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키 호택 - 한국판 돈키호테 임택, 당나귀하고 산티아고
임택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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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하기까지 영혼의 동반자인 당나귀 '동키 호택'과 함께 걸으며 겪은 모든 일들은 마치 동화 같았다. 동키 호택 덕분에 가는 곳마다 스페인 현지 주민들에게 환대를 받고 지역 신문과 TV에 나가 인터뷰까지 하게 된다. 원래 당나귀는 마을을 오가던 택배 같은 역할인데 낯선 동양인이 당나귀를 데리고 순례길을 걷고 있으니 관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호택이는 마을 사이를 걷는 동안 저자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지만 하루 15㎞ 이상 걷거나 배불리 먹지 않으면 특유의 신경질을 부린다고 한다. 위험한 길은 잘도 알아채고 똥고집을 부릴 때도 있다. 하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호택이를 알아가게 되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저절로 터득할 수 있었다. 당나귀와의 동행을 유쾌하게 그려낸 이 책은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순례길 중 마을에서 만난 브라질 청년 페드로는 한 달 여행 예산이 60유로로 하루에 겨우 2유로를 쓰는 셈이다. 그런데도 곧잘 여행을 다닌다. 그의 끼니는 매우 간단하다. 파스타 면, 작은 꽁치 통조림, 닭고기 스톡이 전부다. 6끼를 먹을 수 있는 파스타 면 한 봉지가 70센트, 1유로짜리 닭고기 스톡으로 20끼 해결, 작은 캔 6개 묶은 통조림이 1.43유로이니 한 끼에 60센트를 넘지 않는다. 매일 걸을 때는 단백질보다 탄수화물 중심으로 먹어야 한다고 한다. 보통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는 4~50일 정도 예상하고 예산을 잡는데 욕심을 버리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가지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된 에피소드였다. 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룬 다른 여행기와 다르게 당나귀와 함께하는 특별한 경험을 현장에 있는 것처럼 재미있게 그려냈다.


동키 호택과 함께 한다는 이유만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의 예기치 않은 호의를 받았고 어쩌면 고된 순례길이지만 한순간도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매 순간 에피소드가 벌어진다. 아리츠의 레이차 농장을 떠난 지 69일째가 되던 날 아르수아라는 곳에서 호택이를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았을 때 울어대기 시작한 호택이를 보면 눈시울이 붉어지고 코끝이 시렸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방향으로 걷던 호택이와 저자가 얼마나 많은 정이 붙었을지 생각하면 산티아고 순례길이 맺어 준 인연은 특별했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을 호택이와 함께 입성하는 순간은 감동적이었다. 아리츠와 엘레나 부부에게 도로 건네고 작별할 때는 71일간 길고 긴 여행을 함께 했던 호택이와 헤어진다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에 60살이 넘은 저자는 당나귀와 825㎞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하여 <유 퀴즈 온 더 블록>과 <세바시>에 출연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81일간 여행을 하며 경험한 일들을 생생하고 군더더기 없이 재미있게 썼다. 동키 호택과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여행은 혼자 걷는 것 같지만 순례자를 응원하고 도와주는 사람들 덕분에 무사히 호택이와 함께 완주할 수 있었다. 나이가 들면 도전 앞에 머뭇거리고 주춤하게 되는데 내게도 이 책에 소개된 에피소드에 대한 여운은 오래 머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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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를 속이는 기적의 다이어트법 - 한 달에 1kg씩 느리고 그리고 꾸준하게
백정시 지음 / 소이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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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가 결코 쉽지 않다는 걸 경험으로 알기에 18개월 동안 매달 1㎏씩 감량하여 요요 없이 65㎏을 유지한다는 저자가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다이어터라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요요현상 때문에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경험을 하나 둘쯤은 갖고 있다. 어렵게 식단과 운동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기쁨도 잠시 절제하지 못한 식탐과 운동을 게을리 여긴 탓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 몸을 보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명쾌하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도 아니고 모두 건강한 삶을 살고 싶기 때문이다. 살이 찌면 무릎에도 안 좋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 문제는 식단과 운동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는 점이다. 


저자도 이를 알았는지 첫 3개월 동안은 습관 들이기에 집중하면서 '자동화 단계'가 될 때까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우선 식단 조절을 한 뒤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83㎏에서 5㎏를 뺀 78㎏부터 본격적으로 했다는데 수영과 걷기를 처음에는 느린 속도로 하다가 점점 강도를 조금씩 올렸는데 목표가 과하면 쉽게 포기하고 재미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빨리 살을 빼야 한다는 조급함에 무리하게 강도를 올리곤 하는데 저자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수준을 높이라고 조언한다. 저자의 다이어트 방법에 특별한 건 없다. 다만 꾸준히 식단을 유지하고 운동을 해서 몸을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걷기도 5천보로 시작해서 5만보까지 자신의 몸 상태를 보고 늘려나갔고 달리기, 수영, 사이클까지 하게 된 것이다.


식단도 현미를 먹되 메현미를 반 공기를 먹거나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절대 과식하지 않게 조심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유의해서 볼 만한 부분은 '다이어트 십계명'과 '운동은 과유불급이다'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 새겨볼만하다. 다른 기술적인 조언들은 어느 정도 운동에 익숙해질 즈음 펼쳐보면 되는데 쉽게 지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었던 저자의 생각들이 담겨있다. 3개월 동안 최소 한 끼는 메현미를 먹되 830㎉가 넘지 않도록 하고 하루 만 오천보 걷는 걸 목표로 한다. 과식하면 7천 보를 더 걷고 걷기, 수영, 달라기를 시작하면 30분 이상 하는 습관을 만든다. 운동도 몸에 무리가 올 정도로 하면 안 하니만 못하다. 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면 운동 후 적절하게 휴식을 취하고 기초 체력과 몸을 가볍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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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 - 기자의 집요함으로 찾은 단 하나의 건강 습관 좋은 습관 시리즈 39
김고금평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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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다이어트를 할 결심을 세우거나 열심히 운동에 매진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정상 체중을 유지하여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가 아닌가. 나이 들수록 늘어나는 뱃살과 늘 달고 다니는 만성피로, 갖가지 질환들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건강 습관에 있었다. 그중 올바른 식습관을 가져야 하는데 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서대로 먹되 밥공기의 절반을 덜어낸다는 마음으로 가급적 탄수화물은 덜먹어야 한다. 여러 번 꼭꼭 씹어서 섭취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서구화된 식습관 때문인지 점점 당뇨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혈당 관리와 당뇨 타파에 진심은 저자는 본업인 기자 정신을 발휘하여 정말 집요하다시피 해법을 파헤친다.


현재 건강해지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 근처 국민체육센터 헬스장을 꾸준히 다니고 있는데 횟수가 늘수록 체력이 좋아지고 조금씩 체중이 빠지고 있다. 저자의 조언대로 잡곡밥 위주로 반 공기만 먹기로 했다. 가공식품, 빵, 떡, 파인애플, 망고는 이제 안녕이다. 이 책은 180㎝ - 72㎏이던 저자가 자신의 몸에 생긴 문제를 인식하고 8㎏을 줄여 64㎏ 정상 체중으로 만든 뒤 생긴 변화들에게 대해 직접 체험하고 경험한 일들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그래서 더욱 신뢰가 갔다. 본격 궤도에 올라선 지금 동기부여가 될만한 조언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뷔페 다니면서 폭식하던 습관을 고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택시와 배달 음식, 마사지까지 접고 나니 건강으로 돌아오는 수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운동 시간이 늘어나고 건강한 음식을 먹을 기회도 많아졌다. 비용도 크게 줄었고, 줄어든 비용은 죄다 채소니 과일이니 건강한 식재료 구입에 재투자돼 결국 손익분기점을 맞췄다. 여기에 눈뜨자마자 하품부터 하고 시작하는 것과 다르게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었다."


작년인가 다이어트를 한다고 고구마를 쪄서 먹었는데 그것보다 생고구마를 먹는 것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직장 생활에서 으레 식후 커피 마시는 것이 국룰이었는데 이게 건강에 좋지 못하단다. 식후 커피는 필요한 영양소 흡수를 방해해 칼슘이나 마그네슘 같은 영양소를 배출해 골다공증 유발에 위험 요소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또한 역류성 식도염의 유발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앞으로 오전 9시 이후, 점심 식사 후 최소 30분에서 1시간 이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탄닌을 중화시키는 소금을 조금 첨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 몸을 망치고 위협하는 음식들이 주변에 참 많은 것 같다. 잘못된 식습관과 혈당을 올리는 음식들도 많다. 당뇨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혈당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저자의 조언대로 실천할만하다. 소식을 하되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매일 또는 격일로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달리기가 제일 효과적인데 자신의 형편에 맞게 시작하여 점점 습관화하는 것이 제일 좋다. 누군가 억지로 이대로만 따라 하면 된다고 하면 오히려 안 하게 된다. 어느 정도 체력이 붙고 운동과 살 빼는데 재미가 생겨야 한다.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무엇이 내 몸을 살리는 길인지를 파악했다면 꾸준히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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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한 달 여행 - LA에서 마이애미를 거쳐 뉴욕까지
김춘석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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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4년 전 미국 북부 여행을 마친 저자가 이번에는 남부 한 달 여행을 떠났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해 뉴욕에 도착하는 대장정이다. 한 달 동안 거쳐간 도시는 로스앤젤레스, 투손, 플래그스태프, 듀랭고, 센타페이, 엘패소, 샌안토니오, 뉴올리언스, 잭슨빌, 마이애미, 올랜도, 애틀랜타, 리치먼드, 워싱턴 D.C, 보스턴, 뉴욕로 몇몇 도시는 스포츠 팀의 연고지를 둔 곳이기도 하다. 미국 여행 원정대는 저자 포함 4명으로 33일간 렌터카 대여, 숙박 예약, 입장권 예매, 여권 및 비자 발급, 국제운전면허증 발급, 해외여행자 보험 가입 등 철저한 사전 준비를 거쳐 만만찮은 비용이 든 이번 여행을 함께 했다. 미국 남부 횡단 여행 이동 경로 지도를 보니 무려 16개 주를 거쳐야 했는데 미국의 대자연과 역사, 문화, 관광지 등을 둘러봤을 이들의 여정이 부러웠다.


33일 동안 워낙 많은 도시를 거쳐갔고 제대로 둘러보기엔 빡빡했을 일정이다. 도시 간 이동 시간도 감안해야 하고 국립공원만 해도 워낙 넓기 때문이다. 4명이 함께 했기에 크고 작은 문제가 생겨도 슬기롭게 이겨냈을 테고 두 번 다시없을 그들에겐 잊지 못할 여행이었을 것이다. 분명 미국 남부를 횡단 여행하는 좋은 소재이고 규모가 광범위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33일간의 일정을 마치 일기장을 쓰듯 대부분 어딜 가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했다 수준에 그치는 짧은 분량이 아쉬웠다. 보통 여행 가이드북이 아닌 여행 에세이에 담긴 저자의 생각이나 성찰, 에피소드는 빠져있다. 그래서 글의 깊이가 낮고 여행에서 겪었던 경험들이 개인적인 일상에서 그치고 만다. 중요한 무언가가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고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블로그를 보는 기분마저 들었다.


많은 비용을 들어 미국 남부를 한 달 여행한 것치고는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었을 텐데 정말 남는 건 사진밖에 없었다. 무려 디즈니 월드의 매직 킹덤(올랜도)을 갔는데 분량은 너무 적고 마무리도 허무했다. 티켓값만 인당 169.34달러(한화 약 23만 2천원)다! 다음 날인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떠나는 장거리 이동 때문에 신데렐라 성을 배경으로 밤 8시에 시작하여 15분 동안 펼쳐지는 화려한 불꽃놀이를 지나쳤다. 개인적으로는 일행 취향과 일정에 맞게 조율하여 여행지를 선정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게다가 책 본문 중 21장은 자료 사진이다. 분명 누군가에게는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할 여행이다. 비용도 많이 들거니와 한 달 이상이 소용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시간과 일정에 쫓겨 겉핥기로 대충 둘러보는 것이 아닌 미국 현지로 들어가 제대로 느끼고 즐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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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충분해야 한다
아브람 알퍼트 지음, 조민호 옮김 / 안타레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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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충분해야 한다>는 내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위대한 삶을 살아야 한다며 '승자독식사회'가 되었고 '1등만을 기억한다'라는 생각으로 지배된 세상에서 과도한 경쟁은 극심한 사회적 부작용과 온갖 병패들을 낳았다. 


"내가 말하는 충분한 삶은 모두에게 충분히 괜찮은 삶이지 완벽하게 충만한 삶은 아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피할 수 없는 사고, 실수, 비극을 그대로 품는 삶, 세상은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는 충분한 삶이다."


인간은 수많은 관계 속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며 충분한 세상을 다 함께 만들어가려는 의지를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평범하고 온전하게 사는 삶도 나쁘지 않다. 모두가 위대해질 이유도 없고 사회적 문제는 서로 협력하여 대처해나가면 해결될 일이다.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도 개개인의 생각들이 모여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의 생각들이 바뀌어 사회적 요구로 발전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정치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요구는 정치권을 움직여 법과 제도를 개선해나가게 한다. 대의제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는 길은 험난하지만 작은 실천이 모여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살지만 끊임없이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불행의 늪에 걸려 허우적거린다. 지금의 삶도 충분히 괜찮은데 완벽하고 위대한 삶만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충분하기만 하면, 모두가 다 충분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평화롭고 정의롭고 평등하고 행복하다. 내가 여러분과 연결되고 여러분이 다른 사람과 연결돼 이 충분함의 세계관을 계속해서 심화해나갔으면 좋겠다. 사람이 쓴 어떤 책도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없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강력할 수 없다. 어떤 사람도 개인의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만큼 세상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세계는 명백하게 상호 의존적이고, 복잡하고, 차이로 가득 차 있다."


세상의 본질을 이해하고 나면 저자의 이런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올 것이다. 도시에서의 삶은 시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이 되기 위해 열심히 스펙을 쌓고 더욱 완벽해지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경쟁자를 짓밟고 일어서야만 생존하는 과잉된 사회에서 도태되면 패배자로 인식된다. 얼마나 비참하고 숨 막히는 사회인가. 과정보다는 결과로만 평가받고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강요받는 사회에서 오늘도 힘겹게 살아간다. 누구를 위해 살아가는 것도 아닌데 충분함에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


"나아가 우리는 이렇게 뭔가 안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변변찮은 짧은 노력으로 삶을 관통할 성공을 바라지 않는 마음가짐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오히려 그렇기에 우리는 인간으로서 불완전함과 성장 가능성 전부를 오롯이 수용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있다."


저자는 지속적으로 충분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결국 불완전한 존재일 수밖에 없고 벼랑 끝에 놓인 듯 성공에 목매달려 자신을 옥죄는 삶은 시야를 좁혀 버린다. 미래 세대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가. 극심한 부의 양극화와 위대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논리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어버렸다. 아직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집 안으로 새로운 제품을 계속 들여오고 더 넓고 큰 집으로 가기를 원한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면서도 세상이 짜놓은 프레임에 갇혀 산다. 위대함을 벗어던지면 우리가 범접하지 못했던 세상의 다양성과 더 많은 가치 속에 충분히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함의 지배 체제를 넘어서면 우리는 편협하고 불공평한 경쟁 과정에 가려진 세상의 더 많은 가치와 다양성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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