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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당무 ㅣ 아이세움 논술명작 27
쥘 르나르 지음, 위혜정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부터인가 논술이 필수과목인 것처럼 되면서부터 '논술'이라는 이름을 달고 각 출판사마다 책을 내고 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이런 고전이나 명작은 완역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선뜻 아이에게 권해주진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이 책을 접하면서 이런 책의 장단점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일단은 아이세움이라는 출판사 이름을 보고 조금은 안심을 했다. 뭐... 항상 좋은책을 펴내니까 이 책도 아무렇게나 만들지는 않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책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넘기다 보니(원래 저자 소개부터 빼놓지 않고 보는 것이 습관이다.) 신경림 시인의 추천사가 나온다. 거기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조건 이 책을 읽으면 된다가 아니라 이것은 축약본이므로 여기서 그치지 말고 나중에 다시 완역을 읽어보라는 글이었다. 어쩜 내가 우려하는 바를 이렇게 정확히 알고 있을까. 그래서 우선 안심을 하며 글을 읽었다.
내용은... 축약본이므로 확실히 매끄럽게 연결이 되지 않는다. 주인공 홍당무가 겪는 일들이 앞뒤 설명 없이 서술이 되기 때문에 혼란스럽기도 하다. 특히 홍당무의 심리 묘사가 없거나 너무 간단하게 결론처럼 나와서 책으로 빨려들어가기가 힘들었다. 아마도 내가 이 책을 안 읽어 본 것이었기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대개 이런 명작이라 함은 단순한 사건의 전개보다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나 배경 서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런 묘미를 느낄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4학년인 아이도 이 책을 읽더니 재미있기는 한데 각각의 이야기가 연결이 안 되어서 헷갈린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이 시리즈의 다른 책을 집어든다.
추천사에서도 밝혔듯이 이런 책은 한번 읽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발판삼아 완역으로 된 책을 읽고자 한다면 일단은 역할을 어느 정도 했다고 본다. 그러기에 아이와 함께 다음에는 완역을 읽어 보기로 했다.
읽는 동안 본문에 있는 말풍선들이 처음에는 방해를 한다고 느꼈는데 나중에는 본문에 나와 있는 내용의 배경 설명이나 그 나라의 풍습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어서 오히려 이게 무슨 소린가 할 때는 말풍선으로 눈길이 절로 갔다. 따라서 본문 내용에 대한 부가 설명이 아닌 말풍선은 없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구성이나 길이는 초등학교 중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읽으면 되지만 그 내용이나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려면 고학년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