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두번씩 언니랑 통화를 한다. 주말에는 형부가 집에 없을 때 아이들이랑 통화를 하고...예전에는 언니가 가끔씩 집으로 전화를 했었지만 전화요금 때문에 형부랑 싸워서...그래서 언니한테 내가 전화 할테니 집으로 전화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언니한테 전화를 한다. 무엇보다 미국 전화카드가 있어 편리하다. 언니 집에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언니가 나랑 통화를 하고 싶으면 신호가 한번 울리고 끊으면 내가 바로 언니한테 전화를 하기로 되어 있기도 하다. 어제는 언니랑 짧게 안부통화만 하다가 전화를 끊었는데...1분쯤 지나서 전화벨이 한번 울리고 잠잠한 것이다. 그래서 언니한테 다시 전화를 하였더니...언니가...
"사랑하는 동생 목소리를 더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
그런다...난 걱정이 되어서 집에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으니...
"아니...미야가 보고싶다..."
그런다...그리곤...
"어제...거실에서 넘어졌어. 무릎에 멍이 시퍼렇게 물들었다. 아직도 아퍼..."
하는 언니. 그래서 난...
"좀 조심하지. 다른 데는 안 안퍼..." 물어 보았더니...
"응. 동생아...아프지 마라...알았지. 미야...항상 건강해야한다!"
그런다...그래서 난...
"안 아프고 잘 지내고 있을테니 걱정마...그리고 제발 언니나 아프지 마..."
오늘따라 언니가 외롭고 쓸쓸한가보다...하기사 언니한테 따뜻하게 대해 줄 사람들이 없다. 언니가 사돈댁과 작은동서 때문에 많이 힘 들게 지낸다. 작년에 동서가 제주도로 이사를 갔다. 그래서 언니 혼자 사돈댁에 가서 마늘을 심고 거두고...밭일을 해주고 집안 대청소도 해 주고 온다. 시어른이 아프면 병원까지 모시고 가야한다. 사돈댁이 언니가 사는 대구라면 이해가 되지만...차로 1~2시간 걸리는 거리에 사는 사돈댁이다. 형부가 일을 하고 있을 때는 고속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언니다. 특히 오후에는 다른 동네에서 아주 자그만한 호프집을 하는데... 밤 늦게까지 일을 해야하는 언니가 잠을 제대로 못자고 가게 문 닫자마자 시댁까지 가서 일을 해 주고 온다. 그런데 문제는 일을 해 주고도 욕을 얻어 먹는 언니다...특히 동서네는 돈이 있다고 어찌나 언니를 괄시를 하는지...우리한테 친정이 없는 걸 뻔히 알면서 명절 때마다 우리집 친정집에서 이것도 챙겨주고 저것도 챙겨주었다고 자랑을 하는 것까지 좋은데...문제는 언니한테...
"형님은 이번에도 친정집에서 아무것도 안 해 오셨나 보네요?"
이러는데...그게 나보고 하는 소리일 것이다...동서라는 사람이 돈으로만 시댁어른들의 관심을 끄니...그래서 모두가 동서편이다...참 돈이 무섭구나...무서워...
이번에도 동서가 언니한테 전화를 해서 허파를 뒤집어 놓았단다. 그래서 이번에 언니가 그랬단다...
"니는 내가 만만하게 보이는 것 같네.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제는 니 눈에는 위아래도 안 보이나 보구나. 돈이 있으면 얼마나 있는지 몰라도 너 그러면 안 된다. 그만 전화 끊어라!"
했단다...에휴...같은 며느리이면서 어찌 그럴까...전에는 형부랑 이간질을 시켜서 큰 싸움 나게 만들고...형제간에 이간질을 시켜서 싸우게 만들고...그런데 이런 짓을 해도 형제간도 그렇고 시누이와 시댁 어른들이 모른다는 것이다. 아는 사람은 조카딸들과...나...그래서 그런지 조카딸들이 동서를 굉장히 싫어한다. 3년전에 처음 본 동서인데 옆지기는 보자마자 인상이 안 좋게 보이더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집 아이들이 옆지기와 나를 무척이나 따르는 것이다. 그걸 본 동서 하는 말이...
"참 이상타...아이들이 두 분을 굉장히 좋아하네..."였다...
하기사 그 집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동서한테는 안 가고 언니한테만 가더란다. 그래서 한번은 동서가 아무도 모르게 언니한테 우리 아이들한테 신경 쓰지말라고. 내 아이들이니 내가 알아서 한다고...언니한테 그랬단다...
에휴...
언니가 언제쯤이면 눈치 안 보고 마음 편하게...떳떳하게 살 날이 올까...어릴적부터 고생한 언니인데...정말 언니 생각만 하면 언니가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어제는...
언니랑 수다를 좀 떨었다. 물론 거의 듣는 쪽은 나였지만...오늘따라 언니가 나랑 긴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부다...너무 마음속에 담아두어도 그게 병이 되니...누구한테 말 못한 말들을 나한테라도 털어 놓을 수 있으니 다행이다.
다는 아니겠지만 언니 마음도 조금은 홀가분 해졌으면 좋겠다...
"언니야~~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