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단편집이 비슷한 시기에 두 권 출간되었다. 기존 2006년에 출간되었던 버전의 개정판인 <도쿄기담집> 9년 만에 출간되는 신작 <여자없는 남자들>이다. 하루키의 장편만큼이나 단편을 사랑하기에 두 권 모두 서둘러 읽어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도쿄기담집>에 마음이 조금 더 간다. 조금 더 초기의 하루키 색채가 짙고, 조금 더 공감하고 싶어지는 분위기이고, 조금 더 풋풋하면서도 익숙하다고 할까. 이상하게도 하루키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어라, 이거 ''의 이야기인데... 싶은 그런 멜랑콜리한 감정이 들면서 과거에 묻어두었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게 만든다는 것이다. 2014년 서울에 살고 있는 나와 먼 일본에 살고 있는 하루키 작가 사이에 나이의 폭 만큼이나 그 어떤 공통점이나 교집합도 없으면서 말이다. 대부분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의 이야기이거나, ''의 이야기이거나 둘 중에 하나 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가끔 하루키의 책 속에서 과거의 나를 대면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곤 한다. 담백한 어투, 느긋한 목소리, 군더더기 없는 문장을 읽으면서, 마음이 덜컹거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치 기차를 타고 가는 것처럼 마음이 흔들리더니, 잊고 있었던 누군가가 저 멀리 기억 속에서 꿈틀거리며 떠오르는 식이다. 그래서 나는 그의 책을 몇 페이지 읽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 앉게 되는 경험을 몇 번 하곤 했는데, 그 특별함이 좋아서 하루키의 단편을 즐겨 읽곤 한다.

<도쿄기담집>에는 총 다섯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기담집'이라는 제목처럼 기이하고, 신기한 일에 대해서 각각의 색깔로 수록되어 있어 매력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디가 됐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여기 실린 다섯 편의 작품이 모두 3인칭으로 쓰여 진데 비해 이 작품만 1인칭으로 쓰여져있다. 하루키는 <해변의 카프카>이전에는 계속 1인칭 시점을 고수했었고, 실제로 그는 3인칭으로 글을 쓸 때는 작중인물을 내려다보는 불편함이 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그는 인물들과 같은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이다.

 

 

26층과 24층 사이의 계단을 세 차례 왕복했다. 처음에는 평균적인 보행 속도로, 그 다음 두 번은 천천히 주의 깊게 주위를 관찰하면서, 의식을 집중하여 어떤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도록 했다. 거의 눈도 깜빡 거리지 않았을 정도다. 모든 사건은 뒤에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을 찾아내는 게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이 작품은 누군가에게, 어느 시점동안 시간이 멈춘 상태를 그리고 있다고 하겠다.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에서 처럼 녹아 흘러내리는 시계는 현실 세계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것을 멈춰버리고 싶은 숨겨진 욕망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고장난 시계처럼 멈춰버린 시간. 26층과 24층 사이의 계단. 그러니까 갑자기 공중으로 사라져 버리지 않는 한, 없어질 수가 없는 밀폐된 공간 속에서 대체 그는 어디로 간 걸까?

탐정이 여성 의뢰인을 만나 실종된 사람을 찾아 다니는 것이 주요 스토리이다. 우선 여성 의뢰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시아버지가 삼 년 전에 전차에 치여 돌아가신 뒤, 시어머니는 불안신경증에 걸린다. 특히나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비가 내리는 날에는 증세가 심해지곤 한다. 시어머니는 그들 부부가 살고 있는 맨션의 다른 층으로 이사를 오시는데 (부부는 26, 시어머니는 24), 그래서 불안신경증세가 생길 때마다 그들이 내려가서 진정시켜 드리곤 했다고 한다. 증권회사에 다니는 남편은 사건 당일, 골프를 치러 갈 예정이었으나 비가 오는 덕분에 취소되어 집에 있었다. 일요일 오전, 어머니에게 숨이 잘 쉬어지지 않고 현기증이 난다고 전화가 왔고, 남편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 아침 식사를 준비해달라고 아내에게 말한다. 이십 오분 뒤에 남편에게서 전화가 와 어머니가 안정되셨으니 지금 계단으로 가겠다고, 배가 고프다고 한다. 아내는 팬케이크를 굽고, 베이컨을 볶으며 아침 식사를 준비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남편이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어머니 집에 전화했더니 한참 전에 돌아갔다는 얘기만 하시고, 남편은 아무 소식도 없이 그저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것이다. 평소에도 비좁은 곳에 밀폐되는 걸 참을 수 없어했던 남편은 엘리베이터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기에, 그러니까 그는 24층과 26층 사이의 계단 중간에서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지갑도 면허증도 신용카드도 시계도 없이 맨손으로 어머니 집에 갔었던 남편인데 갑자기 가출을 할 리도 없고 말이다.

 

 

 

 

 

 

 

 

가끔 그런 적이 있다. 매일매일을 부지런히, 성실하고 꼼꼼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뒤 돌아보니 어느 한 시기의 기억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이다. 어라, 내가 그때 뭘 했었지? 내가 그 시간에 분명히 무슨 생각을 했었는데.. 하고 말이다. 내가 누군가를 만나고, 무엇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를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봐도 그저 그 시기의 기억에만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것처럼 텅 비어 있는 것이다. 그 시기 전의 기억과, 후의 기억은 생생한데도. 어쩌면 인간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면책특권으로 기분이 나빴거나 좋지 않았던 기억들을 애써 지우려고 하는 본능 탓일 수도 있고, 그저 불가사의하고 기묘하지만 종종 삶에서 벌어지곤 하는 사고 같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누구나 별다른 이유 없이 생에서 그저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다는 것이고, 비록 초현실적인 사건은 상상 속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불가사의한 우리의 생은 가끔 그런 걸 허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현실 세계에 잘 돌아오셨습니다.

불안신경증의 어머님과 아이스피크 같은 하이힐의 부인과 메릴린치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삼각형의 세계에.

탐정이 26층과 24층 사이를 샅샅이 뒤지면서, 계단을 지나가는 이웃들과 말을 나누는 동안 의뢰인에게서 남편을 찾았다고 연락이 온다. 센다이 역 대합실 벤치에서 자고 있는 걸 경찰이 데려와 보호 중이라고. 이상한 건 돈 한 푼 없이 어떻게 센다이까지 갔는지, 이십 일 동안 어디서 뭘 했는지, 본인도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이십 일 동안의 기억이 소멸된 채로 돌아온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무엇보다 남편이 건강하게 돌아온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뢰인과의 통화를 마무리하는 탐정은 사실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 것과 같지만, 무엇이라도 한 것처럼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어떤 일정한 방식으로 사라진 사람을 찾는 일에 관심이 있다는 탐정의 정체 또한 미스터리 하지만 '어디가 됐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서.. 무엇이 되었든 어떤 것을 찾아 다닐' 거라는 그가 어쩐지 하루키 자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불가사의하고 기묘해서, 전혀 실제로 벌어질 것 같지 않은 이야기들이지만, 읽다 보면 언젠가 나에게도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마음이 움직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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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의 아이 1,2 / 덴도 아라타/ 현대문학

 

<영원의 아이>, <애도하는 사람>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덴도 아라타의 작품이다. 현대사회의 병리 현상과 현대인의 정신적 어둠을 주로 다루어 온 작가라서 처절하고, 가혹하지만 냉혹하게 그려내는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작가 스스로.. 이번 작품부터 ‘작가로서의 중기中期의 시작’이라고 명명했다고 하니, 더욱 궁금한 신작이다.

 

 

 

 

불로의 인형 / 장용민 / 엘릭시르

 

작년 <궁극의 아이>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꼭 읽어봐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한중일 3국에 걸친 역사와 불로초 전설을 토대로 한 팩션 스릴러라 더욱 스케일이 커진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을 것 같다.

 

인형의 비밀이 한 꺼풀씩 벗겨질수록 믿을 수 없는 사실이 드러나고, 한국와 일본, 중국을 오가며 펼치는 서스펜스와 스릴의 향연. 이천 년에 걸친 인형과 불로초의 비밀, 3국의 역사에 얽힌 사연들이 벼락같은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는 작품 설명만 보아도, 장용민이 얼마나 이야기꾼인지 짐작이 간다.

 

 

 

 

자살의 전설 / 데이비드 밴 / arte(아르테)

 

윌리엄 포크너, 어니스트 헤밍웨이, 코맥 매카시의 계승자로 평가받고 있는 작가, 데이비드 밴의 첫 소설이다. 강렬한 문체, 코맥 메카시의 <더 로드>를 연상시키는 삶과의 무서운 투쟁, 한 작품에서 다양하게 시도한 문학적 실험, 글쓰기의 무의식과 문학의 치유력을 믿는 작가의 강한 신념이 고스란히 배어난 작품이라고 하니 더욱 궁금해진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오롯이 담긴 <자살의 전설>은 2007년 그레이스 팔리상 수상을 시작으로, 프랑스 메디치상을 비롯해 전 세계 12개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11개국에서 '올해의 책'에 40회 선정됐다. 프랑스에서만 25만 부가 판매되는 등 유럽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제목만큼이나 전설적인 데뷔작인 셈이다.

 

 

사랑에 난폭 / 요시다 슈이치 / 은행나무

 

요시다 슈이치의 신작 장편소설로 부부관계, 사랑, 결혼, 집이란 과연 어떤 의미인지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한다. '불륜'이라는 통속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으므로 얼마전에 출간된 파울로 코엘료의 신간과 비교해서 읽어보는 재미도 있겠다. 요시다 슈이치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장, 묘한 긴장감과 미스터리한 분위기, 스미듯 공감을 자아내는 이야기가 아마도 굉장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낼 것 같다.

 

 

 

 

 

 

그림자 / 카린 지에벨 / 밝은세상

 

프랑스 심리스릴러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카린 지에벨의 대표작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스릴러 작가들의 작품에는 항상 관심이 간다.

 

프랑스 독자들은 전통적으로 스릴러에 철학이나 심리학 같은 인문학적 색채를 가미한 로망 폴리시에Roman Policier에 열광하고 있다고 한다. 로망 폴리시에는 사변적인 경향이 두드러지고 사건보다는 인물 중심 구조로 되어 있는 작품인데, 카린 지에벨은 그 중에서도 단연 주목받는 작가라고 하니 기대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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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딸 2014-09-02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자살의 전설, 데이비드 밴이라는 작가도 처음 보네요. 전 이상하게 '자살'이라는 단어에 끌려요.. 그렇다고 뭐 음침하게 생각하실 건 없고요, 제가 알고있는 지인은 말했죠. 문학을 읽을 수록 선택할 것은 '자살'밖에 없다고..

피오나 2014-09-02 21:50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 만나는 작가인데, 인터뷰를 읽어보니 어떤 작품일지 궁금하더라구요. 문학을 읽을 수록 선택할 것은 '자살'밖에 없다는 얘기는 어딘가.. 쓸쓸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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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찰스 디킨스/창비

 

찰스 디킨스의 작품 중에 가장 좋아하는 작품!!! 물론 여러 출판사의 버전으로 읽었지만, 창비세계문학으로 표지를 바꿔입었으니 당연히 다시 읽고 싶어지는 욕구!!

 

'창비세계문학' 34권. '단행본 역사상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라는 진기한 기록을 가진 찰스 디킨스 소설. 찰스 디킨스는 똘스또이, 도스또옙스끼, 버나드 쇼우, 조지 오웰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로부터 '19세기 최고의 문호', '셰익스피어와 더불어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라는 찬사와 존경을 받았으며, 당대 대중으로부터도 유례없는 열렬한 인기를 누린 작가이다

 

 

 

 

백조도둑/엘리자베스 코스토바/알에이치코리아(RHK)

 

<히스토리언>에 이어 두번째 출간되는 엘리자베스 코스토바의 작품!!

 

남부러울 것 없는 재능과 명성의 중년 화가가 공격한 내셔널 갤러리의 그림 '레다'. 제우스가 백조로 변신해 인간 여자 레다에 대한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순간을 묘사한 이 그림은 왜 한 화가를 미치광이로 만들었을까?
올리버를 치료하기 위해 나선 정신과 의사 말로우가 올리버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면서 시작되는 <백조 도둑>은 이러한 미스터리적 설정에서 출발하여 올리버와 말로우, 그리고 올리버를 사랑한 여인들에 대한 심리소설로 나아가다가 19세기말 인상주의 미술 세계에 대한 묘사까지 발전하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몽위 - 꿈에서 달아나다/온다 리쿠/노블마인

 

열대야가 잠못이루게 하고, 어정쩡한 장마가 불쾌지수를 높여주는 이 계절, 서늘하고 오싹하고, 미스터리한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 온다 리쿠의 신작!!

 

다양한 장르의 미스터리를 보여주며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 작가 온다 리쿠의 장편소설. 인간이 자신이 가진 최고의 공포를 숨겨 놓는 '무의식과 꿈'을 바탕으로, 신선한 공포의 세계를 보여준다. 온다 리쿠만의 특기로 평가 받는 '아름다운 공포'의 극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146회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고,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지는 등 큰 호응을 받았다.

 

 

 

 

무의미의 축제/밀란 쿤데라/ 민음사

 

밀란 쿤데라의 신작 장편소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무조건 읽고 싶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 밀란 쿤데라의 장편소설. 2000년, <향수>가 스페인에서 출간된 이후 14년 만의 소설이다. 첫 소설 <농담>에서 시작되어, <참을 수 없는 존재>에서 전 세계를 사로잡은 그의 문학 세계는 <무의미의 축제>에서 그 정점을 이루며("쿤데라 문학의 정점." -「퍼블리셔스 위클리」) '쿤데라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자비/토니 모리슨/문학동네

 

흑인 여성 작가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인종과 성의 문제에 대해 문학적인 이의를 제기하는 작가, 그녀의 신작 궁금하다.

 

1680년대 아메리카 대륙. 미국이라는 나라가 건국되기 이전, 신분제도도 사회제도도 없는 신천지. 흑인과 백인이 대농장에서 함께 노동을 하고, 인종을 불문하고 노예가 될 수 있었던, 아직 인종주의가 발현되기 이전의 시대.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살아 있는 미국문학의 대모 토니 모리슨이 2008년 발표한 장편소설 <자비>는 바로 식민지 시대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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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성석제/창비

 

이야기꾼 성석제의 2년만의 신작!!

 

성석제가 천의무봉의 솜씨로 펼쳐놓는, 눈물겹게 아름다운 한 인간의 이야기.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묵묵히 우리 곁을 지켜온 그의 일생이 우리가 잊고 있던 주변의 누군가를 돌아보게 하고, 굴곡의 역사 가운데 던져진 개인의 운명을 생각하게 한다.

 

 

 

 

 

 

가장 잔인한 달/루이즈 페니/피니스아프리카에

 

포스트 애거서 크리스티로 불리는 루이즈 페니의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완벽한 플롯과 매력적인 캐릭터의 조합!

 

“가까이 있는 적이오. 심리학적인 개념이에요. 똑같아 보이는 두 개의 감정이 실제로는 정반대인 현상을 일컫는 표현이죠. 하나의 감정이 또 하나의 감정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는 건강한 감정이고 다른 하나는 병들고 왜곡된 감정일 때 쓰는 말이에요.”

“세 가지 조합이 있어요. 집착은 사랑인 척하고, 동정은 연민인 척, 무관심은 평정심인 척 속이죠.”



 

오솔길 끝 바다/닐 게이먼/시공사

 

'환상문학의 살아 있는 전설' 닐 게이먼의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소설

한 중년 남자가 소중한 사람의 장례식에 참석한 후 무언가에 끌리듯 어린 시절 살던 곳으로 차를 몬다. 어느새 자신이 살던 동네의 오솔길 끝, 낡은 농장에 다다른 그가 농장 뒤에 있는 연못에 앉자 수십 년 동안 잊고 있던 과거가 한번에 밀려온다.

 

 

 

 

 

 

 

 

킹- 거리의 이야기/존 버거/열화당

 

‘킹’이라는 이름의 개가 바라본, 유럽의 어느 도시 근교 노숙인들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단 하루 동안의 이야기.

 

존 버거는 다분히 다큐멘터리적일 수 있는 주제를 문학적 틀로 엮어 이야기를 끌고 간다. 그러면서 쓰레기를 뒤지며 살아가는 노숙자들의 삶을 역설적이게도 서정적인 문장으로 담아낸다.

 

 

 

 

 

 

 

솔로몬의 카펫/바바라 바인/봄아필

 

영국 심리 스릴러 작가 바바라 바인의 작품으로 <골드 대거상> 수상작이다.

 

제목인 ‘솔로몬의 카펫’은 사람들을 카펫에 태우고 그들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날아서 데려다 준다는 ‘솔로몬 왕의 카펫’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 솔로몬의 마술 카펫 같은 지하철이, 심리 스릴러의 거장 바바라 바인의 손끝에서 어둠의 심연을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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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한강/창비

 

한강이 풀어내는 1980년의 5월. 무고한 영혼들이 아픔을 겪고, 어느새 그들을 무심하게 잊어가고 있는 요즘같은 시국에 꼭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조차 휘청거리게 만든다>는 신형철 평론가의 말처럼, 그동안의 광주에 대한 조명과는 조금 마음가짐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과거에 관심이 없는, 오로지 현재와 미래만 보고 달려가는 많은 이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대성당/레이먼드 카버/문학동네

 

2007년에 출간되었던 카버의 대성당을 이미 읽었고, 책도 아직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개정판이 나왔다고 하니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을 만큼 좋은 책이다. 당시에 카버의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오로지 번역을 소설가 김연수 씨가 했다는 거였는데, 책을 읽다보니 카버의 진면목을 알 수 있어 그 이후에 그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이번 개정판은 오랜 시간 고심하며 새로 다듬은 번역과 작품에 대한 깊고 풍부한 해설이 특징이라고 하니, 기존에 읽었던 이들에게도, 읽지 않았던 이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살인창녀들/로베르토 볼라뇨/열린책들

 

'스페인어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알려진 로베르토 볼라뇨의 소설 작품 컬렉션이 드디어 17권으로 완간되었다. 특히나 열린책들의 이 시리즈는 작품의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표지덕분에, 소장 욕구를 마구 불러일으킨다. 볼라뇨를 처음 만나게 된 건 <야만스러운 탐정들>이었는데, 그 이후로 작년에 출간됐었던 화제작 <2666>에 이르기까지 독특하고 매혹적인 그의 작품세계는 마니아들에게 꼭 도전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이기도 하다. 5년동안 볼라뇨의 전권을 출간한 열린책들에게 감사를 전하고픈 시리즈이다.

 

 

 

 

 

 

모즈가 울부짖는 밤/오사카 고/문학동네

 

'블랙펜 클럽' 32번째 작품으로, 니시지마 히데토시, 가가와 데루유키 주연의 드라마 [MOZU] 원작소설이다. 오사카 고가 1986년에서 2002년에 걸쳐 전5권으로 완결한 '모즈' 시리즈는 현재까지 도합 판매부수 80만 부가 넘는 대히트를 기록한 작품으로 알려졌는데, 국내에는 처음 번역되어 소개되는 거라 더욱 관심이 간다. <단 한 장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절묘하게 컨트롤하며 이 소설을 썼다>는 평만큼이나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스피드가 서스펜스의 재미를 톡톡히 줄 것 같다. 숙명적인 계기로 범죄에 발을 담근 살인자의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이자 경찰조직 내부의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 본격 수사물이기도 한 이 작품은 '모즈' 시리즈 중에서 가장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풍부하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폭스 밸리/샤를로테 링크/밝은세상

 

전작인 <관찰자>로 탁월한 심리묘사를 선보였던 샤를로테 링크의 신작이다. 그녀의 작품은 추리 소설임에도 범인과 주변인물의 내면 묘사와 범행 동기등에 집중하는 스타일로 특히 여성독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걸로 유명하다.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작중인물들이 느끼는 공포와 불안, 고뇌와 상실감, 고독과 절망, 양심과 죄의식 등 인간의 복잡다단한 감정의 부침이 변화무쌍한 스토리와 어우러지며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고 하니 색다른 추리 소설을 만나고 싶은 이들이나, 캐릭터의 심리변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흥미진진한 작품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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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devous 2014-06-03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모두에게 사랑받은 김연수 작가님 ^^ 스무살, 원더보이 두 권 읽었을 때만 해도 조금 갸우뚱했다가 세계의 끝 여자친구,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읽으면서 왜 사람들이 김연수를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고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읽고 다시 조금 갸우뚱했다가 최근 꾿빠이 이상,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청춘의 문장들 읽고 완전히 반하게 됐어요. <소년이 온다>는 꼭 선정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피오나 2014-06-04 19:40   좋아요 0 | URL
ㅎㅎ 그쵸? 김연수 작가님 팬은 골고루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특히 <밤은 노래한다>가 좋았거든요. 혹시 아직 만나보시기 전이라면, 김연수 작가님의 작품 중에 적극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