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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수업 - 개콘 웃음 군단의 가슴 찡한 성장기
김준호 외 지음 / 크리스마스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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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출판사 제공도서 서평

 

『행복한 수업』은 개그맨들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특강한 내용들을 정리한 책이다. 책 제목처럼 개그맨들의 입담으로 그 수업시간이 재미있는 “행복한 수업”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강의를 통해, 청소년들의 미래가 보다 ‘행복을 찾아가는’ 소중한 시간이어서 『행복한 수업』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개그맨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라 해서 처음엔 그저 그렇고 그런 내용이겠거니 생각했음을 고백한다. 개그맨들을 무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회 각층의 명사들이나 또는 존경받는 학자들이 행한 강의라면 왠지 내용 있고, 깊은 삶의 통찰력이 있을 것이라는 속물적인 생각. 이들 개그맨들이 청소년들에게 선사한 삶의 조언들이 과연 얼마나 깊이가 있겠나 싶은 그런 부끄러운 생각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선입견이 때론 좋은 책을 놓치게 할 수 있음을 먼저 생각해 본다.

 

이들의 강의는 힘이 있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직접 걸어온 삶의 경험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두 인정받는 개그맨들이지만, 그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그들이 흘린 눈물과 좌절, 그리고 땀방울과 각오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그들의 말에는 진정성이 녹아 있다. 그렇기에 청소년들을 향한 그들의 충고는 단순히 재미난 강의가 아닌, 힘 있는 삶의 조언이다.

 

게다가 상당수의 개그맨들의 성장 환경이 웃음보다는 세상을 향한 원망과 분노가 쌓일 법한 환경이었음에도 그런 환경을 딛고, 온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음이 대단하다는 생각, 더 나아가 존경스러운 마음도 품게 된다.

 

각자가 걸어온 삶의 여정이 다르기에 조언의 내용 역시 다름이 당연하다. 아니 어쩌면 서로의 조언들이 서로 상치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조언은 결코 정답이나 인생의 공식을 말하고자 함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들의 조언은 각자의 삶에서 본인들이 찾아갔던 해답들을 청소년들에게 제시하며, 청소년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하는 노력들임을 기억해야 한다.

 

물론, 글로 담겨져 있기에 현장에서의 감동을 그대로 느끼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글들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읽혀진다면, 청소년들의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일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책에 아쉬움이 있다. 그들의 제스처가 담긴 표현들에서는 지문으로 설명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예를 들어, 글에 ‘이렇게’라는 표현이 있다면, 당시 강사가 ‘이렇게’라는 말과 함께 행한 제스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지문으로 남겨줬더라면, 보다 더 정확하고, 보다 더 현장감 있게, 당시 청소년들이 느꼈을 감동을 독자들도 엿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진정성 있는 조언이 청소년들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삶의 조언이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이와 함께 개그맨들의 녹취록을 정리한 작가의 코멘트 역시 많은 통찰력을 얻게 한다. 『행복한 수업』은 나에게 행복한 글 읽기의 시간이었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향기와 색채로 벌과 나비를 꾀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추운 겨울과 모진 가뭄을 거치면서 봉오리 속에 피어나고 싶은 꿈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아름답다면 지금 그가 멋지고 잘났기 때문이 아니다. 아픔과 상처를 견디면서 마음속에 지지 않는 꽃 하나를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p.149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알기 위해서 일부러 불행해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불행이나 실패는 미래에 생겨날 행복이라는 근육을 만들기 위해 잠시 우리 곁에 생겨나는 상처일지도 모른다. 상처가 없이 새로운 근육이 생성되지 않듯이, 불행이 없다면 행복도 다가오지 않을 테니까.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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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붕대 스타킹 반올림 31
김하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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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무엇보다 화란 감정이 치밀어 오른다. 선혜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괴물들 때문이다.

 

첫 번째 괴물은 욕망에 충실한 자들이다. 이들은 꽃다운 아이를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짓밟으려는 자들이다. 저자는 안치환의 노래로 유명한 정지원 시인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통해,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가장 위험하고 악한 괴물이 될 수 있음을 고발한다. 이들, 욕망에 사로잡힌 자들의 모습이 딸을 가진 나의 마음에 분노를 지핀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분노를 접고 질문하게 된다. 나 역시 욕망에 충실한 괴물은 아닌지.

 

두 번째 괴물은 선혜의 가장 가까운 사람인 엄마다. 엄마의 모든 고생은 딸 선혜를 위해서이다. 억척스럽게 슈퍼를 꾸려나가는 엄마이지만, 딸의 학업을 위해선 어느 것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진정 딸을 위하는 것일까? 혹 자신의 기대, 자신의 만족, 자신의 행복을 위해, 딸을 옥죄는 것은 아닐까? 딸을 위한다는 허울 속에 감춰진 엄마의 욕망으로 인해, 선혜는 꼭두각시 인형으로 전락한다. 무엇보다 엄마는 딸의 아픔을 직시하지 않는다. 아무 일도 없었다며, 애써 딸의 아픔을 덮어버린다. 이러한 엄마의 어긋난 사랑은 또 하나의 괴물이 되어 선혜를 공격하며, 선혜가 얼음 붕대 스타킹 속에 숨는 일에 동조한다.

 

세 번째 괴물은 남의 불행조차 자신들의 가십거리로 만드는 자들이다. 친구 수겸이 그 역할을 한다. 언제나 소문을 물고 다니는 아이. 그 소문을 전하는 자신과 듣는 친구들이 즐거워한다. 물론, 이 아이 수겸의 행동은 악의는 없다. 하지만, 그 호기심은 결코 선하지 않다. 도리어 악마적 호기심이다. 그 호기심으로 인해, 누군가는 견딜 수 없는 압박을 받고 고통당하며 막다른 곳으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네 번째 괴물은 감춰진 괴물이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무관심한 자들이다. 이들은 오로지 자신의 일에만 전념한다. 고시텔 안에 틀어박혀 자신의 꿈(어쩌면 욕망일지도)을 향해 전진하며, 주변의 아픔에는 무관심한 자들이다. 설령 불의가 행해짐을 보면서도 침묵하는 자들이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해를 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어쩌면 가장 무서운 괴물일지도 모른다. 이들의 방관, 침묵, 무관심이 있기에 공터는 더럽고 무서운 범죄의 현장이 되는 것 아닐까?

 

이처럼 수많은 괴물들로 인해, 주인공 선혜는 점차 검정 스타킹 속으로 숨게 된다. 그리고 그의 몸과 마음은 점차 얼어간다. 아니 영혼까지도 말이다.

 

하지만, 이 얼음 스타킹을 깨뜨리고, 선혜가 다시 회복될 수 있는 것, 그건 여전히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선혜를 향해, 관심을 가져주고, 작은 돌봄의 손길을 펼치는 현이 언니. 친구를 향한 사랑과 연민의 마음으로 선혜를 품어주는 지애. 그리고 초등학교시절부터 한결같은 사랑의 마음으로 은근하게 선혜를 위해주는 창식. 이들의 사랑과 관심, 격려를 통해 선혜를 감싼 “얼음 붕대 스타킹”은 깨져나간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노란 수선화로 활짝 피진 못한다 할지라도, 알뿌리 속에서 때를 기다리는 자리로 돌아가 활짝 피게 될 날을 준비하게 된다.

 

이 땅의 다음세대들, 청소년들 역시 지금 당장은 흙속에 묻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의 알뿌리의 시간을 잘 견뎌냄으로 결국엔 노란 꽃으로 아름답게 피어날 그날을 소망해 본다.

 

하지만, 다음세대들의 알뿌리의 시간을 당연한 것으로 방치해선 안 될 것이다. 그들이 싹을 잘 틔울 수 있도록 보다 더 좋은 토양을 마련해 주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들의 의무이고 몫이 아닐까? 이 땅의 다음세대들이 힘겨운 시간을 딛고, 활짝 피어나게 되길, 그리고 그들 모두가 서로를 향해 꽃보다 아름다운 인생들이 되길, 이 땅의 괴물들조차 변하여 꽃으로 피어나게 되길 소망해 본다.

나는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 인형이었다. 그 줄을 조정하는 건 엄마였고 나는 그 줄에 매달려 이리저리 오가는 생각없는 바보 같았다. 학교, 고시텔, 모든 것이 엄마 작전대로였다. 엄마는 그걸로 내 인생이 활짝 필 거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점점 더 쪼그라들고 초라해졌다. p.65

내 목표는 내 몸을 친친 감고 있는 얼음덩어리를 녹이고 깨부수는 것이다. 어둠을 물리치고 빛으로 한 발 내딛는 것. 그것 말고 다른 목표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p.124

열일곱, 키와 마음이 자라는 나이라는데 우리 마음은 자랄 틈이 없었다. 공부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해야 하는 우리들에게 사랑도 가족애도 뒷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니, 나는 목이 말랐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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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나라의 앨리스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8
안트예 스칠라트 지음, 이덕임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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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폭력’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이 폭력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첫째, ‘질주하는 리타’가 행하는 온라인상에서의 언어폭력이다.

둘째, 편집증적인 ‘야레드’가 온라인상에서 시작하여 오프라인으로 확장시켜나가는 앨리스를 향한 성적 폭력이다.

셋째, 앨리스의 남동생 로빈이 당하는 상급생들에 의한 물리적 폭력이다.

 

이러한 폭력들이 본서에서는 물고 물리며, 하나로 버무려진다. 하지만, 결국 참 사랑과 관심을 통해 이 모든 위기를 헤쳐 나가게 됨도 보여준다.

 

책의 몰입도가 참 좋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글은 흥미롭고 재미난다. 물론, 그 주제는 가볍진 않지만 말이다.

앨리스는 인기 블로거이다. 그녀의 닉네임은 “질주하는 리타”, 그 닉네임처럼 앨리스는 왕왕 질주하곤 한다.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블로그인데, 주변의 인물들을 때론 냉소적으로, 때론 우회적으로 조롱하곤 한다. 그것도 교양 있는 척하며... 이러한 앨리스의 인터넷 활동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주변의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는다. 심지어 날마다 함께 다니는 절친인 ‘카트야’마저 은연중 상처입게 되고, 앨리스에게 복수를 꿈꾸기도 한다.

 

이처럼 본서는 인터넷 상에서의 익명 뒤에 숨겨진 언어폭력을 고발한다.

 

 하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언어폭력에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터넷상에 남겨진 글, 사진 등은 누군가에 의해 수집되어지고, 또 다른 목적에 사용되어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특히, 그 상대가 ‘야레드’와 같은 사이코패스일 경우, 이 모든 자료들은 스토킹의 자료가 될 수 있다.

 

내가 열어놓은 나의 가상의 세상 때문에 내 실제 세상에 예기치 않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온라인은 그저 가상세상일 것이라고 착각하곤 한다. 하지만, 오프라인 없는 온라인은 존재할 수 없으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는 모호하기만 하다. 그렇기에 온라인에서 남겨지는 나의 모든 흔적들은 오프라인에서 평생 날 따라다닐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가볍게 읽혀지지만, 가볍지 않은 생각을 하게 되고, 무거운 주제이지만, 흥미롭게 읽혀지는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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