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해 하지 마세요 - 지치고 아픈 당신에게 건네는 세상 가장 따뜻한 위로
서혜정 지음 / 포북(for book)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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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질레이션~!!!

여자 다크서클로 줄넘기를 해요~!!!

라니. 한 케이블 방송을 보다가 채널이 멈춰 버렸다. 지금 뭐라는 거야? 제대로 들은게 맞는 거야? 라는 의문과 함께 멈춰진 채널은 그 프로그램이 끝날때까지 고정되어 버렸다. 배꼽을 잡고 깔깔거리다가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정상인으로 돌아왔다. 

바로 [남녀탐구생활]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렇게 유명해질 줄 그때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독특한 억양의 성우가 좋아하는 서혜정이었다는 사실은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다. 성우 서혜정. 나는 그녀가 스컬리 역을 할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정말 좋아하게 된 건 [이누야사]에서 금강 역을 맡았을때 부터였다. 

금강의 역은 생을 초탈한 듯 하면서도 이누야사에 대한 잔금의 마음이 남아 있고, 냉정한 듯 하면서도 표현되지 않는 마음의 따뜻함을 드러내야 하는 복잡한 캐릭터였다. 그런 금강에 딱 어울리는 성우가 바로 서혜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유독 성우 서혜정을 좋아했다. 

그런데 이토록 이면의 어려움을 안고 살아왔는지는 몰랐다. 너무 가난해서 판자집에서 살다가 그것도 철거로 인해 지붕과 벽없는 정말 방바닥만 있는 집에서 별보며 잠들었던 어린 시절과 장학금을 받고 학교에 다니기 위해 매점에서 일하며 공부했던 시절. 읽다보니 또르륵.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밝게 표현되어 있지만 동심의 마음에 얼마나 많은 멍이 들어버렸을까 싶어져서였다. 성공한 성우 서혜정이 아니라 열심히 살지만 언제나 가난했던 어린 소녀 서혜정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책 제목을 [속상해 하지 마세요]로 정했다. 도리어 우리에게 위로를 전한다. 그런 그녀가 더욱더 좋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대학에 갈 수 없으면 대학이 오라고 하면 된다...는 역발상을 심어준 선생님의 말이 주문이 되어 그녀는 대학에 입학했고, 매번 떨어지던 디즈니의 오디션도 통과했다. 

성우가 되었지만 신입시절 PD에게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아야 했고, 싱글맘이 되어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다. 아들과 딸은 각각의 의지로 학교 교육을 중단하고 스스로 학업시간을 관리하기를 선택했다. 여느 엄마라면 억지로라도 등교시켰을 테지만 그녀는 그 뜻을 존중해 주었다.

살다보면 이런일 저런일이 많이 생긴다는 말은 그녀의 삶을 두고 하는 말일까. 

속상한 일은 수시로 터진다. 금세 잊힐 만큼 가벼운 속상함이나 두고두고 마음이 찢어질 것 같은 아픔이나 할 것 없이 터지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늘 오똑이처럼 일어섰다. 사람과 기회 때문이었다. 사람이 그녀 스스로를 믿게 만들었고, 기회가 믿음을 증명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걱정거리가 끊이지 않는 날이 없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여전히 걱정이 많은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하루하루가 그렇듯 그녀의 하루하루도 우리와 진배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는 극복의 의지를 놓지 않도록 우리를 독려한다. 어쩌면 우리보다 더 많이 가지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어쩌면 우리보다 더 걱정거리가 많을지도 모르는데 그녀는 상관없다는듯이 우리에게 손을 내민다. 

언젠가 성우 서혜정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하면 좋겠다 싶어졌다. 누구보다도 우리에게 들려줄 희망의 줄기가 많이 보이는 사람이니까. 앞으로 나는 그녀를 더욱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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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신화 호암 이병철과의 대화
박상하 지음 / 알라딘하우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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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CEO인 스티브 잡스의 책들을 읽어가던 도중 나는 잡스만큼이나 매력적인 인물을 발견해냈다. 바로 호암 이병철회장이다.  미실 못지 않은 통찰력과 과묵하면서도 독특한 카리스마를 가졌던 인물. 그는 이미 저 세상으로 가고 없지만 그를 다룬 몇몇 책들을 통해 호암의 생각들을 읽어보고자했다. 

오래전 드라마 탓인지 호암이라고 하면 그 역을 맡았던 배우 전광렬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그가 연기했던 그 역할의 인물이 자꾸만 중복된다. 그래서 그 배우의 얼굴을 떨치고 읽기 위해 책은 잠시 묵혀 두었었다. [호암자전]은 구하기 매우 힘든 책이다. 도서관이나 서점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었는데, 이제보니 절판된 이유가 있었더랬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고 이젠 찾는 것을 그만두었다. 언젠가는 또 볼 날이 오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호암의 삶은 쉬이 열리는 삶이었으나 순탄한 삶은 아니었다. 고 정주영 회장에 비하면 그렇다는 의미다. 정회장의 삶은 쉬이 열리지도 순탄하지도 않았으니 그는 맨주먹으로 모든 것을 시작한 사람이었고, 호암은 좋은 교육을 받게 만들어준 가족이 있었고, 그 바탕이 된 재력도 있었으니 둘의 출발점은 아주 달랐다. 

하지만 이 두 리더의 삶은 각각 다른 배울점을 우리에게 남겼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지만 그들은 이름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남겼다. 후세 사람들에게 해부를 위한 시체를 기증하듯 탐독을 위한 자신의 삶을 남긴 CEO들.

오늘은 호암의 책을 읽으며 그의 삶을 답습했다. 좋은 내용이 많아 당연히 메모할 꺼리도 많았으며 그가 살았던 시간상의 스케줄과 신체상의 스케줄만 배워 익혀도 우리는 건강한 삶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부지런하고 정돈된 삶. 그의 삶은 그런 내음이 배어났다. 

호암배우기는 본능대로 살기의 그 반대라고 보면 가장 쉽지 않을까. 그는 조용한 이방원 같은 사람이었다. 날카롭지만 표효하지 않았고, 조용했지만 그 존재감은 공간을 가득 메울 수 있는 사람.  한 케이블에서 상영되고 있는 7급 공무원이라는 영화 속에서도 "삼성맨~삼성맨"이라는 단어가 나올만큼 매력적인 직장이 바로 삼성인데, 노사조차 없는 그 직장을 만들어 놓은 사람이 바로 호암 이병철 회장이다. 

이건희 회장보다 이병철 회장이 더 궁금한 까닭은 거기에 있다. 두 부자는 닮았지만 한 사람은 만나보고 싶은 사람 1순위고 한 사람은 만나보고 싶지 않은 사람 1순위인 까닭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고.

그는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고 했다. 

"사업의 승패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는데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반반의 확률밖에는 자신이 없다."라고. 

평생 사람보는 일을 했던 그조차도 이런 말을 남겼을 정도니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우리는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넒은 도량으로 사람을 대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졌다. 

언젠가는 호암자전을 읽게 될 날이 오기를 기대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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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이도 떠나는 세계 일주 전략서
이토 하루카 지음, 김윤희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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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하츄는 특별한 외모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사막에 데려다놓거나 알래스카에 데려다놓아도 목돈 벌어서 올 파워걸이었다. 아이디어 하나로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에서 그녀는 또 하나의 증명서처럼 보인다. 

세계일주
블로그를 이용한 기획
무언가 엉뚱한 짓 해 보기

대학생활 중 계획한 그녀의 계획서는 다소 엉뚱발랄해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그녀가 진짜 다 저질렀다는 일이다. 계획하고 실천하는 일. 그녀는 그 방면에 재능이 있다. 꿈이 없는 청소년, 실천력이 없는 20대를 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녀의 추진력을 꼭 답습해 보기를 권하고 싶어진다. 

그녀는 엉뚱 발랄한 여대생이었다.
70일을 공짜로 세계여행할 목적달성을 위해 뛰어난 마케팅 제안서를 쓸만큼 똑똑하기도 했따다. 누구나 감히 생각지 못할 실천력으로 그녀는 여기저기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사실 처음에는 그녀도 반신반의 했을 것이다. 

예방접종비까지 합하면 150만엔 (약 1850만원)정도의 경비를 계산해 두었으나 수중에 있는 돈은 운전면허를 딸 요량으로 모아둔 단돈 20만엔( 246만원).
하지만 그녀는 좌절하지 않았고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로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았으며 주어진 시간안에 돈을 만들어 세계여행길에 올랐다. 

상품리뷰 경력으로 "세계일주블로그 광고" 아이디어를 내고 협찬을 생각하고 여러 기업과 출판사에 꼼꼼히 작성한 기획안을 제출했다. 그리고 기회에서 기회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인맥이 넓어질 무렵 그녀는 떠날 수 있었다. 

"추락을 모르는 대학생 블로그 여왕"이 이루어 낸 것이다. 이 책. 그래서 저지르기를 원하는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하고 싶은 것은 하고야 마는 그녀의 성격에 자극받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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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기교 - 개정판
데이비드 로지 지음, 권은.김경수 옮김 / 역락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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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법서도 자꾸 읽다보면 도가 트이는 모양이다. 애초에 작법이라는 게 장르마다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한 장르속에서 말하게 되는 것은 누구의 입을 빌리든 공통내용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동일 장르의 작법서를 많이 구경하다보니 괜찮은 작법서와 반복되는 내용외에 별다른 특이성이 없는 작법서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서재의 책장이 자꾸 좁아져서 지인들에게 나누어주면서 상당수의 작법서도 골라 나누어 주었다. 내겐 꼭 필요한 작법서만 구비해 놓으면 되겠다는 마음을 들게 만든 훌륭한 작법서들은 여전히 책장에 터줏대감 앉아 있듯 모셔져 있지만.
그 책 중 한 권이 바로 데이비드 로지의 [소설의 기교]다. 구경하면서 구매만 해놓고 도통 읽을 시간이 없었던 이 책을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정독하는데 꼬박 이틀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너무 좋은 내용이 많아 흘려 읽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작법서란 이렇듯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 놓고도 사이사이 꺼내읽기 마련인 책들이다. 필요할때마다 필요구간을 찾아 읽는 것은 흡사 사전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이며 명예교수로 재직했으나 현재는 전업작가로 활동중인 데이비드 로지. 그는 같은 내용을 다르게 포장해서 더 쉽고 재미나게 작법을 풀어놓고 있는데 딱딱하지 않아서 좋고 언제나 시작은 풍성하게 작품 예시로 해서 더욱더 마음에 들어버렸다. 

서사문학인 소설의 수수께끼 효과와 서스펜스 효과를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그동안 고민하고 있었던 문제의 해결점을 찾게 된 것만 같아 "심봤다!!"를 외쳐버렸고, 인과성과 시간성은 적절하게 풀어져 있어 급히 메모하게 만들었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같은 말을 해도 감탄할만큼 마음에 담기게 만드는데, 글도 마찬가지다. 같은 내용으로 써도 누군가의 풀이는 머릿속으로 직행하게 만드는 마법이 발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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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왕국 대가야
매일신문 특별취재팀 지음 / 창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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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수로의 첫회분을 본방시청하면서 고령군 지산동 고분이 떠올려졌다. 친구와 함께 다녀왔던 유적지인데, 국가의 유지시기와는 반대로 가야유적이 너무나 적은 듯 하여 마음이 불편했었다. 조선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어온 가야사. 우리는 그들을 어디쯤에서 잃어버린 것일까. 

1977년과 78년 고령군 지산동 44화, 45호 고분에서 껴묻이 뼈,토기, 철기 등의 유적과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연구자가 적고 규명하기 어려워 외면되어왔던 "가야사"가 기염을 토하는 중이었다. 1500년전의 "신비의 왕국"인 가야. 562년 신라에 합병되면서 그 빛을 잃었지만 이 만신창이가 된 가야사에 관심 갖는 이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만약 전공을 바꿔 문화인류학에 종사하게 되었다면 나는 이 가야사에 올인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가야는 내게 트로이 유적 같은 존재였다. 그들은 "껴묻이" 즉 순장을 통해 강력한 왕권을 보여주고 있고 고유의 악기를 만들어냈다. 

물론 도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합법적 도굴"을 자행했던 일본에게 빼앗긴 유물은 우리가 감히 꿈에서도 복원하기 어려운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들은 언제나 약탈자였다. 반대로 말하자면 언제나 그들은 우리를 부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쯤은 진정이 되기 시작했지만....그래도 우리의 역사를 도둑질 해 간 것에 대해서 그들은 후대까지 손가락질 당해도 싸다는 생각이 든다. 합법적인 도둑질 앞에 합법적인 손가락질을.

무덤을 극락으로 본 그들은 무덤 속 천장에 연꽃 문양을 넣어 아주 아름답게 장식하기도 했다. 드라마에도 처음부터 등장하지만 정견모주를 여신으로 삼고 하늘 신 이비가와 그녀가 함께 수로왕을 낳았다는 탄생신화를 가진 그들. 천손의 자식이라는 의미는 그들의 왕권 강화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엿을 것이다. 특이한 점은 고령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다는 어정이다. 천년의 세월을 지나 여전히 물이 샘솟고 있는 것도 놀랍지만 초등학교 운동장에 이런 유적이 있다니.....뭐라고 말해야 할까.

책 속의 글들은 매일 신문에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아! 대가야]라는 이름으로 1년간 연재되었던 연재물의 보완이다. 연재물을 매일매일 보았다면 더 신났겠지만 늦더라도 이렇게 책으로 구비할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럽다. 

가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역사의 관심을 꺼지는 촛불로 만들지 말고 지속시킬 수 있는 방향점을 찾는 것도 관계자들의 숙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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