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자의 사법활극 - 소송전문기자 주진우가 알려주는 소송에서 살아남는 법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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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하는 말이지만 난 참 못생겼다.

이 외모 때문에 다른 사람들 눈치를 엄청 보고,

다른 사람들 눈을 의식해 할 말도 못하는 소심한 어른이 됐다.



주진우 기자를 구글에서 처음 검색했을 때,

난 나와 똑 닮은 외모에 무지하게 놀랐다.

심지어 내가 즐겨쓰던 “부끄럽구요”라는 말이 18번이기까지 하니,

그 역시 나와 성격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외모의 지배를 받아버린 나와 달리

주기자는 조폭들에게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당장 나오라고 하면 지금 바쁘니까 내일 낮에 보자고 한단다-

그 많은 소송에도 꿋꿋이 버티며 하루하루를 산다.

자기가 가는 길이 옳다고 확신하면서.

그의 대단한 점은 또 있다.

자기를 그렇게 힘들게 한 수많은 소송들을 겪으면서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소송에 잘 대비하라는 의미로

<주기자의 사법활극>을 썼으니 말이다. 

외모 때문에 세상을 저주한 채 움츠려 들었던 자신이 좀 부끄러워진다.


주기자의 전작이 자신의 무용담 차원이라면,

<사법활극>은 소송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뤄주는 공익적인 책이다.

검찰이나 경찰서와 동떨어진 삶을 살아온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시절이 하수상한데다 변호사까지 많아진 탓에

누가나 한두번은 법과 관련된 귀찮음을 겪을 확률이 높아졌다.

거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 어쩌면 우리 둘의 차이는 이름에서 비롯된 건지도 모르겠다.

난 서민이라 서민처럼 납짝 엎드려 사는 것이고,

주진우는 '주'씨기 때문에 '주기자'가 되어 정권에서 죽이려 드는 건지도.

참고로 이름의 중요성을 두 개만 써본다 (전에 쓴 것같은 불안한 예감)


-이탈리아 디자이너 베르사체: 자기 집 계단에서 사체로 발견됨

-박종팔: 세계 타이틀매치에서 8회에 종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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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5-03-0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베르사체가 사체로 발견됐다는 건 오늘 처음 알았네요 ㅎㅎ
주기자는 배짱이 정말 대단한 듯. 앞으로 주진우 기자라고 꼭 불러줘야할 거 같아요^^

마태우스 2015-03-03 11:09   좋아요 0 | URL
왓 요정님이닷 베르사체가 총맞고 쓰러진 채로 발견됐어요. 나오미 캠벨이 막 울고 그랬는데....암튼 주기자는 정말 대단한 분이죠!

세실 2015-03-03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기자님 심한 짝눈이닷~~~~ ㅎㅎ
마태우스님 많이 잘 생겨지셨는걸요(?)^^
이젠 외모에 자신감 가져도 충분하세요!

마태우스 2015-03-03 11:09   좋아요 0 | URL
하하 그래봤자 하위 10%에서 15%로 올라간 거임다. 님처럼 상위 5%의 삶은 어떨지 심히 궁금해요!

책이좋아 2015-05-07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읽은 만화책 여주인공 이름이 `서민`(성이 서, 이름이 민)이어서 캡쳐해서 보내드리려고 했는데, 캡쳐가 안 되게 해 놨더라고요. 이름 얘기하시니까 생각나서 ㅎ
 













이십대의 어느날, 조카를 데리고 원숭이 쇼를 보러 갔다.

원숭이의 재롱에 조카는 신나했지만,

난 그 쇼를 즐기지 못했다.

저 동작들을 익히기 위해 고생했을 원숭이의 모습이 떠올라서였다.

나이가 든다는 건 이렇듯 어린애는 보지 못하는 사물의 이면을 보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얼마 전 설 특집으로 TV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을 해주기에 열심히 봤다 (절대 불법다운 받은 건 아닙니다!)

젊은 시절 비디오로 볼 땐 그 영화가 ‘노래로 뭉친 가족애’를 주장하는 영화로 보였다.

하지만 중년이 된 나이에 그 영화를 보니까 전혀 그런 게 아니었다.

 


먼저 마리아. 수녀원에서 나와 트랩 대령의 집에 간 그녀는

커다란 호수가 있는 등 거의 베르사이유 궁전에 가까운 그 집에 반한다.

“이 집에 사는 사람은 좋겠다”고 생각한 마리아에게 나타난 트랩 대령은

미남이기까지 하다.

나이는 거의 마흔에 달했으니 (애가 일곱이니 그 정도는 됐을 듯하다)

잘해야 이십대 초중반인 마리아와 나이 차이가 꽤 나지만,

그리고 애가 일곱이나 되지만,

마리아는 트랩 대령을 잡기로 한다.

트랩 대령이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보트에서 호수로 빠지고,

물에 젖은 채로 트랩 대령 앞에 나타난 것은 마리아가 선수라는 뜻이다.

 

다음으로 트랩 대령. 아이 일곱을 데리고 혼자 살아온 트랩은

미모의, 그리고 돈까지 많은 남작부인과 연애를 한다.

하지만 그의 앞에 나타난 풋풋한 매력의 마리아에게 트랩은 다른 마음을 먹는다.

특히 트랩은 옆에 남작부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에 빠졌다 나온 마리아에게 눈을 떼지 못한다.

“선생은 나 좀 봅시다.”

트랩의 마음은 이 말에 나타나 있다.

물론 트랩의 구실은 아이들을 나무에 매달리게 했고, 또 커튼으로 옷을 만들어 입힌 걸 꾸짖는 것이었지만,

난 봤다. 트랩의 눈이 마리아의 가슴을 향해 있음을 (아내의 말에 의하면 마리아가 가슴이 꽤 큰 편이라고 했다).

그때부터 트랩은 고민한다.

마리아를 어떻게 해볼 기회를 잡으려고 말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돈이 이미 많은 남자에겐 돈많은 미망인보다

풋풋한 매력으로 무장한 이십대 여자가 훨씬 더 좋다는 것이다.

비슷한 컨셉의 드라마 <푸른안개>에서 김미숙은 이십대의 이요원에게 말한다.

“네가 언제까지 젊을 것 같아?”

영화에서도 위기감에 빠진 남작부인은 마리아를 불러 이야기한다.

마리아 때문에 자신과 트랩대령의 사이가 위기에 처했다는 남작부인의 말에

마리아는 죄책감을 느끼고 수녀원으로 떠난다.

영화에선 남작부인이 무슨 마녀 비슷하게 그려지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렇게 하지 않을 사람이 대체 얼마나 된단 말인가?

이 여자는 트랩대령의 돈이 아닌, 그 자체의 트랩을 사랑한 몇 안되는 여자였다.

그럼에도 노래를 못한다고, 또 이미 다른 여자에게 사로잡힌 아이들과 불화한다고

“안되겠소.”라는 잔인한 말로 파혼을 선언한 트랩이 나쁜 놈인 거다.

 


수녀원으로 돌아간 마리아는 그대로 죽을 수 없다며 계획을 세우는데,

그녀가 구워삶아 놓은 바로 일곱 아이들이 그녀의 구세주였다.

남편이 재산만 남기고 죽은 탓에 우아하게만 살았던 남작부인은

도통 아이들과 놀아줄 줄을 모르고,

아이들은 공놀이 도중 그녀를 일부러 맞히는 등 노골적인 이지메를 가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교훈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남자도 잡을 수 있다는 것으로,

최근 드라마에 비유하자면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손여은이 남편의 전처 딸과 불화를 한 끝에 아이를 때리고,

이로 인해 남편과 시댁 전체의 불신을 산 예가 있다.

 


설상가상으로 마리아를 따끔하게 꾸짖어야 할 원장수녀도 마리아의 편에 선다.

하느님은 한쪽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등, 그 사랑이 그 사랑하고 별 차이가 없다는 등

감언이설로 마리아에게 트랩 대령의 품으로 돌아가라고 권한다.

무슨 저런 원장수녀가 다 있담, 하고 의문을 품겠지만,

아무래도 원장수녀는 트랩 대령의 부인이 된 마리아로부터 많은 기부를 받는 미래를 상상한 게 아닌가 싶다 (이 대목은 같이 보던 아내가 얘기했다).

 


이 영화의 진짜 위기는 트랩이 독일군에게 발각될 위기에 처했을 때가 아니라,

트랩과 마리아가 아이 일곱과 더불어 알프스산을 넘어 도망가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생각해 보라.

돈 때문에 트랩과 결혼한 마리아인데, 이제 재산도 못챙기고 스위스로 간 트랩이

대체 무슨 매력이 있겠는가?

대충 예상되는 장면은 다음과 같다.

마리아는 아이들과 합창단을 만들어 길거리에서 노래를 하며 돈을 벌고,

별로 할 일이 없는 트랩은 그 돈으로 술을 마시며 맨날 성질만 부린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신사가 나타나더니 그들 앞에 있는 상자에 백 달러짜리 지폐를 (보이게끔) 넣는다.

그 액수에 놀란 마리아가 그를 쳐다보자 그는 씩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아가씨는 노래 부를 때가 정말 아름답군요.”

그 남자는 매일 같은 시각에 나타나 백 달러짜리 지폐를 넣는다.

결국 남자는 마리아에게 차나 한잔 마시자고 하고....

뭐 이렇게 진행되는 게 실제의 삶이 아닐까 싶다.

젊을 때 봤으면 아름다운 영화라며 넋을 잃고 봤을 것을,

오래 살면서 이것저것 다 겪으니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게 좀 슬프다.

더 신기한 것은 지금부터 11년 전, 이 블로그에다 트랩 대령에 대해 악담을 퍼부었다는 것.

http://blog.aladin.co.kr/747250153/597287

그 글을 읽으면서 느낀 건, 그래도 그때는 조금 순수함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마리아가 돈을 보고 결혼했다는 비난은 안했으니까.

 

* 둘이서 잘 되고 난 뒤 트랩은 마리아를 사랑하게 된 게 솔방울 위에 앉을 때부터였다고 하고, 마리아는 “당신이 그 우스꽝스러운 호루라기를 불 때부터예요”라고 하는데, 마리아는 그럴 수 있겠지만 트랩의 말은 거짓말이다. 그 이전까지 마리아를 볼 때와 호수에 빠지고 난 뒤의 마리아를 볼 때의 눈이 완전히 다르며, 그때가 진짜로 마리아에게 빠진 순간이다.

 

** 이 영화의 히로인이었던 줄리 앤드루스는 그 이후 별다른 작품이 없다.

아내가 <메리 포핀스> 있잖아,라고 하기에 찾아보니까 그 영화는

<사운드 오브 뮤직>보다 1년 전에 만들어졌다.

줄리 앤드루스가 노출을 한 <텐>을 비롯해서 그 후에 찍은 영화들은 정말 별볼일이 없는데,

아주 나이든 다음에 오히려 더 잘나가는 것 같다.

<프린세스 다이어리>를 비롯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 비로소 나타난다.

 


*** 반면 트랩 대령은 그 잘생긴 외모답게 그 후에도 계속 영화를 찍었고,

필모그래피를 보니까 82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최근까지도 계속 영화를 찍은 그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못받은 오스카상을

2012년에 받았다고 한다.

1929년생이니 무려.... 83세, 최고령 아카데미 수상 기록을 세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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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o12 2015-02-22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리 앤드류스는 꾸준한 뮤지컬 배우였지요. 성대 수술한 후에 카메론 매킨토시의 생일 축하 공연-이것이 생일 파티의 끝이다을 보여주지요-에서 노래도 안하고 마이 페어 레이디 대사 하나 읊어주는대 눈물이 나게하는 그녀를 보고. 아. 진정한 꿀성대의 끝판왕이구나 했습니다. ^.^. 한때 사운드 오브뮤직은 어린이날. 설날 크리스마스 점령 영화였는대. 세월이 정말 많이 흘렀군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마태우스 2015-02-22 19:37   좋아요 0 | URL
소요님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제가 서툴렀던 것이, 영화 찍던 사람이 갑자기 안보이면 인생이 실패했다고 단정짓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루크 스카이워커로 나왔던 이도 위키백과를 보니까 영화 안찍는 동안 많은 일을 했더라고요. 그럼에도 그가 영화를 못찍어서 실패다,라고 단정을 짓는 건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줄리 앤드류스가 뮤지컬로 활동했군요. 흠흠...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moonnight 2015-02-22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이들어서 영화를 다시 보니 남작부인이 너무 슬펐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무리 포장해도 결국 트랩대령은 어리고 상큼한 여인에게 혹했던 거겠지요. ㅠㅠ 첨에 오드리햅번에게 의뢰된 역할이었는데 노래땜에 부담을 느껴서 고사하는 바람에 줄리 앤드루스가 맡게 되었다는 얘기 들었어요. 오드리 햅번이 마리아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기도 해요. 첨 보자마자 트랩대령이 홀딱 반하게 되지 않을까요. ㅎㅎ

마태우스 2015-02-22 19:38   좋아요 0 | URL
달밤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드리헵번이 나왔다면...ㅎㅎ 남작부인을 호수에 던져버렸겠죠. 원래 이영화의 컨셉이 노래에 이끌려 좋은 여인을 찬다, 이런 거일텐데 오드리 헵번이면...호호호. 좋은 정보 감사요
 














교보문고에서 열 명을 골라 한달에 한번씩 강의를 시킨다.

그걸 '빅10'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올해 그 명단에 내가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다른 분들의 면면을 보면 내가 왜 저기 있나 의아할 정도인데,

강의준비를 엄청나게 열심히 해야겠다 싶다. 


어머니를 제외하곤 여기에 대해 특별히 얘기한 적은 없지만,

과거 방송에 나갈 때 피디였던 분이 이걸 알고 축하문자를 보냈다.

거기에 대해 주고받은 문자다.




음성인식으로 문자를 보내다 수시로 오타를 낸 바 있어서

지금은 웬만하면 손으로 보낸다.

그런데 '열심히 싸겠습니다'란 말도 안되는 문자가 전송된 건

다들 알다시피 ㅅ과 ㅎ이 같이 있는 데서 기인했다.

받은 분은 당황했지만,

이게 다 직업병이란 생각도 든다.

기생충 하면 다들 변을 떠올리는데,

그러다보니 무의식 중에 '싸겠다'가 각인돼 있어서 수시로 튀어나오는 게 아닌가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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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o12 2015-02-0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 6월의 남자신가요? ^.^

마태우스 2015-02-06 01:04   좋아요 0 | URL
오 그러고보니 그러네요^^

다락방 2015-02-06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6월에 들으러 가겠습니다!!

단발머리 2015-02-06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직접 뵐수 있는 절호의 찬스군요.
저도 6월이요 *^^*

아무개 2015-02-06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 회합이되겠는데요
6월에 뵈요 마태우스님
^^

Mephistopheles 2015-02-06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일단 싸야 기생충을 확보.........아 이게 아니죠.

뽈쥐의 독서일기 2015-02-06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앙 오타가 넘 저질..이에요ㅋㅋ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5-02-06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실수도 하며 살아야 웃을 일이 있는 거죠. ㅋㅋ ^^

순오기 2015-02-06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빅10~~축하드려요!!
실수라 해도 기생충과 어울리는 낱말이네요.ㅋㅋ

카스피 2015-02-06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축하드립니당^^

마태우스 2015-02-1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스피님/고맙습니다. 원래 의도가 이게 아니라 열심히 싸겠습니다,인데...^^
순오기님/그죠 기생충들과 딱 어울리는 말입니다^^
페크언니/그럼요 의도하지 않은 실수가 삶의 활력소가 되더라고요
아무개님/아, 그런가요. 생각지도 않은 번개가....^^
단발머리님/윽 단발머리님까지 오시면 강의준비 진짜 열심히 해야겠네요...!
다락방님/오오오 님은 언제나 제게 태양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아내와 지내다보면, 가끔 성 역할이 바뀐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난 집에 오면 그날 있었던 일들을 아내에게 1-2시간에 걸쳐서 얘기하는 게 큰 기쁨인데,

아내는 내가 하는 말을 그리 잘 들어주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건 최소한의 리액션이건만,

아내는 좀 듣는 척하다 이런 말을 해버린다.

“저녁 뭐 먹을래?”

그래도 말을 중단하지 않자 아내는 극약처방을 한다.

“여보, 말 들어주는 것도 얼마나 힘든 줄 알아? 여보는, 기본적으로 말이 많은 사람이야.”

아내에게 얘기했다.

스무살이 될 때까지 친구가 없어서 하루에 몇 마디 말도 하지 못한 채 지냈다고.

그래서 아내가 생기면 하루종일 얼굴 맞대고 얘기하는 게 꿈이라고.

아내는 말했다.

“니가 이십년간 당한 걸 왜 나한테 푸는데?”

그 아내를 보면서 생각한다.

보통은 아내가 말하자고 하고, 남편이 회피하지 않나?


다음주면 8번째 결혼기념일이 돌아온다. 

결혼이 적성에 안맞는다고 생각했던 내게 새로운 삶을 선사한 아내에게 

그날만큼은 정말 잘해주고 싶다.

아내에게 다음주 월요일이 결혼기념일이라고 했더니 아내가 놀란다.

“아 맞다. 그런데 벌써 8년이나 됐나?”

그날 뭐 하고 싶냐고 물었다.

“글세. 뭐 별로 하고픈 게 없는데.”

근사한 곳에서 저녁이라도 먹자고 했더니 아내가 이런다.

“글세. 뭐 별로 먹고 싶은 게 없는데.”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다.

천안은 기본적으로 차가 안밀려, 외식하기에 딱 좋다.

그러다보니 외식을 참 많이 했다.

나랑 달리 아내는 아무리 맛있는 것도 한두번 먹고나면 쉽게 질리는 스타일,

이사온 지 3년이 됐는데 더 이상 새로운 식당이 남아 있겠는가?

그래도 아내에게 떼를 썼다.

“아이, 그래도 결혼기념일인데 어디 좋은 곳에 가서 밥 먹자, 응?”

이 말을 하고 나서 나도 모르게 방귀를 뿡 뀌고 말았다.

아내가 눈을 부릅뜨고 말한다.

“거봐. 내가 이래서 여보랑 나가서 밥 먹기가 싫은 거야.”

보통은 아내가 기념일을 챙기고, 뭔가 받고 싶다고 떼쓰고, 이러지 않던가?

남편이 뭐 안해준다고 토라지는 아내들처럼

나도 좀 토라지는 척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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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5-01-13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말은 그렇게 하셔도 되게 알콩달콩 유쾌해보이세요
다른 사람 눈에는 다 그렇게 보이나봐요
저도 친구랑 틱틱거리고 있으면 사람들이 다 사이 좋아보인다고 그러더라구요
사이가 좋으니까 퉁명스러울 수도 있는 거겠고... 그러네요

마태우스 2015-01-13 22:17   좋아요 0 | URL
오옷 알콩달콩한 글을 쓰니까 소이진님이 오시네요^^ 그간 잘 있었나요 이젠 대단한 글쟁이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는.... 소이진님 보면 참 부러워요. 저도 어린시절에 알라딘이 있었다면 삶이 훨씬 더 아름다웠을 듯 싶어서요.

울보 2015-01-13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고 결혼 기념일을 그냥 패스했는데 음 반반의 마음 ㅎ ㅎ 재미나게 즐겁게 사시네요

마태우스 2015-01-13 22:18   좋아요 0 | URL
하하 부끄럽습니다. 아내가 리액션을 좀 보여주면 좋겠는데, 잘 안해주네요 하하하.

야클 2015-01-14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 머리스타일이나 집에서 입는 (속)옷에도 신경을 좀 쓰고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하거늘...
총각 시절 나랑 술마실 땐 그리 곱게 꾸미고 나타나더니.... ㅋㅋ

마태우스 2015-01-14 12:52   좋아요 0 | URL
그, 그땐 내가 좀 사정이 어렵다보니 곱게 꾸밀 수밖에 없었지. 글구 방귀 얘기를 좀 하자면, 아내가 요즘 프로바이오틱스라는 걸 아침마다 먹이는데, 그게 방귀의 원인이란 말이지. 나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였거든.

soyo12 2015-01-14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8년인가요? ^.^. 제 시간은 멈춰 있는 것 같은대( 피부 제외) 다른 분들의 시간은 잘 흘러가네요. ^.^. 잘 지내시지요? 그리고. 결혼 8주년 축하드립니다. ^.~

마태우스 2015-01-14 12:53   좋아요 2 | URL
어머나 소요님, 벌써 8년이 지났어요 저도 나이가...ㅠㅠ 요즘은 예전처럼 많이 못먹어요. 거기서 세월의 흐름을 느낍니다. 암튼 감사합니다

나비종 2015-01-1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수필 한 편을 읽은 듯한 느낌이네요.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뭐 누가 무슨 역할을 하면 어떻습니까, 각 분야별로 한 명씩이면 되는 것을ㅎㅎ

마태우스 2015-01-14 12:54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각 분야별로 한명씩이면 되는군요^^ 긍정적으로생각하게 해주셔서 감사.

페크pek0501 2015-01-14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부부 모습 보고 갑니다. 하하~~

마태우스 2015-01-25 00:00   좋아요 0 | URL
아 네...^^

2015-01-14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생시절에 알라딘 서재에서 마태우스님 글 몰래 눈팅하던 일이 일상의 소소한 재미였습니다. 취업준비하고 겨우 취직하고 일상에 치여 바삐살다가 얼마전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마태우스님 인터뷰집을 발견하고 반가운마음에 집어들었죠. 아직도 서재에서 활동하시나 궁금해 들어와봤는데 여전히 재미지고 솔직담백한 글을 올리고 계시네요. 앞으로도 종종와서 눈팅하고 가야겠어요. ㅎㅎ

마태우스 2015-01-25 00:01   좋아요 0 | URL
어머 그러시군요. 반갑습니다. 제가 알라딘을 좀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사정이 많이 어려워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 서재달인 떨어진 걸 반성하면서 올해는 좀 더 자주 써보려고 합니다. 또 오시면 그때 새글 써놓겠습니다
 













2014년은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를 많이 본 해였다.

그전까지 잘해야 한 편 볼까 말까 했는데

올해는 미생, 청담동스캔들, 모두다 김치, 소원을 말해봐, 왔다 장보리 등등 수를 세려면 두 손을 써야 한다. 

처음부터 봤다기보단 중간 이후부터 본 게 많긴 하지만,

아무튼 다 보고나니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미생과 왔다 장보리를 제외하면 드라마를 보는 내내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라,

드라마 종영 후 정신적 외상을 크게 입었다. 

 

 

소원을 말해봐


첫째, 드라마들의 내용이 비슷하다보니 이게 저거같고 저게 이거같았다.

<나만의 당신>의 이휘향은 결혼 전에 애를 낳았는데 버리고 부잣집 남자와 결혼한다.

그 애 때문에 나중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모두 다 김치>의 이보희도 결혼 전에 애를 낳았는데 버리고 부잣집 남자와 결혼한다.

이보희가 결혼 후 낳은 악녀는 그 사실을 위기 때 터뜨리고,

그 때문에 회장으로 나오는 노주현은 심장발작을 일으켜 쓰러진다. 

<소원을 말해봐>의 차화연은 결혼 전에 남매를 낳았는데 버리고 부잣집 남자와 결혼한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안 남매는 차화연에게 복수를 계획한다.

좀 보다 때려치운 <압구정 백야>에선 이보희가 결혼 전에 애를 낳았는데 버리고 부잣집 남자와 결혼한다.

버림을 받은 야야라는 여자가 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야야는 복수를 위해 이보희의 의붓아들에게 접근, 현재 완전히 마음을 사로잡은 상태다. 

 

 

모두다 김치의 악녀 박현지


둘째, 겹치기 출연도 문제다.

엄연히 같은 사람이 하나 이상의 드라마에 나오다보니 드라마 여러개를 보면 헷갈릴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모두 다 김치>를 보고 난 뒤 <압구정 백야>를 보면 “이보희는 상습적으로 애를 버리는군!”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김영옥은 <소원을 말해봐>에서 회장으로, <장밋빛 연인들>에서는 그냥 할머니로 나온다.

그런데 <소원>에서 악녀 차화연 때문에 뇌졸중으로 쓰러지는데,

그걸 보고 나서 <장밋빛 연인들>을 보면 “어? 언제 회복됐지?”라고 놀라게 된다. 


셋째, 드라마 주인공들이 상식적인 판단이 없다.

착한 이들은 자신이 한 소박한 복수계획을 악인에게 알려줌으로써 악인으로 하여금 대비하게 해준다. 

“지금 당장 너희 장모님한테 가보는 게 좋을 걸? 내가 방금 너희 장모한테 너한테 써 준 각서 (둘의 혼인 사실이 담겨있다)를 퀵으로 보냈거든.”-<나만의 당신>, 결국 송재희의 어머니가 장모님한테 달려가 그 각서를 가로챈다. 

“너 하는 게 마음에 안들어서 내가 그 여자한테 usb를 보냈어.”-<폭풍의 여자>, 요양원에 있던 아이를 빼돌리는 데 협조한 간호사는 외국으로 출국 전 아이 어머니에게 usb를 보내는데, 자신을 사주한 도혜빈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다. 물론 도혜빈은 사람을 시켜 그 usb를 빼낸다.


이것 말고도 몇 가지가 있지만, 이거 하나만 더. 

<소원을 말해봐>에서는 차화연이 살인을 교사한 증거가 usb에 들어 있는데,

마침 착한 편에서 그 usb를 얻는다.

그런 중요한 자료는 몇 개 정도는 복사를 떠놔야 하건만,

그들은 달랑 하나만 복사했다가 나중에 필사적으로 그 usb를 찾는 신세가 된다. 


넷째, 건강상의 문제.

드라마 주요인물들이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많아도 너무 많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교통사고가 나거나, 아니면 뇌졸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버린다.

<나만의 당신>에서는 송재희가 이민정의 전 남편이란 걸 알게 된 장인 (이자 회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이휘향의 숨겨진 친딸 오초희도 교통사고로 병원에 오래 입원한다. 

<소원을 말해봐>에선 회장 김영옥이 usb를 내놓으라는 며느리 차화연의 공세에 충격을 받고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상태로 보아 마땅히 중환자실에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선 이들에게 일반병실을 제공하며,

간호사나 의사가 거의 들락거리지 않아 악녀. 악남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며 다음과 같은 저주를 일삼는다.

“아빠, 이대로 영원히 깨어나지 마세요.”-<모두 다 김치>

“어머니, 이대로 계속 누워 계세요.”-<소원을 말해봐>

더 웃긴 건 악녀. 악남으로 활동하던 이들이 막판이 되면 아팠다는 것.

<모두 다 김치>의 원기준 (극중 임동준으로, 박현지의 남편이다)은 막판에 암에 걸리며,

<나만의 당신>의 송재희는 시력을 상실한다.

<소원을 말해봐>의 악녀 차화연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데, 이로 인해 복수를 계획하던 한소원과 강진희는 그녀를 용서한다. 


내 2014년은 이딴 드라마를 보면서 욕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만날 바쁘다고 하면서 이게 뭔가 싶지만,

굳이 원인을 따져보면 이렇다. 

아내가 드라마를 좀 많이 보다보니 그 옆에 누워 쉬다가 한편두편 빠져들었던 것도 있고,

주로 아침에 설거지를 하는데 그냥 하면 심심해서 아침드라마를 켜놓았던 것도 원인이 됐다.

앞으로는 화제가 될만한 주말드라마를 제외하곤 보지 말자.

아무리 욕하면서 보는 거라 해도, 일일드라마는 좀 너무 나가는 느낌이고,

정신적으로 해로우니 말이다.

 

* 갑자기 생각나서: 요즘 드라마의 추세는 한번 결혼을 했던, 그리고 애까지 낳았던 여자주인공이 총각들과 잘 되는 것 같다.

<폭풍의 여자>의 한정임(박선영)이 그렇고,

<소원을 말해봐>의 한소원, <청담동 스캔들>의 은현수,

<모두다 김치>의 (김지영)도 여기 해당된다.

 

** 이건 변명인데, <청담동 스캔들>을 본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사는 곳이 천안 청당동이라서, 이건 봐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 탓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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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1-04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무슨. 여자들이 애버리고 부잣집에 시집 가는 게 트렌드입니까. 번번이 같은 사례라니, 좀 너무하네요. ㅠㅠ

그런데 설거지하는 마태우스님이라니. 그건 좀 멋집니다. 헤헷

마태우스 2015-01-05 10:01   좋아요 0 | URL
아유, 제 외모로 봐선 좀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습다^^ 다락방님 새해에 운수대통하시길 빌게요. 특히 남자쪽으로!

hnine 2015-01-04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많이 보셨군요.

마태우스 2015-01-05 10:02   좋아요 0 | URL
그죠? 제가 작년 무지 바빴다 했더니 다 저것 때문이었어요. 한가지 말씀을 드리자면 mbc 드라마넷 같은 곳에서 연속방송을 해주거든요 시도때도없이. 그 덕분에 볼 수 있었던 드라마가 많죠.

바람돌이 2015-01-05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 버리면 부잣집에 다시 시집갈수 있는건가요? 정말요?
음 그럼 생각을 한번.... ㅠ.ㅠ

마태우스 2015-01-05 10:03   좋아요 0 | URL
제가 추가로 적었는데요, 그 드라마에서 여자주인공들은 애가 있는 상태로 갈라선 뒤 멋진 총각들을 만납디다. 그러니 굳이 애를 버리지 않아도 됩니다. 그, 그렇다고요.

LAYLA 2015-01-05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부지가 소원을 말해봐 정주행 중이신데 왜 끝이 안나죠?? 120화 까지 있다는게 진실인가요? ㅠㅠ

마태우스 2015-01-05 10:04   좋아요 0 | URL
전 100회 이후부터 봐서 잘 모르겠지만, 미리 본 분들은 100회쯤에서 끝냈어야지 120회까지 질질 끄는 바람에 드라마가 망가졌다고 하더군요. 전 망가질 때부터 본 거예요.ㅠㅠ

쉽싸리 2015-01-05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공감! 저도 드신(드라마귀신)인 마눌님 덕에 몇 번 봤는데요. 정말 헷갈립디다. 아침에 봤는데 저녘때 같은 배우를 또 본다든지 다른채널에서 또 본다든지, 하여간 엄청 헷갈리더군요. 요즘은 `압구정백야` 하나만 보고 있습니다. ㅋㅋ 임성한 작가 작품치곤 너어무 정상이라(고 주위에서 그러니)그나마 볼만 한듯합니다.

마태우스 2015-01-05 10:05   좋아요 0 | URL
쉽싸리님 안녕하세요. 제 아내도 압구정백야가 임성한 작품치고 정상이다, 이러더군요. 오로라공주 같은 드라마를 쓰고 나니까 웬만하면 정상 취급을 받네요. 호호. 근데 전 악녀가 등장하는 드라마를 좋아해서요. 장보리같은 드라마....와닿지가 않더이다.

아무개 2015-01-0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생과 장보리 말고는 다 모르는 드라마인데
왠지 다 아는것 같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엄청나게 새로(?)운 드라마 들이군요. ^^::::::



마태우스 2015-01-12 12:17   좋아요 0 | URL
하하 보다보면 정신병 걸릴거 같은 그런 드라마들이죠. 실제로 폭풍의 여자 보다가 심한 정신착란에 시달렸다는.....ㅠㅠ

stella.K 2015-01-06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저 드라마 아카데미를 읽어야 하는데 못 읽고 있어요.ㅠ
2014년은 정도전과 미생 두 편만 봐도 얘기에서 소외되지는 않을텐데 말입니다.

아,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태우스 2015-01-12 12:18   좋아요 0 | URL
네 Stella.K님도 좋은 한해 되시길. 글구 제가 까먹은 게, 별에서 온 그대도 2014년의 주목할 드라마였더군요. 제가 나중에 다시보기로 봤는데요, 보는 내내 전율을 했답니다. 무지 잘만든 드라마였던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15-01-05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뭘 써도 재밌다니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마태우스 2015-01-12 12:18   좋아요 0 | URL
어머나 페크님 제가 어딜 좀 다녀오느라, 죄송합니다 답이 늦었어요. 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