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외계인이야 미래 창작 그림책 1
김진완 글, 박찬우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아하는 음식이라곤 아이스크림과 딸기잼을 넣은 요구르트뿐이고, 친구들 다 잘하는 축구도 못 하고, 쉬운 문제도 척척 틀려서 엄마한테 야단이나 맞고, 놀이 공원도 끔찍하게 생각하는 주인공의 이름은 환이.

그렇다고 해서 기가 죽어 있는 환이가 아니랍니다. 오히려 자신은 스콜롬띠루라는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라서 지구인들이 하는 걸 못할 뿐이라고 생각하죠. 자기한테 이로운 쪽으로 생각하는 환이의 무한한 상상력이 부러워지는 그림책이에요.

책을 보던 우리 아들의 한마디, " 환이 진짜 웃긴다. 환이는 나보다 더 해!" 책장을 넘기면서 환이의 말썽이 우리 아들하고 좀 닮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들 녀석은 그래도 자기가 훨씬 낫다고 평가를 내리네요. 백 페선트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럼 그럼" 하면서 아들 편을 들어주었어요.

환이는 엄마를 비롯한 골칫덩어리들의 구박을 견디지 못해 지구를 탈출하기 위해 우주선을 만들기로 해요. 하지만 결과는 불이 날 뻔한 사고로 이어지고, 엄마한테 엉덩이를 두들겨 맞죠. 장난을 치다 지구인 엄마에게 걸렸을 때는 무조건 도망을 치거나 싹싹 빌어야 한다는 게 경험으로 터득한 외계인 환이의 생각이라는군요. 우리 아들은 아직 요걸 터득 못해서 무조건 울고 보는데...

외계인 환이가 교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지구 생물은 돌고래래요. 마침 섬으로 여행을 가다 만난 돌고래는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으니 온난화를 막으라는 임무를 환이에게 전해 주었어요. 그후 자동차 매연, 소들이 뀌는 방귀, 핸드폰 전자파가 모두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환이가 지구를 살리기 위해 대책을 세웁니다.

하지만 이번엔 엉뚱하지도, 사고를 내지도 않는 진짜 지구인 같은 생각들을 해내지요. 왜냐하면 환이도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과 지구를 좋아하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환이를 닮은 외계인 친구들도 사귀게 되었구요. 이 이야기는 좀 엉뚱한 아이들이 나중에 큰일을 한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맨날 사고를 치다가 엄마에게 혼나는 지구인 환이와 그래도 늘 씩씩하게 놀거리를 상상해내는 외계인 환이의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뻐요. 시험 잘 못 보고, 축구 시합에서 졌어도 속상해하지 말고 "난 외계이라서 그런 거 좀 못 한다"고 환이처럼 큰소리 한 번 쳐보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갈 것 같네요. 

뒤표지에 나와 있는 외계인 테스트 결과 우리집에도 외계인이 한 명 있더군요. 저학년 아이들이라면 모두 좋아할 것 같은 그림책이에요. 2학년 우리 아들이 보고 또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칭찬 받고 싶어요! 미래그림책 86
레베카 패터슨 글, 메리 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선생님에게 칭찬 스티커를 받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그림책이네요. 사실 고든 같은 아이들은 어느 교실에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뭐든 잘하는 아이들에게만 스티커를 주는 선생님도 어느 교실에나 있지요. 고든은 글씨도 예쁘게 못 쓰고, 찰흙 만들기도 못하고, 축구도 못하니 칭찬 스티커 같은 건 받을 수가 없답니다. 친구들이 받는 칭찬 스티커가 고든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요.

고든은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을 수 없지요. 더구나 고든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합니다. 수학 시간에는 양말을 벗어가며 짝꿍에게 더하기를 가르져주다 선생님에게 걸리고요, 점심 시간에는 완두콩 위로 던지기 놀이를 하면서 밥을 먹다가 청소 당번이 되었지요. 친구들이 고든은 모든 게 엉터리라며 놀이에 끼워주지도 않자 결국 울음을 터뜨려요. 애고 애고, 고든이 너무 불쌍해요. 

그제서야 선생님도 아이들도 고든에게 시선을 돌립니다. 그리고는 고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네요. 그랬더니 고든은 우스꽝스런 얼굴로 친구들을 웃길 줄도 알고, 축구공에 맞아 우는 친구를 달랠 줄도 안다구요. 고든은 못하는 것도 많지만 친절하고, 명랑하고, 친구를 잘 도와주는 멋쟁이예요.

고든은 공부만 하는 지루한 교실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주인공이었어요. 그러니까 칭찬 스티커를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다구요. 그렇게 해서 고든이 받은 칭찬 스티커의 이름이 뭔지 아세요? 바로 바로 좋은 친구 고든 별 스티커랍니다.

그래도 고든은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 같아 다행이에요. 끝까지 칭찬 한마디 없이 상처만 주는 선생님도 많은데 말이죠. 늘 말썽만 피우는 것 같은 아이들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칭찬거리가 아주 많다는 사실을 고든을 통해 배웠으면 좋겠어요. 

칭찬 받고 싶은 저학년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고, 안 좋은 점만 들춰내는 선생님과 엄마들을 반성하게 하는 그림책이에요. 못 하는 아이일수록 한 번 더 칭찬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대충 그린 듯한 그림도 재미있어요. 흑인과 백인을 가리지 않고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다양한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고, 원탁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은 부럽기까지 하네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호인 2008-08-26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칭찬을 습관화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늘 염두에 두면서도 뭔저 꾸중부터 하게 되니 말입니다.

소나무집 2008-08-28 16:16   좋아요 0 | URL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늘 꾸중거리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요?

bookJourney 2008-08-29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칭찬을 먼저 해야 하는데, 일단 잔소리부터 한 다음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반성하며) 칭찬을 하게 되니 .. 완전 병주고 약주고 하는 꼴이 됩니다.
매일매일 외우며 살아야겠어요.

소나무집 2008-09-01 13:07   좋아요 0 | URL
외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늘 속으로 도를 딱아야 할 듯해요.
 
신통방통 도깨비들의 별별 이야기 잘잘잘 옛이야기 마당 2
이상교 글, 이형진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표지 그림을 보고는 윌리엄 스타이그의  작품인 줄 알았다. 표지에 나오는 도깨비 그림이 꼭 윌리엄 스타이그의 <자바자바 정글>에 나오는 괴물이랑 분위기가 비슷하다. 그림 그린 이를 다시 보니 <끝지> <명애와 다래>의 작가 이형진 님이다. 우리 옛 이야기 속에 나오는 도깨비들의 유쾌함, 바보스러움, 해악 등이 다 스며 있어 자꾸 그림을 들여다보게 된다.

내가 우리 아이들을 키우면서 밤늦게까지 잠을 안 자고 있을 때 써 먹은 방법 중 한 가지가 옛날 이야기 책을 읽어주는 것이었다. 옛날 옛날에 하면서 시작되는 책을 읽어주다 보면 아이들은 금방 엄마 곁으로 와서 귀를 쫑긋 세우곤 했다. 특히 도깨비가 등장하는 옛날 이야기를 유난히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이젠 엄마가 읽어주는 책보다 혼자서 읽는 책이 더 많아진 아들 녀석도 이 책을 보자마자 품에 안고는 몇 번을 반복해서 보았다. 자기가 알고 있는 도깨비 이야기도 있다며 더 좋아했다. 우리 옛 이야기에 등장하는 도깨비는 무섭지도 않고 사람들이랑 어울리기도 잘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들은 도깨비를 친구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깨비 이야기 여섯 편이 실려 있다. 요즘 책 한 권 값이 만만치 않은데 여섯 권의 책을 읽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단점이라면 한 편만 읽어주고 싶은데 아이들은 책이 끝날 때까지 읽어 달라고 조르면 목이 좀 아플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구수한 입말로 되어 있어서 읽어주는 맛도 좋다.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질문을 하나씩 던져준 것도 이 책의 좋은 점이다. 책을 읽고 엄마가 "이 책 참 재미있지?"라고 물으면 "예." 라고 대답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대화를 나눌 있어서 독서 지도가 저절로 된다. 나는 아들에게 이 질문들을 가지고 독서록을 써 보라고 했다. <어른 어른 빨간 색실>이라는 이야기 끝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들어 있다.

"사람들은 왜 도깨비 감투를 얻으면 자신만 잘 살려고 하는 걸까? 탐관 오리들을 혼내주든가,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도 있을 텐데. 여러분은 도깨비 감투를 얻게 되면 무엇을 하고 싶어?"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야기를 하루 한 자락씩 들려주다 보면 짧은 여름 밤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유 2008-08-09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라 해요..도깨비 이야기요..도깨비들 너무 순수하고 이쁘잖아요..히힛~!

소나무집 2008-08-12 09:4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우리나라 도깨비들은 너무 순해서 사랑을 안 해줄 수가 없어요.
 
내 방은 엉망진창! 미래그림책 85
마티아스 조트케 글, 슈테펜 부츠 그림, 김라합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7월
절판


나도 아들 녀석에게 하루에 한 번씩은 "아이고, 맙소사. 방 꼴이 이게 뭐냐?"는 말을 해대곤 합니다. 그만큼 우리 아들은 어지르기 선수지요.

그런데 책을 보던 아들이 곰돌이 방은 자기 방보다 더 심하다고 말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발 디딜 틈이 없기는 우리 아들 방이나 올레 방이나 비슷하구만!

이쯤 되면 나도 곰돌이 아빠처럼 소리 한 번 꽥 지르고 일장 연설을 늘어놓을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올레의 반격이 만만치 않군요. "언제나 모든 걸 깨끗이 정리하면 세상이 얼마나 심심하겠냐구요."

옛날 공룡들이 살던 숲이 말끔하게 정리된 모습을 상상해 보니 올레 말이 맞는 것도 같습니다. 하늘을 나는 익룡도, 나무랑 꽃도 줄맞춰 서 있으니 좀 재미가 없어 보이네요.

하지만 이에 뒤질세라 아빠의 논리적인 설명도 만만치 않아요. 그림과 글자가 뒤죽박죽 섞인 책과 신문만 있다면 과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그런 책이 세상에 있다면 물론 재미 없겠지요!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설 올레가 아닙니다. 밤하늘에 있는 별들이 모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면 얼마나 이상할까요? 그래, 멋진 이름을 가진 별자리를 구경할 수 없으니 그건 아빠도 인정을 해야겠군.

그런데 말야, 슈퍼에 장을 보러 갔는데 과일과 채소 칸에 고기가 있고, 감자칩 옆에 양말이 있고, 사탕이 생선 살 뒤에 있다면 어떨까? 아무래도 정리를 하는 게 낫겠지?

엉망으로 섞인 슈퍼와 어지러운 자기 방을 생각하던 올레는 드디어 아빠와 함께 방을 치우기로 합니다. 늘어놓는 건 혼자 해도 어렵지 않은데 사실 치우는 건 혼자 하려면 재미도 없고 힘들거든요.

방을 깨끗이 정리하고 난 아빠는 올레에게 인생의 반은 질서라고 말해 줍니다. 여기서 올레가 떠올리는 건 바로 인생의 반은 무질서라는 사실! 역시 똑똑한 올레!

아빠와 대화를 나누던 올레는 세상은 질서와 무질서가 뒤섞여서 다양한 아름다움을 창조해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억지로 호통치고 일방적으로 혼내는 아빠가 아니라서 너무너무 멋집니다. 이런 아빠 본받아야 합니다.

똑똑한 아들 덕분에 방도 깨끗이 치우고, 세상 이치 공부도 했는데 그 후 아빠와 아들은 무엇을 했을까요? 바로 질서 잡힌 방을 무질서한 방으로 균형을 맞추는 일을 했답니다.

그래서, 아빠의 일방적인 승리가 아닌 아들 올레와의 공통 승리를 선언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적북적 우리 동네가 좋아 I LOVE 그림책
리처드 스캐리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은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 궁금한 게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이 책은 눈에 보이는 대로 궁금한 아이들에게 다양하게 살아가는 이웃 사람들에 대해 알려주네요.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들, 아니 예쁜 동물들을 따라가서 그들이 하루 종일 북적대며 일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종종 웃음을 터트리게 됩니다. 재미있는 그림과 설명 때문이지요. 그 덕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직업까지도 친근하게 느껴진답니다. 

도서관, 은행, 우체국, 상가, 학교, 병원, 슈퍼마켓 등 엄마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늘상 드나드는 곳에서부터 자동차 정비소, 기차역, 소방서, 항구,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까지 100여 개의 직업이 소개되어 있어요. 또 은행원과 함께 경비원 아저씨를, 선생님과 함께 수위 아저씨를, 기차 역장과 함께 바퀴 검사하는 사람 등을 소개해서 한 직장에도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우체국 편을 보면 할머니에게 쓴 편지가 어떤 과정을 거쳐 할머니 손에 들어가는지 자세하게 나와 있어요. 할머니께 편지를 써서 직접 우체국에 가서 붙여보면 아이들이 더 좋아할 것 같은데 방학 때 우리 아이들하고도 한 번 해봐야겠네요. 그리고 벌목꾼들이 베어낸 나무가 책상이 되고 침대가 되는 과정도 자세히 나와 있어 아이들이랑 집에 있는 가구의 과거를 되짚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들은 이젠 이런 책은 안 볼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보면 손에 들고 있어서  놀랐어요. 작은 애는 제일 많이 나오는 뱀 캐릭터 로리의 깜찍함에 끌려 계속 책을 붙들고 있고, 큰아이는 중간중간 숨어 있는 웃기는 장면과 재치 있는 설명을 찾아내느라 책을 붙들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다음은 우리 딸이 알려준 이 책의 명장면입니다.

병원에 감 로리가 시력 검사에서 아주 좋다는 결과가 나온 이유는? 시력 검사표의 그림이 크기에 상관 없이 모두 사과라서지요. 고물상 차에 못 쓰는 침대와 함께 수지가 실려 있는 이유는? 그 침대에서 늦잠을 잤기 때문이지요. 기차에 몰래 탄 떠돌이 아저씨도 직업일까요? 물론, 여행을 하고 책을 한 권 쓰면 다 용서된다네요. 

두 돌 이상의 유아들과 함께 세상 구경을 하며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