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캐롤 에디션 D(desire) 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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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책을 사려 하니 번역 관련 리뷰가 무성해서 꽤 오래 망설이다 알라딘 10년 대여로 샀다.

역자가 후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캐롤이 테레즈에게 반말을 쓰게 한 것이 서로 존댓말을 하면 작품 전반에 걸쳐 그려진 유사 모녀 관계가 그저 연인 관계로만 부각될까 봐서란다. 번역자가 `그렇게` 읽었으니 독자들도 똑같이 읽어 달란 말인가.

독자가 판단할 부분을 역자가 작품 전반에 걸쳐 ˝독자님들, 이 두 사람은 유사 모녀 관계이기도 하답니다! 연인이라고만 보시면 안 돼요!˝ (고래고래) 설명하거나 교정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고 본다.

두 여자가 사랑한다. 두 여자가 연애한다.
이 심플한 이야기를 역자가 너무나 어렵게 읽은 듯.

원서로 조금씩 다시 읽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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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로 2016-10-04 0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물며 모녀가 꼭 존댓말을 쓰지도 않을 텐데 말이죠 허허허

천록 2016-10-04 04:1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말야 헐헐... 번역자가 저렇게 작품에 개입해도 되는가 그런 걸 생각하게 만드는
 

나는 뭐랄까, 창백하게 눈을 쏘는 빛 속에서 햇빛을 바라보는 일이 많았다. 어느 날의 일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오후에, 유리를 통해 노랗게 달아오르고 있는 계단을 바라보다가 저 햇빛을 내 피부로 받을 수 있는 시간이 하루 중에 채 삼십 분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햇빛이 가장 좋은 순간에도 나는 여기 머물고 시간은 그런 방식으로 다 갈 것이다. - P34

나는 최근 자연사와 병사와 사고사에 관해 두서없이 생각할 때가 많은데 조지 오웰의 에세이에서 읽은 것처럼, 가난하고 돌보아줄 인연 없는 늙은 자로서 병들어 죽어가는 것처럼 비참한 일이 있을까, 생각한다. 오웰은 이런 죽음을 두고 여태껏 인류가 발명한 어느 무기도 그런 형태의 자연사만큼 사람을 강력하게 비참하게 만든 것은 없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 P70

아무도 없고 가난하다면 아이 같은 건 만들지 않는 게 좋아. 아무도 없고 가난한 채로 죽어. 나는 그대로 책을 덮어버렸고 그 문장들은 내가 적은 바로 그 자리에 남아 있을 것이다. 십 년이 지난 뒤에도, 어쩌면 백 년이 지난 뒤에도 말이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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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혹은 정지돈과 내가 싸우듯이.
별점을 못 매기겠다.
1개를 주자니 1도 이해를 못 한 거라는 얘기가 되고 5개를 주자니 이미 세상에 있던 얘기를 내 식대로 재배열한 것뿐인데 별 5개나 줄 거냐 작가가 핀잔을 줄 거 같고.
내가 앞으로도 이 작가의 `책`을 계속 읽으리란 것만은 확실함.



나는 가끔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무 말이나 하고 싶지만 아무 말이나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했다. 에리크는 자신도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모두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게 글을 쓰라고 말했다. 글을 쓰면 삶이 조금 더 비참해질 거라고. 그러면 기쁨을 찾기가 더 쉬울 거라는 게 그의 말이었다. 나는 그것 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라고 했다. - P34

사후에 벌어지는 시간이 역사라면 우리는 역사 없이 무엇을 인식할 수 있는가 - P164

너는 일종의 유빙floating iceberg이야. 깨어진 커다란 얼음 조각, 부서진 파편이자 찌꺼기, 녹아내리는 떠돌이 빙산. 욕망은 해류고 바다고 다른 빙산이며 심해이고 북극곰이며 오로라야.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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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록 2016-09-26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카페 웨이터처럼 산다」 - 『Axt』 no.3 2015
http://moonji.com/monthlynovel/10340/
검색하다가 찾은 작가 인터뷰
 
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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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글을 쓸 준비가 안 됐어.’
‘조금 더 공부가 필요해.’
‘사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글이야 글은.’
‘쉿! 내가 글을 쓴다는 건 비밀이야.’
‘내 글은 쓰레기야.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고. 나무에게 미안해.’

내글구려병을 하나 하나 깨줌
언제까지 비밀 일기만 끄적거릴 텐가
읽고 나면 뭐든 써서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진다


난 밀실만큼 광장에서 살아 있음을 느끼고, 내 얘기만큼 남 얘기가 궁금하다. (중략) 아무도 듣지 않는 한 사람의 이야기들을 받아 적으며 생의 비밀을 풀고 싶다. 그런 글 쓰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 - P45

나에게 일어난 일은 시차를 두고 누군가에게도 반드시 일어난다고 했던가. 정말로 그렇다면 자기 아픔을 드러내는 일은 그 누군가에게 내 품을 미리 내어 주는 일이 된다. (중략) 오월의 햇살 같은 슬픔의 공동체를 상상한다. - P87

공부는 독서의 양 늘리기가 아니라 자기 삶의 맥락 만들기다. 세상과 부딪치면서 마주한 자기 한계들, 남을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얻은 생각들, 세상은 어떤 것이고 사람은 무엇이다라는 정의를 내리고 수정해 가며 다진 인식들. - P109

지구본 위에 어디쯤 한 점으로 놓여 글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연결되는 상상을 한다. 서로가 보내는 고독의 신호를 읽어 내는 우정의 공동체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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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 쏜살 문고
이지원 지음 / 민음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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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바닥 구르면서 읽었다
마트 카트 예절 격하게 공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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