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길에서 '나'를 발견했다는 저자는 총 4가지 책장으로 분류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하였다.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마주하고, 연애시절과 결혼생활을 돌아보고, 육아를 통해 바라본 엄마로서의 일상 이야기와 앞으로 되고 싶은 '나'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이러한 4개의 책장 속 이야기는 소설과 시집 등의 인용문이 함께 어우러져 엄마라는 책장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준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육아 선배이기도 한 저자의 글을 통해 나 또한 남몰래 상처받고 위로받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같은 세대라서 그럴까.. 지난 과거를 회상할 때는 공감이 많이 되었고 덕분에 모처럼 잊고 있던 유쾌한 과거의 조각들을 떠올려 웃음 짓다 보니 그날의 체증이 좀 씻겨내려갔다.
앞으로 펼쳐질 무궁무진한 육아 속에서
나는 또 얼마나 웃고 울게 될까
예전과 다른 중요한 한 가지는 바로 그 미래가 두렵지 않고 기대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어설프지만 귀여운 문장을 구사하며 엄마를 웃음 짓게 만들고, 엄마의 감정을 헤아려 감동을 주는 일화들을 보며 상상하니 벌써부터 미소가 지어진다.
아이가 엄마의 사랑과 시간을 먹고 자란다면, 엄마 역시 아이가 주는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자란다. 육아를 하며 내 생활이 없어져 나를 잃어가는 것 같지만 실은 그동안 몰랐던 자신에 대해 알아가기도 한다. 내가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 감금된 것 같기만 한 내 인생도 빗장이 열리고 힘들기만 한 육아도, 아이의 마음도 잘 헤아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육아가 버겁고 서투른 자신에게 화가 나고 육아를 하면 할수록 '나'를 잃는 것 같아 두렵다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여기 저자가 닦아둔 자리에 앉아 잠시 쉬어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