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윤동주라는 저항시인이 있었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축복이다.

노천명처럼 시로써 친일을 한 사람들만이 있었다면, 얼마나 우리는 불행했을까? 그가 있어 고등학교 시절에 문학수업을 들으며 행복했다. 이육사와 쌍벽을 이루는 우리민족의 저항시인! 그러나, 그시절 이육사의 시에 비해서 너무도 나약해보이는 그의 시가 나에게는 아쉬웠다. 정작 과연 이러한 나약한 시를 쓰는 그가 일제에게 얼마나 강렬한 저항을 할 수 있었을까? 라는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러한 회의 속에서 시간이 흘렀다. 윤동주의 시 몇편을 수업시간에 듣고 그의 삶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나는 이것으로 윤동주를 알고 있다고 착각을 했다. 그러던중, 국민티비의 '전영관의 30분 책읽기'에서 김준혁 교수님이 송우혜 선생의 '윤동주 평전'을 소개했다. 그 팟캐스트를 들으며 다시 윤동주를 생각했다. 과연 나는 윤동주에 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잘알고 있다는 나의 착각을 걷어내자, 나는 윤동주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에 관한 적당한 책들을 들추었다. 역시, 윤동주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는 책은 바로 송우혜 선생의 '윤동주 평전'이었다. 저자가 역사학자이자, 소설가이기에 양쪽의 장점을 취하여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한 윤동주의 삶을 추적해 갈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윤동주에 대한 많은 진실들을 알게 되었다. 과거 다큐멘터리에서 그의 삶과 그의 죽음에 대해서 알게되었는데, 그것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송우혜선생은 개정판을 내면서 새로운 연구결과를 책속에 계속 담았다. 500여 페이지가 넘는 것도 이러한 보완과정에서 뒤따른 결과물이리라....

 

  윤동주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하는 사람, "송몽규"이다. 윤동주의 비슷한 해에 태어나서 같은 명동과 용정에서 청소년시기를 보내고, 연희전문을 다녔으며, 같이 일본에서 공부하다가 같은 해에 광복을 보지 못하고 죽은 그..... 송몽규는 낙양군관학교에 가서 김구파에 속해서 군사훈련을 받기도 했다. 나약한 지식인이 아니라, 강한 실천적 독립운동가였다. 그리고 일본놈들에게 피체되어 다시 용정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독립운동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강인한 송몽규의 절친이 바로 윤동주이다. 송몽규가 실천가라면, 윤동주는 조용한 시인이었다. 그러나 현실을 외면하는 시인이 아니었다. 문학과 현실은 별개라며 순수문학을 주자하는 그런 나약한 인간이 아니었다.

 

  일본에서 일제 특별고등경찰이 작성한 자료와 판결문에서 윤동주가 친구 송몽규와 함께 조선의 현실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조선 독립을 위한 준비를 해야할 것을 다짐하며 동지를 모았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나는 과거 윤동주에게서 갖고 있었던 "나약한 시인"이라는 인상이 얼마나 잘못된 인상이었는지 깨달았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나는 윤동주에게 무지했기에 그를 용감하게 나약한 지식인 쯤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외유내강이라는 말이 있다 윤동주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었다. 온유해 보이지만, 내면으로는 강렬하게 조선 독립을 위한 열망을 가지고 차근차근 그 준비를 하고있었다. 아쉽게도 일본 특별고등경찰에게 발각되어 유죄를 선고받고, 후쿠오카 감옥에서 생체실험을 받아 저세상으로 가야했지만....

 

  고등학교 문학책에서 보앗던 '십자가'라는 시를 다시 읽으며, 윤동주를 다시 떠올려본다. 그는 '십자가'에서 스스로 밝혔듯이, 저물어가는 저녁하늘에 자신의 목을 드리우고 우리민족을 위해서 조용히 피를 흘렸다. 윤동주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싶은자! 윤동주의 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자는 이책을 읽길 강력하게 권한다.

 

  우리 민족의 시인  윤동주! 그를 바로 알 수 있어 너무도 행복하다! 또다른 민족의 시인 이육사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진다. 그들이 내마음 속에 들어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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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 민연 구술사 1
허은 / 정우사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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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통한의 역사-명문가의 집에서 태어나 명문가의 집으로 시집을 갔고, 노빌레스오빌리쥐를 실천하기 위해서 조국광복 운동의 안살림을 맡아서 살아온 허은여사! 그녀는 뼈에 사무치도록 고생을 해서 광복을 이루었지만, 우리의 현대사는 친일파가 승리하는 통한의 역사이다. 긴한숨만이 나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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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 - 독립투사 이상용 선생의 손부 허은 여사 회고록 민연 구술사 1
허은.변창애 지음 / 민족문제연구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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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가 해야할 일을 안겨주다.- 통한의 역사속에서 과연 우리는 현대사를 바로잡기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의문을 제기해본다. 조국광복을 위해서 3대가 헌신했는데, 그 종손의 집인 임청각이 아직도 소송중이라니... 광복된 땅에서 과연 우리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자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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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 - 독립투사 이상용 선생의 손부 허은 여사 회고록 민연 구술사 1
허은.변창애 지음 / 민족문제연구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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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한의 역사- 명문가의 딸이 명문가로 시집가서 생의 대부분의 삶을 뼈에 사무치는 고통을 받으며 살아온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는 노블리스 오빌리쥐를 실천한 한국사회의 양심있는 지식인들이 겪었던 고통의 역사가 어우러져있었다. 친일파가 승리하는 통한의 역사를 보며, 긴 한숨을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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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 무문관, 나와 마주 서는 48개의 질문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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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철학개론'을 수강했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절, 철학 교수님은 대단한 열정에 차있었다. 우리에게 철학의 전체적인 맛을 다 맛보게하려고 무척이나 열심히 강의를 하셨다. 물론, 그 강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철학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학문이라는 고정관념에 휩싸였다. 그런데, 그 교수님이 철학개론 수업에서 설명하지 않은 철학이 있었다. 바로 불교철학이었다. "불교는 함부로 건들면 안돼!" 서양철학을 전공하신 교수님이 공자, 맹자, 노자 등의 동양철학 까지 개괄적으로 설명해주셨는데, 불교만은 함부로 건들면 안된다고 하신다!

 

불교철학! 건널수 없는 거대한 바다라는 선입견은 그 때부터 생긴것 같다. 그중에서도  선문답이라고 하면, 절대 이해가 가지 않는 질문과 대답을 뜻한다는 편견이 나에게 있었다. 선사들의 대화를 듣노라면, 나의 이성으로는 절대 이해가 가지 않아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대화로만 받아들여졌다. 세월이 자나고 불교 철학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면서 불교 철학의 거대한 바다를 건너고 싶다는 욕망이 솟아났다. 그 중에서도 선문답을 이해하고 싶었다. 그러다 강신주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강신주의 강의를 팟빵을 통해서 들으면서, 철학을 알기쉽게 설명하는 그의 탁월함에 연신 놀랐다.

 

철학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해준, 도올 김용옥 선생의 뒤를 이어, 철학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준 강신주! 그가 무문관에 대한 나름의 철학적 해석을 했다. 무문관! 이러한 화두집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절대 풀리지 않는 화두가 이렇게 풀릴 수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되었다.

 

이 책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강신주의 탁월한 해석이다. 설명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가장 잘알고 있을 때 가장 쉽게 잘 설명할 수 있다. 기존의 철학서와 철학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설명하려니, 전혀 알아 들을 수 없는 헛소리만 떠들었다. 그런데, 강신주는 불교철학에 대한 탁월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서양 철학적 개념을 통해서 쉽게 우리에게 설명해주고 있다. 강을 건너길 원하는 사람에게, 수영을 하면 되지 않느냐며 우리를 채찍질하기 보다는, 친절하게 뗏목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함께 노저어가는 강신주의 모습이 나의 가슴을 울렸다.

 

'개에게도 불성이 있느냐'는 유명한 화두가 이책에 친절하게 설명되어있다. 물론, 내가 기존에 풀었던 화두와 다른 해석을 강신주가 할 때도 있었다. 그 때는 나도 깊이 생각해 보았다. 화두를 읽고, 잠시 그 화두를 풀려고 노력해보기도 했다. 나름 화두를 풀었다고 생각했을 때, 강신주의 해설을 읽었다. 친절히 각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기른다음, 화두를 풀어내는 강신주의 설명은 나를 한단계 성숙하게 했다. 선불교가 불교의 적장자임을 확인했으며, 강신주의 삶의 철학에 불교가 깊이 영향을 주고 있음도 알게되었다. 그리고, 나도 선불교의 철학에 깊이 감화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생에 대해서, 집착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았다. '살불살조', 수처작주 (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 이 말에 이책의 핵심이 있다. 자신의 삶에 노예로 살지 마라!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어라! 라는 무문관의 외침은 강신주를 지나서 나의 가슴에 깊이 박혔다.

 

마마보이, 파파걸이 늘어나는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 보면서, 다시 외친다!

 

수처작주 (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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