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계속 이 공간을 유지할 운명이었나 봐요
채도운 지음 / 지베르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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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나는 계속 이 공간을 유지할 운명이었나 봐요』는 일상에서의 작은 즐거움을 찾아가는 '소확행'의 여정을 담은 에세이다. 자칭 '애매한 인간'이라는 필명의 채도운 저자는 신인 작가는 아니다. 이미 『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라는 에세이를 펴낸 바 있다. 필명으로 활동하는 이유는 독자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 '애매한'을 강조하는 의미로 쓰였을 듯하다. 어쩌면 딱 부러지게 일을 마무리하는 스타일이 아닌가 싶지만, 그것을 일부러 필명으로 내세울 바는 아닐 것 같고... 1992년생이라니 서른을 넘긴 여성으로서 삶의 중간이라는 의미도 아니고... 아무튼 그의 이번 에세이도 전작과 비슷한 카페&서점 이야기다. 사실 저자는 어렵게 공기업에 입사하고 4년을 근무했다고 한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었는지, 경남 진주 작은 마을에 카페&서점 〈보틀북스〉를 운영하겠다고 나선다. 유서 깊은 도시 진주이지만 변두리 작은 마을에 난생처음 카페를 운영하며 하루하루 일기쓰듯 카카오브런치에 글을 연재하고,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책까지 출간한 것이 전작 『엄마는~』이다. 전작은 저자가 카페를 운영하면서 밀리의서재x카카오브런치 전자출판프로젝트에 당선된 것이 계기였다. 이번 책 『나는 계속 이 공간을 유지할 운명이었나 봐요』는 카페 이야기는 맞지만 중점이 카페라는 '공간'에 맞추어져 있다.

'공간'이란 '아무것도 없는 빈 곳'이라는 사전적 풀이이지만,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존재할 수 있거나 어떤 일이 일어나는 곳'이란 속뜻도 포함하고 있는 3차원적 빈 곳을 의미한다. 여기에서의 공간은 저자에게 있어 카페를 말한다. 운영이 어렵지만 임차연장계약을 체결하며 보틀북스 두 번째 시즌을 맞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두 번째 카페 이야기를 담아내며, 나는 계속 이 공간을 유지할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저자가 "내가 기대한 인생은 아니지만 운명처럼 다가온 뜻밖의 공간에서의 치열하고도 맹렬한 일상 투쟁"을 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이 공간은 특별한 의미를 담는다.

 


 

저자는 자신이 현재 있는 공간이 자신이 태어난 곳, 살던 집, 일하는 공간에 대한 우리 모두의 감정과 닮아 있다고 말한다. 자기가 현재 있는 공간이 자신의 운명이라는 말이다. 때론 달콤하고, 때론 씁쓸하며, 어떤 날에는 뭉클하게 만드는 '그곳'은 우리의 일상이 담긴 곳이다. 우리 모두는 어쩌면, 계속, 그렇게 각자의 공간을 유지할 운명이었는지 모른다는 비유에 독자로서는 조금은 당혹스럽다. 저자의 공간에 대한 의식이 점점 사유가 더해지면서 특별한 내용이 하나씩 추가된다는 느낌을 독자는 강하게 받는다. 우리의 일상이 행복이라는 단어를 조금씩 닮아가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전작을 낸 후 모 인터뷰를 통해 카페에서 가족들이 함께하는 모습을 담았다고 밝혔다. "처음 책을 쓰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부모님은 어떤 내용의 책일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어요. 마침내 종이책이 출간되자, 부모님은 각자 한 권씩 사서 읽으셨더라고요. 그리고 며칠 뒤 엄마와 아빠에게 연락이 왔어요. 저는 부모님이 제게 ‘대견하다’, ‘자랑스럽다’라고 말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부모님은 먼저 “미안하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빠의 은퇴 과정, 엄마의 외로움, 할머니와의 씨름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을 딸이 얼마나 마음이 무거웠을지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고. 뒤에서 우리의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게 해서 미안하다고. 딱 그말을 하시더라고요."라고 털어놓았다. 한없이 미안하다고 말하는 부모님께 “우리 행복하자”라는 말만 건넬 뿐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었다.

저자는 「나는 기어코 또 희망을 발견해 버리고야 말았다」란 제목의 이번 책 〈프롤로그〉를 통해 운영상의 어려움 등 첫 번째 책 출간 이후부터 이번 책 낼 때까지의 과정을 '무미건조'하리만큼 덤덤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치열하게 살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살 수가 없는 공간이었다는 말이다. "오지 않는 손님을 무작정 기다리며, 의미 없이 휴대전화를 스크롤링하는 행동은 일상을 조금씩 좀먹어 들어갔다." 오지 않을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그 순간이 싫어서, 비생산적인 자신이 미워서, 좀처럼 째깍거리지 않는 자신의 시계가 답답해서, 이 순간을 만들어낸 과거의 선택이 너무나도 한스러워서 '책'을 택했다고 고백한다.

 


 

책을 읽고 있는 저자를 본 한 손님의 권유로 독서 모임을 시작했을 때에야 저자의 시계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독서 모임 전까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일상을 쫄깃하게 만들어 주었다곡도 말한다. '자기 계발' '투자' '시험' 등 미래지향적인 단어들을 모두 내려놓고, 충실하게 현재를 즐길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털어놓는다. 함께라서 외롭지도 않았다. 책이 주는 위안을, 이 공간에도 공유하기로 결심했단다.

이로써 이곳은 카페이기보다 서점이 됐다. 그동안 독서 모임 멤버는 무려 200여 명으로 늘었고, 독서 모임의 종류도 과학, 사회, 역사, 철학, 경제 등 다채로워졌다. 그런데도 현실을 살아간다는 건 녹록한 일이 아니었다고. 적자생존, 파이싸움, 제로섬게임, 생존과 도태···. 많은 단어들이 나타나 저자를 뒤흔들어 놓는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책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고, 거리마다 나부끼는 임대 포스터는 모두의 마음에 불안감만 불어넣는다. 다달이 때맞춰 내지 못하는 공과금에는 늘 자잘한 연체금이 붙어 있었고, 반품하지 못하고 쌓여 있는 책들ㅇ른 저자의 마음에 무게와 부피를 더해갔다. 얼굴만 봐도 나냥 좋았던 손님의 지갑이 굳게 닫힌 날, 찌푸린 저자의 인상을 깨달았을 때 마음의 가난으로까지 이어지는 현실이 버거웠다고 진솔하게 속내를 털어놓는다. 이렇게 되면 소확행이 아니라 '소확고(苦)'에 더 가깝다.

그러나 질척거리는 절망 속에서도 저자는 〈프롤로그〉 제목처럼 「기어코 또 희망을 발견해 버리고야 말았다」. 저자는 말없이 읊조린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기하면 쉬운 길을 나는 왜 기어코 꾸역꾸역 계속 가려는 것일까. 그 꾸역이, 그 모자라 보이는 우직함이 '희망'을 바라볼 수 있게 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운명'을 찾아내게 하며, '길'을 개척한다고 믿는다. 이 책은 자신의 '꾸역의 여정'이라고... 이 책은 모두 5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나는 계속 이 공간을 유지할 운명이었나 봐요〉, 2부 〈당신의 이름이 새겨진 도서관〉, 3부 〈지금 사랑을 담는 중입니다〉, 4부 〈지옥에서 온 커피〉, 5부 〈인생 대환장 파티, 본 적 있나요?〉 등이다. 각 부에는 10편 안팎의 글들이 옹기종기 모여 한 권의 책을 이룬다.

 


 

〈프롤로그〉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문장들이 본문에서는 힘 있게 이어진다. 월세를 내지 못해 쩔쩔매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폐업 위기에 있는 소상공인에게 지원한 지원금의 힘이 가장 컸단다. 이 돈으로 월세며 전기세며 관리비며 내니까 꼴깍 숨넘어가기 직전까지 버틸만했다. 버텼다기보다 죽지 못한 것이리라. 역시 작가는 고통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데 특화된 분이 아닌가 생각되는 대목도 있다. "버티는 시간이 무척 괴롭다거나 고된 것만은 아니었다. 손님들과 찐친 못지않은 우정을 다지기도 했고, 마음 맞는 손님들과 맥주도 마시고 책도 읽으며 나름 재밌고 행복했다. 나도 그 과정을 통해 '카페'라는 공간이 단순히 차를 사고파는 공간이 아님을, 같이 추억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공간임을 깨닫고, 또 배웠다."(p.17)

저자는 이어 '공간' 이야기를 본격 꺼내든다. 책에 따르면 솔직히 고백하자면 자신이 운영하는 이 '공간'을 무어라고 부를지 아직 결정 내리지 못했다. 카페일까? 서점일까? 공방일까? 문화공간일까? 뭘까? 온통 애매하기만 한 나라서 이 공간도 애매하기만 했다. 카페 같기도 하고, 서점 같기도 하고, 공방 같기도 하고 뭐 그런 거. 하지만 애매하기 때문에 모든 걸 아우를 수 있고, 애매하기 때문에 모든 걸 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애매한 것도 특징이 되고, 장점이 되고, 강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카페 같아서 좋아하는 손님, 문화공간 같아서 좋아하는 손님을 다 우리 '애매한 공간'에 초대할 수 있으니 말이다! 애매함의 힘이란 이토록 놀라운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나는 굉장히 심란한 상태다. 이 공간을 좋아해 주는 손님도 있고, 나 자신도 자부심을 느끼고 만족스럽게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무척이나 속상하다. 손님이 방문하는 것만큼 수익은 나지 않는다. 일은 일대로 하고 있지만, 내게 돌아오는 이익은 없다. 손님과 이야기하는 건 재밌지만, 또 감정을 소모하는 일이다. 나는 이 공간을 계속 유지해야 할까? 5년의 시간 동안 나는 뭘 얻었을까? 예금과 적금은 없지만 행복과 보람을 얻었다. 하는 일은 즐겁다. 손님들과의 일상들도 참 행복하다. 하지만 이 행복이 돈을 가져다 주지 않았다.

 


 

저자의 이번 책에서도 행복하지만, 고뇌스러운 하루의 일상이 별 감정의 동요 없이 잘 드러나 있다. 고뇌스럽지만 그러나 해답은 또 어떻게든 찾아낸다. 애매한 공간이어서일까. 카페 주인이 못 찾으니 이번엔 손님이 제시한다. 손님들과 책맥 모임을 만들어서 벌써 2년째란다. 저자는 그날따라 고작(?) 캔맥주에 취했다. 아니, 힘든 자신의 감정에 취했을까? 저자는 그저 온통 무거운 마음의 짐을 울부짖듯 토로했다. 그런데 손님이 딱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본인은 이 모든 걸 놓고 포기하고 싶구나.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이거 하나가 딱 좋아서 못 놓는 거구나. 손님들이 진상이거나 조금이라도 악독하고 못됐으면 놓았을 텐데. 이놈의 모임에 진상이 한 명이라도 등장했으면 그 얄팍한 끈을 놓을 수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도저히 못 놓는구나."

이때 저자는 왜 놓지 못하는가를 해답을 얻었다고 한다. 깨달았다고 해야 할까. 왜 힘든 감정싸움을 하면서까지 이 공간을 버텨내고 있었는지에 대한 해답 말이다. 현실적인 문제는 엄청난 위압감을 자랑하며 저자를 짓눌렀다. 즐거움, 행복, 보람 그 모든 긍정적 감정을 압도할 만큼 힘들게 했다. 하지만 자자는 분명히 행복하기 때문에, 지금 손님들과의 이 시간과 순간이 너무 행복하기에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거였다. 그래서 이 공간이 운명인가 보다.

 

저자 : 애매한 인간(채도운)

 

1992년생. 자격증, 이력, 경력, 전문성, 돈, 재능 등 모든 게 애매한 인간. 무난하게라도 살고 싶어 열심히 공부하다 마침내 공공기관 입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힘겹게 4년을 버티고 퇴사, 나고 자란 진주에서 무작정 카페를 열었다. 그게 온통 애매하기만 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여겼다. 주인을 닮아서일까? 카페도 애매하다. 카페인가, 서점인가, 마을회관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매함이 주는 힘을 믿기에, 이 공간을 방문해주는 손님, 친구들, 가족과 함께 하루하루를 충실히 잘 살아내고 있다. 애매한 인간의 카페 창업기를 브런치에 연재하다가 밀리의 서재에서 『엄마가 카페에서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 전자책을 출간했다. 오늘도 진주에서 카페&서점 ‘보틀북스’를 애매하게 운영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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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 - 우울증 환자를 살리는 올바른 대처법
최의종 지음 / 라디오북(Radio boo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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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가족이 제대로 알고 제대로 돕는다면 치료 희망이 커진다. 병원에서는 들을 수 없는 우울증 환자를 살리는 가족의 대처법을 하나하나 직접 실천하며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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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 - 우울증 환자를 살리는 올바른 대처법
최의종 지음 / 라디오북(Radio boo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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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는 아내에 대한 한 남자의 순애보다. 어느 날 아내가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 병원에 가기 전부터 조금은 증상을 보였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정도의 가벼운 증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하는 시쳇말을 너무 믿은 탓일까. 아내의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것을 느낀 남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아내와 함께 병원에 가서 진단 결과를 받아들고도 한편으론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희망을 걸었기 때문이다. 당장 입원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을 텐데... 하는 걱정이 사뭇 자신이 넘겨 짚었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기를 바랐을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에게 남긴 또 하나의 상처가 우울감 호소자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소통 부재에 따른 '코로나 블루'라고 의학계에선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증상이라고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치유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전문의와 상의할 것을 권고해 왔다. 이 때문인지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일은 예전처럼 꺼리고, 숨기고 할 필요는 많이 사라졌다. 흔하고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가벼운 증상이기 때문이다. 감기에 누구나 걸려도 큰 걱정을 안 하듯이 말이다. 사실은 정신병원 진찰만 받으러 가는 것도 숨겼다. "정신질환자는 함께하기가 무섭다"고 피했다. 본인이 갈 때에는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나로 보지 않고 '정신질환자'로 볼까 두려워서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좋아지긴 했다. 병에 대한 인식도 많이 알려져 그닥 크고 위험한 질병에 들지는 않는다. 의학적 지식이라고는 없는 독자가 보기에 사실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있는 감정이 갑자기 어떤 계기로 인해 심해지기도 하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독자와 비슷한 생각이었던 듯하다. 그러나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맞지만, 감기 정도의 가벼운 병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직접 겪어본 환자나 환자 가족은 고작 감기 정도가 아님을 잘 안다는 주장이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우울증은 소중한 사람을 잠식하고 모든 관계를 파괴한다. 심한 경우 극심한 자살 충동으로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기도 한다. 저자의 말은 경험에서 얻은 지식이어서 반론은 무의미하다.

 


 

우울증은 왜 생겼는지, 그 원인을 알기는 어렵다고 한다. 원인도 워낙 다양하고, 처방약도 마땅찮다. 특히 정신질환은 아직까지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신의 영역'에 있는 인간의 뇌의 이상 증상으로만 안다. 특효약이 없다는 것은 감기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병이지만 우울증은 다르다. 감염병도 아닐 뿐만 아니라 증세는 있지만 병의 원인은 모른다는 데 차이점이 분명하다. 사실 뇌의 이상으로 오는 정신질환은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고 한다. 조울증, 조현병, 공황장애, 치매, 파킨슨병 등 모두 뇌의 이상에서 오는 질환이다. 그러나 특효약이나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의·약학계가 약을 개발해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듯하다. 서양의학은 병의 원인을 모를 경우 치료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병의 원인과 그에 따른 병명을 제대로 알아내야 치료가 시작된다. 뇌 부분에 대한 치료약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는 것은 병의 원인과 병명마저 아직은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일부 증상만 지연시키는 게 고작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증세를 늦추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 경증 환자들이겠지만 '완치'라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처럼 우울증 등 정신질환은 대부분 앓고 있는 환자의 부정확한 진술에만 의존해 진료가 이뤄져 정확한 진단이 쉽지 않다. 혹 원인을 알아도 환자에게 맞는 약을 찾는 데만 보통 몇 달이 걸린다고 저자는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1분 1초가 힘든 환자는 지쳐가고 증상은 더 악화된다.

우울증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만큼 함께 생활하는 가족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늘 곁에 있는 가족이 우울증을 이해하고, 환자 상태를 파악하며, 환자가 우울증에 매몰되지 않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 이는 생각보다 어렵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우울증을 공부하고,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가족의 상태를 관찰해 꾸준히 환경을 개선하고, 말과 행동을 적절하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울증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수다.

 

 

이 책은 우울증 환자가 아닌 환자 가족 입장에서 환자를 제대로 돕기 위한 인사이트를 담았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7년간 치료저항성 중증 우울증 치료를 한 아내를 돌본 남편이 치료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바탕이 됐다. 단순히 병원 진료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병원 치료를 보완하기 위해 가족이 해야 할 거의 모든 일들을 담았다. 우울증에 걸린 소중한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 그래서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은 환자 가족이라면 모두 마찬가지다. 하지만 마음은 있어도 방법을 몰라서, 혹은 여건이 안 돼서 소중한 사람에게 필요한, 어쩌면 가족을 살리는 결정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오랜 치료에 지쳐 포기하기도 하는 사례도 많이 봐왔다. 어떠한 경우라도 적절한 도움이 간절한 환자에겐 좋은 일은 아니다.

이 책은 중증 우울증의 아내 치료를 함께한 남편의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가 가족으로서 놀라운 점은 아내를 위해 직접 우울증을 공부하고, 직접 여러 영양제와 음식을 먹어보고, 직접 운동법을 익히고, 우울증 환자에게 좋고, 매일 편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식단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이는 의사마저도 할 수 없는, 오로지 환자 가족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아내에게 알맞은 '좋은 병원'과 의료진을 선별하는 나름의 기준을 세우는 등 우울증 환자 보호자에게 필요한 디테일들을 만들었다는 점은 보통 남편으로서 할 일을 넘어선다. 지극한 사랑과 헌신이 있어야 해낼 수 있는 일들이다. 이런 까닭에 독자는 이 책을 환자가족으로서의 치료법이라기보다 '순애보'라고 표현한 것이다.

저자는 시중에 출시된 우울증 관련 책을 수백 권 읽는 것을 넘어 해외 논문과 의사들을 위한 연구 자료를 찾아보며 우울증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고 밝힌다. 운동으로 아내의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운동을 미리 익힌 후 아내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가능한 모든 진료를 함께 다니며 부적절한 의료진 언행을 차단하고, 옆에서 관찰한 환자 상태를 의료진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알맞은 진단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 환자 건강에 좋고 매일 간편하게 준비할 수 있는 맞춤 식단을 개발했고, 환자가 건강한 소비를 할 수 있게 다양한 아이디어로 도왔다. 또,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서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환자뿐만 아니라 길어지는 치료 과정에서 지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다잡는 법을 고민하고, 행여 엄마의 우울증이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게 아이들 양육에서도 해법을 찾았다. 모든 노력이 바로 효과를 낸 것은 아니다. 갑자기 찾아온 우울증이란 병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수차례 응급실에 갈 정도로 커다란 고비를 여러 번 넘겨야 했다. '허울'뿐인 완치 판정 후 재발해 상황은 더 나빠졌고, 환자는 심각한 자살 충동 속에 더 힘들어했다. 하지만 저자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고, 이 모든 노력을 꾸준히 지속한 결과 저자의 아내는 중증 우울증에서 벗어나 현재는 일상을 회복했다.

저자는 우울증은 함께 생활하는 가족의 도움 없이는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책에서 강조한다. 며칠 밤을 새우며 우울증을 공부해도 환자 치료에 대한 내용만 있을 뿐 환자를 보살피며 도와야 할 가족의 대처법에 대한 내용을 얻을 수 없어 답답했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실제 옆에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 어떻게 우울증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지, 환자에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며, 다양한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지, 가족을 위한 체계적인 가이드는 없다는 말이다.

저자는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곁에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노력을 세분화하고 구체화했으며, 그 결과를 기록하고 분석해 나름의 해법을 찾았다. 단순히 '이렇게 하면 우울증이 낫는다'라는 섣부른 공식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상태를 판단하는 기준과 상황을 올바르게 분석하고 접근하는 경험적 지혜를 나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자신이 돌봐야 할 환자의 상태에 맞게 저자의 경험을 적용하며 치료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찾아온 우울증에 고군분투하는 환자 가족이라면 저자의 경험과 조언이 소중한 사람을 살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당신의 소중한 사람을 하루빨리 우울증에서 구하는 방법을 이 책에서 찾기를 독자는 기대한다.

 


 

저자는 책을 낸 후 별도의 인터뷰를 통해 환자 가족에게 도움말을 남기기도 했다. "우울증에 걸리면 부정적 사고에 빠져 약물 치료 불안감과 의료진 불신 등으로 치료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은 병증으로 인한 것임을 알려줘서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약물 치료 효과가 늦게 나타날 수도 있으니 불안해하지 않도록 비약물 치료도 병행하는 등 치료 전반에 관심을 갖고 함께 대응해야 합니다. 또, 병원에 환자 혼자 보내지 말고 가능하면 진료실 안까지 동행해 의료진에게 환자 상태를 객관적으로 설명해 주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저자는 또한 "우울증 환자는 보통 수면의 질이 좋지 않으니, 침실을 먼저 개선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침구류를 환자 몸에 맞는 것으로 바꾸고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온습도를 조절하는 등 어린아이처럼 세심히 돌봐야 합니다. 약물 치료만큼 효과가 큰 것이 운동입니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집 밖을 나서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집에서 운동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합니다. 집에서 가볍게 걷고 뛸 수 있는 워킹패드 등의 기구를 갖추고, 보호자가 올바른 운동법을 먼저 익히고 환자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좋습니다."라는 말을 덧붙인다. 환자인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환자 가족들에게도 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저자의 아내에 대한 사랑이 아내의 우울증 치유에 가장 큰 힘이 되었다는 사실을 독자는 믿는다.

 

저자 : 최의종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후 현재 국내 유수의 게임회사 기술 총책임자(Technical Director)로 일하고 있다. 우울증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지만, 7년 전 우울증에 걸린 아내가 병원에 다녀도 상태가 점점 악화되는 것을 보고 우울증 공부를 시작했다. 각종 논문과 사례를 닥치는 대로 찾아 검토했고, 운동과 식단, 생활 환경 등을 아내 상태에 맞게 적용해 큰 효과를 거뒀다. 덕분에 아내는 예전 상태를 회복했다. 치료 과정에서 우울증은 가족이 돕지 않으면 낫기 힘들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고,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알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2023년 <대한신경정신학회-와이브레인>이 주최한 우울증 극복 수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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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는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심리학을 다룬다. 이 책은 인간 심리 중에서도 범죄 심리를 파헤친다. 표제어에서 드러나듯 '악'의 근원을 파고 들어가, 악을 행하는 행위의 저변에 깔린 인간 심리를 분석한다. 범죄 심리란 말이 성립하려면 범죄 행위를 계획하고 실행하고 실행한 후의 범죄자의 마음의 변화를 읽어내야 가능할 것이다. 그 이전에 이미 우리는 고전을 통해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해 배웠다.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혹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지 악한지를 판단하는 이론이지만 각각의 주장은 저마다의 논리를 갖고 있다. 두 개의 설(이론) 가운데 어떤 것이 옳은지 과학을 맹신하는 현대인에게도 아직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이에 따라 악을 행하는 심리 상태 등 가장 은밀하고 치명적인 인간 심리의 깊숙한 곳을 파헤친다. 실제 벌어진 최악의 사례를 통해 우리 머릿속에 사는 파충류의 본능을 분석한다고 할 정도로 인간의 뇌의 구조와 뇌의 진화 등의 이론을 도입해 적용하기도 한다.

저자는 야오야오는 독자는 물론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에게 어쩌면 공포심마저 심어줄 '악'의 탄생에 대한 연구와 분석에 집중한다. 무심코 이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어떤 공포 영화의 문구처럼 '임산부나 심신미약자'의 독서를 금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범죄의 심리를 연구하듯 먼저 범죄자들도 범죄에 대해 계획하고 많은 연구(나름대로의)를 했을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성선설에 가까울 것이라고 믿는 마음이 책의 저변에 깔아놓는다면 이 책을 읽을 때 훨씬 충격적이지만 한편으로 안도감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독자는 성선설을 굳게 믿는다. 여기에 관한 저자의 입장은 이 책에서 밝혀지지 않지만 역시 성선설을 더 신뢰하지 않을까 하는 추정을 해본다. 잔혹한 범죄 심리나 수법 등을 읽다보면 일부 독자들은 책장을 덮어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참 동안 마음을 진정한 뒤에 다시 용기를 끌어모아 책을 펼쳐 들 것이다. 이런 상상이 가능한 것은 원래 선한 인간이 무엇 때문에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심리 분석을 통해 설명해주는 글이 이 책에 담겨 있는 까닭이다.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로 잔혹한 범죄자의 심리 한 가닥이 내 마음속 깊은 곳의 어딘가와 조금은 닮아있다는 불편한 진실에 전율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저자는 다년간의 실전 심리 상담 경험과 독특한 분석 방법을 통해 인간 심리의 진면목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범죄자의 끔찍한 행동 뒤에는 특정한 이유가 있음을 알려 준다. 저자는 이러한 심리학적 지식이 모든 사람이 자신의 내면을 파악하고 일과 삶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구체적 조언을 건네는 것도 잊지 않는다.

저자의 글들이 모여 책으로 펴내게 된 과정은 다음과 같다. 2011년 7월 중국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 편의 글이 올라왔다. ‘당신에게서 멀기도 가깝기도 한, 정말 자극적인 심리학 파헤치기’라는 제목이었다. 인간 심리의 가장 깊숙하고 어두운 심연에 숨어 있는 비밀을 파헤친 이 글은 빠른 속도로 조회수가 올라가며 말 그대로 ‘바이럴(Viral)’하게 입소문만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던 저자 야오야오는 익명으로 글을 올렸지만 열화와 같은 팬들의 재촉에 후속 연재를 이어 갔고, 그의 글은 장차 100만 부 이상 판매될 이 책의 출발점이 됐다.

저자 야오야오는 심리학 전공자이자 국가 공인 심리 상담사 자격증을 가진 밀리언셀러 작가다. 그는 이미 국내에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특별한 마음을 위한 심리학』 등의 책을 출간하여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 작가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는 그의 작품 중 누적 판매 부수가 100만 부를 넘어선 밀리언셀러 『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국내에 번역 출간하게 되었다고 출판사 측은 밝히고 있다. 평소 하드코어 공포 또는 괴기한 컬트 장르의 영화를 즐기는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의 뇌가 보여 주는 신비로움과 잔혹한 범죄로 이어지는 심리의 비밀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야오야오는 독자가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책 전반에 걸쳐 질의응답 형식의 대화 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글은 독자가 마치 이야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 내용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며 깨달음을 얻게 한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힘들어했던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심리학의 도움을 받아 물리칠 수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성인이 되어서 꼭 극복해야 할 유일한 존재가 있다면 바로 자기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적을 알아야 완전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며 자신의 마음속 깊은 심연까지 들여다볼 용기를 가지라고 강조한다. 독자들은 그와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했던 범죄자들의 마음속 어두운 비밀을 탐구하다 보면 어쩌면 자신이 과거에 왜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며 살 수 있었는지, 앞으로도 어떻게 어두운 심연의 유혹을 극복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으로 저자는 기대한다. 또 이 사회에서 누가 마음속에 악마의 씨앗을 품고 사는지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도 갖추게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는 「심연이 나를 응시할 때」란 제목의 〈서문〉을 통해 '마음이 아플 때' 찾아가는 곳이 심리상담사라고 전제한다. 그런데 두 가지 이유로 환자의 저항감이 있다고 지적한다. 심리상담사는 신비감과 낯섦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일반인들은 인식하고 있어서이다. 이런 이유로 심리상담사를 찾는 것을 꺼리고 또, 심리상담사는 내담자의 '자기 실현' 본능을 자극해 치료를 하기 때문에 환자와 치료자의 마음이 합쳐야 효과적이다. 두 번째는 환자의 저항감이다. 치료가 필요하지만 약을 싫어하는 환자가 있고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도 있다. 치료 자체가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심리 치료도 마찬가지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짚어내는 과정이 쉽지 않다. 저자는 심리는 몸의 구조와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심리의 일부분인 의식 측면만 알아볼 뿐이고, 그 아래 숨겨진 기억, 상처, 고통 등은 깨닫지 못한다. 육체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와 마음을 치료하는 심리상담사의 고충은 비슷하다는 것.

이 책에서 저자는 수많은 범죄 사례와 그 심리적 동인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충동 범죄와 계획 범죄, 연쇄살인법과 사이코패스의 범죄 사례를 다루며 괴물이 탄생한 이유를 심리학, 뇌과학을 넘나들며 살펴본다. 독자는 그녀의 안내에 따라 범인의 마음속을 탐구하면서 범행의 원인이 되는 심리적 초상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전문가 못지않은 범죄 프로파일러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최강 두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장 〈신의 블랙리스트, 세 가지 죄악〉, 3장 〈당신은 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가〉, 4장 〈악마의 작품을 프로파일링하다〉 등이다. 각 장마다 3~5개의 관련 소제목을 글을 구분해 독자들이 일목요연하게 책의 내용을 살필 수 있도록 돕는다. 심리학을 배우지 않은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열하고, 설명과 해석, 해설을 달아 전체 책의 주제에 맞게 배려하고 있다. 1자은 심리와 뇌의 관계이다. 심리는 뇌에서 관장하는 기능이다. 뇌를 연구하는 과학인 '뇌과학'이 따로 있지만 뇌의 기능에 주된 연구를 하고, 뇌의 기능 중 하나인 심리 변화 등은 심리학에서 다룬다. 인간의 뇌는 복잡하고도 또 복잡하다. "뇌는 '트랜스포머'의 '에너곤'이나 '아이언맨'의 에너지원처럼 삶의 거의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뇌는 매일 셀 수 없이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처리하고, 수많은 반응과 결정을 하고,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배하며, 심지어 잠을 잘 때도 바쁘게 일한다(꿈도 이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도 뇌의 기능은 10% 정도밖에 개발되지 않았다." 어느 뇌과학자가 한 말은 사실에 가깝다고 한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뇌의 무궁무진한 역량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다른 장기도 마찬가지지만 뇌에 대해 알고 싶을 때 가장 간단하면서도 거친 방법은 바로 뇌를 절개하는 것이다. 뇌를 여러 방향으로 절개해 보면(정말 호두와 닮았다), 뇌에 분포된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계곡'과 작은 구역들을 볼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 이 부위들은 후뇌, 중뇌, 전뇌, 후두엽, 두정엽, 전두엽 등 각자의 이름이 있다. 어떤 방식으로 절개하든 뇌는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① 의식 구역 ② 의식과 잠재의식의 교차 구역 ③ 잠재의식(고급) ④ 잠재의식(저급)이다. 이렇게 구분한 이유는 인류의 기원을 알면 이해하기 쉽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류가 탄생한 이후 인간의 뇌는 쉬지 않고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뇌가 없어지고 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진화는 기존의 뇌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뇌의 비밀이 있다는 주장이다. 소프트콘 아이스크림 윗부분에 아이스크림 한 스푼을 더 얹듯이 뇌는 고등 기능을 추가하며 진화해 왔다는 것. 개구리-쥐가 가지고 있는 부분과 같다(뇌간, 소뇌, 중뇌, 대뇌). 마지막 얹혀진 아이스크림 한 스푼, 발달한 대뇌피질이 중요하다. "뇌는 이렇게 오랫동안 진화의 역사를 쌓아 온 빌딩에 비유할 수도 있다. 이 빌딩은 첨단 기술을 갖추었으면서 오래된 설비를 그대로 남겨 두었다."(p.51~53)는 비유가 인간 뇌의 진화를 잘 설명해 준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이처럼 뇌의 구조와 각 부위의 기능, 진화 과정을 통한 뇌의 발달 등을 알고 뇌에서 하는 기능 중 '기억'과 '착시'(감각 기능), 뇌의 손상과 성격 등에 관해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물론 뇌과학서가 아니기에 전문적이지 않으면서도 뇌의 전체를 충분히 조망하고 있다. 두 번째 장에서는 인간의 세 가지 죄악에 대한 설명이다. 물론 사례가 적절히 들어가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 세 가지 구분은 '흥분 전이 이론'과 '로드 레이지', '부정 본능' 등 다소 어려운 전문 용어가 등장하지만 저자는 장의 시작 부분에서 이를 말끔히 정리한다. 필요한 독자들은 한 번 훑어본다면 금세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이런 모든 부정적 본능이 잠재돼 있다는 점은 사실 성악설과 성선설로 구분하자면 성악설에 해당된다. 타고날 때부터 지니는 본능이기에 그런 생각이 든다. 이를 저자는 서양 문화권에서 죄악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구약성경』 「잠언」을 귀절을 인용한다.

"거만한 눈, 거짓말하는 혀, 죄 없는 피를 흘리는 손, 악한 계략을 꾸미는 마음, 악한 일을 하려는 빠른 발, 거짓말을 쏟아붓는 가짜 증인, 형제들 사이에 불화를 심는 사람." 또 『성경』은 우리에게 익숙한 일곱 가지 큰 죄를 교만, 시기, 분노, 나태, 탐욕, 탐식, 정욕으로 설명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동양권에서는 불교의 18층 지옥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지옥은 오를수록 난도가 높아지는 기분이다. 1층의 혀를 뽑는 지옥, 2층의 가위 지옥부터 17층 맷돌 지옥, 18층 칼톱 지옥에 이르기까지 층을 오를 때마다 놀랍고 두렵다.

저자는 동서양 종교 방식을 모방하여 죄악을 세 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이에 따르면 죄악은 게임의 관문을 통과하듯이 다음 관문으로 나아갈수록 난도가 높아지고 치가 떨린다. 다음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모두 실제 일어난 사례다. 하지만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 낸 범죄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끔찍하다. 어쩔 수 없다. 가끔은 삶이 진짜 같지 않고 현실이 소설보다 더 감정을 끓어오르게 한다. 저자는 이 장에서 「충동범죄」, 「계획범죄」, 「사이코패스」 등의 지옥의 관문을 들어 설명한다. 충동범죄는 분노, 계획범죄는 탐욕, 사이코패스는 정신질환과 함께 취급된다. 저자의 오랜 사유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왜 독자들처럼 일반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가?에 대한 답이 준비되어야 한다. 저자는 3장에서 4가지 관점을 제시하며 설명한다. 첫째 「신체적 관점」, 둘째 「뇌과학 관점」, 셋째 「심리학 관점」과 넷째 「자녀를 '망가뜨리는' 부모」로 나뉘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 신체로 범죄의 원인을 파헤치는 방법이다. 세계 최초로 범죄인의 성격을 연구한 체사레 롬브로소는 "누가 범죄를 저지를지 생김새로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세 강간범의 경우 원두증 기형이 있었다. 귀가 길고 귓볼이 매우 컸으며, 앞이마는 푹 들어가고 눈은 삐뚫고 사시였으며, 코가 낮고 턱뼈가 매우 커서 생김새가 기이했다. 정신병원에서도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롬브로소는 강도의 생김새도 구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손이 빠르고 작은 눈으로 주위를 힐끔거린다. 눈썹은 짙고 눈썹 사이가 짧다. 이마가 좁고 귓바퀴는 강간범의 머리에 꽂혀 있는 것처럼 돌출귀 모양이다. 상습적인 살인범은 눈빛에 생기가 없고 차가우며 충혈되어 있다. 코는 매부리코인데 더 정확히 말하면 올빼미의 주둥이를 닮았고 매우 크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오늘날 범죄인을 가리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하다. 두 번째 방법은 뇌과학적 분석법이다. 뇌의 한 부위인 ① 편도체 ② 측좌핵 ③ 전대상피질 ④ 안와전두피질 등을 들여다보는 방법이다. 이 가운데 전두상피질은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편도체와 연결된다. 전대상피질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뇌의 오류 방지 시스템이다. 전대상피질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부문'에 제안만 할 뿐 다른 '부문'이 어떻게 행동할지는 관여하지 않는다. 또 전대상피질이 제시한 '건의 사항'은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행위가 아니라 뇌가 당시 생각한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행위이다. 이 행위가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니 가장 어리석고 무서운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렇다. 이런 의미에서 전대상피질은 '권위적인' 제안을 제시하기만 하는 배심원이다. 저자의 비유도 탁월하다. 다음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사이코패스 살인범들은 '대뇌피질의 최저 각성 수준'이 선혈이 낭자하거나 길에 쓰러져 있는 시신을 봐도 각성이 활성화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 그래서 그들은 반드시 '다른 일'을 찾아야만 한다. 어떤 사람들이 자극적인 것만 찾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그들의 각성 수준이 높은 것이다. 평범한 자극으로는 그들을 흥분시킬 수 없다. 하지만 '대뇌의 자동차 시스템'과 '최적 각성 수준 이론'으로 범죄의 원인을 설명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다.(p.181)

 


 

정신병 범죄자는 자신이 한 나쁜 짓을 덮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이들과 논쟁을 하고 자신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기까지 한다. 그들은 자신에게 죄가 없다고 굳게 믿고 자신의 행위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또 자신의 공로를 세우기 위해서라고 판단한다. 반면에 일반 범죄자는 평소 범죄를 은닉하지만 다른 범죄자와 함께 있을 때는 자신이 저지른 죄를 과시하며 자신이 얼마나 무섭고 파렴치한 인간인지 드러낸다. 그들은 자신의 행위에 변명하지 않고 오히려 과대 포장한다. 동시에 자신의 행위가 사회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p.214)

 

저자 : 야오야오

 

응용심리학 박사이자 국가 공인 2급 심리상담사인 야오야오는 자신만의 성(城)에서 생활하며, 성에 난 창문을 통해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바라보며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그 속에서 정신생활의 큰 즐거움을 찾는 것이 특기다. 동시에 자극적인 것을 좋아해 컬트나 공포 장르의 영화를 즐기는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녀의 데뷔작 『자극적 심리학(重口味心理?)』 시리즈는 중국 아마존에서만 누적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심리학 분야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는 이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주요 저서로는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특별한 마음을 위한 심리학』 등이 있다.

 

역자 : 권소현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한중 전문통번역학과를 졸업 후?현대자동차 통번역사로?근무했다.?현재는?정부기관 및 다수 기업의 통번역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심리학이 불안에 답하다』, 『까망이와 하양이』, 『세계의 리더들이 논리학을 배우는 이유』, 『가장 친절한 색연필 세밀화 수업: 동물편』 외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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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심중일기 2 - 혁명이냐 죽음이냐 그의 진짜 속마음은?
유광남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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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함대의 목표는 왜놈들의 본토다”

“난 결행하고 싶다!”

“조선 땅을 농락하고, 파괴하고, 마음대로 유린한 그들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수많은 가옥을 불태우고, 부모 형제를 살육한 그들의 죄과를 어찌 필설로 용서될 수 있겠는가?”

 

내 함대(艦隊)는 할 수 있다. 나의 수군은 최강이며 내 함대는 무적이다. 소설에서는 야음을 타고 김충선의 철포대와 곽재우, 정기룡 장군의 주력 정예 부대까지 일본의 해안으로 무사히 상륙했다. 이순신도 판옥선에서 내려와 최종 전술 점검에 합류했다. 일본 천황을 사로잡고, 조선의 국왕 앞에 항복시키고 전쟁의 참화에 다른 배상을 하게 하리라. 이순신의 꿈은 원대했다. 그리고 이순신을 구명하기 위해 노력하던 김충선은 놀라운 역사적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이순신이 작성하였던 장계(임금에게 올리던 보고서)였다. 감쪽같이 실종되었던 그 장계로 말미암아 조선의 명운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김충선은 장계의 행방을 추격하고, 그것으로 왕 선조와 담판을 짓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감추어졌던 추악한 역사적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이제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는 수정되어야 한다. 이순신은 당시 조정 대신들의 상소 덕분에 살아난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장계를 찾아냄으로 스스로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은 것이다. 이순신 장계의 비밀, 그것이 이순신 자신의 목숨을 구원했으나, 그로 인해서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는 이루어지지 못한다. 꼼꼼하고 세심한 기록의 역사 『난중일기』를 작성했던 이순신의 그러한 습관이 조선의 운명을 바꾸었다.

 


 

이순신은 조선의 국왕 세종대왕과 더불어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 중의 한 분이다. 그가 반란을 꿈꾸었다는 역사적 증거는 있을 수도 없으며 존재할 수도 없다. 이순신의 평생은 구국을 위한 명장으로서의 삶이었다. 1592년 임진왜란을 당한 조선은 불과 20일 만에 서울이 점령당하고 왕과 신료들은 도주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만약 수군의 절대자 이순신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조선은 그때 멸망했을 것이다.

그런 이순신을 왕 선조는 1597년 2월에 억울한 누명을 씌어 관직을 삭탈시키고 의금부로 압송하여 하옥시킨다. 이 책은 바로 이순신이 죄인의 신분이 되어 34일간의 구금을 당하는 그 한 달여의 기간을 다룬 소설이다. 오직 나라에 대한 충성으로 왜적들과 고단한 사투를 벌여왔던 이순신은 그동안 빠짐없이 기록해 왔던 난중일기를 접어야 했으며 대신 심중일기를 작성하기에 이른다.

소설 속 인간 이순신은 왕의 불신에 절망하고 당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하여 죽음의 위기에 직면하자 인간으로 고뇌하고 갈등한다. 그는 조국을 위하여 싸우고 또 싸웠건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오직 왕의 저주와 증오뿐이다. 이런 이순신에게 이순신의 나라를 제의하는 젊은 장수가 있었다. 그는 항복한 일본인 김충선.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선봉으로 참여했다가 항왜 장수가 된 조총의 명인이다. 이순신은 그의 심중일기를 통하여 무능한 왕에 대한 증오와 당쟁만 일삼는 부패한 신하들을 모조리 잡아 들여 한산도 앞바다에서 목을 베고자 꿈꾼다. 일본을 정벌하여 조선이 당한 치욕을 만회하고자 이순신의 무적함대가 기습을 위해 출동하게 된다. 이순신이 원하는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인가?

 

 

실로 충격적인 증언(證言)이 터져 나왔다. 장예지는 끝내 숨겨오고, 가슴에 담아 두었던 핏덩어리를 토해내고는 파르르 경련했다. 그녀의 눈에서 또 다시 눈물이 철철 넘쳐흘렀다. 가는 어깨가 더욱 쳐지고 맥없이 몸이 무너졌다. 감당하기 어려운 애사(哀史)를 지녔던 장예지를 사야가 김충선이 부축했다.

“그렇구나. 덕령 형은 세자 저하에 대한 충성심으로 감옥을 다시 찾아갔고, 왕은 세자에게 충성스러운 신하가 두려웠던 것이었어.”

홍의장군 곽재우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도 실상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는 탄식했다.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도원수 권율의 수염이 부르르 떨렸다.

“익호장군 김덕령이 정녕 그리 원통하게 눈을 감았단 말인가?”

장예지는 그 날을 기억하기 싫었지만 당대의 중신들이 한꺼번에 모인 중요한 자리인지라 입술을 떼었다.(2권, p.126~127) - 「22장 장계의 비밀」 중에서

 

사야가 김충선은 이순신의 발아래 네모난 상자 하나를 개봉했다. 거기에는 채 피가 마르지도 않은 수급 하나가 덜렁 들어 있었다. 사헌부 지평 강두명의 목이었다. 이순신을 추종하며 따르던 영의정 유성룡과 도원수 권율, 의병장 곽재우는 이제 반역이 시작되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나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는 강한 나라.

백성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백 년이고 천년이고 다시는 외부의 침략을 받지 않는

백성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

 

길은 외길이다.

반란(反亂)!(2권, p.283~284) - 「34장 이순신의 꿈꾸는 나라」 중에서

 

저자 : 유광남 (유운하)

 

소설가와 문화 창작 기획자로 활동했으며 약 5년간 대학에서 스토리텔링을 강의했다. 만화와 드라마로 제작됐던 《대물》을 소설로 발표하고 『사야가 김충선』을 간행했다. 『사야가 김충선』은 뉴시스와 대구 영남일보에 연재한 소설 ‘항왜 김충선’을 재손질한 작품이다.

이순신에 대한 관심은 연재소설의 자료 수집 중에 탄생되었다. 지인의 제안으로 여수와 한산도 등을 두루 돌아다니며 이순신의 진짜 속마음을 헤아려 본 것이다. 이순신 관련 작품들의 탄생 배경에는 ‘억울함’이 있다. 이순신은 왕과 조정에 억울하였고 저자는 사회에 억울하였다. 모함을 받아 죽음에 이르는 이순신에 비하면 사소한 억울함이었으나 그 아픔이 몇 편의 소설을 탄생시켰다. 저자는 늘 심중일기를 쓴다. 심중일기는 이순신의 ‘반역’에서 이순신의 ‘제국’으로 이어진다. 또한 그 일기는 우리 모두가 매일 쓰고 있는 것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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