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공부 -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최재천.안희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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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이 순간부터 우리 아이들을 입시학원에 보내지 맙시다."

"우리 모두 이 순간부터 우리 아이들에게 삶을 즐길 권리를 되찾아줍시다."

"우리 모두 이 순간부터 정상적인 가족생활을 누립시다."


도대체 무엇을 성취하기 위해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을 돌며 쉼없이 경쟁하고 배워야할까?

이제라도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이지 고민하고, 우리가 왜 교육하고 공부해야 하는지 숙고해야 할 때이다.


최재천 교수가 들려주는 우리를 살게 하는 앎에 관하여, 『최재천의 공부』 이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교문 밖으로 나온 아이들이 하나둘 학원차에 오르고 근처 학원 건물들로 들어간다. 딱히 극성스럽게 교육에 열을 붙이는 건 아니지만 나 또한 주변의 그런 모습에 조급해진다. 내 아이만은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즐겁고 행복한 학창 시절의 추억을 남겨줘야지 했는데... 어느 순간 놀이터에 아이 혼자 덩그러니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리고 아이도 그 무리의 일부가 돼갔다.


최재천 교수는 교육이란, 먼저 살아본 사람들이 다음 세대에게 '살아보니깐 이런 게 필요하더라' 하고, 조금은 준비하고 사회에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가르치는 거라 말한다. 그런데 그 모든 가르침이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에 과연 다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삶의 중요한 시기에 어른들이 아이들의 시간을 빼앗고 그들의 삶을 유린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근심스러워한다. 나도 어른들이 무턱대고 '공부해라' 하는 잔소리가 그렇게 싫었는데, 어른이 된 나도 아이들에게 '공부해라'라는 소리를 하고 있다.


모든 가르침이 필요했던 거 아니었지만 경쟁 사회에서 학벌이 차별을 만들어내고 인맥이 안전장치가 되어있었다. 그나마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건 여전히 공부밖에 없으니 시대가 변해도 아이들에게 '공부해서 남주냐'라는 소리를 하게 되는 거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최재천 교수는 공부와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교육의 내용이 사실을 분별할 수 있도록 채워져야 한다며, 지식을 쌓고자 공부하는 것만이 아니라 남과 소통하고 내가 잘 살기 위한 교육이 만들어져야 사회의 갈등이 잦아들 거라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약한 지점인 토론을 꼬집으며 학생들이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야기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교육과정을 마치는 것에 대한 많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리고 수동적 학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토론을 다시 한번 거론하며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게 된다며 교육의 변화를 바랐다.


책은 '배움과 앎'의 주제로 안희경 저널리스트와 최재천 교수가 묻고 답하는 대담집으로 구성되어 공부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왜 중요한지 살펴보고, 지금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에 대해서도 톺아본다. 그리고 최재천 교수가 하버드대학교 기숙사 사감 시절과 서울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며 겪었던 여러 일화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배우고 살아야 가야 할지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고민을 담고 있다.


책을 통해 최재천 교수의 교육에 대한 바람과 열정이 많이 느껴졌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 참 컸다. 그렇기에 교육부와 정치권력을 향해 서두에 썼던 구호를 함께 선창하자 말씀하신 건 아닐까?


우리는 각자 찾고자 하는 길이 있었고, 그 길을 찾기 위해 배우고 알아갔다. 그럼에도 아직 무엇이 옳고 그른지조차 분별하기 어렵고 여전히 헤매고 있다. 배움에는 끝이 없고 우린 죽을 때까지 배우고 알아갈 것이다. 다만 그 배움이 고통이 아니라 즐거운 깨달음이 되길 바라본다.


앞으로 제가 또 어떤 일을 하고 싶을지 저도 모릅니다. 그러니 아이들의 내일도 우리의 내일도 무한히 열어둬야 해요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됩니다. _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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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이커스, 인공지능 전쟁의 최전선
케이드 메츠 지음, 노보경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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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탈줄 알았던 나의 첫 자전거 탑승은 처참했다.

당당하게 두발을 페달에 올렸지만 마치 누가 세게 밀어낸 것처럼 바닥에 패댕이쳐졌다.

그 후로도 수없이 넘어지길 반복하다 지그재그 흔들흔들 간신히 앞으로 나아가며 중심을 잡기 시작했다. 몇 시간 후 중심을 잡고 자전거 타는 방법을 자연스레 터득했고 꿈에 그리던 친구들과의 자전거 여행도 즐길 수 있었다.


내가 수없이 넘어지는 경험과 중심을 잡을 수 있는 학습을 통해 자전거 타기를 성공했듯 컴퓨터 또한 사고나 학습을 통해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구현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그리고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이며 불가능한 것들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우리의 삶을 유용하게 만들어줬지만 우리의 삶도 위협할 수 있느 AI의 역사, 인공지능을 만든 '미친' 천재들의 이야기. 케이드 메츠의 『 AI 메이커스 인공지능 전쟁의 최전선』 이다.


1950년 인간 두뇌를 모방한 신경망이라는 기술이 연구되었지만 기대한 만큼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제프리 힌턴은 언젠가는 인간 지능 수준의 인공지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믿었고 두 제자와 함께 딥러닝 기술을 개발한다. 그동안 기계는 만들어진 규칙과 코드에 의해서만 움직였지만 기계 스스로 학습하며 움직이는 강력한 기술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가 인공지능 기술에 뛰어들며 인공지능 세계대전의 서막이 열린다.


책은 인공지능 기술이 처음 등장한 날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불꽃 튀는 경쟁에 뛰어든 과학자들과 개발자들의 숨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딥마인드가 첫 도전으로 게임 분야를 인공지능의 실험장으로 활용했던 사례 이야기는 한국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숨 막혔던 대결을 그리며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개발자들의 비하인드도 흥미롭게 담고 있다.


당시 4 대 1로 알파고가 승리했지만 한 번의 실패 요인에는 알파고가 인간은 78수까지 두지 않을 거라 예측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세돌 9단이 1만 분의 1이었던 78수를 둠으로써, 알파고의 계획은 틀어지게 되고 곧바로 승률은 곤두박질치고 만다. 알파고가 그랬던 거처럼 이세돌 9단 역시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던 것이다. 다시 한번 이세돌 9단의 경이로운 대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후 인공지능은 빠른 속도로 진화했고 지금은 음성인식, 챗봇, 영상 및 문서 요약, 얼굴인식, 헬스케어, 교육, 스마트공장, 추천 알고리즘, 자율주행 등 우리도 모르는 사이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리고 사람처럼 행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 예측부터 치료제까지 우리에게 생명의 안전과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준 인공지능이지만 군사 활용과 비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기에 무엇보다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실제로 구글이 미국 국방부와 맺은 정밀 타격 인공지능 군사 프로젝트와 중국 정부가 소수 민족 위그르족을 추적 및 통제할 목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례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실수로 핵무기보다 더 위험한 것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인공지능.

위험한 양날의 검처럼 누가 이 인공지능을 손에 쥐냐에 따라 인류의 역사는 달라질 수도 있다.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AI가 오는 시기. 그 '특이점'이 두려워지는 건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인류의 운명 때문인지 모르겠다.


미친 두뇌의 소유자들이 광기의 미친 자들이 되지 않게 소수의 윤리적 판단이 아닌 전 국가적•세계적 인공지능 윤리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에 따른 감시와 통제도 이루어져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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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택의 재검토 - 최상을 꿈꾸던 일은 어떻게 최악이 되었는가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영래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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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막 지나 도쿄에 이른 첫 슈퍼포트리스는 조명탄을 떨어트려 타깃 지역을 표시했다. 그리고 맹습을 시작했다. 수백 대의 비행기, 거대한 날개를 가진 기계 야수들이 됴쿄 상공에서 포효했다. 폭탄이 무더기로 떨어졌고 추천 개의 작은 폭발이 일어나며 40제곱 킬로미터 안의 모든 것이 불탔다. 건물과 사람들은 불길에 휩싸였고 살 타는 냄새가 진동한다. 불을 피해 운하로 뛰어든 수많은 사람들은 익사하고 말았다. 그날 밤 10만 명이 죽고 1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제2차 세계대전 도쿄 대공습 민간인 학살을 재검토하다. 《타인의 해석》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의 『어떤 선택의 재검토』 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미군 지휘부가 도쿄 대공습을 결정하기까지 과정을 생생히 추적하고 정밀 조준을 목표로 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하려 했던 폭격기 마피아와 비교하며 전쟁의 희생자를 초소화한다는 같은 의도에서 출발한 두 가지 선택이 왜 다른 결과를 초래했는지, 그들의 바람대로 전쟁은 끝났지만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 그 비극적 '어떤 선택'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이상과 현실, 올바른 선택은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책을 읽으며 아픈 우리나라 역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전쟁이라 올바른 선택과 휴머니즘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머리와 마음이 다른 방향을 가리키며 결국 이렇다 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애초에 전쟁이 없다면 이런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조차 없지 않을까. 정치적•종교적 이념 차이와 국가의 이익과 세력 증대의 이유로 전쟁을 정당화하며 수많은 학살을 행했던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결국 서로 큰 상처와 피해를 가져왔고 현재까지도 서로 적대국가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그 어떤 선택이든 '윤리적 전쟁'이 가능한가?

전쟁 중 민간인의 희생은 피할 수 있는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민간인 위협은 전혀 없을 거라는 애초의 약속과 달리 민간인 지역을 무차별 공격하며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생각보다 고전했던 러시아는 이젠 오로지 승리를 위해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또한 강력한 저항으로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푸틴은 승리를 위해 민간인 학살 또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과연 전쟁에서 '올바른 선택'이 존재하기나 할까?

저자의 말처럼 모든 전쟁은 부조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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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스타트업 - 1인 스타트업 ‘해주세요’ 조현영 대표의 창업 성공 스토리
조현영 지음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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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개월 동안 고군분투하며 개발한 앱을 출시했다. 
나름 다운로드 수도 괜찮았고 유저들의 반응도 좋았지만 당장 수익창출은 되지 않았다.
투자 유치를 위해 피칭도 하고 최종 투자자와 면접도 했지만 좋은 결과를 맞이하지 못했고 자금 압박으로 서비스를 내릴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내가 경험했던 창업의 과정과 그 속에서 얻었던 보석 같은 노하우를 고스란히 담은 책을 만났다.

 

혹독한 스타트업 세계에서 혼자서 살아남은 1인 스타트업의 창업 성공 스토리와 스타트업의 현실 조언!
국내 1등 심부름 앱 '해주세요' 대표 조현영의 『혼자서도 스타트업』 이다.

 

IT 스타트업의 92퍼센트가 창업 후 3년 안에 폐업한다고 한다. (거기에 나도 일조했지만^^;)
해마다 12만 개의 스타트업이 생기고 그중 11만 개가 문을 닫는 것이다. 남은 1만 개 중 상당수도 5년을 채우지 못하고 망한다.
그들은 왜 실패하는 것일까?

 

지금은 성공한 1인 스타트업이 되었지만 저자는 여러 번의 창업을 통해 겪었던 실패 요인들을 바탕으로 1인 기업으로 성공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한다.

 

부푼 꿈을 안고 미국으로 가 첫 창업을 시작하며 직원도 20명이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금은 바닥이 나고 투자 유치도 하지 못한다. 직원들은 하나 둘 떠나고 결국 혼자 남게 된 조현영 대표는 실패 요인을 하나씩 곱씹으며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점검하고 대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기획부터 개발, 마케팅, 고객 응대까지 1인 운영체제의 시스템을 갖춘 서비스를 개발하며 성공으로 이끈다. 그는 현재 혼자서 두 가지 앱을 운영하며 '긱이코노미' 시대, 가장 효율적인 스타트업 운영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첫 서비스 때 최대한 많은 실패를 경험해야 성공의 키를 잡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많은 공감이 갔다.
그때 실패의 경험이 나에게 두려움이기도 하지만 그것만 안 하면 반은 성공할 거 같은 느낌 ㅋㅋㅋ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 완벽한 서비스를 만들기 보다 대중의 반응을 보며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게 훨씬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스타트업의 존재 이유는 '스타트(출발)'가 아닌 '업(성장)'에 있다.
나도 UP 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이 책을 정독해야겠다.

 

혹시 스타트업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아주 디테일한 창업과정은 아니지만 창업에 앞서 반드시 숙지해야 할 창업자의 자세와 마인드, 성공 매뉴얼이 나와있으니 이 책을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하루하루 불가능이라는 허들을 넘으려면 끈기와 고집, 집념과 노력을 챙겨야 한다. 어제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고, 앞만 보고 달려가라. 결국 자신이 옳았음을 깨달을 날이 올 것이다. _본문 내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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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 머시기 - 이어령의 말의 힘, 글의 힘, 책의 힘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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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백아, 니가 거시기해야 쓰겄다."

"여그 황산벌 전투에서 우리의 전략전술적인 거시기는 한마디로 머시기할 때꺼정 갑옷을 거시기한다."

_영화 황산벌 대사 중


아니 이 거시기한 말은 무슨 뜻이지... 영화를 보며 대혼란에 빠진다.


이미 알고 있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때 그 답답함을 나타내는 주어가 '거시기'이고 언어로는 줄 긋기 어려운 삶의 의미를 횡단하는 행위의 술어가 '머시기'라는 이어령 선생의 말씀. 그런데 이 말도 난 참 어렵구나.


언어를 제대로 알고 제대로 쓰는 것은 왜 중요한가?

말의 힘, 글의 힘, 책의 힘. 이어령의 『거시기 머시기』 이다.


<<거시기 머시기>>는 말과 글과 책을 주제로 한 이어령 선생의 대중 강연과 대담 모음집으로, 시인, 소설가, 평론가, 교육자로서 60여 년 보내며 '언어'에 관한 다양한 주제와 고민들을 이야기한다.


언어적 소통과 비언어적 소통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줄타기를 하는 곡예의 언어가 '거시기 머시기'라는 저자는 단지 이 두 마디 말만 가지고서도 서로의 복잡한 심정과 신기한 사건들을 교환할 줄 안다고 말한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강연에서 이어령 선생은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국가와 사람들이 언어와 이념은 다르지만 예술이라는 소재로 서로 생각과 느낌을 더듬고 찾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이 탈경계성 언어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좋아 죽겠다', '죽여준다' 라는 '죽음'이라는 모순과 역설적인 표현의 아름다움, 전자책과 종이책의 상호보완을 예견하며 '디지털 시대의 집단 기억 장치'를 강조한 강연과 번역에 대한 저자의 경험 등 총 8편의 강연이 담겨있다.


특히 난 <시인 세계> 발간 10주년 특별 좌담 '시의 정체성과 소통'에 관한 강연이 무척 흥미로웠다.

'시란 무엇인가?'에 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인들은 정의를 내릴 수 없다, 시가 아닌 것은 무엇인가, 그냥 쓸 뿐이다 등 시적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을 나눈다. 이에 이어령 선생은 "인생이란 무엇입니까"라는 막연한 질문에 "네가 한번 살아봐"라고 대답하는 것처럼 시란 무엇인지 알고 싶으면 "너도 시를 써봐'라고 호소한다. 그리고 "시란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존재하는 것'이라는 아치볼드 매클리시의 말을 인용한다.


이 책을 꽤 오랫동안 잡고 있었던 거 같다. 그만큼 '언어'의 세계는 광범위했고 그 상상력과 창조의 근원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았다. 이어령 선생 말마따나 같은 언어를 두고도 다르게 해석하며 서로 죽느냐 사느냐 하는 이 세상에서 제발 서로 물어뜯지 않고 서로 생명의 언어가 되길 바라본다.


경상도 출신인 나에게 '거시기 머시기'는 해석하기 어렵지만 '가가 가가가'는 쉽다.


'니가 그카이 가가 그카지 니가 안그카믄 가가 만다코 그칼끼고'


언어의 경계를 넘어~


* 김영사 서포터즈 15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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