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이야기 - 그들은 어떻게 부의 역사를 만들었는가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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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민족, 유대인의 모든 것을 파헤친 책

 

 

탈무드, 랍비, 베니스의 상인, 아우슈비츠 수용소, 이스라엘, 다이아몬드...유대인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아인슈타인, 조지 소로스, 워렌 버핏, 스티븐 스필버그, 마크 주커버그 등 세계 역사에 큰 획을 남겼거나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인물 대부분이 유대인들이다. 우리는 이 사실들은 잘 알지만, 유대인이 세계 모든 산업 분야에서 선두에 서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이들을 제대로 알아볼 기회가 이제껏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정년까지 22년간 근무한 무역통이었던 저자 홍익희는 어느 날 세계경제사 자체가 유대인의 발자취와 궤를 같이한다는 것을 알고 역사 속에서 유대인의 궤적을 추적했다.

 

<유대인 이야기>는 저자의 10년간 연구의 결과물로 지금껏 유대인에 대한 당신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유대인이 은행을 만들고 회계와 금융이라는 제도를 만든 이유는 그들이 똑똑해서가 아니라 유일한 생계수단이었다. 오늘날 유대인이 다이아몬드 산업을 주름잡는 것도 나치로부터 학살을 피하기 위해 텔 아비브에 모여 다이아몬드 세공을 익혔기 때문이다. 본문을 살피다 보면 유대인들이 ‘부의 역사’를 만들어온 저력에는 유대인들이 종교적이고, 부(富)에 대해 긍정적이며, 배움과 교육을 중시하고, 무엇보다 강력한 유대감으로 뭉친 덕분이라는 것도 확인하게 된다.

 

국내 저자라는 점, 가독성이 뛰어나다는 점, 무엇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유대인을 잘 살폈다는 점에서 이 책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전 세계 3%밖에 되지 않는 유대민족들이 왜 세상의 중심에 있는 것일까, 왜 유대인들 중에는 천재와 부자들이 많은 것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유대인 이야기>를 읽으면 지금껏 당신이 알고 있는 유대인에 대한 지식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글은 좋은책선정위원에 기고한 '이달의 책' 추천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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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즈니스는 로컬이다
존 A. 퀠치 & 캐서린 E. 조크스 지음, 하윤숙 옮김 / 반디출판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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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장소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의 본능은 글로벌 차원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세계가 보다 긴밀하게 연결될수록 우리는 글로벌 특성보다는 지역적인 특성을 강조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추세는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마케터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글로벌 마케팅 권위자, 존 A. 퀠치 교수는 이 책에서 최고의 글로벌 브랜드가 된 기업들의 비결을 통해 지역성을 제대로 읽어내는 마케팅을 시도한다.

 

이 책은 이른바 ‘소비자 밀착형 로컬 마케팅‘을 소개한다.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있다. 몸과 땅은 둘이 아니라는 뜻으로, 자신이 사는 땅에서 나는 것을 먹어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이 의미는 지역성을 통한 마케팅의 전형적인 사례다. 소비자는 광고에 많이 노출되고 익숙한 브랜드를 신뢰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각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도 신뢰한다. 전주에서 먹는 비빔밥이 최고겠지만, 차선으로 서울에서 ’전주비빔밥‘ 간판을 내건 식당을 찾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저자는 소비자의 모든 경제활동은 지역에서 이루어진고 주장한다. 또 어느 지역에서 고객을 매료시켰던 요인이 다른 지역에서는 고객을 멀어지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모든 마케팅은 장소에서 이뤄진다.’는 주제로 장소를 다섯 가지 개념으로 나누고, 콜게이트, 스타벅스, 레알 마드리드 등의 성공한 글로벌 브랜드의 성공사례를 들며 지역적 특성을 적용한 로컬 마케팅 방법을 제시했다. 오늘날 마케팅에 있어 ‘장소’의 개념은 더욱 확대되었다. 실제 매장의 오프라인을 넘어 가상공간의 온라인도 장소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 점만으로도 이 책을 통해 ‘장소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을 고민할만하다.

 

 

이 글은 좋은책 선정위원회에 기고한 이달의 책 추천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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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전략가입니까 - 세계 0.1%에게만 허락된 특권,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전설적 전략 강의
신시아 A. 몽고메리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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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는 훌륭한 목적을 찾아내는 전략가다!

 

 

손잡이 하나로 냉온수를 틀 수 있는 수도꼭지를 개발해내 시장을 석권한 미국의 생활용품 회사 매스코는 향후 몇 년 동안 20억 달러의 잉여현금 흐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성공하자 창업자 리처드 머누지언은 새로운 사업을 구상했다. 그리고 다름 아닌 가구산업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2,500여 가구업체들은 모두 영세해서 풍부한 자금력이라면 지배기업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거라 판단한 것이다.

 

매스코는 총 15억 달러로 10개 업체를 인수, 세계 최대 종합가구 회사 반열에 올랐고 시장점유율 1위도 차지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가구산업에 뛰어드는 동안 매스코의 순이익은 30%가 줄어들었고, 엄청난 자금을 투입한 가구산업에서 뽑아내는 6%의 영업마진은 14%나 되는 다른 영업부문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다. 결국 매스코는 6억 5000만 달러 손실을 감수하고 가구산업을 매각해야했다.

 

매스코의 실패는 무엇일까, 낙후되고 영세한 가구산업을 선택한 때문일까? 이케아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매스코가 가구산업으로 실패했다면, 이케아는 가구산업으로 말 그대로 대박을 낸 기업이다. 이케아의 창업자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나이 열일곱이던 1943년 가구사업 성장을 거듭해 2010년 현재 매출 231억 유로, 순이익 25억 유로, 매출총이익률 46%를 기록했다. 처음엔 만년필, 액자, 시계, 보석 등을 취급하는 무역회사를 경영했던 캄프라드는 전후 호황기에 스웨덴 사람들이 가구를 많이 구입하는 것을 보고 가구에만 전념하기 위해 다른 모든 상품을 포기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캄프라드는 머누지언이 실패한 가구업종에서 어떻게 성공했을까? <당신은 전략가 입니까>의 저자 신시아 A. 몽고메리는 그 차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캄프라드는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의 기업을 구축했다. 그는 머누지언처럼 업계의 경쟁요인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그 요인들 한가운데서 번창하고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기업을 만듦으로써 성공했다.” 82 페이지

 

이케아는 ‘대체로 돈이 없는 다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아주 많이 싼 제품을 파는 저가전략’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케아는 단순한 염가 판매점이 아니다. 이케아가 추진한 저가전략의 목적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낮은 가격에 디자인이 훌륭하고 기능성이 높은 다양한 가구 제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발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일상생활을 안겨주려는’ 이케아의 목적에 부합된다.

 

“목적이란 것은 이케아나 여타 다른 기업이 스스로를 설명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다. 이것은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 기업이 세상에 제공하는 독특한 가치, 자기 기업이 남과 다른 점, 그것이 왜, 누구에게 중요한지를 의미한다.” 92~93 페이지

 

저자는 기업은 목적에서 퍼포먼스의 차이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 포지셔닝, 차별화, 부가가치, 심지어 기업효과까지 기업 경영자들의 대화에 등장해온 전략의 모든 개념은 ‘목적’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케아의 이러한 훌륭한 목적이 시장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독특한 틈새시장을 만들어냈다고 저자는 평가했다. 이처럼 훌륭한 목적이 가져오는 네 가지 결과로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명확한 ‘입장’을 밝힌다. 그리고 훌륭한 목적은 기업을 '돋보이게' 만들고 가치 창출의 발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이기려면 최고경영자는 스스로 뛰어난 전략가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오늘의 리더들이 전략은 뒷전이고, 경영에만 충실한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전략이 조직의 최상층부의 역할에서 전문가의 기능으로 추락해 기업의 활동이 전략과는 동떨어지게 표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케아의 저가전략에 대한 훌륭한 목적은 짐 콜린스가 <위대한 기업의 선택>에서 이야기한 기업이 반복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성공공식을 만드는 지속적인 경영 실행 방식, SMaC 레시피를 많이 닮았다. ‘SMaC’는 구체적Specific, 체계적Methodical, 지속적Consistent인 것으로 견고한 SMaC레시피는 단순한 전술이라기보다 전략을 실제 현실로 바꾸기 위한 운영 코드이자 지속적인 실행 방식, 즉 절대로 바뀌지 않을 기업의 핵심가치를 의미한다.

 

이 개념은 세계적인 경영구루 짐 콜린스는 9.11 테러와 같이 나라와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든 예기치 않은 사건 속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기술변화와 글로벌 경쟁이 계속되는 세계경제를 들여다보다 “왜 어떤 기업들은 혼란과 혼돈 속에서도 번창하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그렇지 못할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짐 콜린스는 모튼 한센 교수와 함께 9년 동안 2만400개의 미국 상장(上場) 기업 가운데 1972년부터 2002년까지 30년 동안 동종 업계 경쟁사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안겨준 위대한 기업을 추출, ‘10X 기업‘(그 기업의 리더들을 ‘10X 리더’라 불렀다)으로는 암젠,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사우스웨스트항공, 프로그레시브, 바이오멧, 스트라이커 등이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저가 항공분야를 이끌겠다’는 목표 아래 사우스웨스트만의 ‘10가지 일률적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사우스웨스트는 기업의 핵심가치를 구호에 그치지 않고, 2시간 운항, 737기 운항, 10분내 재운항, 화물 항공우편은 취급하지 않고, 기내식 서비스와 연계운송은 하지 않는다 등 구체적인 행동강령을 확실하게 정했다.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기 쉽게 확실히 표현했기에 전 직원이 쉽게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

 

훌륭한 목적에는 '우리가 만족시키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어떤 종류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우리가 다르게 하거나 더 잘 하는 일은 무엇인가',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 저자는 CEO가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이기려면 스스로 뛰어난 전략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케아의 위대한 혁신은 기술적 발명이 아니라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 고개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쇼핑 경험, 일단의 고객들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방법에 대한 신선한 아이디어에 있었다고 평가한다. 훌륭한 목적이 있는 전략에 있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명교수인 신시아 A. 몽고메리가 하버드경영대학원 EOP(기업가

Entrepreneur, 기업 오너Owner, 사장President) 프로그램을 통해 비즈니스 현장과 경영 리더들의 문제를 직접 체험한 저자인지라 풍부한 사례를 통해 리더를 관리자가 아닌 ‘전략가’로 변모시키는 혁명적 프로그램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엮은 이 책은 이미 검증받은 컨텐츠라는 점에서 출간부터 화제가 된 책이다. ‘생생한 강의를 지상(紙上)에 옮겼다‘ 는 표현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통하면 알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342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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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법 - 전 세계 열풍! 5:2 다이어트
마이클 모슬리 외 지음, 이은경 옮김, 박용우 감수 / 토네이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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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TV에서 '끼니의 반란' 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한마디로 '사람은 꼭 세끼를 먹어야 하고, 늘 배가 불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내용인데, 먹성 좋은 제가 그간 가졌던 고정관념을 부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내용중에 국내 한 프로그래머를 주인공으로 한 '간헐적 단식법'이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무작정 그냥 굶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 16시간, 혹은 24시간 동안 단식을 함으로써 체내에 있던 남은 열량들을 모두 소진한 후 다시 섭취를 한다는 것이 골자인데, 차량도 드라이빙을 계속할 것이 아니라 가끔은 정비소에 들려 기관을 살피고 쉬듯, 인간도 그래야 한다는 내용이었죠. 일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곧 아내의 출산으로 저는 본의 아니게 산후조리원으로 자발적 구속(?)을 당해야 했습니다. 매일 세 끼를 미역국에 간도 맞지 않은 음식을 먹으려니 고역이더군요. 해서, '간헐적 단식법'을 실행했습니다.
조리원을 퇴원한 후 지금껏 2주가 되었는데, 어제 몸무게를 재어보니 4킬로그램이 빠졌더군요.
원래 내 몸에서 돼지고기 6근 정도가 덜어졌으니, 몸은 가볍습니다. 하지만, '휘청거린다'는 느낌도 든답니다. 하지만 어지럽거나 위가 아프거나 하는 '지레짐작'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루 정도 굶고 다음 날은 평소처럼 든든하게(?) 뭐든 먹으면 되니까요. 앞으로 계속할 작정입니다. 그래서 잘 나가던 총각시절의 몸매(?)를 맹글어볼까 합니다.
그러던 중에 책이 나왔더군요.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되었던 책인데, 간헐적 단식법에 대해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단식법은 유행이나 일시적인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받아들이기 쉬운 방법입니다. 일독하셔서 몸매도 되찾고, 건강해지기를 바랍니다.
의미를 모르고 무작정 굶으면 참는 만큼 배가 고픕니다. 하지만 왜 굶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한 양의 효과는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면 굶어도 그리 배고프지 않습니다.
제가 20년 피우던 담배를 끊게 된 것도 '이중세뇌'라는 책에서 '당신은 원래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그 때는 한 시간 마다 니코틴을 넣어줘야 할 이유도 없었고, 식후에 꼭 한 대 피워줘야 소화가 되거나 하지도 않았다'는 문장에 꽂혀 담배를 버리게!! 했지요.
어떤가요?
이런 것이 바로 '자기계발'입니다. 비록 자기계발서는 천대받을지 모르지만, 장르별로는 가장 많이 팔리는 분야인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자기계발서는 저처럼 '살 좀 빼고 싶다'고 자신의 체중에 대해 부족하고 아쉬움을 갖는 사람들이 읽는 책입니다. 그리고 자기계발서는 읽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읽어서 배우고 익힌 바를몸소 행동으로 실행해서 결과를 내봐야 하는 분야의 책이지요. 제가 '독서의 완성은 실천이다'라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 책을 살피셔서 건강을 되찾는 주말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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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의 거짓말 - 워렌 버핏의 눈으로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말하다
최경영 지음 / 시사IN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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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눈감아야 할 100가지 이유

 

 

동서고금의 성공하는 리더들의 습관 중에는 독서와 함께 종이신문 읽기가 손꼽힌다. 리더의 출근길에는 항상 신문이 들려있었다. 그들은 한결 같이 잠깐의 시간을 두어 일간지와 경제신문을 읽으면 세계의 어제를 알 수 있고, 오늘과 내일을 내다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도 옛말이 된 듯하다. 오늘날의 아침 신문엔 의견과 가십, 광고와 선전만 가득할 뿐, 정작 나를 성공으로 이끌어줄 정보는 거의 없어 보인다.

 

당장 주위에 굴러다니는 신문을 한 번 펼쳐 보자. 우리나라 거대 종합 일간지 지면의 40% 정도가 광고이고, 부동산, 건설, 주택시장 관련광고가 대부분이다. 기사는 또 어떤가? 포털사이트의 첫 화면처럼 대중의 관심public attention을 끌기 위한 말초적이고 선정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그득하다. TV를 켜도 마찬가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 시간만 되면 즐겨보던 '뉴스 프로그램'이 꽤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말 그대로 '그 놈이 그 놈'이다. 인터넷을 화면으로 그대로 옮긴 후 앵커들은 프롬프터로 읽어내고 있다. TV 프로그램중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드는 프로그램이 뉴스라던데 요즘도 그럴까?

대한민국 언론에 진실이 없어진 지 이미 오래. 온전히 세상을 읽고 싶다면 오히려 눈을 감아야 할 정도로 오염이 심각하다. 언론의 본분은 ‘대중의 관심사’가 아닌 ‘대중에게 필요한 사안’들이 아니던가? 언론은 지금 ‘직무태만’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의 경제가 요동쳤던 2008년 가을, 뉴욕의 주식시장에서 다우지수가 하루에 500포인트가 넘게 떨어지고, 리먼 브러더스처럼 파산 위기에 직면한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들의 주가가 20~30%씩 폭락했다. 세계 최대 보험회사였다가 파산한 AIG는 단 하루 만에 주가가 60%나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이 시기(9월1일~12월 31일) 미국 최대 경제신문 ‘월 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기사 중에 금융위기라는 말이 1,743번이나 언급되었고, 공포fear 라는 단어는 587번, 공황panic 이라는 단어는 351번 언급되었다. 하지만 뉴욕과 무려 12,400여 킬로미터 떨어진, 14시간 시차의 한국의 한 대표적인 경제신문은 금융위기라는 단어를 월 스트리트 저널의 3배 가까운 4,870번이나 언급하며 파산위기에 직면한 미국보다 더 ‘공포’스럽게 금융위기를 보도했다. 이러한 자극에 한국의 투자자들은 동요되었고 자연히 ‘공황’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 번 확인하건데 언론의 사명은 필수적 사회 현안을 대중이 알기 쉽게 전달해서 대중을 깨우는 것이다. 그런데 언론은 왜 이처럼 대중의 관심에만 주목하고 부풀리려하는 것일까? 이유는 대중의 눈길이 가는 곳에 ‘광고주’가 있기 때문이다. 상업주의 언론에서 기사는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단이 되었다.

 

답답한 것은 오늘날이 뉴스 비즈니스News Business의 시대인 것을 잘 알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신문을 펼쳐 뒤지고 뉴스채널을 켠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속에서 과연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일까?

 

<9시의 거짓말>은 일종의 내부고발서다. KBS에서 탐사보도 영역으로 ‘이 달의 기자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최경영 기자는 언론인으로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KBS를 비롯해 상업주의 언론으로 전락한 한국 언론을 비판하고, 그런 언론에 수십 년 동안 똑같은 방식으로 휘둘려온 한국 대중도 함께 비판한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바라보는 눈이 기자의 시선이 아닌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의 부자, 워렌 버핏이라는 점이다. ‘워렌 버핏은 신문기사를 어떻게 바라볼까?‘ 내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찾고자 하는 답이었다.

 

 

 

 

“한국 언론을 비판하기 위해 워렌 버핏을 해석했습니다. 워렌 버핏이 말하는 기업의 본질 가치와 한국 언론의 진실을 등가로 보았습니다. 워렌 버핏의 상식과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대조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워렌 버핏의 상식이 한국 언론의 몰상식보다 기업의 본질 가치나 진실에 훨씬 더 가까운 길임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인 세계 최대 자본가의 상식이 진실을 추구한다는 한국 언론의 몰상식보다는 훨씬 효용가치가 높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10~11쪽)

 

 

워렌 버핏이 뉴스를 대하는 관점과 철학은 언론과 대중, 언론 보도와 주식시장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낯설게 한다. 한편 주식 투자자로서 그의 삶과 가치관은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워런 버핏은 1년에 50주 동안 생각하는데 쓰고, 남은 2주 만을 일한다고 한다. 그 역시 매일 신문을 펴서 뉴스를 읽지만, ‘뉴스에 사고 파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의 투자론은 차라리 선문답과 같다. “시장은 대체로 옳다.” “나는 내가 투자한 기업의 다음 분기 실적도 알 수 없다.” “언제 네 머리를 깎아야 할지를 이발사에게 물어보지 말라.” “주식의 포트폴리오는 6개 기업 정도면 충분하다.”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주식투자자가 할 일은 별로 없다.”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자신들이 얼마나 모르고 있는가를 절감하는 것이다.”

 

세계 제일의 부자의 투자 철학은 진실에 다가서고 싶다면 긴 안목을 가져야 하고, 냉철한 시선으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또한 투자할 기업을 선정할 때도 당장의 이익이 아닌 10년 후를 내다봐야 하고, 50주 동안 신중에 신중을 더해 선택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나는 틀릴 수 있다’는 점도 항상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판단의 근거는 늘 자신이 검증한 기업의 본질 가치에 둔다.

 

반면 신문과 뉴스 속에 비춰지는 한국 언론은 항상 초단위로 호흡한다. 오늘 얼마나 오르고 내린 수치는 큰 뉴스이고, 이슈가 된다. 언론은 항상 진리를 구현한다고, 항상 사실만을 쓴다고 주장한다. 기자들은 자신이 많이 아는 줄 알고, 상당히 객관적인 척 한다. 그리고 시장은 항상 옳다고 말하고, 시장을 항상 믿는다고, 그리고 대중의 뜻을 항상 신뢰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신문이나 방송의 가사는 대부분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오죽하면 토마스 제퍼슨이 “착오와 거짓으로 점철된 신문을 매일 읽는 사람보다 신문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 좀 더 진실에 접근한다.”고 일갈했을까.

 

오늘자 신문의 뉴스에 주식을 사고파는 대중은 언론에 의해 들쥐 떼처럼 몰려다니며 벼랑 끝으로 치닫지만,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뉴스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기업을 탐방하고 기업주를 직접 만나 자신이 알고자 하는 정보를 이미 획득했기 때문에 뉴스는 가십거리는 될지언정 정보로서의 효용가치는 거의 없다. 오히려 그들은 역으로 뉴스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한다. 워렌 버핏과 같은 현명한 투자자 역시 대중들의 속성을 이용해 기회를 찾았다.

 

뉴욕 증권가에서 2,000킬로미터나 떨어진 고향 오마하에서 평생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워렌 버핏. ‘언론’으로부터 휘둘리지 않도록 물리적인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통해 ‘주가는 인기투표가 아닌 체중계’여야 한다는 가치투자의 전제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뉴스읽기에 색안경이 필요한 개인투자자라면 일독할만하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340호) 전문가 리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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