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살면 강원도 여행을 많이 할 줄 알았는데 주말 가족으로 살다 보니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지난 주말 원주 와 살면서 처음으로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왔다. 같은 강원도인데도 속초는 원주에서 2시간 반이나 걸렸다. 미시령길이 생기는 바람에 예전보다 많이 빨라진 거라는데...

몇 년 만에 간 물놀이 시설(설악 워터피아)에서 아이들은 힘든 줄도 모르고 야간까지 신나게 놀았다. 이젠 아이들이 수영을 잘 하니 수영 못 하는 엄마를 끌어주는 상황이 되고... 아이들은 유수풀이랑 파도타기를 하고 나랑 남편은 뜨끈한 온천에 주로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특히 설악 워터피아는 야외 온천이 있어서 좋았다.

 

근처에 있는 콘도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 커텐을 걷었더니 울산바위가 떡 하니 보였다. 

결혼 전 설악산 등반을 네 번이나 했으면서도 권금성 올라가는 케이블카 한번 못 타봤다는 나의 말에  간단하게 아침을 해먹고 설악동으로 갔다. 겨울인데도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올라온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저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회사가 박정희 집안 사람이라고 해서 놀랐다.  

 700미터를 케이블카를 타고 순식간에 올라갔다.

 

 

 

 

 

바다 근처에서 몇 년을 산 덕에 난 늘 바다가 그립다. 속초에 오면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질 줄 알았는데 바다가 안 보였다. 바다가 보고 싶은 나를 위해 속초에서 점심을 먹고 그곳에서 제일 가까운 고성으로 올라갔다. 남편이 군생활할 때 관동팔경 중 하나인 청간정에 가본 기억이 있다며... 

청간정은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과 정선이 그림으로 남겨놓아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청간정에서 바라본 바다. 철조망이 보인다. 북한이 가깝다는 증거. 바다쪽으로는 접근 금지.

산 위에서 부는 바람보다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더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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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1-10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여행~~~~~ 부럽네요.
특히 겨울바다는 그냥 바라만봐도 좋죠~~~~~~^^

권금성 케이블카는 전두환 집안, 얼마전 장흥에서 제주가는 페리호가 개통됐는데 그건 이명박 형님사위라던가... 여튼 이권사업이 갑자기 개설되면 다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한다는 게 정설처럼 됐어요.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확인하면 엄청날거에요.ㅜㅜ

소나무집 2011-01-11 18:26   좋아요 0 | URL
겨울 바다는 그냥 바라만 보아도 좋았어요.
1박 2일 동안 마음 복잡한 일을 싹~ 잊고 놀다 왔어요.
권금성도 전씨 사위가 하다가 지금은 사위 아들이 한대요.
시설은 세금으로 만들어서 배불리고 있는 건 저런 사람의 자손이라는 게 어이가 없어요.
우린 설악산 직원 대동하고 가서는 무료로 이용했어요.^^

소나무집 2011-02-19 20:57   좋아요 0 | URL
남편이 그러는데요, 전통이 아니고 더 먼 옛날 박통 사위집안이라네요.

울보 2011-01-10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즐거운 여행하셧네요,,
겨울바다 저도 좋아하는데 볼을 스치는 그 매서운 바람의 느낌
여름바다랑은 바람의 냄새도 다르고 한적함도 다르지요,,
친정엄마도 얼마전에 다녀오셨는데 사람이 너무 없더라,,하시던데,,,가고 싶어지네요,

소나무집 2011-01-11 08:44   좋아요 0 | URL
네~
바람이 차긴 했는데 바라만 보아도 좋더라구요.
친정이 춘천 쪽이면 속초는 한 시간 반이면 가니까 자주 가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엘리자베스 2011-01-11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 덮인 울산바위! 멋있네요.
설악워터피아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추위를 싫어하는 우리 부부에겐 딱 맞는 장소인데...
남편을 한번 꼬셔봐야겠어요. 넘어올려나 모르겠어요.
워낙 겨울 나들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에궁

소나무집 2011-01-12 09:31   좋아요 0 | URL
안개가 끼어서 산이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멋졌어요.
우린 이젠 온천이 좋은 나이예요.^^
점심 먹고 들어가서 끝나는 안내 방송 나올 때까지 놀았어요.
본전 뺐어요.^^

같은하늘 2011-01-13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들려서 이렇게 멋진 겨울바다를 선물받고 가네요.^^
이젠 강원도 생활에 완전히 물드셨나봐요.
설악워터피아는 오래전에 가본적이 있는데...
아이들은 정말 지치지 않고 잘 놀지요? ㅎㅎ

소나무집 2011-02-01 16:55   좋아요 0 | URL
원주로 와서 거의 처음한 여행이에요. 주말 가족으로 살다 보니 여행을 떠나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이번 여행도 몸이 아파서 우울해하고 있는 참에 남편이 기분 전환시켜주겠다고 나선 여행이었어요.
 

동생네는 올해 초등 입학하는 쌍둥이 형제와 3학년이 되는 아들까지 아들만 삼형제다. 난 달랑 아들 하나 키우면서도 맨날 씩씩대고 헉헉대는데 아들을 셋이나 키우고 있는 동생은 생각할수록 대단하다.  

큰아이가 3학년 올라가지만 동생들이 있어 엄마가 읽어주는 것에 더 익숙해서 두꺼운 책은 아직 어려워한다. 그래서 혼자 읽으면서 배경 지식을 풍부하게 해줄 수 있는 지식 위주의 책으로 골라보았다.  

권장 도서 목록을 보면 나온 지 오래되었거나 절판된 책이 많아 우리 아이들이 본 책이나 도서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책으로 골랐다. 

* 독도와 통일에 관한 책 - 멀리 있는 우리 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보자.

 

 

 

 

  

 

* 경제랑 이어지는 책 - 영교출판에서 나온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시리즈는 글자가 큼직하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서 3학년 정도 아이들이 읽기에 좋다.

 

 

 

 

 

  

 

* 역사랑 친해지는 책 - 한솔수북에서 나온 역사스페셜 작가들이 쓴 이야기 한국사 시리즈는 3학년도 금방 역사랑 친해질 수 있다. 아이세움에서 나온 보물찾기 시리즈도 세계 문화, 역사랑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되니까 추천.  

 

 

 

  

 

 

  

 

 

 

    

  

 

  

 

 

 * 의식주와 이이지는 책 - 미래아이에서 나온 의식주 시리즈는 3학년이 보기에는 좀 두꺼운 감은 있지만 그림 자료들이 풍부하고 동화 형식이라서 우리 아이들은 재미있게 읽었음.  

 

 

  

     

 

 

 

 

 

 

* 과학에 관한 책 - 신기한 스쿨버스 테마과학 동화, 내일은 실험왕, 아이세움 살아남기 시리즈는 울 아들이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 인체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아이세움 - 머리에서 발끝까지 시리즈

 

 

 

  

 

 

  

 * 보림출판사 - 꼬마 과학자 시리즈

 

 

  

 

 

 * 환경에 관한 책   

  

 

 

 

  

 

 

 

 

 

 

 

 

* 인물 이야기 

 

 

 


 

 

 

    

 * 미술에 관한 책 - 3학년 미술책에는 다양한 화가들이 나온다. 길벗어린이에서 나온 처음 만난 예술가 시리즈는 3학년에게는 좀 유치한 감은 있지만 어려운 책 사놓고 안 보는 것보다 쉬운 책으로 동생들이랑 같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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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1-01-13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학년에 올라가는 우리아이를 위해서 별찜입니다. 감사해요.^^*

소나무집 2011-02-01 16:53   좋아요 0 | URL
벌써 3학년 올라가는군요.
요즘은 책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니 읽어으면 싶은 책도 정말 많아요.
 

방학을 하고 내내 병원에 다니면서 골골대는 중이다. 마음은 20대 같은데(이거 60대 후반의 친정엄마께서도 늘 하시는 말씀)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었다. 이젠 건강을 챙겨야 할 나이가 된 듯하다.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시길...

아이들 공부는 뒷전에 두고 그동안 사두고 못 읽은 책 읽고 영화나 보면서 빈둥대고 있다. 

그동안 언론으로 접한 대기업들의 비자금 문제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직들이 얼키고 설켜야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기업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 검찰, 언론, 학계 등등에서 모두 적절한 보상을 받고 스리슬쩍 통 크게 눈감아줘야 가능한 일.  

비자금 만드는 더러운 회사의 물건은 절대 사지 말자!  

 

 

 

사놓은 지 몇 년은 된 책인데 이제야 읽었다. 책내용을 떠나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어서 선물도 여러 권 했으면서 정작 이제야 읽었다.  

세 아이의 엄마로 나이 들어가는 공지영에게선 삶의 깊이가 느껴진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엄마와 함께 이렇게 책을 읽고 교감을 나누며 자란 아이는 심신이 모두 반듯한 아이로 자라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나도 공지영처럼 딸과 아들과 같은 책을 읽고 편지를 쓰고 소소하게 대화를 나누는 엄마가 되고 싶다. 좀더 크면 맥주도 함께 마시면서.

    

                                        엄마가 신경숙 팬이라는 걸 아는 딸아이가 제 용돈을 모아서 생일 선물로 사준 책이다. "딸, 다시 한번 고맙다."

80년대 중반 내가 학교 다닐 때의 이야기다. 내가 가장 팔팔했던 시대의 이야기인데 몰입이 되지 않았다. 그 시대를 거친 나도 백프로 공감하지 못하는데 요즘의 이십대는 공감할 수 있을까?  

너무 많은 죽음이 등장하는 게 싫었다. 내겐 강의실 대신 가투 현장에 더 많이 나가 있는 명서를 닮은 친구도 있었고, 말없이 책만 보는 윤이를 닮은 친구도 있었지만 우리들의 20대는 늘 희망에 차 있었다. 어느 누구도 쉽게 죽음을 생각하지 않았다.  

한참 생각을 이끌어가다가 터키나 그리스, 베니스 혹은 페루로 훌쩍 마음을 옮겨놓게 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다. 왜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문제 해결이 안 되는지...  나이가 들어갈수록 공감대 형성이 팍팍되는 공지영의 글과는 정반대다. 앞으로 신경숙의 신간이 나오면 살까 말까 망설일 것 같다.   

 스티브 잡스, 대단한 사람이다. 고집탱이에 버럭쟁이에 학교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친구도 별로 없고, 자신의 아이까지도 부정한 사람이었지만 세상은 그에게 성공을 주었다. 

스티브 잡스의 성공 비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믿은 대로 밀고 나가는 것. 그리고 냉정함이 아니었을까?

 

 

 

탸샤 할머니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왜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삶을 부러워하는지 알겠다. 동화책에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쓰면서 살지만 그녀의 삶 자체가 한 편의 동화 같다. 

정신없이 살지만 않으면 한결 인생이 즐거울 거라는 말씀 가슴에 새겨야겠다.    

 

 

 

  

 아버지에 이어 필사쟁이의 삶을 살아가는 장이의 이야기가 참신하면서도 있을 만한 이야기이지 싶다. <책과 노니는 집> 후편이 나와도 좋을 것 같다. 그후 장이가 어떤 삶을 살아갔을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서 말이다. 우리집에도 궁금한 독자 두 명이 있으니...

필사쟁이,  요즘도 이런 직업이 있다면 나도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어...

 

 

 

2010년 12월 31일 연말 모임에 나갔다가 이 책의 저자인 최성현 선생님을 만났다. 생전 장일순 선생님과 함께 했던 이야기들을 듣고 돌아와 읽다가 밀쳐두었던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서화를 바탕으로 쓴 글인데 삶을 살아가는 기본 자세에 대해 누누이 말씀하신다.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 고등편이다. 수필 한 권, 소설 두 권, 시 한 권으로 이루어진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고등학생은 더이상 사사건건 부모와 선생님의 간섭을 받아야 하는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스스로 미래에 대해 인생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넓은 생각의 바다로 이끌어주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실려 있다.  "아니, 요즘 국어 교과서에 이런 작품들이 실린다 말이야!" 하면서 깜짝 놀랐다.

국어선생님들께서는 작품을 분석하고 쪼개놓는 법만 가르쳐서 아이들에게 문학 작품을 즐기는 재미를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다. 

<토지> 다시 읽기를 하고 있는데 자꾸 뒤로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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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1-01-0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학때 읽겠다고 토지 전권을 중고로 구해놨는데, 아직 밀린 학기말 업무 처리를 못하고 있네요. 이래서 자택근무가 힘든가봐요.

소나무집 2011-01-06 20:00   좋아요 0 | URL
첫번째 읽었을 때보다 새기고 생각하면서 보니 훨씬 재미있더라구요. 방학인데도 선생님들은 할 일이 많은가 봐요.

전호인 2011-01-0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수아비춤"연초에 후딱 읽었는데 아직 리뷰는 못쓰고 있습니다.
조정래님의 다양한 식견이 다시한번 발휘된 책이라 해야할까요.
아무튼 우리나라의 경제민주화가 절실하고 국민들의 참여의식이 그것을 앞당길 수 있다는 내용이 좋았습니다. ^^
"어디선가~~~" 읽어봐야겠군요. ㅋ

소나무집 2011-01-06 20:02   좋아요 0 | URL
님도 읽으셨군요.
조정래 작가 정말 존경스러워요. 대학 선배라서 더~ 이런 소설책 진작에 나왔더라면 우리 국민들의 경제 의식이 좀 높아졌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삼*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국민 무서운 줄도 알지 않았을까 싶고요.

순오기 2011-01-06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페이퍼에요. 추천 꾹~
어.나.벨은 선물 받았는데 안 땡겨서 첫장도 안 펴 봤어요.ㅜㅜ
좁쌀 한 알도 사놓고 아직이고, 토지는 10년 주기로 다시 읽어야지 생각하는데 실천여부는 미지수예요.^^

순오기 2011-01-06 23:46   좋아요 0 | URL
새해 인사가 빠졌네요~~ 아프지 말고 씩씩하게 건강관리 잘 하시어요.
선우는 중학생이 되고 지우는 5학년이 되는 거죠~ 총명하고 지혜롭게 쑥쑥 크기를 기원해요.

소나무집 2011-01-07 13:55   좋아요 0 | URL
어나벨은 쉽게 읽히기는 하는데 좀 실망이었어요.
아이를 안 키워본 사람이라서 그런지 삶의 깊이가 없게 느껴지더라구요.
순오기님이야 엄청난 양의 책을 읽으니 어나벨 정도는 패스해도 돼요.

순오기 2011-01-10 17:25   좋아요 0 | URL
아이를 안 키워본 사람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일종의 편견이겠지만...
작가나 주변인들도 모성을 체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어던 한계가 감지되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원주 하면 치악산을 떠올린다. 나도 남편이 치악산에서 근무한 적이 있으니 치악산에 대한 애정 또한 남다르다. 결혼 전 남편과 연애할 때 처음 치악산을 찾은 나를 데리고 구룡사길을 오르며 남편은 은혜 갚은 꿩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치악산 한 조각이라도 떼어줄 듯 신나서 이야기하던 남편을 참 이쁘게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치악산(雉岳山) 의 '雉' '꿩'을 가리키는 말이다. 치악산의 원래 이름은 적악산(山 )이었는데 은혜 갚은 꿩의 이야기를 기리기 위해 치악산으로 바꿨다고 한다. 치악산국립공원 들어가면서 보면 꿩만두를 파는 식당이 더러 보였는데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은혜 갚은 꿩 이야기가 한림출판사에서 그림책으로 나왔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꿩을 까치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도 많다고 하는데 이 그림책 덕분에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 이야기를 쓰신 이상희 선생님은 원주에서 패랭이꽃 그림책버스를 운영하고 계신다. 더불어 그림책 관련 강의를 하면서 원주 어린이와 엄마들의 독서 문화 수준을 한층 높여놓으셨다. 이런 분이 원주에 살고 계시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 개인적으로 이상희 선생님을 알지는 못하지만 지인으로부터 출판기념회 소식을 듣고는 단숨에 달려갔다.

그림책 좀 읽었다 하는 분들은 이상희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존 버닝햄의 <마법 침대>를 비롯해 수많은 그림책과 <데이빗 소로우> 등 환경 인물 그림책, 내가 좋아하는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압둘가사지의 정원>도 번역하셨다. <소를 찾는 아이> 등 사계절 우리 문화 관련 그림책에도 글을 쓰시는 등 현재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아아들 이름을 직접 써서 싸인을 해주셨다.  

<만년 샤쓰><준치 가시> 등에 그림을 그린 김세현 님이 그린 그림이 이야기랑 궁합이 딱 맞는다. 구렁이 그림이 어찌나 화사한지 아이들이 좋아하게 생겼다. 남편이 책을 보더니 상원사 스님이 꽃무늬가 새겨진 구렁이로 변하는 장면은 <수호지>의 108 영웅 중 화상 노지심을 연상시킨단다.

 이상희 선생님이 직접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이야기를 읽어주셨다.  

*** <은혜 갚은 꿩 이야기> 이상희 글/김세현 그림/한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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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12-20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은혜 갚은 새는 까치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음..
표지 구렁이가 꽃구렁이에요 ^^

소나무집 2010-12-23 12:47   좋아요 0 | URL
네, 꿩이에요.
그림책이 정말 예뻐서 보고 도 보고 그랬어요.
아이들이랑 치악산 가기 전에 읽어도 좋을 책이에요.

엘리자베스 2010-12-21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버스 총회를 먼저 하는 바람에 많이 불편하셨죠?
그럼에도 거의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정말 고마웠답니다.^^

소나무집 2010-12-22 12:18   좋아요 0 | URL
불편하진 않았구요. 그림책버스에 대해 좀더 알게 되었지요 뭐.
이상희 선생님 같은 분이 와서 살아주는 게 고맙다 싶어요.
 

지난 목요일은 티미옌과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수업을 마치고 그녀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한국에 온 지 2년이 넘었지만 식당다운 식당에서 외식 한번  못해 본 그녀를 데리고 일식집에 갔다. 처음 먹어본다던 회를 아주 맛있게 먹던 그녀를 난 엄마처럼 언니처럼 뿌듯하게 바라보았다. 이젠 선생님 안 온다는 말에 아이를 안고 서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티미옌. 헤어지기 전 그녀가 내민 편지 한 장 때문에 나도 또 눈물이 쑥~ 빠졌다.  

 달력 종이를 오려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든 편지지.

내가 일 년 동안 만난 다문화 가족 외국인은 1, 2학기 포함해서 모두 7명. 이번 주로 올해 교육이 모두 끝났다. 올해 초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설레임으로 일을 시작하고 그녀들을 만나게 되었다. 일주일에 4일 하루 네 시간만 교육하면 된다는 생각에 가볍게 시작했는데 가볍지가 않았다. 초보 실력으로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고, 낯선 사람 만나는 것을 별로 즐기지 않는 성격도 나를 힘들게 했다. 하지만 한 학기만 해보자며 시작한 일이 1년을 채웠다. 

나를 일 년 동안 버티게 한 힘은 그녀들에게 있었다. 가난한 고향에서 보다 나은 삶에 대한 꿈을 품고 결혼 이민자의 신분으로 온 그녀들에게 한국은 희망의 땅이었다. 하지만 물설고 낯설고 음식 설고 말까지 통하지 않는 한국에서의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희망보다 절망으로 한국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대부분 한국에 오고 일 년 동안 그녀들은 두문불출하면서 보낸다고 했다. 밖에 나가는 것이 무섭기도 하지만 남편 등 시부모들이 밖에 나가서 외부인과 접촉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란다. 내가 그녀들의 집에 드나들면서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의 경우 한국에 적응하는 데 천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간혹 결혼이민자들에 대해 부정적인 사례들이 언론에 나오기도 하는데 가족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한국인 며느리도 처음 시집오면 외국인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하는데 그녀들은 진짜 외국인이다. 그리고 그녀들의 나이 이제 겨우 열여덟에서 스물을 갓 넘겼다. 내 딸이라고 생각해봐라. 얼마나 안쓰러운가! 어린 나이에 한국에 와서 살아주는 것만도 고마워해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시어머니들은 며느리이길 원하고 나이 많은 남편은 아내이길, 그리고 빨리 한국인처럼 되길 원하고...  

한국어를 빨리 배우라고 재촉은 해도 아내 나라의 말을 배우려드는 남편은 단 한 명도 없는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말이 좋아 다문화가족이지 사실은 지독하게 이기적으로 한국 문화만을 강요한다.

그녀들이 며느리나 아내라는 생각 이전에 진짜 외국인이라는 생각으로 도와주고 이해해주어야 할 것 같다. 그녀들의 미래는 물론 우리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2년이 되어도 가족이나 자주 가는 슈퍼 아줌마 외엔 한국인과 말 한마디 해본적이 없다는 그녀들이다. 이웃에서 그녀들을 만나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한국말 잘하네요." 그 정도면 충분하다. 친절하고 좋은 한국 이웃을 만날수록 그녀들의 한국 생활이 덜 고달프고 행복해지고 싶은 그녀들의 삶에 희망도 될 수 있을 테니까.

나는 그녀들과 일 년 동안 함께 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나는 한국어 몇 마디를 가르쳐주고 이야기를 들어준 것뿐이지만 그녀들은 내게 크고 깊은 사랑을 가르쳐주었고, 동남아 어느 구석진 곳에 있거니 했던 그녀들 나라에 대한 존재감도 내 의식 속에 심어주었다.  

누구에게나 더 나은 미래를 살고 싶은 꿈이 있다. 보다 나은 미래을 꿈꾸는 다문화 가족 그녀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동안 함께 했던 노은 킴리(캄보디아), 마오 루윈(중국), 나지나린(필리핀), 티미옌(베트남), 당티미안(베트남), 누엔티항(베트남), 레티김탄(베트남), 모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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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8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0-12-20 08:43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그리고 고마워요.
가족들은 대부분 의무만 강요하고 속깊은 이야기는 잘 들어주지 않는데 선생님은 공부하는 중간에 고향 이야기도 들어주고 베트남어도 배우고 싶다며 관심을 가지니까 더 좋아하더라구요.

프레이야 2010-12-1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름다운 그녀들과 소나무집님이에요.^^
다문화가정이라는 이름을 붙이지만 지독히 우리문화만을 강조한다는 글귀가 쏙 들어옵니다.
그렇군요. 그걸 간과했어요.

소나무집 2010-12-20 08:54   좋아요 0 | URL
진짜 다문화가 되려면 멀었다 싶어요. 그녀들 집에 가보면 고향에서 가져온 물건 하나 보이지 않아요. 아이들이 학교 갈 때쯤 되면 엄마 나라 말과 역사를 꼭 가르치라고 했어요. 사실 자기 나라의 역사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말 좀 알아듣는 탄에게는 제가 베트남 역사를 가르치기도 했어요.

순오기 2010-12-19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 대 사람으로 다가가서 안아주는 것~ 인간에 대한 진정한 예의라고 생각되어요.
소나무집님이 바로 행하는 일도 그렇고요... 티미옌도 마음이 고와서 좋고요.

소나무집 2010-12-20 10:22   좋아요 0 | URL
몇 년씩 이 일을 한 선생님들은 무덤덤해진다는데 저는 학생 하나하나가 다 안쓰럽고 보듬어주고 싶고 그래요.

무스탕 2010-12-19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처럼 마음으로 다가서야 할텐데 말이에요..
제 일터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든 이민자든 종종 접할때가 있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참 안타깝고 화날때가 많아요.
'입장바꿔 생각해 봐'가 유행가 가사로만 그칠게 아닌데 말이에요.

소나무집 2010-12-20 09:10   좋아요 0 | URL
어떤 남편, 어떤 가정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녀들의 인생이 확 달라지는 것 같더라구요. 제가 만난 학생들은 그래도 잘 사는 편이었는데 안타까운 사연도 많아요.

엘리자베스 2010-12-21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나요...
한해동안 정말 수고많으셨어요. 짝짝짝~~~

소나무집 2010-12-22 12:19   좋아요 0 | URL
제가 정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요즘 왜 그렇게 눈물이 자주 나는지 모르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