국 퇴직금만 날리고, 혹은 겨우 본전치기만 하다 몸만 혹사시키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저시급이 올라 알바생을 고용하기도 빠듯하고, 물가가 오르니 원재료비도 함께 오르지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판매가를 쉽게 올릴 수도 없다. 그러다보니 결국은 알바 대신 가족끼리 운영하거나 혹은 본인이 좀 더 많은 시간을 몸으로 떼울 수 밖에 없다.

그나마도 장사가 잘된다면 신이 나서 하겠지만 장사도 잘 되지 않는다면 결국 장사를 접게 된다.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퇴사하면 뭘 할꺼냐는 이야기들을 자주 나누곤 한다. 그러면 예전에는 퇴직금으로 치킨집이나 하지라는 이야기를 쉽게 했지만 먼저 퇴사한 선배들이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차렸다 퇴직금만 날리는 경우를 자주 보다보니 이젠 그런 말도 잘 내뱉지 않는다. 장사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됐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는 돈만 내면 노하우를 알려줘서 쉽게 운영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프랜차이즈라고 쉬운 것이 아니다. 물론 아예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좀 낫겠지만 그래도 워낙 한 집 걸러 프랜차이즈 전문점이니 이것도 창업하자마자 매출이 쭉쭉 오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회사에 입사할 때는 필요한 자격증과 스펙을 갖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지만 막상 회사 대신 시작한 장사에서는 그만큼의 공을 들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회사에 다닐 때 받았던 월급 정도의 매출 혹은 그보다 많은 수익이 남기를 바라니 이치에 맞지 않다.

그런데 어떤 회사에 입사하려면 어느 정도의 스펙이 필요한지, 어떤 자격증, 어떤 공부가 필요한지에 대한 자료는 넘쳐나지만 막상 장사를 위해서는 어떤 지식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한지 정보가 많지 않다. 물론 몸으로 부딪쳐서 노하우를 쌓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개인이 이런 노하우를 쌓기까지 버티기 위해서는 그 기간을 견딜 수 있는 자금과 체력이 필요한데 이미 4,50대 혹은 60대의 나이에 긴 시간을 손해를 보며 견뎌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장사를 할 계획은 있지만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어떻게 운영을 해야할지 막막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20년간 외식업계 컨설턴트 및 자문위원을 하면서 CJ푸드빌, 신세계 백화점 F&B 등 대기업 강의나 자문활동을 해왔고 전국 1,300여 곳 이상의 외식업체에 노하우를 전수해왔다. 그만큼 다양한 사례와 창업자들을 눈으로 직접 보고 겪어온 외식업계의 산 증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외식업계에 종사하거나 혹은 앞으로 외식업계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7가지의 전략을 제시한다. 총 5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어느 한 페이지도 소홀히 넘길만한 내용이 없다.

이론만으로 외식업계를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을 뛰는 사람이다보니 단순한 마케팅 기법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운영되고 있는 가게들의 실제 예를 통해 각 전략을 어떻게 적용할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전략은 7가지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야보면 몇 백가지가 넘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장사와 관련된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보니 세세하게는 가게에서 카톡하지 말 것!과 같은 고객 서비스, 마인드에서부터 기존에 없던 신메뉴를 개발하는 방법까지 아주 다양하다.

심지어 7가지 전략 외에도 이렇게 초디테일 전략 100가지를 별도로 제공하니 책에서 나온 전략만 따라해도 도저히 실패할래야 실패할 수가 없다.



p.254~255




책 내용 중 특히 인상에 남았던 것은 대한민국에서 어느 누구도 제공하지 않았던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거나 틈새시장을 찾아내는 방법이었는데 이 방법은 비단 외식업체 매뉴 개발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리가 일생에서 자주보는 단어의 틈을 벌려서 새로운 틈새를 찾아내는 것인데 책에서는 "생맥"을 예로 들고 있다.

" 생_ 맥 _ " 이렇게 단어 사이에 틈을 벌려 이 사이에 넣을 수 있는 글자나 단어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생으로 시작하는 여러 단어를 검색해 틈새에 넣어본다. 생각, 생강, 생기, 생활... 등등 여러가지 단어들을 넣을 수 있다. 이렇게 여러가지 단어들을 조합하다보면 생활맥주 라는 컨셉이 탄생할 수 있다.


P.53



저자의 전공이 외식업이다보니 책 내용은 장사 중에서도 외식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굳이 외식업이 아닌 다른 장사라도 컨셉을 설계하고 고객을 유인하고, 매장을 운영하는 장사의 기본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외식업이 아닌 다른 장사를 시작하고자 하더라도 일단 이 책 한 권만큼은 꼼꼼히 필독하고 자신의 분야에 적용해보려는 노력을 한다면 어떤 분야의 장사에서든 최소한 실패는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책에 나온 전략들을 충실히 실천한다면 실패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성공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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