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콜린 더브런 지음, 황의방 옮김 / 마인드큐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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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혹은 비단길이라는 이름을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아마도 중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가르치기 때문일 것이다.국내에 그 실크로드를 다룬 다큐도 있고 책도 있는데(특히 정수일 선생의 책이 유명하다) 이 책은 비교적 최근에 개정되어 나온 여행기다.


비단길이라는 이름으로 동서무역의 역사를 배우곤 하지만 그 비단길 지역 주민들의 삶이 어떤지는 덜 알려져 있다.비단길이라는 영광스러운 시절 이후에도 중국과 서남아시아는 비교적 역사적 중요성을 유지했지만 중앙아시아의 역사는 많이 가려졌고 중국,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지역의 근현대사도 파란만장했다.이 책은 고대와 중세의 활발했던 교류를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그 이후 사람들의 삶이 어땠는지도 충분히 조명한다.중국의 문화혁명, 스탈린과 소련의 지배를 겪은 중앙아시아, 근본주의적 이슬람에 시달리는 서남아시아..이 모든 지역의 공통적인 특징은 과거의(그리고 현재까지도 잔존하고 있는) 억압과 개방적이고 자유를 추구하는 새로운 세대 사이의 괴리와 갈등이다.정치적 자유를 희구하는 중국의 젊은 세대, 공산주의나 이슬람에 회의적이고 위성으로 서양의 문물을 접하는 청(소)년층 등이 그렇다.


바닷길이 열리면서 비단길의 중요도는 쇠퇴했고 하늘길까지 열리면서 더욱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지정학적 운명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 바꿔나갈 수 있는 것이고 지역 주민들이 개방과 혁신을 받아들인다면 또 다른 길이 열릴 수도 있지 않을까.


저자는 영국에서 태어난 서양 사람임에도 동양 문명에 대한 편견 없이 지역 주민들의 말을 경청하고 역사적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또 공감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주민들의 정서에도 깊숙하게 감응하고 있다.그리고 서양에 대한 반감마저 성숙한 자세로 대응한다.해박한 지식과 열린 사고 그리고 공감능력이 겸비되어 있는 저자의 모습은 여행작가로서 더 필요한 능력이 따로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할 정도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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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부 - 철학과 과학으로 풀어 쓴 미래정부 이야기
김광웅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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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지면 어떤 사람이 좋은 대통령인지, 어떤 정부가 좋은 정부인지를 두고 말들이 많아진다.그러나 굳이 대선이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시장 선거나 군수 선거 때도 좋은 지방정부란 무엇인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진다.

정부의 개념은 시대마다 달랐는데 근대에 들어서는 외침 방어와 국내 치안 유지에 중점을 뒀던 자유방임적 경찰국가, 국민의 사회적 기본권까지 챙겼던 복지국가, 그리고 (비록 지금은 위세가 덜하지만) 복지국가에 대한 대안으로 나타난 신자유주의적 국가로 나뉜다.신자유주의적 국가는 자유방임적 경찰국가로의 회귀를 원하는 보수주의적 정부다.

 

그러나 세계적인, 교과서적인 분류가 어떻건 사실상 정부는 우리에게 기대와 질타를 가장 많이 받는 존재다.우리나라에서는 정부에게 국토 방위와 질서 유지 외에도 환경 보호, 사회보장 및 복지 등을 요구한다.정부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다보니 정부의 규모도 비대해지고 체계도 복잡해진다.그 과정에서 특권의식과 복지부동에 빠지는 것이 관료들이다.우리나라의 고위관료들이 받는 의전은 외국에 비하면 과도하다.국민을 위한 공복의 자세가 아니라 고위직으로써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부는 기본적으로 신, 화폐처럼 허상이지만 정부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와 신뢰에 기반해서 존재한다.그런데 정부와 그 정부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관료집단이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고 실망시키면 결국 정부 자체의 정당성이 흔들린다.

 

책에서는 정부의 각 부처를 신체에 비유하여 소개한다.낯익은 비유이면서 또 나름의 이유가 있는 비유라서 정부에 대해 재밌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급속한 기술발달로 시장과 시민사회의 비중이 커지고 정부의 비중은 축소되는 시대로 들어선지 오래됐다.전통적인 정부 분류와 좌우라는 기존의 정치적 구도만으로는 새로운 시대에 맞추기 어려울 것이다.개인의 자율성과 정부의 융합성을 늘리고 기술발달의 결과를 고려하여 좋은 정부란 무엇인지 더 많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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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침착하지 못하고 충동적일까? - 여러 가지 사례를 만화로 소개하는 성인 ADHD 안내서
후쿠니시 이사오.후쿠니시 아케미 지음, 이호정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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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에게도 ADHD가 있을 수 있는데 놓치고 있었습니다.관련된 책이 나오니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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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미술관 역사로 걷다 - 프랑스 혁명기의 다비드부터 자본주의 시대의 반 고흐까지
이동섭 지음 / 지식서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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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절대주의의 한계, 귀족의 몰락, 부르주아의 강세 등 구체제의 위기와 경제적 후퇴 그리고 흉작으로 인한 곡물가 폭등으로 인해 우리가 소위 말하는 프랑스 혁명을 겪었다.1789년 프랑스 혁명 시작부터 1799년 나폴레옹 등극은 물론 1815년 나폴레옹의 몰락과 그 이후 왕정-공화정 대립까지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었다.

 

정치적 혼란을 멀리서 찾을 필요는 없다.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나 해방직후 문학인들의 삶을 보면 혼란과 고통이 가득하다.예컨대 이태준이라는 소설가를 보면 일제강점기에 문예활동을 제대로 못하다 격렬한 좌우갈등 속에서 번민하다 월북하였다.월북한 후에 몇년 동안 창작 활동을 하는 듯 보였으나 이전의 경력으로 추궁 받고 숙청되어 노동일을 하다 언제 죽었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

프랑스의 다비드라는 미술가의 경우 다행히 죽지 않았고 또 시대의 변화에 이익도 본 사람이지만 동시에 시대의 변화에 밀려나기도 했다.예술적 업적에 예술도 사회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지만 특히 시대의 변화가 클 때는 예술가도 편승하거나 거스르는지에 따라 운명이 크게 갈린다.심지어 평가도 엇갈린다.이태준 소설가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 단편소설 작가로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공산주의에 대한 부정확한 판단으로 월북했다고 비난할 수도 있을 것이다.다비드 역시 근대 회화의 아버지라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정치 철새라고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시대의 변화와 미술의 관계가 가장 잘 보여지는 곳이 미술관이다.역사적 배경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만 있다면 미술관이 그런 역사적 사실들을 더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이 책은 미술작품과 미술관에 대한 역사적 이야깃거리들을 풍부하게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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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레볼루션 - 플랫폼과 제조업의 미래를 뒤바꿀 전방위 디지털 혁명
리처드 다베니 지음, 한정훈 옮김 / 부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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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D프린팅이라는 말은 꽤 알려져 있다.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사실은 3D프린팅 적층가공(AM, additive manufacture)이라는 제조 방식의 하나라는 것은 처음 접하는 이야기였다.또한 그저 연구하는 대상이거나 막 실용화하는 수준인줄 알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미 산업 현장에 널리 활용되는 존재이며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어느 분야에서건 기존 전문가와 혁신가들 사이에 갈등이 있기 마련인데 이 분야에서도 기술 전문가들 그리고 전통적인 제작자 혹은 예술가들의 반발이 심한 모양이다.적층가공이라는 제조 방식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 기술의 수준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표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바닷물이 밀려들어오는데 모래성으로 막을 수 없듯이 이 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산업 변화의 흐름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적층가공이라는 형태의 기술방식을 빨리 적용해서 앞서가는 기업은 초거대기업으로 커가고 나머지 기업과의 격차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럴 경우 실업, 양극화 등의 문제로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이 심해지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커질 것이다.공정한 시장을 유지하고 금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를 유지하는 것이 현재도 버거운데 과연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경제집단이 나타났을 때 공정경쟁과 시민들에게 충성하는 정치를 유지할 수 있을까.

 

과학의 발전은 물론 산업의 발전이 이렇게도 빠른데 자신의 생업에 바쁜 유권자들과 그들에게 선출된 정치인들이 이런 시대의 변화를 쫓아가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또한 우리나라도 이런 새로운 제조업의 흐름에 앞장서거나 최소한 뒤떨어지지는 말아야 할텐데 그런 노력이 충분한가도 의심스럽다.

 

책을 읽으면서 기술의 발달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기술들이 이미 상용화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과 내가 아무리 과학책이나 기술 관련 뉴스를 챙겨봐도 많이 뒤떨어져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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