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 채소 요리 - 아침에 말려 저녁에 먹는
히로타 유키 지음, 김재원 옮김 / 반디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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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채소 요리
히로타 유키. '태양과 채소를 좋아하는 푸드 코디네이터' 그녀가 쓴 <말린 채소 요리>에는 CF보정화면에나 나올법한 파아랗고 맑은 하늘과 강렬한 태양빛이 넘실거린다. 오죽 채소말리기에 심취하고 말린 채소의 매력에 푹 빠졌으면 '태양과 채소를 좋아하는' 이라는 문구로 자신을 소개할 수 있을까. 그녀는 고백하건데,요리 실력이 뛰어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우연히 말린 채소를 재료로 조리해보니, 그 맛이 깊고 풍부해질뿐더러 요리 시간도 단축되고 조리법도 간편해졌다고 한다. 그녀는 이렇게 말린 채소와 연을 맺어, 현재는 '말린 채소 연구실'의 실장이자 채소말리기 건조 바구니의 개발자이기도 하다.
말린 채소 전도사인 히로타 유키가 장담하는 말린 채소의 장점으로는 높아진 영양가, 간편한 요리법, 독특한 식감과 풍부한 맛을 들 수 있다. 실례로 표고버섯의 경우 말리면 비타민D가 최대 10배까지도 늘어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말릴 수 있는 채소는 제한되어 있는가? 얼마나 말려야하는가?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말리기에 좋은 채소는 따로 없다할만큼 채소라면 모두 말리기에 O.K. 말리기도 보통 몇 시간에서 하루 정도면 충분하다. 몇날 며칠 먼지 걱정해가며 말리는 것이 아니라, 부제처럼 "아침에 말려서 저녁에 먹는" 것이 말린 채소 요리의 포인트이다.


<말린 채소 요리>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채소 말리기, 이어서 말린 채소로 간단히 만드는 레서피 소개. 채소는 다시 뿌리채소 잎패소, 과일채소, 버섯 및 허브채소로 세분되어 다양하게 말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버섯류는 얇게 썰어 말리거나, 통으로 썰어 말리기, 혹은 가늘게 찢어 말릴 수 있다. 이렇게 말린 버섯은 냉장고에서는3~5일 보관 가능하다고 한다.





소개된 많은 말린 채소 요리법 중에서 꼭 도전해보리라 마음에 담은 요리 몇 가지를 다짐 확인차 소개한다. 평소 김밥 속재료로만 활용하던 우엉으로 입맛을 돋우는 우엉밥, 양파 카레밥, 표고버섯 사워 샐러드, 오이 볶음밥이 그것들이다. 늘 냉장고에 상비하고 있는 채소들인지라 이런 참신한 레서피로 대변신을 할 수 있다니.....특히 말린 오이 볶음밥의 꼬들거리는 식감과 특유의 오이향은 상상만으로 군침 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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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심각한 환경 (특히 대기)오염의 시대에 청정하늘,순노높은 햇살 아래 채소 말리기는 왠지 용감한 도전인 것도 같다. 하지만 맛과 영양과 조리편리성이 보장된다는 데 어찌 시도해보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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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반사 마사지 - 하루 30분, 100세 시대를 위한
윤명례 지음 / 아롬미디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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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반사 마사지
한달 전에 요가 치유 에세이 <늦은 일곱시, 나를 만나는 시간>에서 읽은 인상 깊은 구절이 요새도 가끔 생각난다.
요가원에 들어오는 분들이 구두를 가지런히 벗어놓고 매트 위에 눕는다. 평소에 쉽게 볼 수 있는 손에서는 특별히 이상한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단정하게 정돈된 손톱, 건조함과 촉촉함의 정도를 제외하곤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발은 다르다. 누워 있는 그들의 몸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애처로운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늦은 일곱시, 나를 만나는 시간> 13쪽에서 인용)
아침, 저녁으로 얼굴에 값비싼 화장품을 바르고 향수로 마무리를 하면서도 정작 하루 종일 체중을 실어나르느라 고생한 발을 어루만져주거나 족욕을 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자신의 발에도 무감동할진데, 하물며 가족이나 사랑하는 이의 발 피부색깔과 발상태를 파악하고 사랑으로 마사지해주는 이가 얼마나 될까? 나는 자주 그렇게 한다. 하지만, 자칭 돌팔이마사지사인지라 그저 손가는대로, 직감이 이끄는대로 발 마사지를 한다. 발 반사학과 귀 반사학 전문가인 윤명례가 <발반사 마사지>책을 내주었다니 돌팔이마사지사로서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냥 발마사지가 아니라, 발 반사 마자시이다. 발에서 우리 몸의 장기 반사점을 찾아 자극해주는 마사지말이다. 대단한 도구나, 기술이나 지식을 필요로하지 않는다. 하루 30분을 꾸준히 발에 온전히 시간 투자할 수 있는 정성과 노력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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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08페이지의 <발반사 마사지>에서 발마사지 실전 요령을 가르쳐 주는 페이지는 총 27쪽, 챕터 4 전체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나머지 180쪽을 할애하며 윤명례 원장이 강조하는 것은 '발반사 마사지의 놀라운 효능과 필요성'이다. 그 자신이 급성신우염과 패혈증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발 반사 마사지로 몸과 마음을 치유했다는 경험을 고백한다. 이후 발반사 건강법을 대중에게 알려야 겠다는 소명의식으로 15년 동안 무려 5만여명의 발을 마사지해주었단다. 그 과정에서 재차 또 재차 발 반사 마사지의 신비한 치유력을 확인했다고 윤명례 원장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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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례 원장은 먼저 발, 귀가 몸의 축소판이라는 대전제 하에 발의 형태와 색깔로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법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발 뒤꿈치에 각질과 굳은살이 많다면, 그 발주인은 좌골신경통과 생식기 반사점에 해당하는 장기의 기능에 문제를 겪고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단다. 또한 둘째, 세쨰 발가락 마디 부분은 눈반사점이라 한다. 요즘처럼 스마트폰 중독 전염의 시대에는 많은 이들이 이 둘쨰, 세쨰 발가락 마디 부분에서 통증을 느끼리라. 마디 속에서 쌀알 같은 이물질이 감촉된다면 백내장이나 녹내장을 조심해야 한단다.
발건강 이완 운동법은 크게 1, 2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1단계에서는발에서 탁한 기운 (노폐물, 어혈) 등을 털어내고, 발목과 다리의 근육을 이완시킨 후 경락을 자극한다. 2단계에서는주로 좌골신경을 다스리는 맛사지법이 소개된다. 6개의 좌골신경 라인을 왼발에서 시작하여 오른발 순서로 자극해주면 된다. 일러스트레이션이 설명을 도와준다.


그 동안 윤명례 원장이 '발 반사 마사지'를 인연으로 만난 5만여 명의 사람들에게 생생한 건강회복의 사례가 오죽 많으랴. <발 반사 마사지>를 읽다 보면, 요술봉같은 발마사지의 기적에 놀라게 된다. 그녀 자신도 인체의 신비에 감탄한다고 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발반사 마사지>가 일반인을 위한 본격적 발반사마사지 비법 전수의 책이라기 보다는 발반사마사지의 지속적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는 느낌이 강하다는 점. 본문 중간에 "본인의 노력이 90%,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부분이 10%"이나 "손님", "사장님"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 발반사 마사지 숍에 가고 싶어진다. 내가 먼저 전문가의 마사지를 받아봐야 가족에게도 잘 해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발 반사 마사지는 건강과 가족애를 다져주는 '두마리 토끼 잡는 건강법'같다. 매일 30분은 무리이더라도, 일 주일에 하루는 나와 가족을 위해 30분씩을 꾸준히 투자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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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 사람을 살리는 협동조합기업의 힘 이슈북 7
신성식.차형석 지음 / 알마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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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아이쿱 ICOOP생협 생산법인 경영 대표 신성식과 이야기 나누다

조심스러워진다. 한국의 대표적 생협 ICOOP의 대표 신성식의 인터뷰를 책으로 엮은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에 대해 이야기 하기가. 연매출은 무려 3450억원에 이르며 괴산과 구례에 대규모 클러스터(제조업체와 물류센터를 한 곳에)를 추진중인 ICOOP생협. 소위 급성장에 "잘나가는" 만큼, 그 성장 위주의 정책과 이념적 순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논쟁의 축을 짚을 수 있는 수준의 전문가가 아닌, 생협의 문외한이지만 좀 이야기해보자.
한살림과 생협의 조합원 소식지를 예로 들어보자. 한살림은 1989년 한살림 선언 하에 '밥상 살림, 농업 살림, 생명 살림'의 정신을 추구해오고 있다. 실제 매달 한살림에서 제공하는 조합원 소식지를 보면, 제철 우리 땅에서 난 음식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지에서 부터, 한톨 쌀알, 풀 한포기의 소중함과 농업을 통해 지키는 우리의 경제 자립, 생명줄에 대한 인식이 살아 있다. ICOOP생협에서 발간하는 소식지 역시 '윤리적 소비'라는 핵심정체성에 걸맞는 내용의 기사들과 다양한 조합안팍의 소식을 전하지만, 기본적으로 '물품 소개'에 가장 많이 지면을 할애한다. "이왕 먹을 거라면, 초코파이는 공정무역 초코파이! 이왕 먹을 거라면 사이다도 ICOOP 사이다, 이왕 못 피한다면 라면은 ICOOP공장에서 막 만들어 나온 유통기한 3개월짜리 유기농 라면으로". 매달 소식지에는 신제품 소개와, 미처 주목받지 못했으니 주목할 필요가 있는 물품에 많은 페이지가 할애된다. 이 분명히 갈리는 이 지점을 예의주시해왔다. 마침, 신성식 대표가 '성장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에 대해 맞대응의 입을 열였다.
신정식 대표는 일종의 가치운동으로서 일어난 한국의 협동조합은, 사업적 이념보다 가치나 신념을 중시해왔기에 "협동조합은 성장하면 안된다" 라거나 "성장을 하게 되면 사업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협동조합 초기 목적이나 초심이 바뀐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고 지적한다 (p. 49). 신정식 대표는 이런 시선이 일본이 하는 방식을 따르는 사대주의 성향을 반영하거나 이념적 순결성에 빠져 있다고 맞비판한다.
인터뷰어 차형석은 이 지점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할까? <시사 IN> 경제부에서 해외 협동조합을 취재한 계기로 협동조합및 사회적 경제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그는 이미 <협동조합, 참 좋다> 등의 저서를 낸 바 있다. 이 ICOOP생협의 성장주의 및 이념적 순결성 논쟁에 있어 차형석은 거리 두기를 취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변산농부 윤구병과의 인터뷰에서 보이던 뜨겁게 맞반응하던 호흡은 이번 인터뷰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여느 건조한 신문기사를 읽는 듯한 차분하게 거리를 둔 정리법이다. '(신성식)그의 말투는 빨랐고, 현안에 대해서는 거침이 없었다 협동조합에 대해 머리속에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가 인터뷰어 차형석이 여백에 둔 코멘트의 전부였다.

ICOOP 생협에 대해 판단하기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협동조합의 시대는 오고 있으나 협동의 문화는 아직 멀리에 있다.....(중략).......다만 묵묵히 사과나무를 심을 수 밖에." 라는 신성식대표의 비유적 표현에도 공감한다. 아직도 많은 ICOOP생협의 조합원들이 생협의 이념과 가치 지향에는 한 톨의 관심도 없이, "왜 비닐봉투 안 주느냐,"하거나 반도 넘게 먹은 유기농 사과 맛없다고 반품하기도 한다. '유기농? 생협? 뭐 그런거 잘 사는 사람들 위한 거 아냐?'라고 막연한 반감을 내보이는 분도 있다. '생협의 활동가? 그거 거창한 거 아냐? 박사학위 있어야하나?'하면 조합원 활동의 의의와 가치에 대해 알아보려하지도 않는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하나하나 사과나무를 심는 손길이 모여서 우리 사회에 윤리적 생산 윤리적 소비의 정서가 더욱 많이 공유되고, 우리 밥상 우리 농촌 살려서 결국 살 맛나는 세상 만든다면 멋지지 않은가?
*
ICOOP생협은 앞으로 좀 더 지켜보고 싶다. 과정에 있는 듯 하다.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한다는 문구의 포스터를 붙여 놓은 ICOOP커피 매장의 한 켠에서 흔히 대형 슈퍼마켓에서 파는 사이다와 설탕으로 만든 스무디를 척척 팔고 있는모습을 보았기에, ICOOP을 사랑하고 응원하면서도 그 성장주의 정책을 차분하게 지켜보는 시선에 하나를 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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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
석영중 지음 / 예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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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등학교 시절 좌우명을 묻는 질문마다, "인간은 맹세나 약속을 해서는 안된다."라고 적어냈던 것 같다. 어린 나이의 지적 허영이었을 게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었다는. 어른도 읽어내기 힘든 전문 번역의 두꺼운 러시아 고전을 어린나이에 얼마나 이해했으랴. "인간은 맹세나 약속을 해서는 안된다."는 문구는 16세의 유치함에 걸맞게 자기화한 해석 속에서 아마도 중간기말고사 시험을 위해 여러 지키지 못할 계획을 세워서는 안된다는 좁은 의미로 내려왔을 것이다. 그래도 나름 열심히 읽었다. 톨스토이, 체호프의 단편들, 솔제니친, 고골, 푸슈킨에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학교 내신 성적을 포기해가며 열심히 섭렵했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읽어서인지 그 중 반쯤은 줄거리만 기억날 뿐, 주제나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지나버렸다.
석영중 교수의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을 읽으면서, '러시아 문학의 그 진한 맛 깊은 맛 오묘한 맛을 다 놓치고 읽었구나'싶었다. 현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이자, 한국슬라브 학회 회장으로서 2000년에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푸슈킨 메달도 받았다는 석영중 교수는 '물질인 동시에 물질을 초월하는 (p.5)' 무한대의 스펙트럼의 속성을 가진 음식에 대해 전공인 러시아 문학을 중심으로 글을 써보고 싶었단다. 2009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그 소망이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라는 맛있는 책으로 물질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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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란 문구야 말로, 러시아 문학을 '음식'을 코드로 새롭개 해독하는 석영중 교수에게 적합하지 않은가. 그는 푸슈킨에서 솔제니친에 이르는 많은 러시아의 작가들이 음식 이야기를 즐겨했고 음식을 상징과 비유로 사용하기를 즐겨했음에 주목하였다. 음식의 인류학, 음식사학과도 접점을 이루며,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에서는 음식 코드를 중심으로 작가의 삶, 작가가 살았던 러시아의 사회 문화며 시대상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러시아 문학을 오랫동안 연구해오면서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주제였던 만큼, 그 방대한 사례와 분석의 깊이에 감탄하게 된다. 게다가 석영중 교수는 이 새로운 러시아 문학 해석을 문학비평가나 전문가들만을 위한 암호로서가 아니라, 비전공의 일반인에게도 쉽게 읽힐 수 있는 편한 에세이풍의 글로 풀어주었다.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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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내용상 '러시아식 가정식 백반')'이란 소제목에 끌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에 대한 석영중 교수의 재해석을 유심히 읽었다. '그토록 유명한 작품이 이토록 재미없을 수 있을까?' 이해를 못하는 답답함에 울면서 중학교 떄 읽었던 <닥터 지바고>. 석영중 교수의 멋들어진 해석으로 다시 만나니 꼭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닥터 지바고의 시혼을 지핀 것은 혁명의 거대한 물결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으로 회귀하게 해주는 따스한 가정, 자아인 집, 가정적인 매력의 아내가 차려주는 따뜻한 집밥이었던 것이다.
석영중 교수의 바램처럼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로서 우리의 일상과 우리의 식사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 봄꽃이 다 지기 전에 따뜻한 쌍화차와 쑥찰떡을 먹으며 다시 음미해보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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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의 한살이로 들여다본 콩밭 생태계 콩 생태 정보 그림책
이경희 글, 김한조 그림, 이영문 감수 / 둥그나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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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정보 그림책 <>
‘생태 정보 그림책’? 다소 생소한 이름의 이 시리즈는 꼬마 독자들에게 생태계의 ‘순환’을 알려주고자 둥근나무 출판사에서 기획했습니다. 친근하게 캐릭터화한 , , 고추를 중심으로 재치넘치는 그림으로 꼬마독자들에게 생명 순환이나 생태계`를 설명해줍니다.

그 중 <>은 ‘콩의 한살이로 들여다본 콩밭 생태계’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2012년 참 재미있게 읽었던 소담 주니어의 ‘맛있는 밥상 시리즈’ 중 <된장, 간장, 고추장, 콩 엄마의 냄새나는 삼형제>과 연계해서 보기도 좋은 책입니다. 자연 생태계의 원리에 따라 농사를 지어온 이영문 농부의 농사법을 바탕으로 이경희 작가가 쓰고 김한조 그림작가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본문 그림 속에 등장하는 농부가 이영문 농부를 모델로 했을까요? 아저씨는 농약과 비료를 치지 않음은 물론, 땅도 갈지 않는 답니다. 땅에 사는 생명들이 다칠까 염려해서요. 물론 화학비료와 거대한 농기계를 쓸 때보다 비할 수 없을 만큼 손이 많이 가는 농법이지요. 그래도 이영문 농부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농사야말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일일 뿐더러, 지구를 건강하게 지켜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랍니다.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만화잡지에 글을 연재해온 김한조 그림작가는 만화풍의 대사를 더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선보입니다. 예를 들어, 농부아저씨가 땅 속에 꾹꾹 콩알을 눌러 심는 모습을 보며 콩알들이 “산비둘기가 다 먹어버리면 어쩌지?” “마늘잎이 덮여 있으니 괜찮을 거야.하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식입니다. 이런 재치만점의 설정 덕분에 본문의 이해도 훨씬 쉬워집니다. 8세 아이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어요.

본문 역시 ‘순환’이라는 핵심 화두를 잘 다루고 있습니다. 먼저 봄이면 농부가 밭에 콩을 심습니다. 여름가을에 수확한 뒤, 씨앗은 남겨 두었다가 이듬해 다시 논밭에 뿌립니다. 한살이를 마친 콩들이 돌아가고 난 콩밭은 다시 마늘과 상추 차지가 됩니다, 이 친구들 역시 밭에 사는 생물들과 어우러져서 자신의 한살이를 살지요.


생태 정보 그림책 시리즈가 생명의 순환을 풀어놓는 방식은 참으로 자연스럽고도 친절합니다. 콩을 중심에 두었지만, ‘건강한 흙’과 ‘흙 속의 미생물’ ‘콩밭에 함께 사는 곤충들 소개’ ‘먹고 먹히며 돌고 또 도는 콩밭 생태계 피라미드’ ‘식물이 씨앗을 퍼트리는 방식’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생명 순환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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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에는 한살이를 마친 콩이 우리의 먹을 거리인 된장 간장으로 재탄생하는 이야기까지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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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지어본 적도, 생명 순환의 원리를 존중하는 농법도 모르지만, 한가지 분명한 점은 생태 정보 그림책 <> 이 참 고맙다는 점입니다. 밭에서 씩씩하게 자연의 원리대로 자신의 한살이를 살아낸 콩의 모습에서 인간의 삶이 보이니, 겸허해집니다. 어른에게도 꼬마독자에게도 요긴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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