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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혼나고 오셔! - 택시운전사의 빙글빙글 일기
우치다 쇼지 지음, 김현화 옮김 / 로북 / 2022년 8월
평점 :
책 제목인 '오늘도 혼나고 오셔!'는 택시 운전사를 향한 사무직원의 응원이다.
제목만 봐도 택시운전사의 애환이 그려지는데 50세에 택시 운전사 직업을 택한 저자의 희비극이 담긴 책이다.
한 달에 달하는 연수를 마치면 최종시험이 기다리고 있고 정직원이 되기 전에는 관문이 하나 더 있을 정도로 택시 운전사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쉽지 않다.
쉬운 직업이 어디 있겠냐마는 여러 인간 군상을 만나고 빡센 뒤처리 업무를 알고 나면 여성 택시 운전사에 대한 시선도 달라진다. 저자의 말대로 여성이 이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터프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런 기술도, 특별한 능력도 없는 저자가 택할 수 있었던 직업. 택시 운전사
장르는 다르지만 정혁용 소설 [침입자들]에서 택배 기사의 실정을 알 수 있었다면, '오늘도 혼자고 오셔!'에서는 저자의 기록을 통해 택시 운전사의 실정을 알 수 있다.
저자는 15년 동안 일하면서 4만 명 이상의 승객을 만났다고 한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그렇고 변화가 크지 않은 사무직 경력만 있는 나로서는 다른 세상을 엿 본 느낌이다.
매일 새로운 인간 군상을 만나면서 저자가 바라보는 세상은 따뜻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어둠의 세계에 몸담고 있는 승객, 먹튀 승객, 대놓고 반말하는 승객, 저자가 직접 태우진 않았지만 버릇없는 도련님 스타일까지... 이처럼 혀를 내두르는 승객에게 상처도 받지만 주변의 작은 배려로 위안을 받기도 한다.
인간사가 그런 것 같다. 당시에는 괴롭고 힘들지만 지나고 보면 그립고 애틋한 기억으로 남는다.
저자 역시 그러한 과거가 있었기에 오늘날 택시 운전사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오늘도 혼나고 오셔!' 가 세상 밖으로 나왔을 것이다.
누구나 다 각각의 사정과 사연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한 개인의 생생한 삶의 기록을 통해서 한 사람의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에세이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