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임선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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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중년여성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긴 육아와 살림을 어느 정도 해내고

아이들이 점점 자신의 시간을 많이 보내는

주부들에게 더 추천한다.

 

 

 

 

책이 에세이 형태라 술술 읽히면서도

빵빵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가끔은 눈물도 자아내기도 한다.

 

 

 

사람 많은 곳에서 읽다가 나도 모르게

울거나 웃는 바람에 민망해질 수도 있다.

 

 

 

책장을 넘기니 넘나 공감되는 그림이 있다.

 

 

 

 

 

나이 먹고 체하다니!

나이 먹는 게 뭔 죄인가?

 

 

 

 

 

 

 

 

 

 

이렇게 말하는 작가 임선경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드라마 작가이다.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

 

 

 

 

 

 

 

그는 두 아들을 키우면서 나이 들어가는 자신과 현실을

제대로 현타하고 그 내용을 정말 재미있게 풀었다.

특히 중년 여성이 나이 들어 가면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참 다양한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폐경이라는 단어보다는 완경이라는 단어가 적절하다고 생각이 든다.

여성성을 강조하는 생리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거의 30여 년 매달 호르몬과의 전쟁을 겪었던 여성의 해방 시기인 거다.

그럼에도 오래된 선풍기의 비유가

아직 완경되지 않은 이에게는 상당히 공감되는 내용이다.

 

 

 

 

 

 

 

 

 

"폐경은 오래된 선풍기 같다.

예전에 우리 집에는 내가 결혼 전부터 쓰던 낡은 선풍기가 한 대 있었다.

이 선풍기는 멈출 듯 멈출 듯하면서도 꽤 오래 버텼다.

돌다가 말다가 어느 날은 버튼을 눌러도

전혀 돌아갈 기미가 없다가 잊고 있으면 갑자기 소음을 내며 돌기 시작했다.

생리도 비슷하다."

 

 

 

 

 

 

 

 

저자와 같이 나이 먹어가는 중년의 나이임에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보이는 내용도 있다.

 

 

 

 

 

 

 

사실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은

내 돈 들이지 않고 내가 낸 세금으로 검진을 해 주는데

당당히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통지서를 받고 한숨이 나온 저자와는

조금 다른 사람도 있다.

 

 

 

 

 

 

 

 

 

 

 

특히 아들 둘을 키운 엄마가

사춘기 아들과의 관계에 대해 서술한 부분에 참 공감을 많이 했다.

 

 

 

 

 

 

점점 대화가 아닌 단답으로 응대하는 아들에게

짝사랑이나 외사랑으로 표현하는 엄마의 글이

참 한 켠이 시려오기도 한다.

 

 

 

 

 

 

 

"짝사랑, 외사랑이라고 해서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이 밥 먹고 차 마시고 대화하고 끌어안지는 못하는 대신에

짝사랑은 근처에서 얼쩡거리고 우연을 가장해

자꾸만 맞닥뜨릴 기회를 만들고

너무 치대거나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짝사랑도 바쁘고 신경 써야 할 일도 많다."

 

 

 

 

 

 

 

그리고 실연을 당했다면서

한 집에 사는 상황으로 보살이 되어가는

엄마의 모습이 참 안쓰럽고 공감이 된다.

 

 

 

 

 

 

출산과 육아를 오랫동안 해 온 여성이

아이들이 커서 심리적인 이별 과정에 있으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행동을 체한 것에 비유한 것에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 들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보는 건 어떨까?

행여나 체한 이가 있다면 약으로 풀지 말고 이 책으로 풀어 보자.

옛사랑과 함께 사는 외사랑 엄마이지만

그는 작가이기도 하니까 위안처는 있어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하고

좋은 소재로 좋은 책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책에서 카페라이터라는 단어가 참으로 공감되었고,

나이 들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나중에 동화 쓰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힌다!

그러면서 동화 초고를 보여주는데 읽어 보니 재미있다.

 

 

 

 

 

 

그래서 앞으로 나올 동화가 너무 기대가 된다.

무엇보다 어른을 위한 동화면 더욱 좋겠다.

나이 먹고 동화 쓰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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