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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끄지 마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57
마에카와 도모히로 글, 고바야시 게이 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저는 아이의 어둠에 대한 무서움. 두려움을 이해합니다.
저 역시. 지금도. 아직도 어둠은 무섭거든요.
어둠 속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조차는 저의 모든 감각을 곤두서게 만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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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 나타나는 아아의 얼굴에 표정이 얼마나 어둠에 대한 걱정이 많은지 보여주네요..
그러면서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술을 앙당 물고서 모든 감각을 곤두서게 하고 있는 모습...
저도 모르게 다시 그 무섭고 두려운 감정이 함께 살아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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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1123/pimg_7516301471527846.jpg)
어두운 곳에 무언가 있을 것만 같아서
저녁이 되면 어두운 곳이 점점 늘어나서
나는 어두운 곳이 더 늘어나지 않도록 집 안 모든 곳의 불을 다 켜고 다닌다.
그러면 엄마가 불을 꺼 버린다. "어두우니까 밤이지." "잘 자."
그래도 역시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 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둠을 향해 말을 걸어 보았다.
"누구 있어? 있으면 있다고 말해 봐."
"........ 없어."
(뭐? 이런 황당함.. 없다면서 대답은.. 왜 그러는데.. 나 너무 무서워.. 제발.. 그러지말아줘..
아이의 표정 보이세요. 얼마나 놀랬는지 표지의 눈보다 훨씬. 훨~씬 더 커졌어요..
귀도 쫑끗.. 아.. 무서워. 진짜 무서워요..)
하지만 엄마는 "없다면서 왜 말을 했을까. 참 이상한 귀신이네."
(이러면 안 되십니다. 그러지 마세요.. 진짜 무서워요.. 귀신 이야기까지 나오고..
어릴 적 엄마는 아무렇지 않는 듯 그냥 골아 떨어져 주무실 때마다..
저는 긴장감에 가슴이 터져 버릴 것 같았지요..)
화장실에서 "엄마, 거기 있지?" 키득키득 웃음소리와 함께 "...... 없어."
(세상에.. 저 책 읽다가 쓰러질 것 같아요. 제대로 어릴 적 감정 살아났어요..)
"밝게 만들어서 귀신을 쫓아내야 해."
"귀신은 어두운 곳을 좋아한다는데 , 불쌍하지도 않니"
(저도 이랬어요. 제발 엄마.. 그러지 좀 마세요..
정말 무서운데 그 '전설의 고향' 그것 좀 보지말라고 해도.. 저 빼고 식구들이 둘어앉아서..
혼자 있는 것도 무서운데.. 얼마나 원망스럽던지.. 그 때 짜증은 다 냈는데.. )
이젠 아이가 귀신을 물리칠 방법을 생각했어요.
바로 손!전!등!
"갑자기 나타나도 하나도 안 무서워"
"불 좀 꺼 줘."
"어디 있어?"
"나는 어두운 곳에 있어."
"어두우면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
"아니야, 한번 불을 꺼 봐."
(이 아인 어릴 적 저보다 백 배, 천 배는 용감한 것 같아요.. 대견하네요..
이제야 조금씩 긴장이 풀리네요.. 진짜 저 긴장했거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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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선 아이와 어둠은 만나게 됩니다.
용기를 낸 아이에게 어둠은 밤하늘을 선물합니다.
별처럼 빛나는 야경과 시원한 밤공기, 펑펑 터지는 불꽃놀이와
혼자 앉아 고요하게 바라보는 밤바다 모습들...
이 모든 건 어둠 덕에 볼 수 있는 거죠..
생각해 보면 어둠은 늘 그 자리에 있었고 너무나 당연한 존재지요. 마치 공기처럼...
이렇게 생각하면 주위에 모든 것들이 참으로 소중한 것 같아요.
어둠은 까만색만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색을 섞으면 검정이 되지요. 이처럼 검정 안에는 많은 색이 있는 것 같아요.
책 안에는 정말 다양한 어둠이 있는 것 같아요.
첫 면지에서 보여지는 어둠부터 마지막 면지 사이의 어둠까지..
같은 어둠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정말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를 전해 주네요.
책이 실합니다. ㅋㅋㅋ
꼬옥 한 번 찾아서 읽어 볼 만한 책인듯 합니다.
전 벌써 주위에 책 소개를 했고 책장에 꽃아 둔 분도 계시더라구요. ㅋㅋ
출판사의 책 소개를 함께 올려봅니다.
가끔은 이렇게 읽고 보면 책의 한 부분 한 부분이 더 맘에 와 닿고 소중한 것 같아요.
출판사 책소개
-‘어두운 곳에서 찾아온다’라는 일본의 인기 연극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이다.
주인공의 심경 변화를 생생하게 잘 보여주는 일기체 글은 누구나 감정 이입할 수 있다.
담담하게 써 내려 간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어둠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아름다운 어둠의 속살은 농도의 깊이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수채화로 그렸다.
부드럽고
결이 고운 수채화 그림이 아이가 안심하고 어둠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한다.
밤하늘을 나는 역동적인 장면, 밤바다를 바라보는 차분한 장면들이 마치 영화처럼 펼쳐진다.
어둠의 참맛을 보고 설렌, 즐겁게 여행하는 아이의 심정이 그림에 그대로 담겨 있다.
걱정으로 시작했던 어둠 속 여행은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한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바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